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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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상세


1. 개요



나발과 비슷한 모양을 한 관악기로 아프리카 줄루족의 전통악기다. 본디 전쟁할 때 신호용으로 사용했던 물건이라고 한다. 사실 부부젤라의 유래에 대해선 여러 설이 있다. 남아프리카 내 가장 많은 숫자를 차지하는 줄루족의 전통악기를 본딴거다, 멕시코의 악기인데 남아공으로 수입해서 유명해진거다. 아니면 그냥 축구경기 때 응원도구로 누군가 만들어서 초대박을 친거다. 물론 무엇이 진실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2. 상세


옛날에는 영양의 뿔로 만들었으며 (주석으로 만들었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현재는 플라스틱으로 재료가 바뀌면서 이에 따라 경기장 등에서 어렵잖게 볼 수 있는 응원도구로 자리잡았다.
특히 국내에 부부젤라가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2010 남아공 월드컵 때의 일로, 당시 그 괴이한 소리로 인해 이슈가 되었다. 다만 그 이전의 2006 독일 월드컵 때도 경기장 주변에서 부부젤라를 팔았고[1] 2002 한일 월드컵에서도 부부젤라가 가끔씩 보였다. 부부젤라가 본격적으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건 2009 컨페더레이션스컵 때의 일로, 개최국 자격으로 참가한 남아공 팬들이 부부젤라를 쉴새 없이 열나게 불어대자 이 소리에 익숙하지 못한 유럽 팬들이 반발한 일에서부터였다. 실제 유럽 팬들이 FIFA에 "부부젤라 좀 못 불게 해 주세요. 귀 아프단 말이에요."라고 요청하기도 했으며, 레알 마드리드 C.F.사비 알론소도 여기에 한 몫 거들었다. 하지만 제프 블라터 회장은 "여기는 서유럽이 아니다. 에너지, 리듬, 음악, 춤이 있는 곳, 그곳이 바로 아프리카다"라는 발언을 하며 요청을 싹 무시해 버린다. 그런데 1년후에 열린 본대회에선 유럽팀인, 알론소가 있던 스페인이 우승했다는 게 아이러니...
부부젤라는 그 음 자체가 저음이라 굉장히 멀리까지 소리가 전달되는데다가 그 소리 자체도 평균 127㏈에 최대 약 140㏈에 육박하는 무지막지한 음량을 자랑한다. 이게 어느정도냐면, 일반적으로 록밴드 공연이나 공사장의 시끄러운 소음이 약 120㏈가량인데 부부젤라 소리는 기본적으로 이 소리를 넘어간다는 이야기. 시끄럽기로 유명한 백파이프도 122㏈에 그치고 야구장이나 축구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에어혼도 123㏈에 그치기 때문에 부부젤라 소리에 주위의 다른 소리가 묻히는 현상이 자주 보이며, 자칫하면 청각장애를 유발할 수도 있다. 80㏈ 이상의 소리부터 장시간 노출시 청각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120㏈부터는 고막에 직접 피해를 줄 수 있다. 참고로 국내 산업안전 기준으로는 115㏈ 이상의 소음이 발생하는 환경에서는 반드시 귀마개를 착용해야 한다. 심지어 부부젤라를 부는 사람들도 시끄럽다고 귀마개를 지참할 정도고, 경기장 인근 셔틀버스 환승장소에서는 판촉용 귀마개를 무료로 나눠주는 진풍경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여담으로 총기 발사음이 보통 140㏈ 정도로, 부부젤라의 최대 ㏈와 같다. 말 그대로 엄청나게 큰 소리인 것.
단순한 생김새와 달리 의외로 제대로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기술이 필요한데, 그냥 막 불어대서는 소리가 나지 않고 입술을 살짝 붙인 채 떨듯이(?) 바람을 불어넣어야 우렁찬 소리가 난다. 트럼펫 등 금관악기를 연주할 때와 같이, 버징(buzzing)이라고 하여 입술이 맞닿은 선을 진동시키는 기술을 익혀 연주하는 것이다. 생각보다 익히기 어려워서 금관악기를 처음 배울 때는 이 버징만 1주일 넘게 연습시키기도 한다. 입구에다 입을 밀착하고 입방귀를 뀌듯이 부르륵 하면 소리가 난다. 물론 그러면 어마어마한 양의 침이 튀고 부부젤라 안 으로 들어간다(...). 이 요령을 알게 되면, 거의 모든 구멍 난 막대기 같은 물체에서 부부젤라 소리를 낼 수 있다. 초보자들은 생각보다 부는 것도 힘들지도. 불어보면 알겠지만 다른 악기처럼 소리를 만들어 내는게 아니라 소리를 증폭시킨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아프리카 내에선 부부젤라를 부는 정도가 축빠를 측정하는 측도로 사용되기도 한다고 한다.
나발과 비슷한 모양이라 기사거리도 되었다. 다만 그림에 나온 조선 악기는 색이 붉은 색인 것으로 보아 나발보다는 지금은 안 쓰는 악기인 주장과 더 비슷하다. 주장은 나발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관을 모두 나무로 만들고 겉을 붉은 색으로 칠한 악기이다.
남아공 월드컵 때 이 소리가 싫다고 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 한국을 포함해서 싫어하는 반응은 월드와이드. 하지만 응원 자체에 제재를 가하는 건 불합리하다는 사람들도 많은 편.
