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싱커블 작전

 


1. 개요
2. 목표
3. 실행 가능성
4. 폐기
5. 폐기 후


1. 개요


Operation Unthinkable.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총리였던 윈스턴 처칠이 구상하고 영국군이 실행 가능성을 연구했던 작전이다.

2. 목표


간단하게 말해서 2차대전이 거의 종결되어갈 즈음 '''소련군을 공격해 독일에서 몰아내는 것'''이 목표였다. 구체적으로는 동유럽에 전개한 소련군을 자국 영내로 몰아내고 더 나아가 소련을 치는게 목표였다.
엘베 강에서 연합군이 마주하고 히틀러가 자살하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베를린을 포함한 대부분의 독일 땅이 소련군에게 점령되었고, 이에 철저한 반공주의자였던 처칠은 소련을 극도로 경계한 끝에 이 작전을 구상했다.

3. 실행 가능성


몇 년 동안 전쟁을 해왔으니 당연하겠지만 영국이나 미국의 국민들은 더 이상의 전쟁을 원하지 않았다.[1] 그런데 다 끝났다 싶었는데 뜬금없이 새 전쟁을, 그것도 얼마전까지 나치 독일을 상대로 같이 싸우던 동맹국을 제대로 된 명분도 없이 공격하여 새로운 전쟁을 만드는 것을 지지할 사람은 없다. 여론이 필사적으로 반대하는 상황에서 이를 밀어붙이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인 영미에서는 정권을 걸어야 하는 일이었다.
영국군 수뇌부도 하나같이 반대했다. 영국 육군 원수였던 버나드 몽고메리는 "군사학의 제1법칙은 모스크바를 공격하지 않는 것이다" 라고 말하며 결사 반대했다.
당장 나치 독일독소전쟁을 일으켰다가 말아먹은 것도 있고, 영국은 독일과는 달리 양면전쟁을 감당할 부담감은 느끼지 않아도 되지만 방금 막 전쟁이 끝난 상태가 결코 나치 독일의 양면전쟁 상태보다 낫다고만은 볼 수가 없다. 덤으로 영국은 영국 본토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 퍼진 식민지도 관리해야 했다. 전쟁중에 이 곳들을 방어하기도 힘들어 일부를 상실했는데 본토를 안정시키고 다시 식민지를 지배하는 내부 안정이 시급한 상황에서, 독소전쟁 시즌 2를 일으키는 건 무리수였다. 물론 소련도 방금 막 전쟁이 끝난 처지니 소련도 상태가 좋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소련의 내부적 역량은 영국이 건드리기만 하면 툭 무너질 정도는 아니다. 당장 소련은 독일군이 41년-42년에 걸쳐 소련에 막대한 타격을 입히고 영내 깊숙히 침공했음에도 이를 끝끝내 극복해냈다.
당연히 영국 육군 참모본부는 유럽에 전개한 영미군의 병력이 소련군의 1/3밖에 안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없다"며 말렸다. 다만 독일 항복 당시 유럽에 전개된 영미 연합군의 병력은 미군 2백만, 영국군 1백만으로 약 300만이었는데 여기에 본토 수복 후 군대가 수십만 단위로 불어난 프랑스와 1945년 7월 기준 총 25만의 병력을 보유한 폴란드 망명정부 등의 동맹국 군대까지 더해지면 서방 연합군측 지상군 규모도 굉장히 거대해진다. 그래도 일단 유럽쪽 병력규모에선 1945년 기준 615만 명이었던 소련군이 많긴 했다.

