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 벌

 



1. 개요
2. 특징
3. 줄거리
4. 등장인물
5. 여담


1. 개요


원제: Преступление и наказание
영어: Crime and Punishment
러시아의 대문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장편소설.

2. 특징


주인공인 로지온 라스콜리니코프(Родион Раскольников)[1]가 살인을 함으로써 형사소설과 유사성을 띠지만, 살인 행위 자체보다는 그 살인을 행하는 주인공의 사상적 배경 등에 초점을 맞춘 심리소설이라고 하는 것이 더 알맞다.
1866년 《러시아 통보》에 기고된 작품이자 그의 5대 장편 소설 중 첫 번째 소설이다.[2]
도스토옙스키는 원래 수정이나 퇴고를 하지 않기로 유명하지만, 이 작품은 예외 중 하나다. 사실 이유가 있는데, 마감에 맞추려면 퇴고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도스토옙스키는 집안의 가난과 본인의 도박벽 때문에 늘 돈이 궁했는데, 이 탓에 일단 출판사에 돈을 받고 출판권을 넘긴 뒤 작품을 집필하는 식의 계약도 자주 맺었다. 도스토옙스키의 소설들이 대체로 긴 것도 당시 러시아에서는 글자 수마다 고료를 계산했기 때문. 반면 <죄와 벌>은 그나마 다른 작품의 선계약으로 받은 돈이 있었기 때문에 퇴고할 여유가 생겼던 것이다. 더 상세한 내용은 석영중 교수의 <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 등의 저서에 자세히 나온다.
처음에는 1인칭 시점으로 쓰였다가, 표현의 부족함을 깨닫고 원고를 불태운 채 처음부터 다시 썼다. 꽤 긴 소설이기 때문에 완전히 다 읽어본 사람은 생각보다 적은 작품. 실제 작품의 길이는 한국어 번역을 기준으로 하면 약 800페이지 정도다. 처음 작품을 구상한 건 시베리아 복역시기.

3. 줄거리



가난한 대학생 출신인 라스콜리니코프는 악랄하기로 소문난 전당포 노파 알료나와 그녀의 여동생 리자베타[3]도끼로 살해하고, 계속해서 이 범죄를 자신의 사고에 맞춰 자기합리화하려고 애를 쓴다. 그러나 소냐의 가정을 알게 되고 여동생인 두냐의 혼사에 관여하게 되면서 그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되고 마침내 소냐의 설득과 도움에 힘입어 자수하게 된다. 짧아보일 수 있겠지만, 중간중간 주변인물들의 이야기도 삽입되는 등 실제로는 굉장히 방대한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다. 사실 이는 도스토옙스키 소설의 전체적인 특징이다.
결말에 대한 비판적 의견도 있는데, 소설 속에 나타난 라스콜리니코프의 성격상 자수하는 것까지는 가능할지 몰라도 회개하는 것은 억지로 끼워 맞춘 엔딩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다만 직접적으로 라스콜리니코프가 회개했다고 언급되지는 않았으며 단순히 그런 암시를 주는 것일 뿐이기 때문에 그렇게 비판하기도 힘들다.[4]
작품 속에서 라스콜리니코프가 노파를 죽이는 이유는 단순히 돈을 위해서가 아니다. 그는 세상 사람들이 범인(凡人, 즉 평범한 사람)과 비범인(非凡人, 즉 평범하지 않은 사람)으로 나뉜다고 생각하는데, 자기 자신이 비범인인지를 시험하기 위하여 죽였다고 한다. 이러한 내용을 통해 작가는 맹목적인 자기합리화와 영웅주의적 사고관을 비판하고 있다. 결국 그는 노파의 동생을 죽인 순간 자신의 논리의 모순에 빠져 반쯤 정신이 나갔다.[5][6]
라스콜리니코프의 이러한 사상은 작가의 다른 장편소설들에서 점차 발전되어 나타난다 [7].라스콜리니코프의 연장선상에 있는 인물들로는 <백치>의 로고진, <악령>의 니콜라이 스타브로긴과 키릴로프, <미성년>의 베르자예프,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의 이반 카라마조프와 스메르자코프 등이 있는데, 인물 하나하나가 한 작가가 평생에 걸쳐 이룩하여야 쓸 수 있을 정도로 심도 깊게 만들어진 인물들이다. 그런데 도스토예프스키는 이러한 인물들을 수십 명이나 창조했다.

