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낵 컬처
Snack Culture
Snack Culture. 주로 가벼운 볼거리를 이용해 짧은 시간에 간편하게 즐기는 문화를 뜻한다. 시간과 장소에 별다른 구애를 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스낵(과자,간식)과 같다 해서 '''스낵 컬처'''라고 이름지어졌다.
상기에서는 문화라 기재하였지만, 실상은 스마트폰의 발달과 정보의 범람, 현대인의 쉽고 빠르게 재미있는 문화를 소비하고자 하는 니즈가 결합되어 탄생한 문화소비현상을 가리키는 경우가 태반이다. 물론 이런 문화소비현상을 또 다른 문화라 칭하기 때문에 스낵 컬처라는 용어가 탄생했다.
스낵 컬처라는 용어가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대략 2010년대로,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면서 함께 인지도가 높아지기 시작한 단어이다. 소설, 웹툰은 물론이고 게임계에서도 스마트폰을 새로운 소비 창구로 보기 시작하면서 '어떻게 하면 스마트폰에서 (자기 회사의) 콘텐츠를 소모하게 할 수 있을까?'라는 주제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다. 한편으로 소비자 역시 휴대폰에 인터넷 소통의 개념을 접목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짧은 시간에 만족도가 높은 콘텐츠를 다량으로 소비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 데 반해 콘텐츠는 매일매일 제곱 수준으로 불어나는 상황에서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짧은 시간 안에 다량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밖에 답이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소비자의 니즈와 콘텐츠 공급자의 니즈가 만나 이루어진 것이 바로 스낵 컬처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공급자의 입장에서는 소비자가 짧은 시간에 큰 만족을 느낄 수 있는 공감 소재를 적극 활용한 짧은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공급하기 시작했고, 소비자는 짧은 시간에 큰 만족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소비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90%대에 육박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콘텐츠가 스낵 컬처의 기조를 기반으로 제작되고 있으며, 수많은 사용자들이 스낵 컬처를 기반으로 제작된 콘텐츠를 소모하고 있다.
위에서도 지속적으로 상기했지만 '''짧고 굵은 콘텐츠'''가 스낵 컬처의 주 핵심이다. 스낵 컬처를 기반으로 했다고 여길 수 있는 콘텐츠들은 '1분만에 현웃'이라든지 'XX짤'이라든지 등 아주 짧은 순간에 소비자로 하여금 본능에 가까운 재미를 안겨주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의 콘텐츠가 이런 짧은 '''임팩트'''에 목숨을 걸고 있다.
짧은 시간 안에 소비자를 이해시키고 웃기든가 감동을 주든가 등 어떤 감정을 유발시켜야 하기 때문에, 스낵 컬처는 '글자'보다 '시각적인 형태'로 구성되는 경향이 강하다. 흔히 말하는 짤방도 가볍게 즐기는 스낵 컬처와 같은 니즈에서 출발했으며, 로딩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동영상을 대신하는 GIF식 짤방도 수없이 만들어졌다. 유튜브에서 만들어지는 대부분의 영상들도 길어봐야 10분 내외로 구성되고 있는 수준. 아무리 글자를 통한 이야기 전달이 중요한 콘텐츠라 해도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그림이나 영상이 들어가는 상황이며, 글을 읽는 것에 부담을 느끼지 않게끔 하는 카드뉴스도 여기저기서 만들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그렇다고 '글자'가 스낵 컬처에 불리한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글자'로 구성되는 콘텐츠 역시 다양한 방면으로 진화했는데,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썰이다. '여자친구와 헤어진 썰'이라든지 '황당한 상황을 겪은 썰'이라든지 등 썰의 개념이 들어가 있는 게시물들을 보면 알겠지만 대개의 썰들은 읽는 데에 부담되지 않는 짧은 길이 안에 소비자의 동감과 동정심, 재미 등을 유도하는 글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이 썰이 진화하여 카카오톡 대화창이 되는 등, 더 간결하고 직설적인 언어로 빠르게 재미와 공감을 주는 방식들도 등장하고 있다. 속담이나 속어에 비견할 만큼 수없이 많이 탄생한 유행어들도 그 사용목적이 짧은 시간 안에 소비자와 같은 공감대를 만드는 것에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유행어 역시 스낵 컬처로 인해 탄생한 한 줄기의 문화라고 볼 수 있다.
