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기
1. 速記
Stenography, Shorthand (writing)
컴퓨터 속기는 Stenotype이라고 한다.
글을 빨리 쓰는 것.(속(速):빠른, 기(記):기록) 속기는 회의, 연설, 인터뷰, 재판, 강연, 방송 등에서 여러가지를 말하는 내용을 놓치지 않게끔 빨리 정확하게 기록하되 실시간으로 받아적는 기술이다.
이걸 직업으로 삼으면서 이와 관련된 국가공인자격증인 한글속기자격증을 보유하고 속기 업무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을 속기사라 한다.
1.1. 수필속기
직접 종이에 기록하는 속기 방식이다. 글자를 빨리 휘갈겨쓰는 것이 아닌 속기 문자를 이용해 기록한 뒤 나중에 해석해서 알아보는 방식이다.
다음은 속기 문자가 갖추어야 할 특징이다.
- 한 기본 모양, 또는 한 획에 소리 하나를 쓴다. (빨리 기록)
- 자주 나오는 표현은 하나의 간단한 표시로 약조한다. (간단히 기록)
- 기본 모양은 선, 원 등으로 간단히 기록할 수 있다. (간단히 기록)
-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다. (실용적)
야사에 따르면, 창안자는 키케로의 비서이자 해방노예인 마르쿠스 툴리우스 티로(Marcus Tullius Tiro)가 개발했다고 한다.#
중국이나 일본같은 경우는 컴퓨터 한자 변환이 까다롭고 느리거나, 여러가지 변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수첩에다가 기록한다.
1.1.1. 체계
- 피트만 속기법 : 1837년에 아이작 피트먼(Issac Pitman)이 무성음은 옅게, 유성음은 진하게 기록하는 방식으로 아부기다 형식의 속기법을 창안했다.
- 그레그 속기법
- 뒤퓔레식 속기법 : 에밀 뒤퓔레(Émile Duployé)도 1868년에 마찬가지로 자질 문자 체계의 속기를 만들었다. 다만 효율성은 그레그식이 더 우세적이다.
- 구루트 속기법 : A.W. Groote라는 네덜란드 장관이 말 위에서 대화 내용을 받아적기 위해 개발했다고 한다.
1.1.2. 한국어 수필속기 역사
기록에 의하면 1909년 박여일이 하와이 한인거류민이 간행하는 한국어 신문 신한일보에 조선속기법의 초보이론을 발표(창안 못함)한 것이 시초이다. 국내에서는 1920년 5월 방익환이 매일신보에 '조선문의 속기술'을 처음 발표하였고, 이후 중국 상해에서 1922년 김두봉이 깁더조선말본의 부록에 '날젹', 1927년 김환터가 신조선 창간호에 '우리말속기법'을, 같은 해 엄정우가 동광에 '조선속기술', 1930년 박 송의 '조선속기식', 1934년 김용호가 동래고보교우회지에 '조선어속기법'을, 1935년 강준원이 동아일보에 '조선어속기법신안'으로 각각 연구 발표했으나 속기학을 완성하지 못하고 아마추어 속기에 그치고 말았다.
이러한 일제강점기의 어려운 속기여건과 시대적 상황속에서도 국가적이나 사회적으로 인정된 공식속기록을 가장 먼저 작성했던 것은 1919년 중국 상해에 설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입법기관인 임시의정원(국회)에서 의회속기록을 작성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다가 광복 후 1946년 남조선과도입법의원과 1948년 제헌국회 개원으로 한글체계의 속기라는 기록적 과업과 우리말을 순우리식으로 창안된 진정한 의미의 독립속기의 필요성을 통감하고 한글식속기 연구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1946년 6월 일본어속기사 출신인 일파 장기태가 다선자미문자를 기본으로 한글의 자모와 소리변화에 따르는 복잡한 현상을 변자,실용약자,음절약자로 구성하는 실용적인 '일파식 우리말속기'를 부분 출판함과 더불어 동년 9월 일파식속기사양성소를 설립하면서 프로속기가 시작되었다. 1948년 다선자두문자를 근원으로 해방속기를 저술한 후 동방속기전문학관을 설립해 후진양성에 노력한 일본어 속기사 출신인 이동근의 '동방식속기학', 1989년 9월 일음일필의 한글동선속기문자를 최초로 창안하고 국내에 속기를 널리 전파한 하림 류승화의 '한글속기학' 등이 대표적인 창안속기이다. (출처: 한국속기록학연구원)
사족으로, 대부분의 한국어 수필속기는 다음의 특징들이 있다:
- 1획에 1자를 담고 있다.
- 한 모양 당 한 소리를 담고 있는 우리 속기는 지금까지 없다.
- 받침이 있는 글자의 경우, 다음 글자 이전에 온다.
- 맨 앞 글자의 경우는 따로 글자가 있다.
해방 이후에는 저작권법의 개념이 없는 관계로 그 당시의 계열, 유사속기법식의 대부분이 창안으로 둔갑한 경우가 많았다. 한국속기협회에 의하면 예를 들어서 유사속기를 창안...하기보다는 '''Ctrl+C Ctrl+V 편집만''' 한 남상천이 문교부교과서를 창안했다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고 기록보국 단체라는 것이 의심스럽다고 한다. 그는 한국스마트속기협회의 법식명에서 심지어 자신의 이름까지 들먹이며 창안자 행세를 하고 있다고 한다. 출처
또한 속기협회에 친일파들이 모여서 일본의 바람잡이 역할을 했었다. 심지어 앞에서 말했던 '조선속기식'을 개발한 박 송과 '일파식'을 개발한 장기태도 친일파였다. 이들은 독립 단체들의 기밀 내용을 몰래 속기하여 일본에게 알려준 것으로 추정된다. 참고 이러한 트라우마로 인해서 국내에서는 속기가 일본에서 왔다는 이유로, 속기라는 명칭이 일본의 잔재라는 인식과 의회에서 회의체에 대한 모든 기록을 회의록에 담는다는 의미로 속기과에서 '''의정기록과'''로 명칭을 바꾸기도 하였다. #
1.2. 컴퓨터속기
컴퓨터에 기록하는 속기 방식이다. 일반적인 키보드를 사용하기엔 속도가 느려서 주로 속기 자판을 이용한다. 속기 자판의 구성에 대해서는 해당 문서 참조.
