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특수 가나 표기법

 

(じょう(だい(とく(しゅ(((づかい
1. 개요
2. 내용
3. 고대 일본어 8모음설?
5. ハ행 파열음설, サ행 파찰음설, 탁음의 전비음화설
6. 기타
7. 참고


1. 개요


고대 일본어 문헌들에서 발견되는 특수한 일본어 표기상 특징. 가나(문자) 문서의 관련 항목도 참조.
仮名遣를 '가나 표기법'이라고 하기는 하나 사실 "가나 쓰기 규칙"이 아니라, "현상으로서의 음차한자의 쓰임"을 나타내는 것이라 '로마자 표기법' 등과는 다소 다르다. 심지어 해당 시기에는 음차로서의 가나가 완성되기 이전이기에 '가나 표기법'이라고 해도 이 '가나'가 오늘날의 히라가나/가타카나를 의미하는 것조차 아니다.
이 현상은 단지 표기만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음소 차원에서 차이가 나는 것으로 추측된다.

2. 내용


일본어를 기록할 독자적인 알파벳이 없던 시절, 일본어는 만요가나를 통해 기록되었다. 그런데 만엽집, 고사기, 일본서기, 현재까지 일부분만이 전해지는 풍토기 등 당대에 쓰인 만요가나 문헌들을 면밀히 조사해본 결과, 현대에는 똑같은 음가를 가지는 한자들 중에서 특정 단어와 문맥에서는 일부 한자는 전혀 쓰이지 않고, 역으로 다른 특정 단어와 문맥에서는 특정 한자군의 한자만 쓰이는 점이 발견되었다. 예를 들면, 支・吉・峡・来・棄 등의 한자 그룹에 속하는 한자가 쓰이는 단어에서는 己・紀・記・忌・氣 등의 한자 그룹에 속하는 한자는 절대 쓰이지 않는다. 두 그룹의 모든 한자들의 현대식 만요가나 독음은 き이다.[1]
이를 토대로, 사실 같은 음가를 가지는 '것처럼 보이는' 한자들은 사실 특정한 분류로 나눌 수 있고, 그 분류에 따라 현대에는 똑같은 글자이지만 그 시대에는 사실상 다른 글자(=음가)를 나타내는 게 아니었냐는 주장이 제기된다. 실제로 만요가나로 쓰인 고대 문헌들에선 이런 구분법이 엄격히 적용되는 게 확인되었기 때문에, 이 설은 꽤 힘을 얻기 시작한다.
학자들이 고전 문헌을 샅샅이 연구한 결과, 이런 구분이 확인되는 글자는 イ단의 キ, ヒ, ミ와 エ단의 ケ, へ, メ와 オ단의 コ, ソ, ト, ノ, (モ,)[2] ヨ, ロ의 13글자임이 확인됐고,[3] 그 구분은 각 글자별로 2종류로 압축됨이 확인되었다. 여기에 학자들은 각각의 분류를 甲類(갑류)와 乙類(을류)라고 이름을 붙였다. 예를 들면, 상술한 支・吉・峡・来・棄 등의 한자는 き의 갑류(甲類), 己・紀・記・忌・氣 등의 한자는 き의 을류(乙類)로 구분된다.

3. 고대 일본어 8모음설?


이러한 차이가 단순히 문법적이나 형식적인 차이가 아니라 실제 당대 일본어의 음가의 차이를 반영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イ, エ, オ단의 모음은 현대와는 달리 각각 갑류, 을류의 구분과 같이 2종류의 음가가 있었으며, 그러므로 당대 일본어는 ア, イ, ウ, エ, オ의 5모음 체계가 아닌 ア, イ(甲), イ(乙), ウ, エ(甲), エ(乙), オ(甲), オ(乙)의 8모음 체계였다는 학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 8개의 모음이 정확히 어떤 음가를 가지는지에 대해서는 학자들마다도 의견이 분분하고, 한자의 음뿐만이 아니라 뜻으로 읽기도 하는 만요가나의 특성상 당대 중국어 재구성음 등과 비교해서 추론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다.
또한, 1970년대 이전까지는 위와 같은 8모음설이 학계의 주된 입장이었지만, 그 이후로 다양한 반론이 등장함에 따라 아직까지도 통일된 학설이 나오지 않고 있다. 주요 학설들을 보려면 이 표를 참고하자. 출처는 여기.

