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플레이 스타일
1. 투구 스타일
91~95마일(140km대 후반~150km대 중반), 최고 97마일의 구속[1][2] 에 뛰어난 악력으로 수직무브먼트[3][4] 참고자료 가 뛰어난 포심을 바탕으로 탈삼진을 뽑아내는 전형적인 파이어볼러다.
KBO, NPB 기준으로는 구속은 최상위권이었으며, 전성기 기준 구속으로는 MLB 기준으로도 평균 이상이다. 다소 노화돼서 평균구속이 소폭 떨어진 후 MLB에 진출했는데 그래도 첫 두 시즌은 92~93마일로 평균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강민호가 '''승환이형은 던질때 미트에서 1~2바퀴 돈다는 느낌이에요.'''라고 할 정도다.[5] 정면으로 속구가 들어오더라도 웬만한 타자들은 컨택하는 것조차 어려워하며, 맞히더라도 공이 배트 위쪽을 맞혀 좋은 타구질이 나오지 않는다. 구위도 구위대로 굉장한 편이지만 제구력도 수준급으로[6] 덕분에 삼진이 많고 피안타나 볼넷은 적은 편이라 마무리 투수로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KBO에서 9시즌 동안 기록한 K/9이 11.02개, BB/9은 2.12개다.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한신 시절보다는 구위는 좀 떨어진 편이다. 나이도 나이지만 2015,16시즌에 와다랑 매서니가 너무 굴린 것도 한몫했다.
MLB 첫해인 2016년에는 총 786개의 포심을 던졌고 평균 회전속도는 약 2292rpm으로 측정됐으며[7] 2013시즌에는 약 2,600rpm 정도로 가공할 위력을 보여줬었다. 즉 전성기 기준 포심 구위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상위권이라는 뜻. 참고 자료 공의 덜 떨어짐을 나타내는 상승 무브먼트의 경우 2016~2018년 동안 평균 9.7인치를 기록했다.#
“로케이션이다. 원하는 곳에 공을 넣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런데 나이를 먹으면서 경험과 제구력이 더해져 타자와의 수싸움에 매우 강해졌고 그 결과 메이저리그 현지에서 ''''Penultimate boss(끝에서 두번째 보스)''라는 극찬을 받을 정도로 나이가 무색하게 오히려 가장 최상의 폼을 보여주고 있다.“…He knows when to expand the zone, throw his slider a little further out or add extra break to it. That comes with time and experience.”
"그는 타자의 스트라이크 존이 넓어질 때를 알고 있습니다. 그때 그는 슬라이더를 약간 더 밖으로, 더 변화가 크게 던져넣죠. 이건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노련함입니다."
오승환의 포심이 얼마나 위력적인지를 나타내는 기록 중에 하나가 통산 BABIP로, 무려 '''0.236(!)''' 투수의 BABIP는 거의 100% 운에 좌우되는 요소이나, 그 표본이 충분히 쌓인다면 세이버매트리션(sabermetrician)들도 마냥 운이라고 치부하지 않는다. 오승환의 인플레이 타구 수는 약 1100개로 팬그래프에서 요구하는 BABIP의 안정화에 필요한 샘플 사이즈인 2000개에는 모자라지만, 저 경악스럽게 낮은 BABIP는 순전히 운에 좌우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KBO에서 평균 범위보다 낮은 통산 BABIP를 기록한 투수는 오승환과 선동열뿐이고, 메이저리그에서도 놀란 라이언이나 요한 산타나같은 소수의 에이스급 투수들 뿐이란 것을 생각해보면 90% 이상 직구를 던져 저런 BABIP를 기록한 오승환의 직구 위력을 대략 짐작할 수 있다.
그립이 매우 특이한데, 일반적인 속구 그립에서 '''손바닥을 떼고 약지를 편 다음, 엄지를 구부린다'''.[8] 일반적으로는 공 잡기도 매우 힘들다(...). 오승환의 악력이 레슬링 선수 이상이기 때문에 가능한 그립. 삼성스포츠센터에서 측정한 악력 중 최고 기록이란다.