부부젤라에 대한 많은 불만 때문에 월드컵 조직위가 부부젤라의 경기장 반입을 금지시킬 수 있다는 말을 했고, 남아공 현지 팬들에게 자제를 부탁하기도 했다.
오죽하면 부부젤라 소리가 시끄러워서 살인 사건이 발생할까... 산딜레는 최근 이사온 이웃집 주민이 부부젤라 소리를 싫어해서 평소 부부젤라를 자주 불어대던 아산다에게 총을 쏜 것이라고 한다. 뭐, 산딜레는 당시 아산다가 친구집에서 축구경기를 TV로 보고 돌아오다가 친구들과 부부젤라를 불며 이웃집 마당을 지나던 중 총을 맞았다고 주장했다고 하는데, 그만큼 소리가 시끄러우니 되도록이면 이웃집, 특히 공동 주택가 에서는 웬만해선 자제 하자, 괜히 이웃과 사이가 나빠질수가 있다.
한국의 시청자뿐만 아니라 전세계 많은 시청자들과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까지 불만을 표시했다. 다만 남아공 대표팀의 골키퍼부부젤라 소리가 작아서 힘이 안 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이러다보니 경기 몇 달 전부터 알 카에다의 테러위협이 있었고 테러를 하겠다고 지목한 특정경기가 무사하게 넘어갔는데 혹자는 부부젤라의 긍정적인 기능 하나가 알 카에다가 테러시도를 하지 못하도록 정신을 산만하게 하는 것이라는 우스개도 있다.
근데 한국에서도 그리스전 승리 이후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전국에서 부부젤라가 불티나게 팔렸으며 아르헨티나 전 당일 길거리 응원이 펼쳐진 전국 각지에서 부부젤라가 수천개에서 많게는 1만여 개나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 근데 최근 이 부부젤라가 본토 악기가 아닌 멕시코가 원조이란 설이 나왔다. 덕분에 "전통 악기"라서 존중해야 한다는 피파 회장의 발언이 무식하고 근거없는 얘기라고 까였다. 그리고 전체 부부젤라 생산량의 90%가 중국산이라고 한다.
부부젤라의 원형은 쿠두영양[2]의 뿔[3]을 잘라서 만든 '쿠두젤라'라는 설이 유력하다. 그 쿠두젤라라는 물건은 냄새가 매우 심한데다가[4] 물리적 폭력을 가하는 무기로 쓰일 수도 있어 경기장 반입이 금지된 물건이다. 부부젤라는 사실 쿠두젤라의 대용품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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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두(kudu). 사진출처: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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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두젤라(kuduzela). 사진출처: 남아프리카 국립공원.
새로운 부부젤라라고 기존의 쿠두젤라를 플라스틱으로 제작해서 ZAZU라는 이름으로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부부젤라보다 온건한 소리가 나서 그런지 몰라도 경기장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구글링해도 거의 나오지 않는다.
부부젤라를 금지하자는 주장의 근거로 꽹과리가 경기장에서 사용금지되었다는 괴소문이 있는데 이는 전혀 사실무근이다. 2002년에도 그렇고 2006년에도 사용되었기 때문. 특히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한국-프랑스 경기에서는 사물놀이패가 경기장에 들어와 90분 내내 쉴새없이 꽹과리를 쳤다. 다만 이때는 외국인들에게 월드컵 응원도구로 소고가 훨씬 많이 지급되었다.
또한 외국 방송을 보니 부부젤라 소리가 조금 줄어들고 보통의 축구 경기처럼 관중들 함성 소리가 제대로 들렸다는 제보가 있는 걸로 봐선 결국 만악의 원흉은 SBS... 부부젤라 소리와 관중 소리의 음량을 따로 조절 가능하다는데 SBS는 그러지 않은가 보다.[5]
하지만 소리가 큰 게 당연한 것이 이번 월드컵의 특성상 원정 팬들이 남아공을 많이 방문하지 않아 남아공 경기 이외의 다른 나라 경기에서도 중에서 남아공 현지 팬들의 비율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쩐지 2010년 6월 12일 한국 대 그리스 전에서는 부부젤라로 '빵빵 빵 빵 빵'하는 익숙한 리듬이 울려퍼졌다. 정확히는 전반전 후반부에 잠깐(…). 나머지 시간에는 그저 벌떼와 모기떼와 파리떼...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각국 국기 색/유니폼 색으로 겉을 꾸민 부부젤라들이 생기고 있다.
그 인기를 증명하듯, 부부젤라 소리를 들으며 웹서핑을 즐길 수 있는 Vuvuzela Time!이라는 웹사이트도 개설되었다.
너무나 유명한 나머지 2010년 유튜브에도 메뉴바 우측쪽에 있는 축구공 모양의 부부젤라 버튼이 생겼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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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uvuzela™ 2012
심지어는 아이폰 으로도 등장했다.

