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믹(영화)
1. 설명
도널드 A. 울헤임 소설을 원작으로 기예르모 델 토로가 각본을 쓰고 감독한 1997년 미국 호러 영화. 바퀴벌레 제거를 위해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진 곤충들이 돌연변이를 일으켜 거대 생물로 진화, 사람들을 공격한다는 내용의 영화이다. 우디 앨런의 "마이티 아프로디테"로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를 수상한 여배우 미라 소르비노가 주연을 맡았다. 제목은 '의태'를 의미하며, 천적으로 인식한 인간의 형태를 모방해 진화한 작중의 곤충을 가리킨다.
첫 장편 호러 영화 크로노스로 주목받는 신예가 된 기예르모 델 토로에게 미라맥스가 영어로 된 영화 하나 찍어보라면서 3천만 달러의 예산을 주어 시작된 블록버스터로, 그의 할리우드 데뷔작이다. 그러나 할리우드 중에서도 악명높은 미라맥스 특유의 감놔라 배놔라에 시달렸고 제작 도중 아버지가 납치되는 악재[2] 까지 겹치면서 어중간한 오락 영화가 되어버렸고, 제작비에 못 미치는 흥행 성적을 거둔다. 델 토로 역시 미믹을 실패작이라고 공공연히 언급하며, 그의 커리어에서 "보약 먹었다"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3]
델 토로와 다른 각본가들이 원래 쓴 오리지널 시나리오는 실제 개봉된 영화와 전혀 달랐고,[4] 결말도 원래 기획된 엔딩이 아니었으며 편집도 마음대로 못했다고. 편집 부분은 개봉 후 14년이 지난 2011년 감독판 블루레이를 내놓으면서 어느 정도 한풀이를 한다.
이런 악재에 악재가 겹쳤는지, 델 토로는 할리우드를 잠시 떠나 고향에 돌아와서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도움으로 악마의 등뼈를 만들게 되고 이게 다시 극찬을 받으면서 재기의 기회를 마련하게 된다.
개봉 당시 마케팅을 이상하게 하는 바람에 벌레들이 도시를 쓸어버리는 대규모 스케일의 괴물 영화로 오해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지하철이라는 협소한 지하 공간을 배경으로 한정된 인물만 등장하는 올드 스타일 호러영화다. 내용은 이런 류의 영화에서 흔히 예상할 수 있는 평이한 전개를 보여주지만, 폐쇄적인 지하 세계의 묘사, 독창적인 괴물의 디자인,[5] 우아한 카메라워크, CG를 최소화하고 분장과 실제 액션을 통한 특수효과 구현 등 시각적 면에서는 기예르모 델 토로의 특징이 잘 나타나있기 때문에 분명히 다른 영화와 차별화되는 부분이 있다.
하필 괴물 곤충이 등장하는 이유는, 델 토로가 원래 곤충 마니아고 THEM!(1954) 같은 영화를 좋아해서 그렇다고 한다.
시퀄로 "미믹 2", "미믹 3: 센티널"이 존재하지만,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과 상관없는 저예산 비디오 영화들이다.
한국 개봉 당시, "다크 스피어"라는 제목으로 해적판 비디오가 나오는 바람에 수입사인 서우영화사가 피해를 보는 사태가 발생한 적이 있다.
2. 줄거리
뉴욕 맨하탄, 바퀴벌레를 매개로 하는 스트릭클러 병이 퍼져 많은 어린이들이 사망한다. 곤충학자 수잔 타일러는 남편 피터와 함께 유전 공학을 이용, 바퀴벌레를 죽이는 효소를 분비하는 주다스(Judas, 유다)라는 이름의 신종 곤충[6] 을 만들고 주다스는 바퀴벌레를 근절하여 재해를 종식시킨다. 주다스는 생태계 교란을 방지하기 위해 생식능력이 제거되어 시간이 지나면 자연 박멸되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3년 후, 지하철이나 하수구, 뒷골목 등에서 사람들이 인간 크기의 무언가에게 공격받아 죽는다. 곤충을 팔러온 거리의 양아치 소년들에게 지하철에서 발견했다는 정체불명의 표본을 구입한 수잔은 알주머니에서 부화한 주다스의 유충을 보고 깜짝 놀란다. 수잔과 피터는 소년들을 따라 표본을 발견한 폐쇄된 지하철 관리실에 가는데, 경찰인 레너드가 그들을 제지한다. 그동안 더 비싼 표본을 찾기 위해 제멋대로 깊숙한 지하로 내려간 두 소년은 거대한 알주머니를 발견한 후 괴물에게 습격받아 죽는다.
