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틀레리안 지하드
듄 시리즈의 우주에서 일어난 반(反)기계 운동.너희들은 인간의 마음과 유사한 기계를 만들지 말지어다.
- 오렌지 가톨릭 성경
B.G. 201년에 시작되어 B.G. 108년에 종료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사건에 대해서는 듄의 원작자인 프랭크 허버트와 아들 브라이언 허버트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1. 프랭크 허버트의 원작에서
인공지능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인류 스스로가 자각하고, 이를 극복하고자 벌어진 운동.
고대의 인류는 컴퓨터와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를 거듭하였고, 그 결과 인류의 생존에 필요한 육체 노동/단순 노동 뿐 아니라 생활 전반에서 발생하는 사무직/관리직의 수요를 인공지능 관리자들에게 위임하게 되었다. 생존에 필요한 노동으로부터 해방된 인류는 한동안 번영을 구가하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인류는 인공지능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면서 나태해져갔고, 인간 주민의 대다수는 인간으로써 봐주기 힘들 정도로 지능이 퇴화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리고 컴퓨터에 대한 통제권을 지닌 이들이 컴퓨터를 통제하지 못하는 나머지 인간을 노예로 삼아 지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인류는 스스로를 자유롭게 하려는 의도로 기계에게 생각을 위임하였다. 하지만 그 결과 기계를 다루는 이들에게 오히려 지배당하고 말았다.
Once men turned their thinking over to machines in the hope that this would set them free. But that only permitted other men with machines to enslave them.
(듄, 챕터 1, 가이우스 헬렌 모히암이 폴 아트레이드를 시험하기 직전.)
이러한 사태를 보다 못한 철학/종교 단체들은 인류가 기계의 손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일을 자기 손으로 처리하기를 촉구했고, 기계와 인공지능 기술, 그리고 나아가 인류의 역할을 대신 차지하는 인공적인 기술(수정란 이식을 통한 인공 번식 등)에 대한 반대 운동을 일으켰다. 결국 반대 운동이 힘을 얻으면서 은하 전역에서 러다이트 운동과 같은 기계 파괴 운동이 벌어지고, 기계의 영향력을 인간 생활에서 완전히 몰아내는 데 근 100년에 가까운 시간이 소요된다.
2. 브라이언 허버트의 묘사
기계의 지배로부터 인류를 해방시킨 해방전쟁.
버틀레리안 지하드 이전의 인류는 고도의 기계문명의 발달로 전 은하를 아우르는 거대한 세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인공지능의 과도한 발전과 그에 대한 의존(+ '타이탄'이라 불리던 지배자들의 삽질)[1] 은 오히려 기계들이 인간을 지배하는 결과를 초래하였으며, 인간은 근 천년 가까이 기계들의 지배하에서 신음하였다.
결국 인류는 시에나 버틀러[2] 의 제창을 계기로 기계들을 상대로 지하드(성전-聖戰)를 일으켰으며, 이것이 성공하여 듄 본편에서의 제국이 성립되는 바탕이 되었다.
브라이언 허버트가 2003년부터 2005년 사이에 집필한 3부작에서 묘사된 내용이 바로 이 내용.
The Butlerian Jihad (2003) ISBN-10: 0765340771
The Machine Crusade (2004) ISBN-10: 076534078X
The Battle of Corrin (2005) ISBN-10: 0765340798
그러나 팬들 사이에서는 "원작에 없었던 터미네이터를 베끼는 줄거리를 굳이 넣을 필요까지 있었냐"고 까이고 있다. 인간 대 기계라는 식상한 구도로보다는 인류가 스스로에 대한 타성으로부터 벗어나 자각과 자립을 이루어내는 줄거리가 프랭크 허버트가 추구한 듄의 세계 안에서 더 적합하다는 주장이다.
3. 버틀레리안 지하드의 영향
이러한 반 기계 정신은 이후의 듄 세계에 크나큰 영향을 미쳤는데, 대표적인 것으로 지하드 이전에서처럼 기계들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단순한 모터로 가동되는 몇몇 기계들을 제외한 모든 생각하는 기계(Thinking Machine) 사용이 금지된 것이다. 종전에는 컴퓨터로 수행되던 복잡한 계산이나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통계 등도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수련한 인간인 멘타트로 대체되었으며, 심지어 거대 우주선인 하이라이너의 공간이동 항법마저도 기계의 도움은 일절 없이 약물로 예지능력을 증가시킨 항법사들이 수행하고 있다.