도심 한복판에서 크고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초대형 부부젤라도 있다. 현대자동차에서 만들어 줬다고(…).
그리고 현재는 점점 관중들이 소음에 적응하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부부젤라 소리가 없으면 이상한 지경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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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소음공해가 아니다. 위의 그림처럼 악보도 존재한 엄연한 응원 악기(물론 농담. 쉼표 없이 도돌이표로 구성된 점에 주목). 실제 경기장에서 울려퍼지는 부부젤라의 음역은 악보보다 반음 정도 높은 라#에 가깝다.

하지만 부부젤라는 잘 불 수만 있다면 위에 있는 영상과 같은 소리를 낼 수도 있다. 독일 베를린콘체르트하우스 관현악단 트럼펫 주자들인 우베 제게바르트와 슈테판 슈타트펠트, 트롬본 주자인 헬게 폰 니스반트가 브람스교향곡 1번 4악장 트롬본 코랄과 라벨볼레로를 연주하는 장면(...).

그리고 각기다른 크기의 부부젤라로 만든 음악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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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플로리다 말린스도 부부젤라를 들여와 구장내 매점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플로리다는 남미계가 많이 살기 때문에 그걸 노린 효과였대나. 1만여 관중이 부부젤라를 사서 불어대는 가운데 2010년 6월 20일 플로리다 말린스 대 템파베이 레이스의 경기는 시끄러운 부부젤라 소리 때문에 템파베이나 플로리다나 올라오는 투수마다 볼넷 남발 경기가 돼버렸다. 결국 템파베이가 9:8로 간신히 승리했다. 템파베이의 투수 실즈의 경기 요약 한 마디: "이건 미쳤어."
결국 이 소리에 제대로 학을 뗀 모양인지 테니스 대회인 윔블던 에서는 사용금지 조치가 내려졌고 2012 런던 올림픽에서는 소음이 선수들의 집중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금지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측에서는 '팀간 자율에 맡긴다'라는 방침을 내놓았고, 토트넘이 최초로 홈경기 때에는 부부젤라의 반입 금지를 공지하기도 하였다.
K리그에서는 2002년경부터 쉽게 구할 수 있었지만 소대 규모를 넘긴적이 없었고 그나마도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채 창고에 재고품만 쌓여 있었는데 남아공 월드컵 이후 다시 조명을 받았다. 2010년 7월 11일 AS 모나코와 친선전을 벌이는 인천 유나이티드는 부부젤라 4천 개를 관중들에게 무료 증정한다는 계획을 밝혔고 돈많은 FC 서울은 남아공에서 부부젤라 2만 개를 직수입해 17일 홈경기부터 서포터즈 중심으로 제공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았다.
이후로도 여러 팀의 홈구장에서 '장나팔' 등의 이름으로 심심치 않게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유럽 등지에 비해 다소 조용한 국내 축구장에선 때를 잘 맞춰서 사용하지 않으면 주위의 눈총을 받게 되니 주의. 관중석에서 불 때는 앞사람 귀에서 최대한 먼 쪽으로 불도록 하자.

