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인권포럼
1. 개요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이 주관하는 인권 운동 행사이자 학술 행사이다. 매년 늦은 겨울~봄 전후로 서울 소재 대학 등지에서 개최된다. 국내에서 개최되는 성소수자 관련 행사로는 퀴어문화축제 다음가는 큰 행사로, 2019년 1월 제11회 포럼을 개최한다.
2. 이름
초기에는 LGBT 인권포럼이라는 명칭을 썼지만,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문제 제기가 빗발치며 2015년 I를 추가한 LGBTI 인권포럼으로 개칭하였다가 이런 알파벳 비밀번호 놀음을 한도끝도 반복할 수는 없었는지 2017년부터는 성소수자 인권포럼이라는 말을 쓰고 있다. 사실상 이의제기 완벽 봉쇄. [1]
3. 일정
보통 개최 서너달 전, 그러니까 직전 연도 연말에 행사 예고, 자원봉사단 모집, 발표 세션 신청, 발표 논문 접수 등을 시작한다. 그리고 행사 대관에 맞춰 정식으로 행사 공고를 내고 시간표를 알린다. 장소는 주로 서울 소재 대학교인데, 2018년에도 중앙대학교로 사전에 발표가 되었지만(초기 웹자보) 모종의 이유로 장소 대관에 실패하고 전년도에 개최했던 연세대학교로 변경 공지(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공지)가 뜨는등 개최할 때마다 어느 정도 반동성애 세력의 눈치를 보는 듯.
4. 구성
주로 주말을 끼고 개최되며, 금요일에는 본 행사에 앞서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이 짙게 묻어나는 '퀴어•젠더 연구포럼'이 열린다. 철학, 사회학 등 성소수자 떡밥의 학문적 배경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이 날 참석을 권할 만 하지만, 철알못의 입장에서는 3일의 전체 행사 중 가장 '''재미없는''' 자리가 여기다. 사실상 대학(원)생[2] , 전업 연구자, 인권운동가들 사이의 불꽃 튀는 키배의 장이지만 모르는 사람 입장에선 발제자가 젠더 권력 수행 얘기해봤자 버틀러가 누군지 푸코의 진자가 뭔지 알 게 뭐야... 또한 토요일, 일요일과는 참가비와 책자 비용이 별도로 필요하다.
토요일, 일요일에 본격적인 인권포럼이 개최된다. 주제는 퀴어 페미니즘부터 시작[3] 해 군형법상 추행죄, 차별금지법 관련 논란, 기독교, 트랜스젠더 의료 연구, HIV, 젠더퀴어, 무성애, 드랙, 심지어 선거, 개헌[4] , [5] 등등 다양한데, 한 시간에 두 개, 많게는 서너 개의 세션이 제각기 다른 장소에서 개최되므로 휴식 시간에는 장소를 옮겨가기 위한 분주한 움직임이 필요하다. 세션 장소가 미어터지느라 맨 뒤에 입석이 형성되기 일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에서 매년 성소수자 인권포럼의 세션별 감상문을 올린다. 행성인 산하 웹진팀 활동가들이 제각기 세션을 참관하고 감상평을 올리는데, 글쓴이의 주관에 따라 다소 편향성이 있을 수 있지만 직관하지 못한 사람들은 찾아볼 가치가 있다.
5. 특징
퀴어문화축제와 달리 행사장에서 성소수자 혐오를 기치로 내건 반동성애 세력의 눈치를 볼 이유가 적다. 성소수자로 정체화하는지 여부에 무관하게 퀴어문화축제에 대해 노출 논란 등의 이유로 편견을 가진 사람이라면 성소수자 인권에 대해 처음 접하는 자리로 나쁘지 않다. 대신, 참가비와 책자 비용을 받는다. 혐오자의 입장에선 괜히 예수천국 불신지옥 외치러 가봤자 참가비로 인권단체 재정 보태주는 격이다(...)
퀴어문화축제에서의 씐나게 노는 분위기와 달리 이 행사는 굉장히 '''엄격, 근엄, 진지'''한 분위기로 진행된다. 깨벗고 행진하며 춤 출 생각이면 가지 말자. 처음 가는 사람이라면 주 관심사와 무관한 세션을 잘못 고를 경우 정말 눈물나게 재미 없을 것이다.[6] 물론 유쾌한 분위기의 세션[7] 이 없진 않지만 성소수자 담론에 입문한 초심자라면 제 스스로 찾아다니며 감상하기 어려우므로 동행할 수 있는 지인이 있다면 그 지인을 따라가길 권한다.