또한 버틀레리안 지하드 이후에 '베네 게세리트'가 형성되어 "인간의 정신을 본딴 기계를 만들지 말라(Thou shalt not make a machine in the likeness of a human mind.)"는 구호 아래에 지하드의 정신을 이어받아 후계자들을 양성하고, 우주를 감시하고 있다. 하지만 익스 가문(House of Ix)과 리체스 행성은 우주에서 외딴 곳에 있었던지라 지하드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고, 따라서 전 우주에서 유일하게 여전히 컴퓨터나 최첨단 시설들을 사용하고 있다. 듄 세계관에서 웬만큼 복잡한 기계 장치는 거의 익스 제품이며, 익스가 제조한 장치에 대해 경외감과 두려움을 보이는 모습은 "웬만큼 진보된 과학 기술은 마법과 다름없이 보인다"는 오랜 구절을 연상케 한다.
이때 살아남은 사람들은 이후 인간의 능력을 개발하기 위한 학교를 여럿 만들었지만 무아딥 시대까지 끝까지 살아남은 학교는 두 곳에 불과하다. 한곳은 길드, 그리고 마지막 하나가 베네 게세리트 양성학교다.
베네 게세리트 양성학교에서는 인류는 번식으로써 번영을 이뤄 나갈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정책'''적 방향을 유도하지 않으면 인간관계의 연속성을 이어갈 수 없다고 보았다. 정책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서 나온 물건이 베네 게세리트 교배목록이며 이는 비교적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게 되는 원인이 된다.[3]
반대로 우주 길드는 거의 순수 학문, 특히 순수 수학에의 비중을 두고 교역이나 우주개발을 통한 인간의 발전을 꾀하도록 하였으며 이 역시 성공을 거두어 무아딥 시대까지 살아남게 된다.
사실 생각하는 기계들은 자신들의 멸망이 닥쳐왔을 때를 대비하여 심우주에다가 몰래 자신들의 복제품들을 숨겨놓은 상태였다. 먼 훗날 레토 아트레이드 2세의 죽음으로 아트레이드 제국이 붕괴하고 기아의 시대라는 혼란기가 닥쳐왔을때, 숨겨진 기계 제국은 다시 부활하게 되고 인간들과 기계들 간의 전쟁이 다시 발발하게 된다. 그러나 인류는 제국의 붕괴 이후의 혼란기를 수습하지 못하고 분열되어있었던 상태였기에, 지하드 당시와는 반대로 기계들의 승리가 확실하게 된다. 그렇지만 궁극의 퀴사츠 헤더락이 된 던칸 아이다호에 의해 전쟁을 끝나고 인간과 기계는 평화롭게 화합하게 된다.
4. 대중 매체에서의 등장
Warhammer 40,000의 세계에서 인류제국은 버틀레리안 지하드와 비슷한 이유를 들어서 인공지능과 로봇에 대한 연구를 국가 반역죄로 규정하여 금지하고 있다. 멘타트는 테크프리스트의 형태로 등장하고, 초광속 항해를 하는 우주선 역시 초능력을 지닌 항해사(내비게이터)가 항로를 설정하고 인도한다. 이는 40k의 첫번째 판본을 작성할 때 인류제국의 설정을 그 당시에 정말 잘 나가던 듄에서 따왔기 때문이다.
[1] 참고로 이 타이탄들은 본래 인류 사회를 발전시키려한 혁명가들이었으나 권력을 잡은 뒤 잔인한 독재자들이 되어버렸으며, 나중에는 아예 사이보그가 되어버려 수천년간 살게 된다. 나중에 이들은 지하드 당시 대부분 기계편을 들었다가 인류 군세에게 죽거나 같은 기계들에게 숙청당했다.[2] 버틀레리안 지하드라는 이름이 생긴 계기이다. 기계들에게 자식을 잃은 것이 성전 개시의 계기가 되었다고. 역시 어머니는 강하다.[3] 교배목록을 통해 퀴사츠 해더락을 만들었으나 레이디 제시카가 아들을 낳아버리는 바람에 폐기될 뻔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