그 외에 눈에 띄는 특징으로는 제구력이 매우 좋아 몸에 맞는 공이 매우 적다. KBO 통산 사사구 146개 중 몸에 맞는 공이 '''단 11개'''. 마무리는 물론 선발과 비교해 봐도 이닝당 몸에 맞는 공 비율이 매우 낮은 편이다. 이닝이나 경기당은커녕 '''1년에 1개가 채 되지 않는다'''... 투구 스타일과 괜찮은 제구력 외에도 크게 벗어나는 실투가 적은 점이 어우러진 결과로 보인다.
변화구로는 주로 슬라이더를 던진다. 카운트를 잡기 위해서는 커브도 가끔씩 쓰긴 하지만, 슬라이더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KBO 시절에는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140km가 넘는 고속슬라이더를 던졌다. 다만 20대였을 때는 그다지 효과적인 구종이 아니었지만 30살이 넘어가면서부터 패스트볼 구속의 상승과 함께 슬라이더의 구속과 움직임도 좋아져 리그 정상급의 슬라이더를 던지게 되었다. 신인 시절에는 결정구로 쓰일만큼 위력적이지는 못했고 닥치고 속구만 던져도 타자들이 못 치는데 굳이 슬라이더를 던질 필요가 없었던 것. 09, 10시즌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역시 투피처로서의 한계를 드러냈고, MLB나 NPB의 특급 클로져들처럼 빠른 공 이외의 결정구 장착이 서서히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게다가 선수 생활이 길어지면서 타 구단에게 많이 정보를 노출당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다양한 피칭이 절실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실 2009 ~ 2010시즌에 부진한 이유는 팔꿈치 부상 때문이었으며 부활에 성공한 2011년에도 사실상 투피치였지만 포심의 의존도가 더 높았다. 하지만 2013시즌부터 패스트볼에 가려져 있던 슬라이더가 140km 초중반대를 찍으며 결정구로 제대로 써먹었고 오승환의 '''해외리그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NPB에서도 슬라이더가 상당한 위력을 보였다. 일본의 전설적인 투수 에나츠 유타카는 오승환의 슬라이더를 2014시즌 최고의 슬라이더였다고 극찬하기도 했고 시즌 중반에는 일본 최고의 슬라이더라는 평을 들었다. 덕분에 NPB에서도 높은 탈삼진율을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마무리로 자리 잡게 된다. MLB에 진출해서도 슬라이더가 극찬을 받았다.팬그래프의 칼럼 이 칼럼에 의하면 오승환이 던지는 슬라이더의 H무브먼트는 맥스 슈어저, 다나카 마사히로, 자니 쿠에토보다 앞서며 V무브먼트는 다나카 마사히로 바로 다음에 위치한다.[9]
슬라이더 다음으로 많이 쓰이는 구종은 체인지업이 있다. 2016년부터 좌타자를 상대하기 위한 결정구로 사용했으며 전체 투구에서 7%가 조금 넘는다. 손가락을 조금 벌려 잡는 스플리터와 유사하지만 현지 코멘트리에서는 스플릿 체인지업으로 보이며, KBO나 NPB 시절보다 확실히 비중이 올라갔다.
슬라이더, 체인지업 외의 구종으로는 투심, 포크볼, 커브를 던지고, 2012년에 원심을 던지겠다는 선언을 하였으나 사용할 제구력은 아니고, 가끔씩 '나 슬라이더 말고 다른 변화구도 던진다'라고 타자에게 보여주는 용도로만 쓴다. 2014년 일본에서의 첫 시즌 종료 후 떨어지는 변화구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자 포크볼을 장착[10] 처음에는 쏠쏠한 재미를 봤으나 시즌 중반 이후부터 포크볼의 문제점, 직구 구속 저하가 두드러지자 MLB 진출 후 다시 봉인한다.
아래에도 나올 투구폼 역시 투구에 일정 부분 도움을 준다. 근래에 투수의 능력 중 하나로 주목받는 이른바 '디셉션'이 뛰어나다고 볼 수 있다. 무조건 그립을 숨기는 동작만을 디셉션으로 알고 있는 경우도 있는데 그립을 감추는 것뿐만이 아니라 타자의 타이밍을 흐트러뜨리는 기만 역시 디셉션의 일부다. 오승환과 비슷하게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디셉션을 가진 투수로는 같은 불펜 투수인 롭 넨, 그리고 투구폼이 중간에 한 번 끊기는 느낌을 주는 클레이튼 커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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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의 장기자랑.