수잔, 피터, 레너드와 한편 괴물에게 납치된 자폐증 소년 츄이의 아버지인 구두닦이 매니가 지하철에서 마주친다. 수잔은 괴물에게 납치되어 기절하지만, 정신을 차린 후 괴물에게 쫓기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구조 되었고 다같이 버려진 전동차 안에 숨는다. 전동차에 들어갈 때 문을 제 때 닫지 못 해 괴물이 들어올 뻔하지만 괴물을 문을 닫으면서 잘라 죽이고 숨는 데에 성공한다. 그러나 잘린 괴물은 완전히 죽지 않았고 레너드는 그들을 쫓아온 그 괴물을 권총으로 죽이지만, 다리에 부상을 입는다. 수잔은 죽은 괴물을 해부해서 주다스가 유전자 조작으로 진화가 촉진되었고,[7] 생식능력을 갖게 되었으며 천적으로 인식한 인간의 모습으로 의태하고 있음을 알아낸다.[8] 부상당한 레너드의 피냄새에 끌린 다수의 괴물들이 습격해 오자, 수잔은 죽은 괴물을 해체해서 분비물을 발라 주다스의 감각을 교란시킨다.
사람들은 차량을 움직여 탈출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분비물을 바른 피터와 매니가 보조 전력을 가동시키고 선로를 바꾸기 위해 밖으로 나간다. 매니는 아들 츄이를 발견하지만, 갑자기 나타난 주다스에 의해 죽는다.[9] 차량에 남아있던 수잔은 레너드에게 주다스가 밖으로 나가 번식하려 하고 있으며, 다수의 암컷과 한마리의 수컷이 존재하며 수컷을 제거하면 생식능력을 잃고 전멸할 것이라는 가설을 얘기한다. 전동차를 움직이려는 계획은 실패했지만, 피터는 운반용 엘리베이터를 발견하고 사람들을 데리고 엘리베이터로 향한다. 다리 부상이 점점 심해지는 레너드는 그들의 탈출을 돕기 위해 피냄새와 목소리로 괴물들을 유인, 스스로 희생한다.
수잔과 츄이가 엘리베이터에 타자, 피터는 엘리베이터를 수동조작해서 그들을 올려보내고 혼자 남는다. 주다스 떼에 쫓겨 어떤 방으로 들어간 피터는 괴물들의 군락을 발견한다. 피터는 도끼로 가스 파이프를 부수고 불을 붙이려고 하지만 라이터가 켜지지 않아 당황하고, 급기야 라이터를 물이 가득찬 지하 수로에 떨어뜨린다. 그러나 피터는 도끼를 집어 금속 바닥을 내리쳐 불꽃으로 가스를 점화시킴과 동시에 물 속으로 뛰어든다.
엘리베이터를 통해 지하철 선로에 올라온 수잔과 츄이를 수컷 주다스가 쫓아온다. 주다스가 츄이를 덮치려 하자, 수잔은 손바닥에 상처를 내 피냄새로 주다스를 끌어들인 후 마침 달려오는 지하철 쪽으로 유인해서 죽이는데 성공한다. 그 후 가스폭발로 전부 다 잿더미가 되어서 수잔은 피터가 죽은 줄 알고 슬퍼하지만[10] 다행히 피터는 살아있었고 수잔과 츄이는 지상으로 올라와 살아있는 피터와 만난다.
3. 유다
해당 영화의 등장 크리쳐. 유다(미믹) 참조.
4. 그 외
미믹 2(2001)에서는 특정인물로 거의 완벽하게 변장할 수 있는 주다스가 나오는데, 이 주다스는 인간 여자에게 새끼를 임신시켜 낳게 하는 능력이 있으며, 실제로 미믹 2의 주인공인 레미가 주다스의 새끼를 임신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확히는 임신시키는게 아니라 기생충처럼 뱃속에 알을 까는 것이다. 그리고 그 주다스는 레미를 영화 처음부터 사랑한 듯 싶다. 실제로 그녀 주변에 있던 남자를 모두 살해한다.
TV 시리즈로 리부트 제작될 계획이다.#
[1] 하비, 밥[2] 델 토로 감독과 친한 제임스 카메론이 전문 협상가를 구해 델 토로의 아버지를 구해냈다고 한다.[3] 델 토로 감독의 절친인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하비 와인스틴이 델 토로한테 부당한 대우를 한 만행을 알게 되어 매우 화가 나 와인스틴과 주먹싸움을 할 뻔했다고 한다.[4] 이 오리지널 시나리오는 인터넷을 통해 찾아볼 수 있다.[5] 날개를 접고 가만히 있으면 트렌치 코트를 입은 사람과 비슷하게 보인다. 역시 원작에서 따온 디자인. 사실 원작 소설은 딱히 사람들을 습격하는 건 없고 화자가 기괴하게 생긴 이웃을 관찰하는 이야기이다. 당연히 이 이웃이 미믹이다.[6] 개미와 사마귀를 섞은 것처럼 생겼는데 흰개미와 사마귀의 유전자를 합쳐서 만들었다고 한다.[7] 주다스는 폐를 갖고 있어 몸크기를 키우는데 아무런 무리가 없었다.[8] 두 앞다리를 교묘하게 겹치면 인간의 이목구비가 튀어나온다. 이걸로 마치 인간처럼 보이게 위장한 것이다.[9] 얼굴의 땀을 무심코 닦아내다 몸에 묻힌 주다스 분비물까지 닦아내는 바람에 등뒤에서 나타난 주다스에게 살해당한다.[10] 수잔이 주다스를 만들었을 때에는 크게 반대했지만 그래도 덕분에 손자들이 살아있다고 한 사람이 알려줬는데 수잔의 스승인 곤충학 교수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