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그렌증후군
1. 개요 및 원인
자가면역질환중의 하나로, 백혈구(lymphocytes)의 눈물샘(lacrimal gland) 및 침샘(salivary gland) 침투로 인해 이 기관들이 파괴되면서 발생하게 된다. 그 외 피부, 폐, 갑상샘 및 간 등에도 침투해 관련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1933년, 스웨덴의 안과 의사 헨리크 쇼그렌(Henrik Sjogren)이 발견하였기에 쇼그렌증후군이라 이름이 붙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9년 기준 신규 쇼그렌증후군 환자 1,615명, 폐침범동반 쇼그렌증후군 환자 524명이 보고되었다. 총누적 환자 수는 2019년 기준 '''21,282명'''이다.
2. 분류
쇼그렌 증후군은 원발성과 속발성으로 나눌수 있다. 다만 증상이 나타났을 때에는 이미 침샘이나 눈물샘이 상당히 파괴된 경우가 많다.
- 원발성(Primary) 쇼그렌 증후군 : 단독으로 발생한다. 주요 증상은 백혈구의 눈물샘과 침샘 침투로 인해 안구 및 구강 건조증. 다른 류머티즘학적 증상이 보이지 않는다.
- 속발성(Secondary) 쇼그렌 증후군 : 류마티스 관절염, 루푸스 및 피부경화증(scleroderma)과 같은 다른 질병들과 동반되어 나타나는 결함조직(connective tissue)의 질환이다.
발병률은 약 0.7%로, 환자의 90%는 여성이고, 10%는 남성이다. 주로 중년(40~50대) 경에 많이 발생하지만, 30대 미만 및 60대 이상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한국의 경우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25만~50만 명의 쇼그렌증후군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한국에서는 류마티스 관절염 다음으로 흔한 자가면역질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통계가 없어서 한국에서는 쇼그렌증후군이지만 진단받지 못한 환자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약 150만~400만 명(전체 인구의 약 0.5~1.3%)의 쇼그렌증후군 환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250만명은 미진단 상태일 것으로 추측된다고 한다.
3. 증상
가장 흔히 안구건조증이 발견된다. 눈이 따갑고 붉어지거나 시야가 흐려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그 다음으로 많이 발견되는 것으로는 구강 건조증 및 충치가 발견될 수 있다. 물론 안구건조증은 정상인의 일상생활에서도 흔히 겪을 수 있는 증상이다. 그러나 쇼그렌증후군 환자의 안구건조증은 그것이 거의 매일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빈번하게 일어나며, 때문에 사람에 따라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게 될 정도이다.
속발성 쇼그렌 증후군으로 인한 관절염, 만성 피로 및 신장염(nephritis)과 혈관염(vasculitis)도 자주 보여지게 된다.
그 외에 근육통과 관절통도 가끔씩 보인다.
쇼그렌증후군 재단에서 발간하는 공보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주요 증상은 굵은 글씨로 표시. 증상 스펙트럼이 엄청나게 넓다.# 이유는 쇼그렌증후군을 일으키는 항체가 몸 전체를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기억력 및 집중력 감소, 자율신경계 기능 부전, 두통
- 안구건조증, 각막궤양 또는 각막감염(건성 각결막염 등), 안검염[1]
- 비강건조증, 재발성 부비동염, 재발성 비알레르기성 비염, 비강내 출혈(코피)
- 구강건조증[2] 구내염, 충치, 씹거나 말하는 것의 불편함
- 이하선 및 침샘의 부어오름 또는 통증
- 삼킴 불편증, 속쓰림[3] , 역류성 식도염
- 피로, 혈관염, 림프종[4] , 피부건조증
- 재발성 기관지염, 간질성 폐질환, 폐렴
- 관절염, 근육통(또는 섬유근육통), 늑막염[5]
- 비정상적인 간기능검사 결과[6] , 만성 활동성 자가면역성 간염, 원발성 담즙성담관염
- 말초신경병증[7] , 레이노 증후군
- 소화불량, 위마비, 자가면역성 췌장염
- 과민성 대장 증후군[8] , 위장관 운동 이상
- 간질성 방광염, 단백뇨
- 질내건조증, 외음부통증 (여성의 경우) / 만성 전립선염 (남성의 경우)
4. 진단
쇼그렌 증후군은 혈내검사에 다양한 항체들이 나타나게 된다. 약 95%이상의 쇼그렌 증후군 환자에게서 ANA 항체가 보여지며, 50% 이상의 환자에게선 류마티스 관절염과 관련된 항체인 RF가 보여지게 된다고 한다. 또한 루푸스 항목에 서술된것 처럼, Ro(SS-A)와 La(SS-B)의 항체가 40-50%의 쇼그렌 증후군 환자에게서 보여지기도 하는데, 이때 특히 Ro(SS-A) 항체가 발견된 환자군에서 신생아 루푸스의 발병률이 매우 높다고 한다. 다만, 존스홉킨스대학교 쇼그렌증후군센터에 따르면 ANA 항체 음성이 반드시 쇼그렌증후군을 배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하며, ANA 항체 양성은 정상인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정확한 진단은 쉬르머 검사(Schirmer Test)[10] 를 통해 눈물샘의 눈물 분비를 측정하거나, 침샘 생검(salivary gland biopsy), 각막 및 결막 염색 검사, 혈액내 항체 검사 등을 통해 내리게 된다[11] .
