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레스와 그로밋: 화려한 외출
'''월레스와 그로밋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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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lace and Gromit: A Grand Day out'''
1. 소개
1989년 11월 4일에 나온 닉 파크(Nick Park)의 월레스와 그로밋의 첫 작품이자 유일하게 명확한 악역이 없는 작품이다. 이유는 요리기구가 빌런처럼 묘사되기도 했지만 애초부터 월레스와 그로밋을 해칠목적이 없었고, 경비일만 해서 사람처럼 꿈도있고, 마지막에는 지구로 돌아가는 월레스와 그로밋한테 손인사를 하면서 좋게 끝냈기 때문에 빌런이 아니라는것이 증명되었다. 브리스톨 아르놀피니 갤러리에서 열린 브리스톨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처음 방영되었다. 그 이후 1990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약 1년 후인 채널 4에서 전파를 탔다.[1] 한국에서는 1994년 KBS 2TV에서 우리말 더빙 방영 후 1997년 2월 7일 극장에서 공개되었다. 러닝타임은 총 24분. 장르는 코미디, 모험
1982년 닉파크는 이 작품을 National Film and Television School(이하 NFTS)의 졸업 작품으로 구상을 했었다. 하지만 마저 졸업하기 전인 1985년에 아드만 스튜디오에 스카웃 되었고, 학교에 다니는 동안 파트타임으로 스튜디오에 출근을 하며 만들었다. 제작기간은 약 6년 이상이며 거의 다 혼자 작업했다고 한다.
BAFTA에서 단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하였으나, 아카데미상 수상에는 실패했는데 하필 우승자가 같은 닉 파크 감독의 동물원 인터뷰(Creature Comforts)였다.
2. 스토리
휴가철이 되자 월레스와 그로밋은 휴가지를 고르다 치즈가 가득한 달로 목적지를 정한다.[2] 지하실에서 만든 로켓을 타고 달에 도착한 둘은 피크닉을 하며 여기저기 산책을 하다 우연히 홀로 남긴 이상한 기계를 발견한다. 호기심에 동전을 넣어보지만 작동을 하지 않자 투덜거리며 기계 곁을 떠난다. 몇 초 후 동전을 넣은 탓인지 갑자기 움직이는 기계는 달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치즈를 먹는 월레스를 보고 달을 망치는 중이라고 생각하는데...
3. 등장인물
동전을 넣으면 작동하는 자판기 내지 오븐 형태의 로봇으로, 월레스가 만든 우주선에 주차위반 딱지를 붙이고 월레스가 놓고 간 물건들을 치우고 잘려 있는 달 치즈 조각을 접착제로 붙이는 등 달의 환경을 지키는 일종의 경비원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1969년에 인류가 처음으로 달을 방문했을 때부터 활동하기 시작했다는 설정이 있다. 그렇다고 빌런인건 아니고, 외관상으로는 잘 안 드러나지만 성격은 굉장히 단호하고 과격하다. 월레스가 놓고 간 물건들을 치우던 와중 월레스의 스키 잡지를 보면서 스키에 대해 동경심을 가지게 되었다.[3]
처음에는 치즈를 막 뜯어가는 월레스를 저지하기 위해 직접 곤봉[4] 을 꺼내서 월레스를 '''때리려 하지만'''[5] , 그 순간 투입한 동전이 동나고 작동이 멈췄다. 그리고 그 곤봉을 월레스에게 빼앗기고(월레스는 자판기가 이제서야 작동하는 줄 알았다...)[6] 월레스가 다시 동전을 투입해 작동한다. 이후 다시 월레스를 찾기 위해 망원경으로 주변을 둘러보다 로켓을 보고 이내 월레스를 따라가면 지구로 가서 스키를 탈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월레스를 쫓아가[7] 월레스의 우주선에 매달렸고 이내 벽을 뜯어 우주선 안으로 들어가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들어간 곳이 너무 어두워서 켠 성냥 때문에 연료통에 불이 붙었고 이로 인해 결국 우주선 밖으로 튕겨나갔으며, 튕겨나감과 동시에 우주선이 출발하면서 달에 홀로 남게 된다.
이때 슬픈 배경음악이 나오고 로봇은 슬프다는 듯이 바람에 휘날리는 돗자리를 잡아 코를 풀고[8] 분풀이하듯 우주선에 매달릴 때 쥐고 있었던 우주선의 조각을 내던지다가 이 조각이 스키 판처럼 길쭉하다는 것을 알고 자신만의 스키로 개조하여 달에서 타게 된다. 어찌됐던 달에서 마음껏 스키를 타게 되면서 오해를 풀어 지구로 돌아가는 월레스와 그로밋에 손인사를 하는 것으로 끝난다.
여담으로 요리 기구라는 이름[9] 외에도 문 머신(Moon machine)이라는 이름을 쓰기도 한다.
