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실격
'''
1. 개요
恥の多い生涯を送ってきました。自分には、人間の生活というものが、見当つかないのです。
'''부끄러움이 많은 생애를 살아왔습니다. 저로서는 인간의 생활이라는 것이 짐작도 되지 않습니다.'''
본작의 도입부
일본의 소설가 다자이 오사무가 1948년 발표한 소설로, 사양, 달려라 메로스와 더불어 다자이 오사무를 대표하는 소설이다.
작가와 소설 속 주인공은 어린 시절 부유했다는 점, 여성과 둘이서 동반자살하려다가 자기 혼자 살아남고 여성 파트너는 죽었다는 점 등이 동일하다. 다자이가 평생 동안 겪었던 충격적인 사건들을 허구화한 작품이며 어떤 면에서는 자기 해명의 책으로 불리고 있으며 처음으로 '타를 위해서'라는 자세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의 예술적 자서전을 시도한 작품이고 다자이가 죽기 십수년 전 부터 관심을 가지던 기독교에 대한 자신의 반영도 포함되었다. 3회에 걸친 연재 중 마지막 회 발표 직전 작가가 자살하여 세간에서는 유서로 써서 수정 없이 바로 연재에 넘겼다고도 알려졌지만 1990년에 다자이의 유족이 발견한 인간실격의 초고에 의해 여러 차례 수정되었다는 것이 판명되었다.
일본의 불안하고 우울한 당시의 시대상과 맞아 떨어져 엄청난 판매고를 기록해 초판을 출판한 신쵸사문고 출간본만 해도 600만 부가 팔렸을 정도였다.
2. 등장인물
- 나
본 소설의 서술자이자 소설가. 오바 요조의 사진을 보고 기분 나쁘다는 감상을 남긴다.[2] 그리고 후나바시 시에서 어떤 마담에게 요조의 수기를 건네받게 되는데, 이 수기의 내용이 소설의 본문이 되는 액자식 구성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 오바 요조(大庭葉蔵)
본 소설의 실질적인 주인공. '나'가 건네받은 세 편의 수기를 쓴 저술자이다. 유복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어렸을 때부터 병약했고, 인간을 무서워하는 내향적인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 성격이 요조를 망가뜨리는 원인이 된다. 어릴 때 집안의 하녀와 머슴에게 성적 학대를 당했음이 암시되는데, 아주 짧게 언급되지만 사실 이것이 요조가 자멸적 성격을 지니게 된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 작중 행적을 보면 굉장히 잘생긴 외모에 머리도 매우 좋은편이다.
- 호리키 마사오(堀木正雄)
대학교 시절 요조가 다니던 화실의 미술학도. 요조보다 6살 연상. 요조에게 술, 담배, 매춘부, 전당포, 좌익사상을 가르쳐준 장본인.
- 쓰네코(ツネ子)
카페의 여급. 주위에서 고립되어 쓸쓸한 분위기를 풍긴다. 남편이 형무소에 있다고 한다. 히로시마현 출신으로, 요조와 함께 물에 뛰어들었으나 혼자 죽는다. 향년 22세.
- 시즈코(シヅ子)
잡지 기자. 요조에게 만화 기고를 추천한다. 메마른 체형에 키가 크다. 남편과는 사별했다고 한다. 야마나시현 출신. 나이는 28세.
- 시게코(シゲ子)
시즈코의 딸. 요조를 아빠라 부르며 따른다. 첫 등장 당시 5세.
- 마담
바의 여주인. 의협심이 있는 인물.
- 요시코(ヨシ子)
바 건너편 담배가게의 간판 아가씨. 처녀로, 의심을 모르는 순수한 마음씨의 소유자. 신뢰의 천재. 하얀 덧니가 있다. 등장 당시 18세.
- 히라메(渋田, ヒラメ)
고물상. 요조네 아버지의 알랑쇠같은 인물로 원래 성은 시부타이며, 히라메는 별명. 요조의 신원보증을 의뢰받는다. 넙치같은 눈매가 특징으로, 땅딸막한 체형에 독신. 계산을 잘하며 수다스럽다. 도호쿠 지방 출신으로 나이는 40대.
3. 줄거리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인간의 위선과 가식을 이해하지 못하고 남의 눈치를 봐야 하는 주인공 오바 요조가 방탕한 삶을 살다가 몰락하는 내용이다.
작중 오바 요조의 수기로 나오는 것은 '제 1의 수기', '제 2의 수기', '제 3의 수기'로, '서문'과 '후기'에서는 '나'의 체험담이 쓰여 있다. 처음 '제 1의 수기' 원고에서 주인공의 일인칭은 '저(私)'였다가 도중에 다시 쓰여 '자신(自分)'이 되었고, 결과적으로 수기 전체의 일인칭으로 쓰인다.