스낵 컬처의 최대 장점 중 하나는 역시 누가 뭐라 해도 짧고 굵은 재미이다. 스낵 컬처를 기조로 만들어진 콘텐츠는 짧은 시간 안에 소비할 수 있고,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쉬운 소재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자신이 이해하고 웃거나 공감하는 데에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또한 물리적으로 짧기 때문에 단시간에 많은 양을 생산해 유통시킬 수 있다. 이는 출판처럼 한 권의 콘텐츠를 담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미와 같으며, 크리에이터는 한 개의 콘텐츠를 빠르게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자신이 생각한 콘텐츠를 끊임없이 유통시킬 수 있다.
또 콘텐츠 제작이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기 때문에 콘텐츠 제작을 결심하게 된 시기의 이슈나 뉴스거리를 담기에도 유리한 구조를 지니게 된다. 책이나 CD 등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한 번거로운 절차가 없기 때문에, 이슈거리가 등장할 때마다 크리에이터 각자의 시선으로 웹툰, 동영상, 하다못해 비판글과 같은 콘텐츠를 수두룩하게 쏟아낼 수 있다. 크리에이터는 이렇게 만들어진 자신의 콘텐츠를 통해 이슈를 몰랐던 사람에게는 이슈에 대한 지식 전달을, 이슈를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이슈에 대한 공감대 형성 등을 이룩해 낼 수 있다.
그리고 스낵 컬처 콘텐츠가 짧기 때문에 발생하는 또 다른 장점은 바로 파급력이 좋고 전달이 굉장히 빠르다는 점이다. 가장 좋은 예가 만화인데, 같은 만화더라도 웹툰과 월간잡지 만화는 파급력에 있어 큰 차이가 있고 소비자의 숫자도 천지차이이다. 또한 최대 일주일에 한 개 만들어지는 웹툰의 경우 별도의 번거로운 가공 절차 없이 특정 사이트에 올리기만 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짧은 시간 안에 소비할 수 있다. 그 웹툰이 재밌어서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는 과정도 심플한 건 덤. 정반대로 월간지로 바꿔서 월간지 만화를 사서 읽고 누군가에게 추천하는 과정을 생각해 보면, 웹툰과 같은 스낵 컬처의 파급력이 얼마나 더 빠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스낵 컬처가 가져온 문제점 중 하나는 '조회수'가 가져오는 비인기 콘텐츠에 대한 처우이다. 비인기 크리에이터는 자신의 콘텐츠를 게시하거나 읽게 만들 창구가 하나밖에 없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크리에이터가 여러 사람과 공감하거나 비판을 재기하고자 만든 콘텐츠가 결국 소수의 몇몇에게만 전달되므로 해당 콘텐츠는 여러 사람들에게 전파되지 못하고 쉽고 빠르게 묻히며, 이는 결과적으로 크리에이터가 제작 결과물의 인기도에 따라 매번 불안정한 수입을 얻게 되는 결과를 야기한다.
이 문제가 심화되면 현대 사회의 시의성, 이슈성에 맞는 관련 콘텐츠만을 생산하려는 기조로 변질되어 크리에이터들의 상상력과 콘텐츠 내용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크리에이터가 콘텐츠 제작의 기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를 소비할 소비자가 기준이 되므로, 크리에이터가 가진 개개인의 콘텐츠 성향이나 문제 제기의 가능성은 자연스레 상실된다. 이는 사회적으로 정보의 통제를 불러오기 쉬운 구조를 만들어내며, 소비자 입장에서도 '올라온 건 많은데 볼 게 없다.'는 인상을 주게 되고, 자연히 인기가 높은 특정 장르 외의 분야에 대해서는 크리에이터와 소비자 모두 비판도 공감도 재기하지 않으려는 풍조를 만들게 된다.
또 인기도에 모든 것이 좌지우지되는 스낵 컬처의 특성 상, 말초적인 재미를 노리는 콘텐츠의 비중이 점점 증가하게 된다. 보고 웃기만 하면 되는 몸개그나 밈, 짤방 등에서는 소비자 개개인이 생각하거나 개입할 여지가 주어지지 않는다. 이는 역으로 말해 말초적인 재미만을 추구하는 콘텐츠로 도배해 버리면 소비자(또는 국민)의 이성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의미와 같으며, 소비자가 곧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인터넷 문화에서 여론이나 비판이 발생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전두환 통치 시대의 3S정책이 그 좋은 예이다.
