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기사
1. 속기사란
'''속기사'''(速記士)는 한자어로, 직역하면 '빠르게 기록하는 사람이나 관리' 라는 뜻이다. 한글 속기사와 영문 속기사가 있으며, 속기 업무만을 주된 일로 하는 전문 속기사와 다른 일과 겸해서 하는 일반 속기사로 나뉜다. 정확한 기록을 위해 말 외에도 말하는 상황과 분위기, 말하는 사람의 표정과 행동, 말투까지 고려해야 한다. 특히 경찰, 검찰 수사속기의 경우 피해자 행동과 표정은 물론 진술 시 표현되는 그림이나 도구까지 자세히 기록해야 한다. 또한 자막 방송이나 배리어프리 영화를 담당하는 속기사의 경우 배경음악, 효과음, 감정선까지 기록해야 한다.
2. 속기사가 되는 법
속기사가 되기 위해서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주관하는 국가기술자격인 한글속기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자격증 취득을 위한 한글속기자격시험은 1년에 상반기, 하반기 총 2회 실시되고, 나이, 성별 등의 제한은 없으나 속기 자판을 지참해야 응시가 가능하다[1] . 이 시험은 한 사람의 말을 5분간 오타, 탈자, 첨자 등을 감안하지 않고 받아친 뒤 수정과정 없이 즉시 제출하는 방식으로 발언내용의 신속 정확한 입력(기록)능력이 평가된다. 낭독 속도에 따라 1, 2, 3급수로 나뉘며 한 시험 당 ‘논설체의 낭독’과 ‘연설체의 낭독’ 두 과목을 응시하여 각 낭독마다 90% 이상의 정확도를 달성해야 합격여부가 결정된다. 제출된 입력파일에서 띄어쓰기는 채점 규정에 포함되지 않으며 숫자나 부호, 외래어 등도 한글로 표기가 가능하다.
3. 속기사 취업처
서울에 가장 많이 취업해 있으며, 그 중 대부분은 대한민국 국회 의정기록과에 소속되어 있다. 이 곳에서 일하는 속기사들은 국회의원들과 의장들이 하는 모든 말을 신속히 기록하는데, 심지어 국회에서 싸움이 날 때도 싸움 중 나오는 욕, 인신공격 등 모든 것을 빠짐없이 다 기록해야 한다[2] . 가장 유명한 것으로 2016년 테러방지법 통과 방지를 위한 필리버스터 당시 김용남 의원 발언에 '"용납 못하겠구먼"이라 한 의원 있음'이라 기록된 부분이 꽤나 기사가 났다.
테러방지법 통과를 막기 위한 야당의 수단으로 43년만에 부활해 2016년 2월 23일부터 3월까지 필리버스터가 진행되었던 국회에서 속기사가 극한 직업으로 조명받고 있다. 어느 기사에 따르면 국회에는 60여명의 속기사들이 두세 명씩 번갈아가며 발언을 받아적고 온다고 한다. 발음이 부정확한 게 있어도 그냥 넘어갈 수 없기 때문에 발언자를 찾아가서라도 해당 내용을 복원해내야만 한다고 한다. 5~10분 발언한 내용을 완성시키는 데 1시간 30분 이상씩 걸린다고 하니, 힘만 안 쓸 뿐이지 극한 직업인 건 말 다했다(...).
국회에서 일하는 속기사 이외에도, 공무원(의회·검찰·법원·경찰 속기사)이 인기있다. 그 외에도 방송국 (자막방송 센터), 기업체 (주주총회나 이사회), 경찰청 성폭력 피해지원센터, 학습지원 교육속기 등 여러 취업처가 있다. 대한민국의 지방자치제도가 발전하면서 지방의회에서도 속기사를 많이 뽑는다. 광역, 기초를 구분 안 하고 엄청 뽑는다. 하지만 국회 속기사에 비해 연봉이 크게 적어서 인기는 없다.
법원 증거물로 녹취기록물을 제출할 때는 그 녹취기록물 안에 들어있는 "목소리"를 이분들의 공증 하에 녹취록을 작성하여 제출해야 한다. 원래는 해당 녹음물을 재생하여 검증#s-2(청취)하는 것이 증거조사의 원칙이지만, 그렇게 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고 번거롭기 때문에, 녹취록을 서증으로서 조사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그래서, 속기사사무소는 법원 근처에 있는 경우가 많다.
