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튼 폴 디파이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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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ulton Paul Defiant
1. 개요
2. 상세


1. 개요


제2차 세계대전 초기 영국 공군이 운용했던 '''괴팍하고 무식한 전투기'''.[1]

2. 상세


1935년, 영국 공군은 영국 본토를 방어하기 위한 전투기 개발을 요구하고 있었고, 더불어 구식 복엽기들을 저익단엽기로 교체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개발된 전투기들이 호커 항공사의 허리케인과 슈퍼마린 항공사의 스핏파이어였지만, 실제 이들보다 약간 앞서 개발된 것은 볼튼 폴 항공사의 디파이언트였다.
디파이언트는 호위없이 단독으로 비행해오는 폭격기 편대를 요격하는 목적으로 개발이 되었는데, 이를 위해 크게 반영된 개발사상이 바로 '''기관총좌가 달린 전투기'''였다. 간단히 주익이나 기수에 장착된 기총이 아니라 '''포탑형태'''로 설계되어 자유자재로 회전이 가능한 방식이었다.
이에 따라 디파이언트는 2인승 복좌식으로 설계되었으며, 후방에 7.7mm 브라우닝 기관총 4정이 장착된 회전식 기관총좌가 설치되었다. 7.7mm 기관총 4정이 발휘하는 화력은 당시 수준의 폭격기를 요격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하였으며, 회전식 기관총좌였기 때문에 측면과 후방, 그리고 위쪽 방향까지 사격이 가능했기에 방어방위도 넓은 편에 속했다. 하지만 이러한 디파이언트에게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으니 주익이나 기수에 고정식 기관총이 달려있지 않았다. 바꿔 말하면 '''전방 사격 불가(...).'''
1939년부터 영국 공군에 배치되기 시작한 디파이언트는 원래 방어용 전투기로 설계됐던 까닭에 거의 영국본토에만 머무르고 있었고, 다른 유럽전선에는 허리케인이 배치되어 있었다. 하지만 됭케르크에 연합군이 포위되어 전멸당할 위기에 처하자, 영국은 이들을 구출하기 위한 작전을 수행하였고, 당시 영국남부에 있던 전투기들을 몽땅 상공엄호에 투입하였다. 이에 따라 디파이언트도 독일군을 상대로 실전데뷔를 하였다.
됭케르크 전투에서 디파이언트는 의외의 활약을 하였는데, 독일 공군에서 한 번도 목격한 적이 없는 전투기였고, 생김새가 허리케인과 많이 닮았던 까닭에 Bf109에 비해 허접한 허리케인으로 착각한 것이 원인이었다. 그 때문에 디파이언트의 측면과 후방을 따라서 비행하고 있거나, 급강하 일격이탈 전술을 구사하기 위해 위를 날고 있는 상황에서 디파이언트가 먼저 조준사격을 가했고 독일 공군 조종사들은 갑작스레 날아든 총탄에 영문도 모르고 관광당하는 경우가 속출하였다. 덕분에 Bf109 마저도 방심하고 있다가 디파이언트에 털리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으니..
하지만 독일 공군도 같은 수법에 계속 당할 정도로 호구는 아니었고 여러 번 마주치다보니 이 괴팍한 전투기를 정확히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더불어 여러차례 경험한 결과 전방으로는 사격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것을 간파하였다. 그 때문에 영국 본토 항공전에서 독일 공군 조종사들은 디파이언트를 정확히 구분해냈고, 방어능력이 없는 전방에서 공격을 가하는 형태로 관광태워버렸다. 그리고 정 후방이나 후 하방으로는 사격할 수가 없기에, 속도가 더 빠른 Bf109가 후 하방을 잡고 슬금슬금 접근할 경우는 문자 그대로 GG요.
사실 허리케인과 동일한 롤스로이스 멀린 엔진을 채택하고 있었지만 허리케인보다 속도도 느린데다가, 기동성까지 아주 허접해서 고성능 전투기로 보기는 어려웠다. 그 때문에 약점이 파악된 상황에서는 독일 공군의 격추 스코어 셔틀에 불과했다.
결국 이륙시켜봤자 털리는 디파이언트를 주간 요격전에서 완전히 배제시켰다. 하지만 독일 공군이 야간공습을 감행하자 야간에 이들을 요격할 전투기를 필요로 하였는데 2인승 복좌기였던 디파이언트가 적합한 기체로 선별되어 야간전투에 투입되었다. 특히 위쪽으로 사격이 가능한 회전식 기관총좌를 갖추었던 까닭에 아래에서 은밀히 접근하여 폭격기의 바닥을 벌집으로 만들고 튀는 전법[2]이 가능했다. 그 때문에 일선에서 퇴출되지 않고 한동안 생산라인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후 영국 공군은 전투소요가 줄어든 이 구식전투기의 생산을 중지하려 하였는데, 고속비행이 가능한 항공기에 후방총좌가 달려있다는 점에서 항공기에 탑승하는 사수의 사격훈련용으로 적합하다는 사실이 발견되어 수명연장에 성공하였다. 하지만 1942년을 기점으로 전투임무에는 더 이상 투입되지 않았다. 이후에는 비행훈련기, 항공전 훈련을 위한 표적 예인기 정도로 사용되다가 일선에서 완전히 퇴역하였다.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지만 윈스턴 처칠은 이 기체를 아주 마음에 들어해서 영국 공군은 이 기체를 주력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다행히 휴 다우딩 대장과 네빌 체임벌린은 단발단좌전투기가 더 적합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런 괴작에게도 아직 팬은 있는지 요즘에도 이 기체야말로 영국방공전 당시 최고의 격추효율을 보인 최고의 기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초반의 사기진작을 위한 프로파간다 성의 전과가 있어서인지는 불명이나 이 기체를 서둘러서 배제한 영국군 전체를 바보로 만드는 주장이다.


[1] 이름의 뜻과 잘 어울린다. 유럽을 집어삼킨 나치 독일에 저항해서 싸운 것도 그렇고, 기총 안 쓰고 볼 터렛 포탑을 달아놓은 것도 그렇고.[2] 야간에 적군 폭격기를 은밀히 요격하는 방법으로 널리 사용되었다. 독일 공군의 경우도 Bf110에 슈레게무지크(Schrägemusik)란 이름의 위쪽으로 조준이 가능한 대구경 기관포로 연합군 폭격기들을 요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