한 누리꾼이 이 로봇이 전하는 메시지에 대해 해석을 했다. 로봇은 일을 하긴 하지만 '''동전을 넣어줄 때만 일을 하며''', 자기 일에 충실하다가도 동전빨이 떨어지면 그대로 멈추며 일을 하지 못한다. 또한 월레스의 스키 잡지를 읽어보며 스키를 동경하며, 결국 자신만의 방법으로 스키를 타며 '''여가를 즐긴다.''' 즉, 로봇은 급여를 받고 일을 하는 '''현대사회의 직장인'''을 나타내며, 여유를 즐기고 싶어하나 그렇지 못해서 좌절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결국 마지막에 자신만의 방법으로 일을 하는 모습을 통해 '''일도 좋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만의 여유를 찾으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는 것이다.
4. 제작 비화
[image]
처음 월레스는 제리라는 이름의 우편함 속에 사는 우편배달부였으며, 위 사진과 같이 콧수염과 모자를 쓰고 있었다. 하지만 제리라는 이름은 그로밋과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하여 취소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프레스톤 버스를 타다가 어느 한 할머니가 월레스라는 이름의 뚱뚱한 래브라도 리트리버를 데리고 있었다. 감독인 닉 파크는 그 이름이 개에게 주기에는 북부스러운(northern name) 재미있는 이름이라 생각하여 제리라는 이름 대신으로 지어주었다. 또한 닉 파크는 월레스의 성우인 피터 셀리스(Peter Sallis)는 월레스를 더빙한 패이로 50파운드를 주겠다고 제안을 했는데, 의외로 쉽게 수락하자 감독이 놀랐다는 후문이 있다. 감독은 월레스가 자신과 같은 랭커스터 억양을 원했지만 성우분은 요크셔 억양밖에 못 한다고... 더빙 6년 후, 닉 파크로부터 필름이 완성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엄청 놀랐다고 한다. 또한 지금의 월레스가 큰 볼을 가지게 된 이유는 성우분의 치-즈를 보고 월레스에게 큰 볼을 달아준 것이라고 한다.
그로밋 또한 원래 고양이였지만, 말하는 개로 포지션을 교체하다 표정이랑 몸짓으로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말이 없는 캐릭터로 만들었다. 말하는 컨셉이였을 당시 피터 호킨스(Peter Hwakins)가 더빙했었으나, 지금과 같은 컨셉이 붙은 이후 그 음성을 들을 일은 영원히 없어졌다. 초기안은 사진과 같이 매우 통통하고 뾰족한 이를 가지고 있었으며 월레스가 아닌 그로밋이 치즈를 좋아하고 치즈가 없으면 주인을 공격하는 캐릭터였다고 한다. 이름의 어원은 쇠고리(grommet, 영국식 발음 또한 그로밋)인데, 감독인 닉 파크의 형제[10] 가 전기 기사였었고 가끔씩 이 언어를 사용했었다. 닉 파크는 그 단어의 소리가 좋아서 애완견 이름을 그로밋이라 붙여준다.
로켓의 유래는 아마 닉 파크 감독이 어렸을 때 아마추어 발명가인 아버지가 만들었던 여행용 트레일러로 추측된다. 바퀴 위에 벽지를 바른 벽, 가구는 바닥에 볼트로 고정되어 있었다고 한다. 기억에 남는 발명품 중 하나라고 한다. 또한 월레스의 발명가 컨셉은 아버지로 부터 따왔다고 한다. 후에 이 로켓은 월레스와 그로밋 시리즈에서 자그마한 벽장식으로 등장한다. 또한 이후 시리즈나 다른 아드만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개성넘치는 기계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원래 계획했던 내용은 소소한 달나라 여행이 아닌 달나라에서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을 찾아낸다는 내용이였다. 러닝타임도 총 40분이였으며 둘 뿐만 아니라 다양한 외계인과 가계에서 일을 하는 주차요원이나 요리용 로봇들도 있었고 맥도날드도 있었다. 스토리는 모종의 실수로 월레스가 감옥에 갇혀 그로밋이 탈출시킨다는 내용과 함께 스타 워즈의 패러디가 될 예정이였다고 한다. 감독은 아드만에 들어갔을 때 위에 서술된 달 부분을 작업하고 있었는데 어떤 직원이 그걸 다 찍으려면 9년이 더 걸린다고 하자 현실을 직시하고 지금과 같은 작은 여행이 되었다. 여기서 남은 유일한 달 등장인물은 요리 기구 하나뿐이며, 요리라기보다는 주차+경비원에 가깝다.
달이 치즈로 되어 있는 이유는 서양권의 설화 중에서는 달이 치즈로 되어 있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그렇다.[11]
여기서 등장한 웬스리데일(Wensleydale) 치즈는 실제로 존재하는 치즈다. 한때 공장이 문을 닫을 위기였으나, 이 애니메이션이 뜬 이후 판매량이 급증하여 위기를 모면했다고 한다. 하지만 감독 본인은 그냥 우연히 보고 재미있는 언어라고 생각하여 끼워 넣은 것이라고 한다.
