미라벨 국제공항
[clearfix]
1. 개요
한때는 세계 최대공항을 목표로 하였으나 접근성 문제로 결국 망한 공항
캐나다 퀘벡 주 미라벨에 위치한 공항. 몬트리올의 관문으로서 공항명 앞에 "몬트리올"을 붙이곤 하지만, 한마디로 이름과 실제가 다른 것. 절대로 몬트리올 안에 있는 공항이 아니다.
2004년 10월 31일 마지막 상업 여객비행기 이륙 이후 정기편은 모두 없어졌으며, 여객터미널은 철거되었다.
2. 역사
1960년대 몬트리올이 호황기를 맞아 대대적인 개발에 착수했으며 이에 따른 항공 수요도 급격히 늘어났다. 당시 몬트리올의 관문 역할을 했던 도르발 국제공항은 시내 근처에 있어서 장기적인 확장에 한계가 있었고, 특히 당시만 해도 유럽 비행기들에게 있어 도르발은 캐나다로 들어올 수 있는 유일한 관문이었고 아예 타 지역은 이착륙을 하지도 못하게 틀어막았기 때문에 금방 포화 상태에 이른 것. 이에 캐나다 정부에서는 도르발의 기능을 분산하고자 신 공항 건설 논의를 시작했다.
문제는 몬트리올이 내륙 지역이라 해상 공항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으므로 당연히 내륙 공항이 불가피했는데, 이러려면 토지보상 문제를 해결해야만 했다. 이에 몬트리올에서 너무 떨어지지 않은 몇몇 토지들을 후보로 올렸으며, 그 중에서 시내로부터 60km 정도 떨어진 미라벨이 부지로 선정되었다. 토지보상 문제의 해결과 함께 1970년 6월부터 착공에 들어갔으며, 1976 몬트리올 올림픽을 1년 앞둔 1975년 10월 4일에 정식으로 개항했다.
[image]
개항과 함께 도르발과 미라벨은 김포국제공항 - 인천국제공항 간의 관계처럼 변했는데, 이는 한 마디로 말하자면 도르발은 국내선만 돌리고 국제선은 미라벨에 돌리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1982년에 국내선마저 미라벨로 이관되었는데, 캐나다가 인구가 적더라도 공항 수요만은 은근히 높기 때문에 1985년이면 도르발은 한계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더더욱이나 도르발은 소음 피해까지 심각했었으며, 정부에서는 조만간 도르발을 폐쇄할 계획을 세웠다. 뭐, 도르발이 폐쇄되더라도 다들 미라벨을 사용할 것이라고 믿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2.1. 망했어요
모든 예상은 적중하지 않았다.
사실 이 공항의 접근성이 문제였는데, 시내에서 북서쪽으로 약 50~60km 정도 떨어져 있다. 물론 이건 그리 나쁜 접근성은 아니다. 나리타 국제공항이나 인천국제공항,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모두 이 정도 접근성인데도 별 문제는 없으니 말이다.
그런데도 망한 이유는 이 정도 거리라면 그에 맞는 별도의 교통 수단을 둬야 하는데, 문제는 그것을 두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정도 거리로는 자동차를 이용하면 50분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이동 시간을 다소 줄이기 위해서는 직통 철도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돈이 없어서(......) 공항철도를 짓지 못해 이를 단 하나도 두지 않았으며, 결국 차를 타고 50분을 써야만 했다. 물론 이 50분도 '''교통이 좋았을 때'''를 기준으로 한 것이었다. 평소에는 교통 체증이 심각했으니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을 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연계교통편 부재가 발목을 잡은 것. 게다가 올림픽 이후 몬트리올이 빚더미에 앉으면서 지역 경제가 급속도로 침체되어 항공교통 수요까지 급감한 것까지 더하면.....
반면 도르발은 시내에서 단 20분이면 접근이 가능했을 정도로 접근성이 매우 뛰어났으며, 상당수 항공사들도 미라벨 대신 도르발을 선호했다. 하지만 도르발을 이용하다 보면 미라벨을 만들 이유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캐나다 정부에서는 아예 도르발에 국제선 취항 자체를 '''금지'''했으며, 국내선 취항에도 상당한 제약을 걸었다. 캐나다 정부에서는 도르발 자체를 폐쇄하려는 계획까지도 세웠으나, 공공의 압력을 받아 폐쇄할 수 없었다.