매년 늘어나는 한글속기자격증 소지자에 비해 이들을 받아줄 일자리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조금씩 생기는 일자리도 그나마 계약직이 대부분이다. 국내 속기사 대우는 일자리의 수와 질, 급여 수준 등 모든 면에서 열악하다. 속기사의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는 인터넷의 글들 중 다수는 광고성 글이니 속기라는 진로를 택하기에 앞서 많은 정보를 모으고 신중하게 고민하도록 하자. 이는 17년 공무원 티오를 찾아보면 알 수 있다.
4. 인공지능의 발전과 속기사의 전망
국회 필리버스터로 인해 속기사가 극한 직업으로 주목받기도 했는데, 국정 농단과 관련한 청문회 사건을 통해 살펴보면 기록물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핵심 분야중 하나가 자연 언어 처리와 형태소 분석이었기 때문에 음성인식 기술이 발전하면서 속기사의 수요가 줄어들지에 대한 관심 역시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일본 경제산업성은 2017년 3월부터 인공지능 속기사를 시범적으로 활용해 일본 국회에서 답변할 초안을 작성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속기사를 인공지능으로 대체하려면 가장 먼저 정확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참고로 한글속기 자격증은 1,2,3급 모두 90% 이상의 정확도가 나와야 한다. 영어는 95% 정도이므로 대체가 일정부분 가능하다. 하지만 한국의 환경은 많이 다르다. 한국어는 2017년 8월 현재 20~30% 정도 틀려서 속기사의 대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어 사용 인구(데이터 수집 불가능한 북한 인구 제외)가 영어나 중국어, 일본어 등에 비해 적기 때문에 데이터를 수집해도 상대적으로 돈이 안 된다는 이유다.
그리고 현재 인간 속기사들은 말 토씨나 뉘앙스만으로도 의미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감정, 표정, 행동, 분위기까지 담아내고 있다. 이에 대해 인공지능 속기가 따라하고 있는 부분은 거의 없는 상태다.
반대로, 인공지능 속기는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속기를 하기 때문에 인간에 비해 장점이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의 속기 사례를 보면 과거 5년치 국회 회의록을 학습했기 때문에 정책 과제나 논점을 정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에너지 절약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입력하면 AI는 학습한 이전의 관련 질의에서 정책의 핵심, 과제와 논점을 정리해 제시한다. 이 자료를 기초로 직원이 국회 답변이나 정책 자료를 작성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게 된다. 현재 인간 속기사들이 정책학에 대해 얼마나 지식을 갖고 있는지는 미지수다.(웃음)
(발언시간 초과로 마이크 중단) / (마이크 중단 이후 계속 발언한 부분)
- 내용: 인간 속기사의 감정, 표정, 행동, 분위기 기술 예시
현재 인간 속기사가 '쟁점 확정, 가치판단'을 하는 부분은 뉘앙스와 말 토씨에 대한 부연설명 외에는 거의 없다. 그러나 이 작은 차이를 인공지능으로 대체할 수 있느냐면 그 또한 일찌기 음성인식을 도입한 국가 사례를 봤을 때 시기 상조로 보인다. 인간이 꼭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쟁점 확정, 가치판단' 등이 필요한 직역인 법조계에서, 섣불리 인공지능 음성인식을 도입했다가 초고를 수정해야 하는 등의 업무량은 늘고 지원하는 속기사는 줄어 소송이 8개월 지체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속기 업무가 음성인식으로 대체된다는 인식이 팽배하여 속기업에 지원하는 인력은 줄어들고, 업무량은 계속해서 늘고 있는 셈이다.