2017년부터는 성중립 화장실을 설치하고 있다. 뭐, 없던 화장실을 공사해서 새로 짓는다거나 하는 특별한 건 아니고, 기존의 남녀 화장실에 붙은 표지판을 적절히 가려놓고 알아서 맘대로 쓰라는 식. 대신 남자화장실에서도 밖에 설치된 소변기는 가급적 쓰지 말고 좌변기를 이용하라는 권고 쯤은 있다. 사실 대개의 시스젠더 남녀들은 붙여놓든 말든 그냥 가던 곳 알아서 가지만 트랜스젠더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정치적 메시지로나마 압박을 덜어주는 것이 아무래도 좋은 법. 다만 2017, 18년 연세대 백양관에서와 달리 19년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는 건물 경비 담당 측에서 성중립화장실 설치를 허가하지 않아 많은 아쉬움을 남기며 주최측이 직접 해명에 나서는 일도 있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여기 올만한 트랜스젠더들은 이 자리에선 화장실 줄이 너무 길어지면 그냥 옆 이성 화장실 들어갈만한 철면피는 갖추고 있다지만...
그외에 장애인권운동이 이 쪽 성소수자 담론과 교류하는 일이 많으므로 정치적 올바름의 입장에서 장애인 인권단체가 행사에 동참하기도 하며, 배리어프리 환경의 조성을 위해 휠체어석을 따로 비워놓는 등의 배려를 하고 있다. 이외에 페미니즘 조류 역시 마찬가지. 물론 젠신병자니 똥꼬충이니 읊어대는 한심한 작자들은 동참할리가 없다. 적잖은 참석자들이 신좌파 사상에 심취해있으니만큼 영업(?)의 차원에서 정의당, 녹색당, 노동당 등의 좌파 정당이 행사장 주변에 축하 현수막을 걸기도 한다.
행사가 마감된 후 행사장에서 미처 처분하지 못한 자료집 책자는 무지개행동에서 인터넷 주문으로 판매한다. 이후에는 홈페이지에서 PDF로 공개.
6. 바깥 고리
[1] 실제로 2018년에 폴리아모리 담론을 다루는 세션이 예고되었다. 사실 이쪽 사람들이 많이 관심을 갖는 신좌파 사상에서는 폴리아모리 역시 드넓고 깊은 성소수자 담론에서 배제할 이유가 없다 여기기도 하며, 대중의 무지 속에 정체성을 조롱받고 무시당하는 점은 모노아모리가 중심이 되어 굴러가는 기존 성소수자 판과 다를 것이 없기도 하다. 그러므로 고작(?) 폴리아모리 가시화를 이유로 성소수자 인권포럼이라는 이름이 또 개칭될 일은 없을 듯.[2] 학위 논문이 여기서 발표되기도 한다.[3] 보통 토요일 첫 세션이 이런 내용을 다룬다. 게이 커뮤니티의 미소지니, TERF, 트랜스페미니즘 등등...[4] 2017년의 경우 정의당 제19대 대통령 선거 후보 심상정이 찾아왔다.[5] 2017년 세션 중 팔레스타인 억압을 포장하기 위해 국가권력에 의한 성소수자 인권 프로파간다가 이뤄지는 이스라엘(일명 핑크워싱)을 다루는 세션(후기)이 있었는데, 이 자리에 이스라엘인들이 찾아왔다(...) 그들이 '팔레스타인 성소수자 인권이 이스라엘보다 열악한 건 맞잖아? 왜 우리만 두들겨 패냐? ' 같은 논쟁의 초점을 흐리는 질문을 날리며 분위기가 흉흉해졌다는 후문.[6] 예를 들어 바이섹슈얼 여성이 가족한테 커밍아웃 어찌 할까 고민하는데 성소수자 부모모임 세션 대신 트랜스젠더 운동가의 병무청 사가를 듣는다면 별 구미가 당기는게 있을까...[7] 2017년의 경우 총학에 진출한 성소수자 대학생들이 패널로 나온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세션이 페이스북 라이브로 중계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