정리하면, 대개 다음과 같은 조건 중 일정 개수 이상을 만족하면 쇼그렌증후군으로 확진하게 된다. 보통 ACR/EULAR에서 제시한 조건표를 바탕으로 확진하는데, 다음 5개 조건 중 만족하는 조건의 점수 총합이 9점 중 4점을 넘으면 확진 판정을 내린다. 다만 이것은 속발성 쇼그렌증후군에 대해서는 잘 맞지 않다.
참고로 쇼그렌증후군의 임상증상이 나타나기 약 4~6년 전부터 자가항체(ANA, Anti-SSA(Ro), Anti-SSB(La) 등)가 형성되기 시작한다는 스웨덴의 바이오뱅크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임상증상이 나타나고 나서 쇼그렌증후군으로 진단받기까지 평균 약 7년(3 - 11)이 소요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어떤 환자가 쇼그렌증후군으로 진단받았다면 그 사람은 이미 평균 약 7년 전부터 증상이 나타났을 확률이 높으며, 그리고 그런 임상증상이 나타나기 약 4~6년 전부터 이미 몸에서 자가항체가 생겼을 확률이 높다고 볼 수 있다.
5. 치료
안구 및 구강 건조증은 콜린작동제(cholinergic agonist)인 필로카프린(Pilocarpine) 및 Cevimeline을 이용해, 샘들의 분비물을 촉진 시키게 된다. 그 외 인공눈물을 통해 건조증의 증상을 완화하고, 구강을 청결히 관리해 다른 합병증을 예방하게 된다.
관절염등의 증상은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NSAID) 및 스테로이드계열의 약물을 이용해 증상을 완화시키게 된다.
한국에서는 희귀질환으로 지정되어 있어, 산정특례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전체 본인부담의 10%만 내면 된다.
6. 기타
앞에서 언급했듯, 쇼그렌증후군 환자의 경우 장기적으로 림프종이 발병할 확률이 높아진다(증세 발현 20년 후 5%). 다음에 해당한다면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자. 위험인자에 해당한다면 검사받기를 강력히 권장한다. 비단 위험인자가 아니더라도(예: 젊은 남성) 아래 조건에 둘 이상 해당한다면 검사를 받아볼 것.
- 안구건조증, 또는 구강건조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 전에 없던 안구건조증이나 구강건조증이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질 경우
- 심한 안구건조증, 또는 구강건조증과 더불어 심한 피로, 근육통, 관절통, 말초신경병증 등이 동반될 경우
- 위험인자(risk factor) : 40세 이상의 여성(특히 폐경기 이후), 쇼그렌증후군 관련 집안 내력이 있는 경우, 루푸스나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고 있는 경우
- 적어도 한쪽 눈에서, 쉬르머 검사에서 5분에 젖은 종이 길이가 15mm(국소마취제 점안 미시행)/5mm(국소마취제 점안 시행) 이하
- 적어도 한쪽 눈에서, 안구 표면 염색 검사에서 건조 지수가 12점 만점에 5점 이상.
- SPEED 설문 조사 점수에서 발생빈도 및 심각도 점수가 6점 이상, 또는 OSDI 지수가 100점 만점에 33점 이상.
쇼그렌증후군은 전신성 자가면역질환이기에, 병역판정검사에 의하여 정도에 따라 5급 또는 6급을 받는다. 사실 자가면역질환 중에서는 제일 유한(?) 편이긴 하다. 그러나 아무래도 림프종이라는 최악의 합병증 가능성 때문이고 비단 침샘과 눈물샘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장기가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증상의 정도는 사람에 따라 크게 편차가 있다. 어떤 사람은 증상의 정도가 매우 경미한 반면, 어떤 사람은 증상이 심각해서 일상생활에 극심한 지장을 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쇼그렌증후군으로 인해 눈이 너무 부셔서[15] 운전을 못 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미국 같은 데에서는 이러면 말 그대로 쥐약이다.