라디오 스타에 나와선 사과를 가로(!)로 쪼개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2. 투구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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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이 다른 투수와 차별화 되는 점 중에 하나가 투구폼이다. 일반적으로 (우)투수들은 투구 전 와인드 업을 할 때 왼발을 가슴 높이까지 올린 후 한 번에 땅에 내딛고 투구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오승환은 일단 왼발을 가슴 높이로 들어올리는 동작까지는 같지만 이후 왼발을 내려놓는 동작에서 살짝 땅을 더듬는 듯한 모습을 취한 후 한 번 더 땅을 밟고 투구가 이루어진다. 2020년 KBO 리그 복귀 이후부터는 투구폼이 약간 변화하여 왼발이 중간에 땅에 닿지 않는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이중모션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곤 했는데, 그 과정이 연속동작이고 투구 시 항상 일정하게 취하기 때문에 인정되고 있다.[11] 더불어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등 국제대회에서도 검증받았기 때문에 더 이상 논란이 될 필요는 없게 되었다. 이를 두고 팬들은 '합법적 이중키킹' 이라 칭하기도 한다. 하튼 이런 이중키킹 때문에 사도스키는 리포트에 롭 넨과 비슷한 투구폼을 지닌 선수라고 했다.
2013시즌 종료 후 한신 타이거스로 이적하면서 입단 기자회견에 이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이 나왔지만, 오승환 본인이 "프로 데뷔 때 메이저리그에 문의해 문제 없다고 확인받았다"라고 재차 강조했고 옆에 있던 한신의 나카무라 단장 역시 "문제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하면 오승환을 흔들려는 목적으로 상대 감독들이 어필하러 나올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그리고 예상대로 2014년 2월초 오승환의 투구폼에 대한 논란이 다시금 떠올랐고, 일본프로야구 심판진이 '''개막 전까지''' 결론을 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투구폼을 수정하라고 하면 10년 가까이 익힌 투구폼을 하루 아침에 바꾸는 게 가능할 리 없으니 오승환과 한신 타이거스에게 심각한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행스럽게도 시범경기 등판 후 이노 심판위원장이 문제 없다고 밝히면서 투구폼 논란은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러한 오승환의 투구폼 때문에 타자들이 타이밍을 잡기가 무척 어렵다고 한다. 보통의 투수들을 상대로는 하나, 둘, 셋 ! 하고 배팅 타이밍을 잡지만, 오승환을 상대로는 그 사이에 반 박자를 더 쉬는 듯한 느낌이 들 수 있다. 투구폼에 딜레이를 주며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투수들은 오승환 외에도 많지만[12] 오승환처럼 공을 던지기 직전에 왼발을 한 번 더듬는 투구폼은 MLB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팔로 스로우 이후의 오승환은 약간 점프하는 듯이 오른다리를 1루쪽으로 착지시키며, 몸 전체가 1루를 향한 채 투구 동작을 마무리한다.[13] 투구 이후의 투수는 첫 번째 야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타자 정면에서 가장 가깝게 수비를 하는 포지션이기도 한데, 타자를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고 끝나는 마무리 동작은 수비에 있어서 약간의 불리함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14]
3. 참고 자료
오승환의 MLB 시절 구종 비율 및 구속, 무브먼트 등은 다음을 참고 할 것
