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근 사건
1. 개요
박정근이 우리민족끼리의 트윗을 리트윗한 것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건. 최종판결은 무죄다. 비슷한 사건으로는 1993년에 일어난 천리안 현대철학동호회 사건이 있다.박씨가 리트위트한 글이 이적표현물임을 인식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그가 평소 북한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온 점 등에 비춰볼 때 북한의 태도를 팔로어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리트위트한 것으로 보인다"
2심 무죄 판결문. 대법원 판결은 2심 판결 정당화함#
2. 구속 수사부터 무죄 확정판결까지
2.1. 무리한 구속수사
2012년 박정근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북한 계정 '우리민족끼리' 트윗을 리트윗했다는 이유로 1월 구속되었다. 하지만 박정근은 구속 당시에 반(反)조선로동당을 내세우는 사회당 당원이었으며 북한 정권을 단지 조롱, 풍자하기 위한 장난으로 북한 계정을 리트윗한 것이었다. 그 예로 박정근은 자신의 트위터에 '''"김정일국방위원장사망에조의를표하며조문대신에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우라늄과플루토늄을조의의뜻으로보내겠습니다."''', '''"김정일가슴만지고싶다"''', '''"김정일을퇴치하자, 병균퇴치, 암퇴치.", "김정일 카섹스", "수령님 모에모에", "장군님 빼빼로사주세요"''' 등 북한 정권에 대한 강한 조롱과 비난이 담긴 트윗을 자주 남긴 바 있다.
검찰이 구형한 혐의는 북한을 조롱하는 내용의 트윗을 올린 것이 아니라 '''우리민족끼리의 트윗을 그대로 리트윗하고 북한의 혁명가와 같은 이적표현물의 내용을 트윗한 것이다.''' 의도가 어쨌든 이러한 "이적표현물"을 '''그대로''' 올린 것이 국가보안법에 위반되는 일인가 아닌가 하는 것이 이번 사건의 법적 쟁점이 된 것이다. 때문에 그의 구속과 재판 결과는 새로운 매체인 트위터에 대한 규제를 어디까지 허용할것인가에 대한 이슈로 떠올랐다
이후 그를 석방하라는 의미에서 '나는 박정근이다'라는 박정근 구명(?)을 향한 운동이 트위터인들 사이에서 유행했다. 이 무브먼트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박정근의 얼굴을 색다르게 합성한 것을 프로필 사진으로 썼는데, 이에 대해 브이 포 벤데타 느낌이 난다고 평하는 사람도 있었다.
2월 20일 수원지방법원에서는 박정근이 이후의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출석확인서약서와 공탁금 1000만원을 납입하는 것을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하겠다고 결정하였다. 이 공탁금 1000만원 중 300만원이 부족하여 바로 석방되지 못하였는데, 그를 지지하는 트위터리안들의 모금운동으로 30분만에 300만원을 모을 수 있었고 박정근은 석방될 수 있었다. 그는 조사를 받는 동안 사진관을 열지 못해 수입이 뚝 떨어졌고, 압수수색을 받은 이후 자기 방에서 잠을 잘 수가 없어 신경정신과 약물치료를 받기도 했다.
트위터에서 게시물을 리트윗한 행위로 의해 구속된 것은 박정근이 세계 최초이다. 또한 상술한 '수령님 모에모에'라는 트윗 때문에 일본의 니코니코동화 포탈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뉴스가 이 사건을 '김정일 모에 사건'이라는 이름으로 보도하면서 일본에서도 유명해졌다.
2.2. 1심 공판
밤섬해적단의 드러머 권용만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앨범 '서울 불바다'의 곡 '김정일 만세'를 프로젝터로 틀었다. 신성한 법정에 김정일의 얼굴과 밤섬해적단의 가사가 대문짝만하게 뜨는 기괴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단 가사 내용은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그 김정일이 아닌 동명이인 김정일들을 언급하는것이다. 또한 변호인이 위에 언급한 트윗의 내용을 직접 읽으며 열거하자 방청석에서 폭소가 이어졌다고.
2012년 10월 10일, 제 7차공판에서 박정근에게 검사가 징역 2년을 구형하였다.
2012년 11월 21일, 징역 10개월과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었다. 이에 대해 검사와 박정근 모두 항소하였다.
법원의 판결을 요약하자면 이적행위에 대한 미필적 인식이 인정되므로 이적행위의 목적도 인정된다는 것이다. 설사 평소 피고인이 북한 체제에 동조하지 않고 오히려 조롱해 왔더라도, 피고인의 타임라인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는 한 평소 생각이 어떤지를 알기 어렵다. 따라서 트위터에 다른 설명 없이 이적표현물만을 올리면 해당 트윗을 접한 수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이적표현물을 트윗한 의도를 파악하기 힘드므로, 이는 의도와 달리 북한이 추구하는 대남 선전선동 활동에 협조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정에 대해 피고인 자신도 인식하고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기 때문에 피고인에게 미필적 인식이 있었다고 판단하였다. 추가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차단된 사이트에 접속하여 자료를 열람하고 전파하는 것이 법령에 위반될 수 있다는 사정 역시 알고 있었던 점, 자신이 그러한 트윗을 한 의도를 드러낼 만한 내용이 부가되어 있지 않은 점, 자신의 트윗을 접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의도를 자주 오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그러한 행위를 지속한 점을 종합하여 유죄 판결을 내렸다. 요약하자면, '''"네가 무슨 의도로 그걸 올렸는지는 알겠는데, 모르는 사람이 보면 북한 찬양하는 행위처럼 보이잖아. 근데 그게 그렇게 보인다는 걸 알고 있었다며? 그 말은 곧 자기가 한 행위가 북한에 이득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했다는 거 아냐? 결국 미필적 인식이 있었다는 거네."'''