- 서문
이 첫머리로 시작되는 문장은 유년시절, 학생시절, 기괴한 사진으로 되어 있는 세 장을 비교하고 있으며, 그 모습이 제3자의 시점으로 쓰여 있다.나는 그 사내의 사진 세 장을 본 적이 있다.(私は、その男の写真を三葉、見たことがある。)
- 제 1의 수기
이 수기의 화자 오바 요조는 남들과는 다른 감각을 가지고 있으며, 그로 인해 혼란스럽다 못해 발광할 지경에 이른다. 그렇기에 남들과 제대로 대화도 못하는 요조는 인간에 대한 최후의 구애로서 광대를 연기한다. 하지만 말싸움도 자기변명도 못하는 그의 본성은, 하녀와 하인에게 성추행을 당해왔다는 어른들의 잔혹한 범죄를 말하지도 못한 채 힘없이 웃는 인간일 뿐이었다. 결과적으로 자신을 속이면서도 '맑고 밝고 명랑하게', 또는 살아갈 자신이 있는 사람들에 대한 난해함 끝에 아무한테도 호소하지 않는 고독을 선택해왔다.부끄러움이 많은 생애를 살아왔습니다.(恥の多い生涯を送ってきました。)
- 제 2의 수기
하지만 급격히 환경이 변하며 여러 속박에서 벗어나기 힘들어지자, 결국 한 유부녀와 훈훈한 하룻밤을 보낸 후 동반 자살을 감행한다. 하지만 요조 혼자만이 살아남아 자살 방조죄로 인해 심문을 받았다. 기소유예가 되어 아버지와 거래 관계인 히라메라는 남자를 보증인으로 석방되지만, 그의 혼란한 정신 상태는 계속된다.
- 제 3의 수기
그러다 죄의 반댓말에 관해 호리키와 대화하면서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이 머리를 스쳐지나간 직후, 그 여성은 단골로 드나들던 상인에게 덮쳐진다. 처참한 공포에 사로잡힌 나머지 절망에 겨워 알코올에 빠져있던 그는, 그만 어느 날 저녁 우연히 그녀가 비밀리에 준비해뒀던 수면제를 써서 또다시 자살미수를 일으킨다.
어떻게든 살아나긴 했지만 그 후 몸이 쇠약해진 데다 술을 끊지 못하여 대설이 내리는 밤 도쿄에서 각혈을 하게 된다. 약국에서 처방받은 모르핀을 주사하자 급격히 상태가 회복되었으나, 그에 맛들린 나머지 몇 번이나 남용하다 그만 모르핀 중독에 걸린다. 약국에서 계속 외상으로 약을 사는 동안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 되었고, 그만 약국의 부인과 관계를 맺기에 이른다. 자신의 죄를 견디지 못한 그는 스스로 친가에 상황을 설명하고 돈을 꿔달라는 편지를 보낸다.
이윽고 가족의 연락을 받은 듯한 인수인 남자와 호리키가 찾아와 병원에 가자고 제안한다. 입원한 곳은 결핵 요양소가 아닌 정신병원이었다. 요조는 남들이 자신을 미치광이로 보는 것을 깨달은 이미 인간 실격이라며 확신하기에 이른다.
수 개월의 입원 생활 후 고향에 거두어진 요조는 폐인이나 다름없는 처지가 되었고, 불행도 행복도 없이 노파에게 희롱당하며 시간이 지나간다. 이는 지금까지 아비규환에서 살아왔던 이른바 '인간'의 세계에서 단 하나의 진리라 여겨졌다. 실제 나이 27세인 그였지만, 머리도 하얗게 새어버린 바람에 40세 이상으로 보인다는 말로 자백은 끝을 맺는다.인간, 실격.(人間、失格。)
- 후기
4. 미디어믹스
4.1. 영화
- 2010년에 인간실격 실사 영화가 개봉되었다.
- 2019년에 오구리 슌 주역의 실사 영화가 개봉되었다.[3]
4.2. 만화
- 유명 공포 만화가 이토 준지가 본작의 만화를 연재했다.
- 2017년 10월 30일 1권이 발매되었다.
- 2018년 12월 7일에 2권이 발매되었다.
- 2019년 현재 3권으로 완결되었다.
- 다만 정발판의 결함이 존재하는데 일본판과 다르게 19세 이상 판매가임에도 작품 속에 성관계 씬에서 유두를 삭제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는 출판사인 대원씨아이가 곧잘 저지르는 문제점이기도 하다. 이후 2020년에 프리미엄 사양으로 무삭제판을 재발매하는데 만원에서 16000원으로 가격이 올라버렸다.
4.3. 애니메이션
- 2009년에 푸른 문학 시리즈를 통해 애니화되었다.