한편으로 하루에도 몇 개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정 반대로 말해서 크리에이터의 상상력이나 콘텐츠 제작에 대한 의욕을 빠르게 감퇴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소비자 입장에서야 재미있는 콘텐츠가 있고 그것이 수시로 올라온다면 기쁜 일이지만, 지속적으로 인기를 얻고 많은 조회수와 소비자를 끌어모아야 하는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매번 다른 소재, 다른 콘텐츠를 제작해야 하므로 물리적으로 하루 한 개 만들 콘텐츠를 하루 몇 개를 만드는 상황에 처하기 쉽다.
이러한 스낵 컬처의 기조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에게도 문제를 발생시키는데, 이유인즉 콘텐츠가 짧은 시간에 너무 대량으로 유통되기 때문에 소비자와 콘텐츠를 연결해야 하는 플랫폼의 입장으로서는 어떤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유통시킬지에 대한 권력을 가지기 쉽다. 어차피 플랫폼에 올라온 콘텐츠는 많으므로 자기가 가진 플랫폼에 유리한 콘텐츠만 소비자에게 추천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는 자연히 콘텐츠에 대한 플랫폼의 자의적인 취사선택 구조를 만들어내며, 돈을 들여 운영하는 사기업 플랫폼의 경우 사회적/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어떤 콘텐츠는 올리고 어떤 콘텐츠는 아예 노출이 되지 않게끔 하는 독과점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스낵컬쳐의 단발성이 대두될수록 긴 호흡을 가진 문화는 시장에서 도태된다. 깊이 있는 이야기에는 어느 정도의 길이가 필요하다[1] 는 것이 정론인데 스낵컬쳐만 양산되는 문화에서는 사람의 마음을 흔들 이야기가 만들어지기 힘들다. 100자 만으로 자신의 인생을 모두 표현하라면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듯이... 그러나 사람들은 100자 이내에서 모든 것을 갖길 원한다. 웹소설은 긴 분량을 가지고 있으나 자세히 보면 짧은 기승전결의 반복이다. 독자들이 기다리다 지치지 않도록 최대한 빠르게 시작하고 매듭짓는다. 그리고 연재라는 틀 안에서 이 사이클을 반복한다. 더 많이 보고 싶으면 사이다패스문서 참고.
장점이 어떻고 단점이 어떻든 간에 현대의 스낵 컬처는 이러한 사항들을 고스란히 답습하면서 사용자의 인터넷 습관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스낵 컬처와 다소 동떨어진 창작 소설이나 영상 등은 직접 찾거나 누군가에게 추천을 받지 않는 이상 그 콘텐츠가 존재한다는 것조차 알기 어려우며,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콘텐츠들의 태반이 일반 소비자들에게 인기 있는 장르나 특정 이슈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확실히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어야 하거나 큰 이슈가 될 만한 콘텐츠는 스낵 컬처의 힘을 빌어 여러 사람들에게 전파되기도 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사건으로, 이 시기에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게이트를 비꼬는 수많은 짤방과 영상, 비판글이 만들어지면서 대중에게 사건의 심각도를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현대에서도 스낵 컬처는 대부분의 콘텐츠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 몇 번 상기했던 웹툰, 짤방, 등도 짧고 재밌는 것을 쉽게 이해하고 소비하고자 하는 인터넷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모바일 게임도 장기간 붙잡고 진행해야 하는 게임보다는 캐주얼한 미니게임이나 자동사냥이 달린 MMORPG 게임 위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스마트폰의 보급과 인터넷 문화의 발달, 자가용이 아닌 대중교통 이용시간이 증가하면서, 스낵컬처 문화에 대한 소비가 높아졌고, 시장이 커지게 되었다. 가장 대표적인 스낵컬처로서, 웹툰과 웹소설이 크게 자리매김하였다. 현대에는 갈수록 웹툰 등에 대해 분량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는 추세이며, 그 안티테제로 "짧게, 자주, 가볍게" 를 추구하는 웹툰들도 등장했다. 실제로 이러한 작품들이 표방하는 바는 스낵 컬처의 철학에 굉장히 잘 부합한다.
