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로보암 1세
1. 개요
Jeroboam I
북이스라엘 왕국의 초대 국왕, 여로보암 왕조의 시조. 한국 천주교 성경에서는 예로보암이라고 한다.
2. 즉위 이전의 삶
열왕기에 따르면 여로보암은 솔로몬 치세 때 공사장 감독으로 능력 있는 관리였다. 솔로몬의 신임을 얻어 요셉 자손들의 일을 감독하는 직책을 맡기도 했다. 어느 날 선지자 아히야(Ahiah)가 자신의 옷을 12조각으로 나누어 10조각을 주면서 여로보암이 왕이 될 것이라 예언했다.[1]
12조각의 옷은 이스라엘의 12지파를 나타내고 여로보암은 그중 10지파를 다스리는 왕이 된다는 뜻이었다.[2] 또한, 여로보암이 여호와의 길로 행하며 율례와 명령을 지키면 여로보암을 위해 견고한 집을 세우고 이스라엘을 그에게 주겠다고도 했다. 이 예언의 내용을 들은 솔로몬이 여로보암을 죽이려 하자, 위협을 느낀 여로보암은 이집트로 도망치게 된다.그러면서 여로보암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이 열 조각을 맡으십시오. 이것은 이스라엘의 하느님 야훼께서 하시는 말씀이십니다. '잘 들어라. 내가 솔로몬의 손 안에 있는 이 나라를 찢어 너에게 열 지파를 주리라. 그러나 한 지파만은 솔로몬에게 주어 내 종 다윗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 모든 지파 가운데 내가 지정한 성읍인 예루살렘에서 다스리게 하리라. 솔로몬은 나를 버리고 시돈 사람이 섬기는 여신 아스도렛과 모압의 신 그모스, 암몬 사람의 신 밀곰을 예배하였다. 그는 그의 아비 다윗과는 달리, 내가 보여준 길을 가지 않았고 내 앞에서 바르게 살지도 않았으며 내가 준 규정과 법령을 지키지도 아니하였다. 그러나 내가 뽑아 세운 나의 종 다윗이 내 명령과 규정을 지킨 것을 생각하여 솔로몬 생전에는 이 나라를 조금도 빼앗지 아니하리라. 내가 장차 그의 아들 대에 가서 이 나라를 쪼개어 열 지파를 너에게 맡길 것이다. 솔로몬의 아들에게는 한 지파를 주리라. 그리하여 나의 종 다윗으로 하여금 내가 선택하여 나의 것으로 지정한 성읍인 예루살렘에서 그 불씨를 꺼뜨리지 않고 항상 내 앞에서 비추게 하리라. 내가 너의 원대로 너를 택하여 통치자로 임명하고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운다. 나의 종 다윗처럼 내가 명하는 바를 모두 지키고 내가 지시하는 길을 가며 내 규정과 명령을 지켜 내 앞에서 바르게 살아라. 그리하면 내가 너와 함께 하리라. 또한 다윗의 왕조를 든든히 세워주었듯이 너의 왕조도 든든히 세워 너에게 이스라엘을 맡기리라. 이렇게 하여 다윗의 자손의 머리를 숙이게 해주리라. 그러나 언제까지나 그렇게 두어두지는 아니하리라.'"
열왕기상 11:31~11:39(공동번역성서)
솔로몬 사후 여로보암은 이스라엘로 귀국한다. 백성들은 그를 내세워 선왕의 치세 때 과세와 노역이 과했으니 이를 경감해 줄 것을 새로 왕위에 오른 르호보암에게 청한다. 르호보암은 3일의 말미를 약속하고 신하들의 조언을 듣기 위해 자리를 떴다.
3. 이스라엘 국왕
그리고 3일 뒤 다시 나타난 르호보암은…….
"님아 이제 답을 주셔야죠?"
"내 새끼 손가락이 내 아버지의 허리보다 굵다."
"?"