개마저 오줌 지리게 만드는 악마같은 사운드. 심지어 눈물까지 흘리기까지 했다(...).
2010년 7월 9일, e스포츠에도 등장했다. 귀맵 문제로 반입이 금지되는가 싶었지만 실제로 이걸 부는 팬들은 현재로선 송병구 선수 팬 밖에 없으므로 근 반년 간은 딱히 협회나 방송국에서 제지는 하지 않는 편이었으나 2011년 1월 11일 이후 KeSPA에선 부부젤라의 경기장 내 반입을 금지한다고 공시하였다. 아무래도 이전 1월 7일 용산 상설경기장에서 열린 박카스 스타리그 2010 8강 구성훈송병구 전에서 부부젤라가 세 명(!)이나 등장하여 안 그래도 협소한 용산 상설 경기장 내부를 패닉상태로 몰아갔던 것이 큰 이유였는듯. 실제로 야구장, 축구장과 같은 넓은 경기장이 아닌 실내이면서 그것도 좁은(방송에서는 넓게 보이지만 실제로 가보면 경기장 내부는 꽤나 좁은 편이다) 실내에서 마구 불어제끼는 것은 주변 관객들에게도 어느 정도는 민폐였다.
참고로 UFC에서도 금지품목으로 지정되었다.
2010년쯤 여름 들어 매미가 밤낮없이 울어대는 통에 시끄러웠다고 해서 부부젤라에 비유해 매미젤라라는 말까지 생겼다.
앨범도 있지만, 현재 한국에 있는지는 미지수(...).
2014 FIFA 월드컵 브라질을 앞두고 부부젤라를 대체할 응원도구로 카시롤라가 나왔으나 이번에는 소음 아닌 엉뚱한 문제로 금지품목.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 타계 이후 추모 도구 중 하나로 사용되고 있는 듯 하다. 넬슨 만델라의 타계 소식이 알려지고 며칠 후에 있던 장례식은 남아공 월드컵의 개막전 이자 결승전이 벌어졌던 올란도 스타디움에서 열렸는데 마치 축구 경기를 하듯 어마어마한 부부젤라 소리로 장례식 같지 않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현지에서의 만델라 사망에 대한 반응도 슬프다기 보단 위대한 영웅이 많은 업적을 이룩하고 이제 영면하셨다 라고 받아들여 오히려 축제와 비슷한 분위기였다.

[1] 당시 이란과 멕시코의 조별예선경기를 보면 2010 남아공 월드컵 못지 않은 부부젤라 소리를 들을 수 있다.[2] 사슴이 아니라 영양이다. 영양은 사슴보단 소 쪽에 더 가깝다. 근데 스펀지에서는 사슴이라 잘못 소개하였다.[3] 동물의 뿔을 사용하는 버징 악기는 다른 문화권에서도 나타난다. 유대교의 양각나팔이 대표적.[4] 그 냄새의 원인이 이것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다.[5] 이퀄라이저 설정만 건들면 간단한 문제인데 SBS에서는 이 간단한 작업이 귀찮았는지 전혀 줄이질 않았다. 그런데 이것에 대해 일부에서는 '그 특유의 소음을 줄이면 무슨맛이냐'는 반응도 있는 걸로 보아서는 어쩌면 의도적으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일단 꼭 SBS가 잘못했다고만은 볼 수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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