4. 모음조화


또한, 단어의 특정 위치에서는 특정한 '모음'만이 쓰인다는 관점에서 보면, 위와 같은 현상은 모음조화와 매우 닮아 있다. 실제로 상술한 8모음설을 채택해서, 이를 근거로 알타이 제어들의 모음조화 현상을 예로 들면서 고대 일본어는 알타이 제어에 속하는 언어였다는 학설도 있지만, 애초에 알타이 제어 자체가 가상의 어족이고, 그 근거 역시 부실한 관계로 널리 받아들여지진 않는다. 또한, 한국어도 중세까지는 비교적 엄격하게 모음조화를 지켰다는 정황이 포착되므로 고대 한국어와 연관을 지어보려는 시도도 있지만, 이 역시도 고대 한국어 문헌의 부재 등으로 인해 연구가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5. ハ행 파열음설, サ행 파찰음설, 탁음의 전비음화설


ハ행이 과거에는 성문 마찰음 [h]가 아닌 양순 파열음 [p]였다는 것과, サ행이 과거에는 치경 파찰음 [ts]으로 발음되었다는 설. 이중에서 ハ행이 양순 파열음 [p]였던 설은 엄청나게 많은 교차 검증이 가능하기 때문에, [p]가 [h]로 변한 현상을 '순음 퇴화'라고 부르며, 학계에서도 이견이 없는 정설이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순음퇴화 문서 참조.
サ행 파찰음설은 サ행이 치경 파찰음 [ts]에서 치경 마찰음 [s]로 음이 변화했다는 것[4]인데, 말 그대로 지금의 サ, シ, ス, セ, ソ가 과거에는 지금의 ツァ, ツィ, ツ, ツェ, ツォ로 발음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サ행 ア단을 표기할 때 거의 대부분 중고한어 [s]음이 아니라 [ts]로 발음되던 한자들을 사용하며 그 외 모음에서도 [ts] 한자를 빈번하게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 サ행 파찰음설을 반영한 발음이 궁금하다면 여기 참조.
그 외에 탁음의 전비음화설(前鼻音化説)이 있는데, 지금처럼 [b], [m], [n], [ɡ]이 아닌 [ᵐb], [ⁿd], [ⁿz], [ᵑɡ]로 발음되었다는 설이다. 즉 '음바, 은다, 은자, 응가'처럼 발음되었다는 것. 현존하는 일본 방언 자료와 포르투갈 사제가 라틴문자로 전사한 자료, 훈민정음 자료 등을 근거로 한다. カ행 탁음(ガ; [ɡ])의 비탁음화([ŋ]) 현상이 탁음의 전비음화로 인해 생긴 현상이라고 추정되기도 한다.
일본어 なべ(鍋)가 한국어에 유입되면서 '냄비'라는 형태로 정착한 것 또한 탁음의 전비음화 현상으로 인해 なべ가 '나ᄜᅦ'처럼 발음되었던 것을 한국어에서 받침으로 들은 것으로 추측된다. '담배' 역시 'tabako(다ᄜᅡ고')의 'ᄜᅡ(ば)'의 강한 비음성으로 인해 한국어에서는 ㅁ 받침이 선행한 것으로 본 듯.
아이누어의 단어 중 일본어에서 차용된 어휘에도 이와 유관한 듯한 말들이 있다.
  • kanpi 종이, 책(일본어 紙[か'''み'''])[5]
  • kankami 거울(일본어 鏡[か'''が'''み])
  • warunpi 고사리(일본어 蕨[ワラ'''ビ'''])
  • tamanko 계란, 달걀(일본어 卵[たま'''ご'''])
  • konkami 금(일본어 黄金[こ'''が'''ね])
  • kanpocha 호박(일본어 カチャ)

6. 기타


이 상대 특수 가나 표기법의 존재는 일본의 역사왜곡 중 하나인 신대문자의 존재를 부정하는 결정적인 근거로 쓰인다. 위에서 살펴봤듯이 고대 일본어는 근세의 일본어보다 더 많은 음가를 가지고 있었거나, 최소한 현대에는 구분되지 않던 일부 글자들이 엄격하게 구분돼서 쓰이고 있었던 정황이 확인되는데, 만약 신대문자가 진짜 고대 일본어를 반영한 문자 체계라면 위와 같은 이유로 당연히 50개가 넘는 글자가 존재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신대문자는 그런 거 없고 그냥 50음도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다.

7. 참고



[1]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 있는데 이 둘의 한국 한자음의 경우도 원래 표기가 다르다. 1933년 이전의 표기법에서 갑류에 해당하는 吉, 棄 등은 한국 한자음에서 "기"로 표기된 반면에 己·紀·記·忌·氣는 한국 한자음으로 "긔"로 썼었다. 이는 중고음에서 나타나는 중뉴 현상이 반영된 것.[2] モ의 경우 일본서기에서는 그 구분이 사라지고, 고사기와 만엽집의 일부 기사에서만 그 구분이 확인된다. 이는 종종 고사기가 일본서기보다 형성 시기가 빠르다는 근거로 활용된다.[3] エ도 2개의 부류의 구별이 등장하나 이는 /e/와 /je/의 구별로 여겨진다.[4] 비슷한 현상은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에서도 볼 수 있다. 포르투갈어에서 ça, ce, ci, ço, çu의 c와 ç는 원래 /ts/ 발음이었으나, 현대에는 /s/가 되었다.[5] 대응 관계만 놓고 보면 か가 된다. 류큐어에서 종이를 かび로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