"'''아버지는 채찍으로 너희를 대했으나 나는 전갈로 징치할 것'''이다!"
"선왕을 굳게 믿은 우리들이 잘못이지.... 다윗에게서 우리한테 받은 유산도 없는 주제에...... 여러분들은 각각 자기 마을로 돌아가십시오! 그리고 너 다윗의 집은 네 집이나 돌아보거라!"
되려 솔로몬보다 더 무거운 멍에를 백성들에게 지울 것이라고 하며 여로보암의 요청을 물리친다.[3] 지금까지 이 정도로 격렬한 분노를 느껴본 적이 없었던 백성들은 르호보암이 보낸 역꾼의 감독 아도람을 돌로 쳐 죽였고, 유다와 베냐민을 제외한 10지파가 독립을 선언, 여로보암을 왕으로 추대했다. 이스라엘의 왕으로 즉위한 여로보암은 처음에는 에프라임 산지의 세겜을 수도로 삼았다가 얼마 후 브누엘을 거쳐 디르사로 천도하였다.사흘 후에 다시 오라고 한 왕의 명령대로 여로보암은 온 백성을 거느리고 삼 일째 되는 날 르호보암 앞에 나왔다. 왕은 원로들의 충고를 끝내 외면하고 가혹한 말로 백성들에게 대답하였다. 그는 젊은이들이 일러준 대로 백성들에게 말하였다.
"선왕께서 너희에게 무거운 멍에를 메웠다. 그렇지만 나는 그보다 더 무거운 멍에를 메우리라. 선왕께서는 너희를 가죽채찍으로 치셨으나 나는 쇠채찍으로 다스리리라."
왕은 이처럼 끝내 백성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 야훼께서 실로 사람 아히야를 시켜 느밧의 아들 여로보암에게 하신 그의 말씀을 이루시려고 일을 그렇게 꾸미셨던 것이다.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은 왕이 그들의 요구를 듣지 않음을 알고 왕에게 대답하였다.
"우리가 다윗에게서 받을 몫이 어디 있느냐? 이새의 아들에게서 받을 것이 없구나. 이스라엘아, 모두 자기 집으로 돌아가자. 다윗이여, 이제 네 집안이나 돌보아라."그리하여 이스라엘 백성은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르호보암은 유다 지방의 성읍들에 살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만을 다스리게 되었다. 르호보암 왕은 부역감독 아도람을 내보냈으나 온 이스라엘 백성이 그를 돌로 쳐죽였다. 르호보암 왕은 마차를 몰아 예루살렘으로 급히 도망하였다. 이렇게 이스라엘은 다윗 왕조에 반역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열왕기상 12:12~12:19(공동번역성서)
이후 여로보암의 아들이 병들자 그의 아내는 여로보암의 충고에 따라 변장을 하고 그가 왕이 될 것을 예언했던 선지자 아히야를 찾아갔다. 그러나 아히야는 늙어 눈이 멀었음에도 불구하고 여로보암의 아내를 단번에 알아보았으며, 여로보암 가문이 악을 행하고 여호와를 배신하여 노엽게 하였으므로, 여로보암 왕가에 속한 남자는 모두 죽임을 당하고 그 집이 멸절될 것을 예언했다.
요약하자면 ''''내가 다윗의 유산을 네게 주어 이스라엘의 왕이 되게 해주었는데 네가 똑같이 나를 배신하여 우상을 찍어내고 나를 배신했으니 너와 네 가문뿐 아니라 너에게 속한 모든 사람이 처참히 파멸할 것이며, 오직 네 아들만이 내가 보기에 선한 일을 했으니 평안한 죽음을 맞을 것이다' '''라는 멸문지화의 선고였다. 여로보암의 아내가 디르사로 돌아갔을 때, 아히야 선지자의 예언대로 아내가 성 문에 들어서는 순간 아이는 죽고 말았다.아히야는 그 여자가 방문 앞으로 다가서는 발소리를 듣고 이렇게 말하였다.