5. 속기사 자격박탈 논란
2020년 8월 1일 빠른 타자로 유명세를 떨치던 유튜버 'FishFast'가 취득한 속기사 자격증의 자격을 박탈당하면서 논란이 일어났다. 속기사용 키보드를 사용해야만 합격이 가능하다는 부당한 제도를 깨기 위해 속기사 자격증에 도전했고 시험에 합격했지만 이후 일반 키보드를 사용했다는 다수의 문의가 들어와 자격에서 박탈당했으며, 모든 기관[3] 의 국가기술자격검정에 3년동안 응시할 수 없게 되었다. 이후 영상과 자신의 커뮤니티를 통해 속기사 자격증 박탈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했다.커뮤니티 영상
요약하자면 속기사전용 키보드를 사용하지 않고 일반 키보드를 사용해도 충분히 속기사들의 타자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는데 규정상 반드시 속기사전용 키보드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 또한 속기사 키보드의 경우 300만원이라는 고가를 자랑하며 제조사도 적고 재고도 소량이라 시장독점이 아니냐는 의견과 합격 처리후 규정위반으로 속기사 자격을 박탈시킨 점을 이야기했다. 이는 심각한 문제인데, 경우에 따라 형사 고발(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유튜브를 볼 때 한국AI속기사협회(소리자바)와 대립 관계에 있다.
5.1. 속기사용 키보드 사용에 대한 옹호론
- 속기사용 키보드와 일반 키보드의 차이란?
속기사용 키보드는 일반 키보드와 모양 자체가 다른데, 이는 빠른 타자를 위함도 있지만 장시간 업무로 인한 손의 피로도를 생각해 설계되어 있고 단시간에 입력이 가능해서 소음면에서도 훨씬 적은 편이다. 허나, 저소음 두벌식 키보드를 사용하면 소음 부분에서는 비슷하다. 또한 큰 차이로는 속기사용 프로그램이 내장되어있고 단축키도 설정되는 등 여러모로 단순 키보드보다는 하나의 큰 기계라고 생각하면 된다.
- 속기사용 키보드가 고가인 이유
속기사 자체가 폐쇄적인 직업이다 보니 수요 자체가 일반 키보드에 비해 수십배 이상 떨어진다. 당연하게도 수요가 없으니 공급 자체도 적은 편이다. 생산량이 적다 보니 당연히 제작 단가도 올라가고 단순 키보드가 아니고 프로그램이 내장된 기계에 가깝기 때문에 비싸지는건 당연하다. 속기사용 키보드 업체가 적은 이유 역시 타 업체가 일반 키보드들이 수요가 훨씬 잘되는데 굳이 손해를 보면서까지 속기사용 키보드를 개발 및 생산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시장독과점이 아니라 손해가 크니 아무도 안하는 것 뿐이다. 대신 비싼 만큼 그에 걸맞는 혜택들이 있는데, 구매시 속기사 준비를 위한 교육 및 취업에 도움을 준다. 당연하게도 중고로 구매 시 해당 혜택은 전혀 없다. 쉽게 이야기해서 핸드폰을 신품으로 구매해 정품 등록하면 1년 무료 A/S를 해주는 것과 비슷하다. 또한 상공회의소와의 담합 문제 역시 의미가 없는것이 아무도 시장에 뛰어드려 하지 않아서 업체가 적은 것이므로 담합할 이유가 전혀 없다.
- 속기사용 키보드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
속기사 자격증은 속기사의 능력을 테스트하는 것이지 빠른 타자 대회가 절대 아니다. 얼마나 속기사용 키보드를 능숙하게 다루는지 테스트하는 것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일반키보드, 속기사용 키보드 등 다양하게 이용하지만 대체로 속기사용 키보드를 이용하기 때문에 얼마나 속기사용 키보드를 다루는지 시험하는 것이지 단순하게 빠른 타자 대회가 아님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현장에서도 속기사용 키보드를 사용하는 이유도 장시간 업무로 인한 손의 피로도를 줄여주고, 내장된 프로그램을 활용해 빠르고 명확하게 업무를 해낼 수 있다. 제아무리 일반 키보드로 속기사용 키보드의 타자속도를 따라잡는다 한들 소음, 손의 피로도, 프로그램 등 여러모로 차이점이 크기 때문에 업무의 차이가 크다. 쉽게 예시를 들면 그림판과 포토샵의 차이라고 보면 된다.
5.2. 속기사용 키보드 사용에 대한 반론
- 속기사의 의미에 대한 변질
한글속기 국가기술자격증은 한글을 빠르게 기록하는 능력을 테스트하는 것이 되어야 마땅한데, 위 실격 사례를 통해 상공회의소에서 정해놓은 초고가의 기기를 활용하여 한글을 빠르게 기록하는 시험이 되어 버렸다. 아예 속기시험이 아니라, 속기키보드사용능력검정시험이 되어버렸다는 말도 나온 정도.