1. 의미
Snack Culture. 주로 가벼운 볼거리를 이용해 짧은 시간에 간편하게 즐기는 문화를 뜻한다. 시간과 장소에 별다른 구애를 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스낵(과자,간식)과 같다 해서 '''스낵 컬처'''라고 이름지어졌다.
2. 상세
2.1. 발생 배경
상기에서는 문화라 기재하였지만, 실상은 스마트폰의 발달과 정보의 범람, 현대인의 쉽고 빠르게 재미있는 문화를 소비하고자 하는 니즈가 결합되어 탄생한 문화소비현상을 가리키는 경우가 태반이다. 물론 이런 문화소비현상을 또 다른 문화라 칭하기 때문에 스낵 컬처라는 용어가 탄생했다.
스낵 컬처라는 용어가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대략 2010년대로,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면서 함께 인지도가 높아지기 시작한 단어이다. 소설, 웹툰은 물론이고 게임계에서도 스마트폰을 새로운 소비 창구로 보기 시작하면서 '어떻게 하면 스마트폰에서 (자기 회사의) 콘텐츠를 소모하게 할 수 있을까?'라는 주제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다. 한편으로 소비자 역시 휴대폰에 인터넷 소통의 개념을 접목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짧은 시간에 만족도가 높은 콘텐츠를 다량으로 소비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 데 반해 콘텐츠는 매일매일 제곱 수준으로 불어나는 상황에서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짧은 시간 안에 다량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밖에 답이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소비자의 니즈와 콘텐츠 공급자의 니즈가 만나 이루어진 것이 바로 스낵 컬처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공급자의 입장에서는 소비자가 짧은 시간에 큰 만족을 느낄 수 있는 공감 소재를 적극 활용한 짧은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공급하기 시작했고, 소비자는 짧은 시간에 큰 만족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소비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90%대에 육박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콘텐츠가 스낵 컬처의 기조를 기반으로 제작되고 있으며, 수많은 사용자들이 스낵 컬처를 기반으로 제작된 콘텐츠를 소모하고 있다.
2.2. 특징
위에서도 지속적으로 상기했지만 '''짧고 굵은 콘텐츠'''가 스낵 컬처의 주 핵심이다. 스낵 컬처를 기반으로 했다고 여길 수 있는 콘텐츠들은 '1분만에 현웃'이라든지 'XX짤'이라든지 등 아주 짧은 순간에 소비자로 하여금 본능에 가까운 재미를 안겨주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의 콘텐츠가 이런 짧은 '''임팩트'''에 목숨을 걸고 있다.
짧은 시간 안에 소비자를 이해시키고 웃기든가 감동을 주든가 등 어떤 감정을 유발시켜야 하기 때문에, 스낵 컬처는 '글자'보다 '시각적인 형태'로 구성되는 경향이 강하다. 흔히 말하는 짤방도 가볍게 즐기는 스낵 컬처와 같은 니즈에서 출발했으며, 로딩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동영상을 대신하는 GIF식 짤방도 수없이 만들어졌다. 유튜브에서 만들어지는 대부분의 영상들도 길어봐야 10분 내외로 구성되고 있는 수준. 아무리 글자를 통한 이야기 전달이 중요한 콘텐츠라 해도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그림이나 영상이 들어가는 상황이며, 글을 읽는 것에 부담을 느끼지 않게끔 하는 카드뉴스도 여기저기서 만들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그렇다고 '글자'가 스낵 컬처에 불리한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글자'로 구성되는 콘텐츠 역시 다양한 방면으로 진화했는데,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썰이다. '여자친구와 헤어진 썰'이라든지 '황당한 상황을 겪은 썰'이라든지 등 썰의 개념이 들어가 있는 게시물들을 보면 알겠지만 대개의 썰들은 읽는 데에 부담되지 않는 짧은 길이 안에 소비자의 동감과 동정심, 재미 등을 유도하는 글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이 썰이 진화하여 카카오톡 대화창이 되는 등, 더 간결하고 직설적인 언어로 빠르게 재미와 공감을 주는 방식들도 등장하고 있다. 속담이나 속어에 비견할 만큼 수없이 많이 탄생한 유행어들도 그 사용목적이 짧은 시간 안에 소비자와 같은 공감대를 만드는 것에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유행어 역시 스낵 컬처로 인해 탄생한 한 줄기의 문화라고 볼 수 있다.