"여로보암의 아내여, 들어오시오. 어찌하여 이렇게 다른 여자인 양 가장하고 오셨소? 나는 당신에게 가슴 아픈 말을 전해야겠소. 여로보암에게 가서 말하시오. 이스라엘의 하느님 야훼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를 백성 가운데서 뽑아 내 백성 이스라엘을 다스리는 영도자로 임명했으며 다윗의 왕가에서 나라를 갈라 너에게 주었다. 그러나 너는 나의 종 다윗만하지 못하였다. 다윗은 나의 계명을 준수하였을 뿐만 아니라 마음을 다하여 나를 따랐으며 만사를 내 마음에 꼭 들도록 올바르게 처리하였다. 그러나 너는 선왕들보다 더 큰 악을 저질렀을 뿐 아니라 우상들을 쇠붙이로 부어 만들었고 다른 신을 섬겼다. 그리하여 마침내 나를 배반하여 내 속을 썩였다. 그러므로 이제 내가 여로보암 왕가에 재난을 내리리라. 여로보암 가문에 속한 남자는 자유인이든 종이든 가리지 아니하고 모두 씨도 남기지 아니하리라. 그리하여 사람들이 똥을 치듯이 나는 여로보암 가문을 이 이스라엘에서 남김없이 쓸어버리리라. 무릇 여로보암 가문에 속한 사람이 성 안에서 죽으면 그 시체를 개가 뜯어먹을 것이요, 성 밖에서 죽으면 공중의 새가 쪼아먹으리라. 야훼의 말이니 어김이 없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시오. 당신이 궁에 도착하면 곧 왕자는 죽을 것이오. 그래도 그 아이만은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이 슬퍼하며 매장할 터인데 여로보암 가문에서 그만이 무덤에 묻힐 것이오. 그래도 그만은 이스라엘의 하느님 야훼께서 보시기에 옳게 살았기 때문이오. 그리고 나서 야훼께서는 이스라엘을 다스릴 새 왕을 뽑으시어 여로보암 가문을 멸종시킬 것입니다. 야훼께서 이스라엘을 치실 때는 마치 급류에 휩쓸린 갈대처럼 흔들리게 하실 것이오. 야훼께서 그들 선조들에게 주신 이 좋은 땅에서 송두리째 뽑아 내쫓으실 것이고, 유프라테스 강 저편으로 흩어버리실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목신을 만들어 야훼의 분노를 샀기 때문이오. 여로보암 왕은 자기 혼자만이 이 죄를 지은 것이 아니고 이스라엘 백성들까지도 같은 죄를 짓게 하였습니다. 야훼께서는 이 여로보암의 죄 때문에 이스라엘을 버리실 것이오."
열왕기상 14:6~14:16(공동번역성서)
말년에는 유다 왕국과 분쟁이 이어졌고, 유다의 아비얌 왕과의 전쟁에 나섰다가 크게 패한 후 죽었다.
이 언급대로 여로보암 왕조는 오래가지 못하고 얼마 후 바아사에게 찬탈당한다.이런 일이 있은 후에도 여로보암은 그의 악한 길에서 돌아서지 아니하고 오히려 일반 백성 가운데서 자기 마음대로 산당의 사제를 뽑아 임명하였다. 여로보암 왕가는 이런 일로 죄를 얻어 결국 지상에서 자취도 없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열왕기상 13:33~13:34(공동번역성서)
4. 여로보암의 길
당시 이스라엘의 종교 중심지인 예루살렘 성전은 유다 왕국의 수도인 예루살렘에 있었고 이는 정치적으로나 종교적으로나 북 이스라엘에 불리했다. 여로보암은 백성들의 마음이 르호보암에게 향할 것을 경계하여 북 이스라엘 왕국의 남단 도시인 벧엘, 북단 도시인 단에 따로 신당을 세우고 '''금으로 만든 송아지를 숭배하게 했다'''. 또한 제사장과 종교 절기를 자신의 마음대로 정했다. 여호와를 믿는 신앙 대신 금송아지 숭배를 받아들인 것은 선지자들의 반발을 샀다.