4. 폐기


따라서 이 작전을 실행하려면 반드시 미국의 협조가 있어야 하는데, 이 당시 미국은 골치덩어리였던 일본 제국을 하루라도 빨리 패망시키기 바빴기 때문에 미국이 이런 계획에 찬동할 리 없었다.
영국 내부적으로도 상술했듯이 군 수뇌부 역시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보았다. 여론적으로도 영국 국민들이 종전 직후 처칠 대신 노동당을 선택했던 것을 고려하면 2차 대전 종전 직후 소련과 전면전을 수행하는 것이 지지받았을 것이라 기대하기도 어렵다. 전쟁으로 피폐하고 지쳐있기는 영국도 마찬가지였다. 결과적으로 처칠의 아이디어는 폐기되었다.
어쨌든 소련도 스파이망을 통해 어느정도 이런 움직임을 알고 있었던 모양이며, 이 때문에 종전 직후 바로 미영프와 소련이 독일에서 대치하며 냉전을 더욱 앞당겼다.
[image]
1945년 5월에 독일 영내에 전개한 각국의 야전군 단위 부대들. 언뜻 봐서는 소련군 및 친소동맹군(폴란드군+유고군+루마니아군)이 서부전선 연합군(미군+영국군+자유 프랑스군+캐나다군)을 수로 압도하는 것 같지만 소련의 야전군은 영미의 군단급 규모를 가진 편제다. 이를 감안하면 위 그림과 달리 실제 전력차는 1:1.5 정도로 지상군 총 전력에서 열세이기는 하지만 압도당할 정도 까지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위 그림에서는 어디까지나 지상전력만 비교한 것이므로 다른 전력까지 비교할 필요가 있다. 해상전력의 경우 소련의 압도적인 열세임이 너무 명백하다. 물론 주 전장이 육상이라 끼어들 여지가 적지만 영미가 흑해와 발트해에서 뒷통수를 갈기는게 가능해지니 소련측에서 상륙 저지를 위해서 어느정도 예비대를 흑해와 레닌그리드 지역에 할당할 필요성을 만드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소련 입장에서 제일 골치아픈건 항공전력으로 얼마 안되는 독일 공군 앞에서도 격추 스코어 신세였던 소련 공군이 독일 공군의 등뼈를 부러뜨린 영국 공군과 미 육군 항공군의 상대가 되지 못할 것은 명백하다. 이런 상황에서 영미가 독일에게 했던 전략폭격을 소련을 상대로 시전할 경우 소련이 이를 막는 것은 1.지상군으로 연합군 비행장을 점령, 2.연합군 폭격기의 작전반경에서 벗어난 곳으로 시설물을 전부 이동하기 2가지 뿐이다. 문제는 대략 1.5배 우위인 지상군으로 제공권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에서[2] 적 비행장을 점령해야 한다는 것. 아무리 게오르기 주코프나 이반 코네프 같은 명장들이 있다지만 제공권을 장악당한 상태에서 단기간에 영미의 지상전력을 분쇄하고 비행장을 점령하는건 쉽지 않다.
그 이외에 고려할 요소라면 언싱커블 작전 자체는 10만 내외의 독일군을 재무장 시켜 편입 시키는 방안도 고려되기도 했다. 종전 당시에도 유럽 곳곳에서 고립된 수백만에 달하는 독일군이 전투를 이어가고 있기는 했다. 이미 지휘체계가 와해된 데다가 무장과 보급도 이뤄지지 않아 전력으로서 가치와 기능을 상실한 상태였고, 전쟁상황이 지속된다 한들 이들이 제압당하는 것은 순전히 시간문제에 불과했다. 다만, 언싱커블 작전이 개시된다면 이 전력이 연합군에 합세할 가능성이 있다고는 볼 수 있고 소련군은 연합군과의 대결에 앞서 독일군 잔당의 저항에 직면할 확률이 높다. 이 밖에도 본토를 수복한 이탈리아나 프랑스까지 참전을 고려해 볼 수 도 있기는 하다. 물론 이런 전력이 연합군에 합세한다 가정하더라도 지상군 총 전력에서 소련의 우위가 뒤집히지는 않겠지만 그 규모에 따라서 여러모로 골치아파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어떤 면에서 보나 작전 목표인 유럽에서 소련군 축출 달성은 비현실적이다. 물론 이게 반대로 영미군이 유럽에서 축출된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대규모 전력이 동원된 만큼 양측이 엄청난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크고 일본 제국의 수명만 연장시켰을 가능성이 높다.[3] 만약 실행됐다면 갈리폴리 전투에 이은 처칠의 또 다른 화려한 군사적 업적으로 남게 되었을 것이며 처칠의 정치생명도 사실상 끝나게 만들어 클레멘트 애틀리의 뒤를 이어서 다시 수상이 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5. 폐기 후


히틀러의 자살 이후 통치권을 이어받은 카를 되니츠는 이 가능성을 믿고 시간을 질질 끌며 미영프에 붙는 꼼수를 부리려고 했으나 아이젠하워에게 허튼 짓 하지 말라는 소리를 듣고 결국 항복했다.[4]
이후 냉전이 본격화된 1950년대한국전쟁으로 위기감을 느낀 나토 사령부에서 소련군이 나토에 선전포고를 했을 경우에 대비한 방어작전에 이 이름이 붙었다.
이후 소련이 해체되고 몇년 지난 1998년에 기밀 해제되었다.

[1] 태평양 전쟁만 하더라도 이미 태평양전선에 뛰어든 미군을 제외하면 유럽쪽의 미군, 영국군은 독일의 항복을 받았기 때문에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났다고 여겼다. 그런데 일본만 남았고, 태평양으로 군대를 보낼려고하자 미군들 사이에서 '''전쟁이 끝났는데 왜 태평양에 가냐고''' 반발했던 적이 있었다.[2] 그나마 독소전에서는 독일 공군의 주력이 영미의 폭격을 저기하기 위해서 주력을 투입해야 했기에 소련 공군이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제공권 싸움을 해보는게 가능했지만 이 경우 그 독일 공군을 박살낸 상대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고 양이든 질이든 압도당하는건 소련 공군이다.[3] 원래대로라면 소련이 대일전에도 참전하게 되어 있는데 이런 상황이면 소련이 협력할 리가 없고 미국과 영국이 대일전에 투입할 전력이 대소련전선으로 투입될 것이니 패망의 시간이 조금 늦춰지는 정도. [4] 히틀러의 자살 이전에도 나치독일 일부 고위급들 사이에서 이런 아이디어가 오가긴 했다. 서부전선의 미국/영국에만 항복한 후에 이들의 지원아래 동부전선의 소련과는 계속 싸운다는 시나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