- 터무니없는 속기사용 키보드의 가격
속기사 시험을 보려면 아래와 같은 키보드를 준비해야 한다.
- CAS ₩2,860,000[4]
- 소리자바 ₩3,150,000 / 현금가 ₩3,000,000
- KS표준속기겸용키보드(문화콘텐츠개발원) ₩400,000
- CAS ₩2,860,000[4]
- 소리자바 ₩3,150,000 / 현금가 ₩3,000,000
- KS표준속기겸용키보드(문화콘텐츠개발원) ₩400,000
이 중 KS표준속기겸용키보드는 단종되었으며, 현재로서 구할 수 있는 키보드는 KS표준속기겸용키보드보다 246만원이나 더 비싼 고가의 키보드뿐인데, 수요와 공급을 고려하더라도 납득이 안 되는 수치이며, 이러한 초고가의 키보드를 사용해야만 시험에 응시가 가능하다는 것에 당연히 유착 의혹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고가의 장비가 아니라 일반 키보드라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FishFast가 두벌식 키보드로 시험을 치루었던 것이고, 일반키보드로 응시할 수 없다는 규정에 의해 자격을 박탈당했다.
- FishFast의 합격 이후 완전히 바뀐 일반 키보드 응시제한 이유
기존 상공회의소 자격평가사업단 홈페이지의 한글속기 시험에 관련된 안내문구에는, '일반 키보드는 시험 속도를 따라갈 수 없고 소음이 크게 발생하기 때문에' 일반 키보드로 응시할 수 없다고 나온다. 그러나, 속도는 FishFast 본인이 직접 따라갈 수 있었으며, 저소음 키보드의 경우에는 속기 키보드의 소음과 비슷하거나 더 적은 수준이다. 그런데, FishFast의 합격 이후, 일반 키보드의 속도와 소음 문제가 해결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더 노골적인 문구로 대체되었다.
> 한글속기 시험은 속기용 프로그램이 내장된 속기용 키보드로만 응시가 가능합니다.
> 한글속기는 속기 키보드를 빠르고 정확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자격시험이기 때문입니다.
일반 키보드를 금지하는 부당한 이유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사례가 나타나니, 아예 대놓고 상공회의소에서 지정한 키보드가 아니라면 사용할 수 없다는 대답을 내놓은 것이다. 또한 FishFast 본인이 이의제기를 했는데, 돌아오는 대답은 "속기사용 프로그램이 키보드에 내장되어 있지 않아 불가능하다"는 답변이었다. 어떻게든 속기사용 키보드를 써야만 가능하다는 이야기뿐이다. 이런 문제가 민간시험이 아닌, 국가시험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 한글속기 시험은 속기용 프로그램이 내장된 속기용 키보드로만 응시가 가능합니다.
> 한글속기는 속기 키보드를 빠르고 정확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자격시험이기 때문입니다.
일반 키보드를 금지하는 부당한 이유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사례가 나타나니, 아예 대놓고 상공회의소에서 지정한 키보드가 아니라면 사용할 수 없다는 대답을 내놓은 것이다. 또한 FishFast 본인이 이의제기를 했는데, 돌아오는 대답은 "속기사용 프로그램이 키보드에 내장되어 있지 않아 불가능하다"는 답변이었다. 어떻게든 속기사용 키보드를 써야만 가능하다는 이야기뿐이다. 이런 문제가 민간시험이 아닌, 국가시험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6. 관련 링크
[1] 일반 키보드를 사용해 1급 속기사에 합격한 사례가 생겼다가박탈 당했다.. 다만, 관련 절차에 대해서 다소 논란이 많아 국민청원이 진행중에 있다.#[2] 흔히 인터넷에서 많이 쓰는 (웃음) 표현도 일본 의회 속기사들의 기록에서 나온 표현 '(笑)'에서 나온 거다[3] 한국산업인력공단,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콘텐츠진흥원, 영화진흥위원회, 한국광해관리공단,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한국인터넷진흥원,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한국디자인진흥원[4] 할인행사 중인 특정 모델을 제외한 정가 기준[5] 두 속기키보드 회사 중 한 곳에서 운영하는 네이버 카페. 극심한 통제로 관리하고 있다. [6] 두 속기키보드 회사 중 한 곳에서 운영하는 네이버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