문제는 한국에서 쇼그렌증후군이 의외로 잘 안 알려져서 정확한 환자수 통계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는 것. 한국에서 보고되는 비율은 공식적으로는 인구 10만 명당 2.3명 정도이지만, 실제 총 환자 수는 25만~50만 명으로 추정된다. 전체 인구의 약 1%가 쇼그렌증후군 환자로 추정된다는 뜻이다.
거기에다가 처음 나타나는 증상들은 일상에서도 겪을 수 있는 사소한 것들(안구건조증 등)과 같아서 대수롭지 않게 넘기다가 수 년 뒤에 증상이 심각해져서 버틸 수 없을 지경이 되었을 때 그제서야 대학병원에 가서 겨우 진단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그 시점에서는 이미 침샘과 눈물샘이 상당히, 또는 심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파괴되었을 확률이 높다. 그러니 위에 제시한 조건에 둘 이상 해당하면 검사를 꼭 받아보자. 모든 질병은, 초기에 발견해야 치료 성공률이 높아진다.
그리고 확진판정을 받아서 치료 중이라면, 정기적으로 간 및 비장 검사를 받자. 가끔씩 비장비대를 일으키기 때문이며, 비장비대가 일어날 경우 수술을 통해 절제해야할 수도 있다.
7. 이 병을 앓고 있는 유명인
- 샤넌 복스(Shannon Boxx) - 미국의 여자 축구 선수. 현재는 은퇴했으며, 쇼그렌증후군과 루푸스 둘 다 앓고 있다.
- 비너스 윌리엄스(Venus Williams) - 미국의 여자 테니스 선수. 31세(2011년)에 쇼그렌증후군 진단을 받았다.[16]
[1] 전체 쇼그렌증후군 환자의 최대 2/3 정도가 안검염에 의한 안구건조증을 호소한다. 여기서 안검염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다래끼도 포함하는 좀 넓은 범위의 용어이다. 간단히 말해 눈꺼풀에 생긴 염증.[2] 물을 얼마나 많이 마시는지는 상관 없다.[3] 쇼그렌증후군 환자들이 정상인들에 비해 속쓰림에 더 자주 시달린다. 이유는 침샘 분비량 감소.[4] 쇼그렌증후군 환자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최악의 합병증.[5] 류마티스관절염 연관 쇼그렌증후군의 경우.[6] AST, ALT, GPT 등의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경우가 드물게 있다.[7] 의외로 사람들이 많이 넘어가는 질병이다. 그러나 일부 사례보고에서 말초신경병증이 안구건조증이나 구강건조증이 나타나기 전 전조증상이었던 사례가 나오고 있다.[8] 약 40%의 쇼그렌증후군 환자가 과민성 대장 증후군에 시달린다.#[9] Meibomian gland dysfunction[10] 국소마취제를 점안 후 35mm 길이의 Whatman 41 규격 필터지를 의사가 환자의 아래 눈꺼풀 밑에 걸쳐 놓고 눈을 감은 뒤, 5분간 둔다. 그리고 눈을 떠서 의사가 걸쳐진 종이를 빼낸 후 적셔진 종이 길이를 측정하는 검사이다. 15mm 이상이 정상이며, 5~15mm는 경도~중등도 안구건조증, 5mm 이하일 경우 중증 안구건조증으로 본다. 만약 국소마취제 점안 없이 시행할 경우 15mm 이하는 안구건조증으로 본다. 사실 이것만으로 확진하기에는 모자라므로, 위의 항체 검사 등을 통한 검사 결과들을 바탕으로 판정을 내린다.[11] 대부분의 환자에겐 확진을 위한 생검을 시행하지 않는다. 다른 검사법에 비해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12] 참고치: 0.0~0.6, 이 값을 훨씬 넘으면 양성. 단, 전체 쇼그렌증후군 환자의 60~80%만이 이 항목을 만족한다. 그래서 Anti-SSA(Ro)나 Anti-SSB(La)가 음성이 나오면 밑의 입술 침샘 생검을 추가로 시행해야 한다.[13] 예: 5분간 아무런 행동 없이 가만히 있은 후 시험관에 뱉은 침의 양이 0.5mL 이하.[14] 민감도 96%, 특이도 96%[15] 빛에 매우 민감해진다. 이를 가리켜 hypersensitivity to light라고 한다.[16] 당시 몇 년간 피로와 싸웠다고 밝혔는데, 그 만성피로의 원인이 알고 보니 쇼그렌증후군이었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