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마이
1. 개요
주로 무대와 방송같은 극 형태에서 별볼일 없는 3류 스타일을 말할 때 흔히 사용하는 은어이자 수식어.
어디에든지 간에 갖다붙이기만 하면 물건이든 뭐든 간에 싸구려 취급받는 특징이 있고 쌈마이 영화, 쌈마이 게임, 쌈마이 스토리 등등 바리에이션도 다양하다. '싼마이' 등으로 발음될 때도 있다. 아래 유래와 더불어 뜻 때문에 '싼티', '싸구려' 등이 연상되기 때문인 듯 하다.
2. 어원
어원은 일본 가부키의 三枚目(さんまいめ, 산마이메[1] ). 가부키에서는 공연 때마다 간판에 출연배우들을 적어서 전시해 놨는데,
- 첫 장째에는 극의 메인을 담당하는 주인공.
- 두 장째에는 인기 좋고 수많은 팬을 가진 젊은 미남미녀 배우.
- 세 장째에는 극의 코미디를 담당하는 조연.
- 네 장째에는 탄탄한 연기력을 보장하는 중견 배우.
- 다섯 장째에는 극의 악역을 담당하는 조연.
- 여섯 장째에는 악역으로 등장하지만 사실 가슴아픈 과거를 가진 캐릭터 역.
- 일곱 장째에는 극의 흑막이나 최종 보스.
- 여덟 장째에는 극좌의 단장.
3. 한국에서의 용례
한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영화, 방송계에서 은어로 사용되었는데, 대체로 '''싸구려''' 내지 '''B급'''을 의미하는 말이었다. 쉽게 말해 영화계의 양산형 판타지 소설. 특히 1970년대는 스크린쿼터제 덕분에 이러한 쌈마이 물의 대폭주 시대였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1990년대에 접어들자 이 단어는 굉장히 부정적인 뜻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일본어 유입 단어가 전반적으로 저속하게 여겨지는 것도 있는 데다가 '쌈마이물'이라고 하면 1970년대의 저질스러운 영화들을 연상시켰기 때문.
그러나 여기서 약간 더 시간이 지나 21세기가 되자 이런 상황이 재역전. 아예 뭔가 대놓고 구닥다리거나 싸구려를, 촌스러운 옛날 스타일을 지향해서 우스꽝스러움을 추구하거나, 남자의 로망이나 남성미같은 것을 고의적으로 부각시켜 코믹한 장치로 사용하는, 즉, 왠지 병신같지만 멋있어라는 느낌을 주는 표현방식으로 쓰이게 되었다. 결국 지상파 방송에서 사용하는 용어는 아니지만, 업계나 팬들 사이에서는 준 공식용어화.
이렇게 대놓고 쌈마이를 추구하는 작품으로는, 스웨덴 독립영화 쿵 퓨리와 류승완 감독의 다찌마와 리가 유명하다.[2] 임원희는 이 작품에서 선보인 쌈마이 연기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개그맨 최양락같은 경우는 쌈마이 대사를 맛깔나게 치는 것으로 매우 인정받는다. 더 많은 예시는 키치 항목도 참조.
대놓고는 아니지만 현 시대 프로레슬링의 흥행은 쌈마이적인 스타일을 기본적으로 유지한다. 철저하게 근육질 남성이 중심인 컨텐츠이기도 하고 주 시청층 역시 어린아이, 젊은 남성위주다보니 쌈마이 성향이 강한 편. 메이저단체인 WWE는 물론 타 대형단체나 인디단체들 역시 쌈마이성이 강하다.
4. 기타
2012년 2월 22일에 방영된 라디오 스타(황금어장) 연기 아이돌편에 출연한 TraxX의 제이[3] 가 "쌈마이 역할을 해보고 싶다"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지상파에서 쓰면 안 되는 표현이라 다른 사람들이 모두 당황하긴 했지만, 개그계에서는 이 쌈마이를 달리 표시할 방법이 없어서 그냥 그대로 쓴다. 전 단락에 언급한 최양락의 쌈마이 대사는 다름 아닌 라디오 스타에서 김학래가 달리 표현할 단어가 없어서 이렇게 쓴다고 직접 말했던 코멘트. 다만, 한국 연기계통에서 말하는 쌈마이 역은 일본에서 말하는 산마이메 배역보다는 5번째인 병신 같지만 멋있는 악역 혹은 반대인 조연 쪽에 가깝다. 개그계에서 말하는 쌈마이와는 약간 다르다.
사족으로 나이프 등에 사용되는 강재 중에 '산마이'강이라는 것도 있다. 이는 일본어의 사전적 의미대로 성질이 다른 철을 3장(三枚) 겹쳐서 만든 것. San mai steel로 표기한다. 폴크니븐 F1 등이 유명한 산마이강 나이프. 한국의 삼겹살을 종종 산마이니쿠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건 거의 직역투에 가까운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