이 애니메이션을 찍기 위하여 감독은 클레이 회사인 윌리엄 하버트 회사(William Harbutt's company)에 긴 문장의 편지를 보내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클레이를 주문했다. 10개의 색상 중 돌(stone)이라 불렸던 클레이는 그로밋의 색깔이 되었다. 원래의 색은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누리끼리한 색이였다.
5. 기타
- 작중 로켓 안에 있는 시계의 Wulston은 감독의 미들네임이다.
- 지하실은 잘 보면 로즈 버드라는 썰매가 보인다.
- 어렷을적에 이 애니메이션을 보고 진짜 달이 치즈로 이루어져있다고 믿었다는 썰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당연히 현실의 달은 그냥 돌덩어리다. 당장 달에 도착한 월레스와 그로밋이 처음 달 지면을 떠서 비스킷에 얹어 먹어본 결과가 영 시원치 않다. 그래도 지구로 돌아올 때 잔뜩 챙겨가는 것을 보면 꽤나 마음에 들었던 듯싶다.
- 이 영화의 컨셉아트 등은 닉 파크 감독의 다락방에 있어서 2005년 대화재의 피해를 입지 않았다.
- 웬슬리데일 치즈의 실전을 막은 구세주이다. 본작에서는 한 마디 언급이 되었는데 그걸 들은 관객은 호기심에 당시 단종 위기에 처해 있었던 웬슬리데일 치즈를 찾게 됨에 따라 오늘날까지 꾸준히 팔리고 있다. 이후 이를 기리기 위해 기념 로고와 한정판까지 나왔다.
- 월레스가 달에서 그로밋과 대화하는 패턴이 워낙 단순하다보니 이런 영상도 나왔다(...).
[1] 이후 영국에서 월레스와 그로밋은 항상 크리스마스 시즌에 단편신작을 내놓아 크리스마스 영화가 되었다. 물론 재방송도 대부분 크리스마스 시즌에 한다. 한국으로 비교하자면 나홀로 집에 포지션에 가깝다. 차이점이라면 나홀로 집에는 더이상 지상파에서 방영을 안한다는것.[2] 원래는 어디로 휴가를 갈지 몰라서 잡지와 책들을 다 살펴본다. 그러다 잠시 쉬기 위해 홍차와 크래커를 준비하던 중 냉장고에 치즈가 없다는 사실에 결국 치즈가 많은 곳으로 가기로 결정하고, 치즈로 유명한 곳을 찾던 중 달이 치즈로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3] 그런데 그 상상을 흑백 텔레비전식으로 하는데,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듯 버튼을 돌린다(...).[4] 이 곤봉은 실제 20세기 영국 경찰들이 휴대하던 truncheon이다.[5] 본 작품 역사상 '''최초로''' 노골적인 폭력이 묘사된 장면. 그런데 이것도 현실 고증이긴 한게, 월레스가 치즈를 뜯어간 행동은 로봇의 입장에서는 멀쩡한 산림을 벌목하는 것, 혹은 그 이상의 테러행위이다. 곤봉을 동원한 강제력으로 제지하려고 했던 것도 어느 정도는 납득이 된다.[6] 그런데 그 곤봉을 든 로봇의 팔이 월레스의 머리 바로 위에서 멈춘 까닭에 월레스가 일어서려다 그 곤봉에 그대로 박치기를 한다(...). 만일 제대로 맞았으면 월레스는 첫 화만에 그대로 불귀의 객이 될 수 있었을 수도(...).[7] 로봇은 월레스가 지구로 돌아가는 것을 보고 자신도 스키를 타고 싶어서 따라갔지만, 월레스는 치즈를 훔쳐가는 자신을 붙잡으러 쫓아오는 것으로 오해했다.[8] 익히 알려져 있듯이 서양인은 비루관이 동양인보다 넓어서 눈물이 코로 많이 들어가고 그래서 울때 코를 푼다. 즉, 우는 장면을 묘사한 것.[9] 본명이라기보다는 그냥 별명이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10] 닉 파크는 5남매 중 셋째다.[11] 서양권에서는 중세시대의 기록에서부터도 나타나는 표현이다. 달이 치즈로 만들어져 있다(The Moon is made of green cheese)라는 표현은 1500년대 중반의 기록에서부터 처음으로 등장했으며, 17세기까지의 여러 문헌에서 상당히 자주 나타났다. 중세시대에는 늑대나 여우가 우물에 비친 달을 치즈로 착각해서 빠졌다는 설화가 유럽에서부터 터키지역에 이르기까지 널리 퍼져 있었을정도로 친숙한 이야기였다. 이 소재는 1900년대 들어서는 유럽권에서 본격적으로 다양한 동화 및 아동SF 소설에서 소재로 활용되면서 더욱 대중적으로 퍼져나갔는데, 국내에서는 월레스와 그로밋을 통해서 처음 접한 사람들이 많다보니 월레스와 그로밋에서 처음 나타난 독자적인 아이디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