4.3.1. 극장판
2019년 11월 29일 개봉한 일본 극장판 애니메이션이다. 다만 내용은 인간실격을 오마주한 별개의 애니메이션이다.
5. 여담
- 문학소녀 시리즈 1권은 이 소설의 내용을 주제로 삼고 있다.
- 야한 이야기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 지루한 세계 1권에서는 작가가 "부끄러움이 많은 삶을 살아왔습니다"로 후기를 시작하며 패러디했다.
- 반쪽 달이 떠오르는 하늘과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에서 작품이 인용되었으며 감옥학원에서 부제로 쓰이기도 했다.
- 인디 싱어송라이터 요조는 이 소설의 주인공 이름에서 따온 예명이다.
- 만화(및 동명의 애니, 소설) 문호 스트레이 독스의 등장인물 다자이 오사무의 능력명이기도 하다. 인간실격의 카도카와판 문고본의 표지에 이 문호 스트레이 독스의 다자이가 그려진 적이 있다.[4]
- 일본의 유명한 코미디언 듀오(게닌 콤비)인 피스의 멤버로 활동 중인 마타요시 나오키가 제일 좋아하는 소설이라고 한다.
- 이 소설의 한 대화[5] 에서 다자이 메소드(太宰メソッド)라는 표현이 나왔는데, 누군가가 무언가를 부정하거나 비난할 때, 말하는 사람 자신이 아니라 '세상', '여론', '이재민', '사건의 피해자들'과 같이 많은 사람으로 애매모호하게 대체하여 발언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 자신의 발언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논법을 의미한다. 군중에 의거한 논증(군중에 호소하는 오류)와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6]
- 외국어 번역은 도널드 킨(Donald Keene)이 영역한 버전 'No Longer Human' 등이 유명한데, 해외에서 이 작품은 소년의 성적 학대를 표현한 소설로 간주되어있다고 한다. 정신과의사 미야지 나오코(宮地尚子)는 자신이 소속된 그룹에서 작가 마이크 류(Mike Lew)에게 읽게 하자 '괴로워서 못 읽겠다'라는 반응까지 나올 정도였다는 사실을 리처드 카트너(Richard Gartner)가 저술한 '소년을 향한 성적학대 남성피해자의 심적 외상과 저인분석치료'의 일본어 번역 해설을 통해 밝혔다. 미야지 나오코는 L.두모스가 '친자 관계의 진화 아이 시절의 심리발생적 역사학'으로 유모를 통한 성적 학대의 역사를 연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일본에서는 여성에 의한 성적 학대가 성적 피해로 간주되기 힘든 경우도 있어 소년을 향한 성적 학대가 다른 관점에서 연구되어있는 것이 아니겠냐며 의심했다.
- 인어공주의 미안한 식사의 작가진이 2019년에 연재하는 후속작인 이세계 실격은 이 소설의 패러디다. 여기서는 오오바 요죠 포지션의 주인공[7] 이 애인과 동반자살을 하는데 성공은 하는듯 했지만, 그대로 이세계로 날아가버리자 어떻게든 죽기 위해 이세계를 여행한다.
[1] 고스트 바둑왕, 데스노트 등의 그림을 담당한 작가 오바타 타케시가 표지 제작을 맡았으며, 이 신장판 덕분에 판매량이 급증했다. # 이후 오바타 타케시는 푸른 문학 시리즈의 '인간실격' 편에서도 캐릭터 원안을 담당했다.[2] 화자가 묘사하는 사진은 실제 다자이 오사무의 사진들이다. 이 실제 사진들을 실은 판본도 있다.[3] 2010년 개봉작보다 평 자체는 좋다.[4] '앵두'와의 합본이다.[5] "더 이상은 세상이 용납하지 않을 테니까." 세상은 도대체 뭘까요. 그 세상의 실체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호리키가 그렇게 말하자 불현듯 "세상이라는 게 사실은 자네 아니야?"라는 말이 혀끝까지 나왔지만 호리키를 화나게 하는 게 싫어서 도로 삼켰습니다.[6] 군중에 호소하는 오류는 자신의 의견의 근거로 군중을 끌어들이는 것이고, 다자이 메소드는 아예 자신의 의견을 군중의 것으로 포장하는 것이다. 전자는 발언자와 군중의 의견이 일치하지만 후자는 군중의 의견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이 경우 실제 군중은 '우리의 이름으로 ○○하지 말라'라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또한 '다자이 메소드'의 경우 반드시 끌어들이는 대상이 다수일 필요는 없다(예: '사건의 피해자').[7] 작중에서는 이름은 안 나오고 자신을 '선생'이라고 자칭하거나 소설가로 활동했다고 말하는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