팬그래프
베이스볼 서번트
브룩스베이스볼
[1] 2013 한국시리즈에서 최고 구속 155km. 일본 진출 후 최고 구속은 154km, MLB에서는 최고 97.8마일(157km)을 찍었다. 국내에서 159km가 나온 적이 있긴 한데 뻥튀기 스피드건으로 추정되고 실제 공식 최고 구속은 156km 정도인 듯하다.[2] 속구의 구속이 150km가 넘는 KBO 투수는 의외로 많지만 오승환의 장점은 구속이 다가 아니다. 물론 오승환의 포심은 KBO 기준으로 구속도 매우 빠른 편인데 신기한 점은 구속이 20대였을 때는 140km 중후반대였지만 서른을 넘긴 2013년부터 150km대로 상승한 것.[3] 2016시즌 포심의 분당회전수는 MLB평균 정도였으나 수직 무브먼트는 9.64인치로 훌륭한 수준이었다. #[4] 2009년 WBC에선 무려 12.06이라는 커쇼(!)급의 수직 무브먼트를 보였다. 아무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회전수가 떨어진 듯.[5] 20대였을 때는 변화구도 못 던지면서 속구밖에 던질 줄 모른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2013시즌부터 슬라이더의 비율을 늘리며 결정구 역할을 하게 되었고 NPB 시절에는 리그 최고의 슬라이더로 꼽혔다. 그리고 애초에 변화구가 제 효과를 보려면 속구가 갖춰져야 한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속구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철벽 마무리 역할을 하는 이들이 많다. 커터의 달인 마리아노 리베라, 리베라의 커터를 연구해 역시 90% 이상 커터를 던지는 켄리 잰슨, 패스트볼 비중이 85% 인 아롤디스 채프먼 등, 패스트볼 비중이 75% 이상인 불펜투수는 2013년 메이저리그에서 총 18명에 달했다. 일본의 후지카와 큐지도 속구 하나만으로 일본을 평정하고 메이저리그까지 진출했다. [6] 2013 WBC 때 "포수가 미트 대고 있는 곳으로 그대로 공이 온다"는 댓글이 달렸고 야디어 몰리나도 뛰어난 제구력을 오승환의 장점으로 뽑았다.[7] 리그평균보다 높기는 하지만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 #[8] 이상한 그립이 아닌 것이, 빠른 속구를 던지기 위해서는 손이 공에 닿는 면적을 최소화하고, 손끝의 힘이 좋아야 기본적으로 끝이 좋고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걸 이론적으로 실현하기가 어려울 뿐, 속구의 정석그립이다. 만약 엄지를 구부리지 않으면 자연슬라이더 성으로 공이 휘고, 손바닥이 붙으면 붙을수록 공은 체인지업성으로 가라앉는다.[9] 근데 사실 이 기록에 대한 칼럼이 나왔을 때도 전문가들이 이야기를 했지만 맥스 슈어져의 경우 H 무브먼트가 그렇게 좋지는 않다. 자니 쿠에토의 경우도 마찬가지. 굳이 H 무브먼트가 뛰어난 투수를 꼽자면 크리스 세일 정도가 있는데 오승환보다 약 5인치 정도 더 휘어진다. 그리고 다나카의 경우 평균적으로 스플리터의 구사비중이 높긴 하나 다양하게 변화구를 던지는 투수지 슬라이더가 리그 탑클래스 수준인 것도 아니고 V 무브먼트도 썩 뛰어난 편은 아니고 평균 수준이라서 굳이 이게 의미가 있는 기록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10] 손가락을 조금만 벌리는 스플리터가 아닌 정통 포크볼[11] 야구에서 부정투구의 기준은 투수가 타자 또는 주자를 기만, 혼란스럽게 하기 위해 평소 하지 않던 모션을 한다고 여겨질 경우이므로, 늘 똑같은 연속동작을 취할 경우 문제가 없다. 이를 이용해서 같은 연속동작을 하더라도 속도에 살짝 변화를 주며 타자를 혼란스럽게 하는 경우도 많다. 전 LG 용병투수였던 벤자민 주키치가 대표적.[12] 클레이튼 커쇼와 켄리 잰슨처럼 들어올린 왼발을 내리고 나서 살짝 멈추는 동작이 대표적이다.[13] 전력투구를 하지 않는 불펜투구나 체인지업 같은 변화구를 구사할 때는 반동도 적어 몸이 평소 만큼 1루쪽으로 돌지 않는다.[14] 물론 정석에서 약간 벗어난다는 것일 뿐, 실제로 오승환이 직접 수비에 실패하여 경기에 큰 영향을 끼친 경우는 드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