2.3. 장점
스낵 컬처의 최대 장점 중 하나는 역시 누가 뭐라 해도 짧고 굵은 재미이다. 스낵 컬처를 기조로 만들어진 콘텐츠는 짧은 시간 안에 소비할 수 있고,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쉬운 소재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자신이 이해하고 웃거나 공감하는 데에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또한 물리적으로 짧기 때문에 단시간에 많은 양을 생산해 유통시킬 수 있다. 이는 출판처럼 한 권의 콘텐츠를 담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미와 같으며, 크리에이터는 한 개의 콘텐츠를 빠르게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자신이 생각한 콘텐츠를 끊임없이 유통시킬 수 있다.
또 콘텐츠 제작이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기 때문에 콘텐츠 제작을 결심하게 된 시기의 이슈나 뉴스거리를 담기에도 유리한 구조를 지니게 된다. 책이나 CD 등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한 번거로운 절차가 없기 때문에, 이슈거리가 등장할 때마다 크리에이터 각자의 시선으로 웹툰, 동영상, 하다못해 비판글과 같은 콘텐츠를 수두룩하게 쏟아낼 수 있다. 크리에이터는 이렇게 만들어진 자신의 콘텐츠를 통해 이슈를 몰랐던 사람에게는 이슈에 대한 지식 전달을, 이슈를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이슈에 대한 공감대 형성 등을 이룩해 낼 수 있다.
그리고 스낵 컬처 콘텐츠가 짧기 때문에 발생하는 또 다른 장점은 바로 파급력이 좋고 전달이 굉장히 빠르다는 점이다. 가장 좋은 예가 만화인데, 같은 만화더라도 웹툰과 월간잡지 만화는 파급력에 있어 큰 차이가 있고 소비자의 숫자도 천지차이이다. 또한 최대 일주일에 한 개 만들어지는 웹툰의 경우 별도의 번거로운 가공 절차 없이 특정 사이트에 올리기만 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짧은 시간 안에 소비할 수 있다. 그 웹툰이 재밌어서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는 과정도 심플한 건 덤. 정반대로 월간지로 바꿔서 월간지 만화를 사서 읽고 누군가에게 추천하는 과정을 생각해 보면, 웹툰과 같은 스낵 컬처의 파급력이 얼마나 더 빠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2.4. 단점
스낵 컬처가 가져온 문제점 중 하나는 '조회수'가 가져오는 비인기 콘텐츠에 대한 처우이다. 비인기 크리에이터는 자신의 콘텐츠를 게시하거나 읽게 만들 창구가 하나밖에 없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크리에이터가 여러 사람과 공감하거나 비판을 재기하고자 만든 콘텐츠가 결국 소수의 몇몇에게만 전달되므로 해당 콘텐츠는 여러 사람들에게 전파되지 못하고 쉽고 빠르게 묻히며, 이는 결과적으로 크리에이터가 제작 결과물의 인기도에 따라 매번 불안정한 수입을 얻게 되는 결과를 야기한다.
이 문제가 심화되면 현대 사회의 시의성, 이슈성에 맞는 관련 콘텐츠만을 생산하려는 기조로 변질되어 크리에이터들의 상상력과 콘텐츠 내용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크리에이터가 콘텐츠 제작의 기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를 소비할 소비자가 기준이 되므로, 크리에이터가 가진 개개인의 콘텐츠 성향이나 문제 제기의 가능성은 자연스레 상실된다. 이는 사회적으로 정보의 통제를 불러오기 쉬운 구조를 만들어내며, 소비자 입장에서도 '올라온 건 많은데 볼 게 없다.'는 인상을 주게 되고, 자연히 인기가 높은 특정 장르 외의 분야에 대해서는 크리에이터와 소비자 모두 비판도 공감도 재기하지 않으려는 풍조를 만들게 된다.
또 인기도에 모든 것이 좌지우지되는 스낵 컬처의 특성 상, 말초적인 재미를 노리는 콘텐츠의 비중이 점점 증가하게 된다. 보고 웃기만 하면 되는 몸개그나 밈, 짤방 등에서는 소비자 개개인이 생각하거나 개입할 여지가 주어지지 않는다. 이는 역으로 말해 말초적인 재미만을 추구하는 콘텐츠로 도배해 버리면 소비자(또는 국민)의 이성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의미와 같으며, 소비자가 곧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인터넷 문화에서 여론이나 비판이 발생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전두환 통치 시대의 3S정책이 그 좋은 예이다.