2.3. 항소심 판결
2013년 7월 4일 이뤄진 2심 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2년을 구형하였으나 2013년 8월 22일, 무죄선고를 받았으며 이에따라 검찰도 상고했다. 그래도 항소심 판결이 상고심에서 뒤집히는 경우는 별로 많지 않아 최종적으로는 무죄 판결을 받을 확률이 높은 편이다.
2심 판령의 요지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유죄가 인정되려면 피고인에게 객관적 이적성 이외에 동조·목적성까지 인정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오히려 피고인 주장대로 북한을 풍자하거나 조롱한 것으로 보여 공소사실은 모두 무죄"라는 것이다. 1심에서는 단지 미필적 인식이 인정된다는 것만으로 목적성을 인정하였으나, 2심에서는 이러한 목적성을 인정하지 않은 것.
2.4. 상고심 판결
2014년 8월 28일 대법원은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박정근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2심을 확정했다.
3. 리트윗 문제
트위터 하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리트윗은 절대로 동의한다는 뜻이 아니다. 이것은 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3도15113 판결에서 드러난다.[1]
분명 고등법원은 '리트윗 = 목적의지'라고 판결했는데 대법원은 그 원심을 파기하고 '리트윗 ≠ 목적의지'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목적과 의지가 수반한 리트윗 = 목적의지'라고 판결했다.원심은, 공무원인 피고인이 제18대 대통령 선거와 관련하여 자신의 트위터에 새누리당 및 그 후보를 반대하고 민주통합당을 지지하는 내용의 트윗글을 작성하여 게시하거나, 위와 같은 내용이 담긴 다른 사람들의 트윗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리트윗하여 게시하고, 또는 다른 사람들의 트윗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리트윗한 후 이에 관한 자신의 반박이나 동조의 의견을 담은 트윗글을 작성하여 게시함으로써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을 함과 동시에 국가공무원법이 금지하는 정치운동을 하였다는 취지의 공소사실에 관하여, 위와 같은 법리를 전제로, ① 피고인이 게시한 새누리당과 그 후보를 반대하는 내용의 트윗글 및 리트윗글이 1,000여 회 이상이고, ② 그 반대되는 취지로 보이는 트윗글이나 리트윗글도 있으나 이는 부수적일 뿐 그 대부분은 새누리당과 그 후보에 대한 비난으로 일관되며, ③ 그와 같은 트윗글 등이 단순한 의견표명을 넘어 특정 후보에 대하여 상당한 수준의 비난에 해당한다는 등의 사정을 들어 제1심 판결문 별지 1, 2 범죄일람표 기재 피고인의 각 트윗글 및 리트윗글 게시 행위가 선거운동과 정치운동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 원심은 제1심 판결문 별지 1, 2 범죄일람표 기재 각 트윗글 및 '''리트윗'''글이 기본적으로 각각 선거운동에 해당하고, 그 범의의 단일성 등에 비추어 그 각각의 범행이 포괄일죄 관계에 있다는 것인데, 포괄일죄를 구성하는 개별 행위도 원칙적으로 각각 그 범죄의 구성요건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각각의 트윗글 및 '''리트윗'''글의 게시 행위가 선거운동에 해당하려면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제반 사정을 객관적으로 살펴보아 그것이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는 '''목적의지를 수반하는 행위'''여야 하고, 제반 사정에 의하더라도 그러한 '''목적의지를 수반'''하는 트윗글 등이라고 볼 수 없는 경우에는 피고인의 주관적인 의사만으로 그러한 트윗글 등도 모두 선거운동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쉽게 단정할 수는 없다.
4. 그 외
피고인 박정근은 (사)인디포럼 작가회의에 의해 독립영화 정신을 가장 밀도 높게 구현한 인물에게 수여되는 올해의 얼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인디포럼 작가회의는 지난 세월 표현의 자유에 대해 그 누구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며 싸워왔던 독립영화가 박정근 사건에 연대와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한국의 표현의 자유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것을 다 함께 상기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에 박정근은 솔직히 말하면 저에게 상을 줘야 하는 게 아니라 경찰들에게 상을 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어떤 이유든 표현의 자유를 탄압받는 분들과 이 상을 함께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동성애자이자 양심적 병역거부자인 김모씨가 오스트레일리아 정부에 난민신청서를 제출했는데, 호주 정부가 그를 난민으로 인정해주는데에는 이 사건의 공로도 컸다. 즉 난민 인증서에서 그 논거로 이 사건이 여러번 언급되었다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