제멋대로 정한 종교 절기에 따라 제사를 지내는데, 마침 예언자가 와서 그 제단을 향해 이렇게 소리치면서 말한다.이스라엘 왕은 궁리 끝에 금송아지 둘을 만들었다. 그리고 백성들에게 이렇게 선포하였다.
"예루살렘에 제사하러 올라가기란 번거로운 일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아, 너희를 이집트에서 구해 주신 신이 여기에 있다."
그리고 금송아지 하나는 베델에, 다른 하나는 단에 두었다. 그런데 이 일이 죄가 되었다. 백성들은 금송아지를 예배하러 베델과 단에 갔다. 왕은 또한 언덕에 산당들을 짓고 레위 지파가 아닌 일반 백성 가운데서 사제를 임명하였다. 여로보암은 금송아지에게 제물을 드리기 위하여 유다에서 하고 있는 것과 같이 순례절을 제팔월 십오일로 정하고 자기가 세운 베델의 산당에서 사제들을 임명하였다. 왕은 자기의 마음대로 정한 제팔월 십오일이 되면 자기가 세운 베델의 제단에 올라갔다. 그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지킬 순례절을 이렇게 제정하고 친히 그 제단에 분향제를 드리러 올라갔던 것이다.
열왕기상12:28~12:33(공동번역성서)
이렇게 '''제단이 무너질 것이다'''라는 예언에도 불구하고 여로보암의 이러한 종교 정책은 야훼 성전을 보유한 유다의 종교적 우위로부터 벗어나는 것은 물론, 종교 권력을 왕권 휘하에 두어 왕권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었지만, 기존의 야훼 신앙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바람에 이후 북 이스라엘의 고질적인 사회적 분열을 지속적으로 야기하였다. 이와 같은 북 이스라엘의 분열상은 본격적으로 세속정치를 표방하여 경제적인 부를 축적하고 당대 최대 무역국인 페니키아의 바알 신앙을 도입한 아합 이후 사회적 양극화로까지 이어져 더욱 극심해진다.마침 여로보암이 제단 옆에 서서 분향하려고 하는데 하느님의 사람 하나가 야훼의 말씀을 전할 임무를 띠고 유다로부터 와서 베델에 도착하였다. 하느님의 사람이 제단을 바라보며 야훼께 받은 말씀을 외치기 시작하였다. "오, 제단아, 제단아, 야훼가 말한다. 다윗의 가문에서 요시야란 한 아들이 태어나리니, 두고 보아라, 그가 네 위에 분향하는 산당의 사제들을 죽여 그 뼈를 네 위에서 태우리라."
그는 그 말이 야훼께 받은 것임을 보여주는 한 표적이 주어졌다고 하며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었다. "이 제단이 산산조각이 나고 그 위에 있는 잿가루가 쏟아지리라."
열왕기상 13:1~13:3(공동번역성서)
여로보암 이후에 즉위한 북왕국의 왕들 중, 금송아지 숭배를 추진한 왕들에 대해 열왕기는 '여로보암의 길을 따랐다'고 평가했다. 그렇다고 금송아지를 숭배하지 않은 북왕국의 다른 왕들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아니었는데, 이들은 한술 더 떠서 아합처럼 이방 신인 바알을 숭배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비난이 덜한 왕은 북왕국에서 바알 신앙을 혁파하고 아합이 속한 오므리 왕조를 없앤 예후와 북왕국의 마지막 왕인 호세아[4] 인데 그 예후도 여로보암의 길을 따랐다고 비난받는다. 호세아는 열왕기에서 여로보암의 길을 따랐지만 선왕들보다는 나았다고 적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