한편으로 하루에도 몇 개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정 반대로 말해서 크리에이터의 상상력이나 콘텐츠 제작에 대한 의욕을 빠르게 감퇴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소비자 입장에서야 재미있는 콘텐츠가 있고 그것이 수시로 올라온다면 기쁜 일이지만, 지속적으로 인기를 얻고 많은 조회수와 소비자를 끌어모아야 하는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매번 다른 소재, 다른 콘텐츠를 제작해야 하므로 물리적으로 하루 한 개 만들 콘텐츠를 하루 몇 개를 만드는 상황에 처하기 쉽다.
이러한 스낵 컬처의 기조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에게도 문제를 발생시키는데, 이유인즉 콘텐츠가 짧은 시간에 너무 대량으로 유통되기 때문에 소비자와 콘텐츠를 연결해야 하는 플랫폼의 입장으로서는 어떤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유통시킬지에 대한 권력을 가지기 쉽다. 어차피 플랫폼에 올라온 콘텐츠는 많으므로 자기가 가진 플랫폼에 유리한 콘텐츠만 소비자에게 추천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는 자연히 콘텐츠에 대한 플랫폼의 자의적인 취사선택 구조를 만들어내며, 돈을 들여 운영하는 사기업 플랫폼의 경우 사회적/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어떤 콘텐츠는 올리고 어떤 콘텐츠는 아예 노출이 되지 않게끔 하는 독과점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스낵컬쳐의 단발성이 대두될수록 긴 호흡을 가진 문화는 시장에서 도태된다. 깊이 있는 이야기에는 어느 정도의 길이가 필요하다[1] 는 것이 정론인데 스낵컬쳐만 양산되는 문화에서는 사람의 마음을 흔들 이야기가 만들어지기 힘들다. 100자 만으로 자신의 인생을 모두 표현하라면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듯이... 그러나 사람들은 100자 이내에서 모든 것을 갖길 원한다. 웹소설은 긴 분량을 가지고 있으나 자세히 보면 짧은 기승전결의 반복이다. 독자들이 기다리다 지치지 않도록 최대한 빠르게 시작하고 매듭짓는다. 그리고 연재라는 틀 안에서 이 사이클을 반복한다. 더 많이 보고 싶으면 사이다패스문서 참고.
2.5. 현재
장점이 어떻고 단점이 어떻든 간에 현대의 스낵 컬처는 이러한 사항들을 고스란히 답습하면서 사용자의 인터넷 습관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스낵 컬처와 다소 동떨어진 창작 소설이나 영상 등은 직접 찾거나 누군가에게 추천을 받지 않는 이상 그 콘텐츠가 존재한다는 것조차 알기 어려우며,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콘텐츠들의 태반이 일반 소비자들에게 인기 있는 장르나 특정 이슈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확실히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어야 하거나 큰 이슈가 될 만한 콘텐츠는 스낵 컬처의 힘을 빌어 여러 사람들에게 전파되기도 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사건으로, 이 시기에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게이트를 비꼬는 수많은 짤방과 영상, 비판글이 만들어지면서 대중에게 사건의 심각도를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현대에서도 스낵 컬처는 대부분의 콘텐츠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 몇 번 상기했던 웹툰, 짤방, 등도 짧고 재밌는 것을 쉽게 이해하고 소비하고자 하는 인터넷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모바일 게임도 장기간 붙잡고 진행해야 하는 게임보다는 캐주얼한 미니게임이나 자동사냥이 달린 MMORPG 게임 위주로 인기를 얻고 있다.
2.6. 한국에서
대한민국에서는 스마트폰의 보급과 인터넷 문화의 발달, 자가용이 아닌 대중교통 이용시간이 증가하면서, 스낵컬처 문화에 대한 소비가 높아졌고, 시장이 커지게 되었다. 가장 대표적인 스낵컬처로서, 웹툰과 웹소설이 크게 자리매김하였다. 현대에는 갈수록 웹툰 등에 대해 분량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는 추세이며, 그 안티테제로 "짧게, 자주, 가볍게" 를 추구하는 웹툰들도 등장했다. 실제로 이러한 작품들이 표방하는 바는 스낵 컬처의 철학에 굉장히 잘 부합한다.
[1] 로버트 맥기, 시나리오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