하지만 반드시 속기 자판을 쓰는 건 아니다. iOS에서 iStenoPad라는 이런 컴퓨터 속기를 할 수 있는 어플이 있다. 가격은 4.99$. 또 The Open Steno Project에서 만든 오픈소스(GNU2.0 사용)인 Plover는 n키 롤오버 키보드로도 이와 같은 속기를 가능하게 한다.
오늘날의 속기는 거의 컴퓨터 속기다.
외국 컴퓨터 속기의 역사
1.2.1. 자격증
국가기술자격증으로 한글속기 자격증이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주관하며, 1~3급까지 있다. 종목 특성 상 필기 시험은 없고 실기 시험만 치르는데 대개 4월, 9월에 시험 일정이 잡혀있다. 예전에는 영문속기도 있었으나, 2005년에 폐지되었다.
각 급수별로 연설체, 논설체를 5분 낭독을 받아 쓰고 정확도가 각각 90%이상이어야 합격이다.
2015년부터 1급 연설체의 자수가 320자에서 330자로, 2018년부터 1급 논설체의 자수가 290자에서 300자로 변경되었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짧은 경우 5개월 ~ 1년, 평균 1년 6개월 ~ 2년까지가 1급 취득 필요 기간이다.
실기 시험에서는 속기 전용 키보드[2] 만 사용할 수 있다. 사실상 ''''장비빨''''과 다를 바 없으며, 이는 서민 응시자의 권리을 제한하는 행위다.
일반 키보드로 한글속기 시험에 합격했다가, 이를 목격한 속기사용 키보드 사용자(기득권층)들의 고발로 인해 자격이 무효화되고 응시 제한은 물론 법적 처벌[3] 위기에 놓인 사람도 있다.#
1.3. 속기와 음성인식
속기사 문서 참조.
2. 速棋/速碁
한국의 대표적인 속기 기전인 KBS 바둑왕전의 34회 결승 대국.(그 중 제 1국 영상)
바둑의 용어. 바둑돌을 빠르게 둔다는 뜻으로, 제한시간이 15분 내, 초읽기가 30초 내에 횟수도 짧은 등 빠르게 진행되는 대국을 의미한다. 반대 개념으로는 장고(長考) 바둑이 있다.
본래 과거부터 바둑이라 함은 장고바둑이 주를 이루었다. 대표적인 예시로 과거의 메이저 리그나 다름없던 일본무대서 활약하던 조치훈의 경우를 봐도 한판에 8시간에 달함은 기본이요 승부를 가리는데 날이 지나기도해서 봉수라는 독자적인 규칙도 생겨났을 정도.[4] 이런 느림의 미학(?)에 반발하며 바둑의 쾌속 진행을 추구하고자 생긴 규칙이 속기라 하겠다. 느림의 미학에서 벗어나 발빠른 행마로 기다리는 시간도 줄어들고 초읽기에 쫓기며 떡수(...)가 반강제적으로 생겨나는 촌극이 나오는 등 자체적으로 재미거리가 쏠쏠한 방식이다.
현재 바둑이라는 스포츠가 점점 진부하다는 인식이 생겨나고있어 이를 타파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속기는 발달되어가는 추세다. 게다가 안그래도 시청률이 부진하여 중계를 꺼리는 방송이 바둑 대국방송인데, 장고바둑은 거의 하루를 잡아먹는 러닝타임 때문에 대국방송은 거의 사장되어가는 추세고,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같은 화제성이 큰 방송이 아니고선 그나마도 나오는 방송은 거의 속기 대국 위주로 방송되는 편이다.
이렇다보니 한국이 속기쪽에 강세를 보이는 편이라 이미 예전 세대였던 서능욱, 조훈현[5] 등도 속기에 상당한 일가견을 보여왔다. 그리고 화제성을 추구하는 국제대회선 이전의 장고바둑에서 시간을 대폭 줄인 제한시간(그래봤자 2시간이지만)을 걸며 대회를 진행했고 이전 장고위주의 바둑에서 짧아진 시간에 적응하지 못하는 일본과는 달리 초읽기에도 동요되지 않는 한국기사들의 특성 덕으로 세계대회 우승을 쓸어담았다고도 볼 수 있다.
이렇게 속기의 덕을 많이 본 한국이지만, 최근와서는 한국의 부진에 속기가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속기로 인해 시간에 쫓기느라 수읽기의 깊이가 얕아지는 등 부작용이 생겨나고 있는 추세라 일각에서도 장고 바둑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관련기사 속기도 있고 장고도 있으면 문제가 안 되지만, 한국 바둑 기전들이 죄다 없어지다 보니 속기 기전만 남아서 그렇다. 거의 장고 바둑만 있는 일본 바둑과 대비되는 점이다.
[1] 이렇게 하면 소리의 세기가 구분하기 매우 애매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어 능력이 뛰어나면 이렇게 해도 잘 알아먹을 수도 있다. 독순술 항목 참조.[2] 속기사용 키보드는 평균 30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3]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4] 장고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봉수 문서에 자세히 써있다.[5] 특히 '제비'라는 별명을 받을 정도로 발빠른 행마가 특징이었던 기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