이러한 이유로 항공사들이 몬트리올 자체를 찾지 않게 되었고, 몬트리올은 서서히 쇠퇴하기 시작했다. 온타리오 주의 토론토 등에 비할 때도 몬트리올은 많이 밀린 뒤였으며, 결국 1997년 캐나다 정부는 GG치고 도르발에 국제선 취항을 허락했다.
그리고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미라벨에 멀쩡히 취항하던 항공사들이 속속 도르발로 옮겼고, 미라벨은 매우 빠른 속도로 쇠퇴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 미라벨은 극히 일부 노선만 취급하고 있었으며, 상당수의 노선들이 도르발로 이전한 상태였다. 당연히 이 주변도 급속히 쇠퇴하기 시작했고, 인근에 있던 호텔도 사람들이 찾지 않게 되면서 2002년에 문을 닫았다. 미라벨 때문에 GG친 캐나다 정부는 결국 7억 1,600만 달러를 들여 도르발을 확장했다. 마침내 2004년 10월 31일 모든 노선이 도르발로 이전하면서, 미라벨은 사실상 '''사망 선고'''를 받았다.
[image]
그래도 화물 노선을 운영하고 있으니 터미널도 문제없이 운영했으나, 얼마 없는 화물 노선을 운영하는 상황에서 터미널 관리 비용만 어마어마하게 들었고, 끝내 정부 결정에 따라 2014년 터미널마저도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2.2. 못다 핀 꽃
[image]
애초에 미라벨은 활주로와 터미널이 무려 '''6개'''나 있는 크고 아름다운 공항으로 계획되었다. 해당 공항 부지는 세계에서 가장 큰 공항 부지로, 처음에는 지금 건설 중인 두바이 알 막툼 국제공항이나 베이징의 다싱 국제공항보다도 더 큰 부지를 자랑했다. 한 마디로 '''세계 최대 공항'''을 목표로 한 것이었다. 계획 면적만 396.6km2였다.
그러나 공항 자체가 망하고 수요 자체가 제대로 늘지 못하면서 위의 파란 부분만 건설되었고, 나머지는 결국 자연스레 용도 폐기됐다. 만약에 수요만 제대로 찼으면, 지금 쯤에는 비록 완공은 아니더라도 활주로 5개와 터미널 5개라는, 그래도 상당히 큰 공항의 모습을 볼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정부에서도 미완의 계획은 죄다 도르발에 적용하고 있는 상황이며, 위에서 회색으로 된 부지(미완의 부지)는 원 소유자에게 다시 돌아간 상태다. 이 면적만 무려 330km2다.
2.3. 현재
현재 공항과 더불어 봉바르디에의 항공기 생산기지 역할로 사용되고 있다. 화물 업무는 계속 운영 중이고, 여전히 한번에 최소 15명 이상의 단체 전세기는 취항 가능하다.
비록 계획에 비해 실망스러운 결과물이지만, 미라벨 공항도 나름대로의 역할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2019년 미라벨과 몬트리올-트뤼도 공항을 관장하는 Aéroports de Montréal(ADM)은 '에어로시티'(Aerocity)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내세우며 미라벨을 항공 비즈니스의 거점으로 브랜딩하고 적극적으로 홍보 중이다.
3. 기타
[image]
과거에 사용했던 여객터미널 부지와 주기장은 모터스포츠 서킷으로 쓰이고 있다.
특이한 노선들이 경유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737-200 콤비가 미라벨을 출발해 누나부트나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등의 광산촌이나 오지 비포장 비행장에 도착하는 부시 플라잉급의 험한 비행을 정기적으로 반복하고 있다.
영화 터미널이 철거되기 전의 빈 여객 터미널에서 일부 촬영되었고, 영화 웜 바디스의 공항 장면도 이 공항에서 촬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