4. 등장인물


등장인물을 중심으로 줄거리를 서술했으며 이름 뒤의 괄호 속에 있는 것은 별칭이다. 참고[8]
  • 로지온(로쟈) 로마노비치 라스콜니코프[9](Родион(Родя) Романович Раскольников): 이 소설의 주인공. 그의 어머니는 그를 애칭 '로쟈'라고 부른다.

작중 묘사로는 매우 잘생기고, 약간 큰 키에 말랐지만 다부진 체격, 빛나는 검은 눈과 짙은 갈색 머리칼을 가진 23세의 청년. 법학도였지만 집안이 가난한 탓에 학업을 끝마치지 못하고 휴학 중이나, 매우 우수한 지성을 가진 수재이다.
어머니가 빚까지 져가면서 돈을 부쳐주고, 유일한 생계수단인 가정교사 일마저 잘 구해지지 않아 경제적으로 비참한 처지에 놓여 있어 끼니도 제때 챙기지 못하고, 변변한 침대조차 없어 낡은 소파에 옷가지를 베개삼아 누워 잠을 자거나 몽상을 하고, 이따금 거리를 배회하는 것을 일삼는다.
나폴레옹 3세의 초인사상과 같은 생각에 경도되어 범인과는 차원이 다른 비상한 지성과 강인한 감성을 가진 인물이 악인을 처단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를 정리하여 저널에 글로 기고하기도 하였다.[10] 이러한 생각으로 인해 고리대금업을 하던 악덕 노파를 도끼로 쳐서 살인하기에 이르는데, 이 과정에서 하필 그 순간 집에 돌아온 노파의 여동생 리자베타 이바노브나마저 계획에도 없이 죽이게 되고, 죄책감과 자기 혐오로 거의 미친 사람과 같은 행동을 보인다.
이후 여동생 두냐의 결혼문제와 소냐와의 만남, 포르피리의 집요한 추궁과 설득 등을 거치면서 결국 경찰에 자수하고 2급 살인죄로 시베리아[11] 8년 유배형을 받는다. 사실 작중 마지막까지도 자신의 잘못을 뚜렷하게 뉘우치기보다는 그저 마음이 편해지고 싶어서 자수한 듯한 인상을 주었지만 시베리아까지 따라와서 함께한 소냐를 통해서 진정으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갱생될듯 한 암시를 주면서 작품이 끝난다.
라스콜니코프의 이름은 러시아어 "라스콜(раско́л, raskol)"에서 유래했다고 보는 게 일반적인데 라스콜은 "분리, 분열"을 의미한다. 그렇게 본다면 라스콜니코프는 정신적으로 분열된 사람, 세상과 단절되고 격리된 사람이란 의미가 된다. 이 외에 영어로 '악당'을 의미하는 Rascal과도 어원적으로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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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피아(소냐) 세묘노브나 마르멜라도바(Софья(Соня) Семёновна Мармеладова) : 히로인. 퇴역 군인이자 주정뱅이 하급 9등관리인 세묜 자하로비치 마르멜라도프의 딸로 원래 방직공장에서 일했지만 억울하게 해고당하고, 결국 아버지의 무능과 계모 카테리나의 강요, 생활고로 인해 '노란 감찰을 차고 다니는' 매춘부의 삶을 살게 되어 가족과도 거의 떨어져 살게 된다. 매춘부와 한 지붕 밑에선 못산다는 집주인이 성화를 냈기 때문.[12]

심지어 엄청난 심적 궁지에 몰려있던 라스콜니코프조차 소냐의 처지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발에 입을 맞추었을 정도. 소설 전반부에서 라스콜니코프가 술집에서 마르멜라도프와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신앙심이 깊은 러시아 정교 신자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아버지의 장례를 치른 후 포르피리를 만나고 온 라스콜니코프가 전당포 노파 알료나와 그녀의 여동생 리자베타를 살해했음을 고백하자 그를 설득해서 경찰에 자수하게 하고 이후 시베리아 유형을 선고받자 시베리아까지 따라간다.
공교롭게도 리자베타는 소냐의 친구이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스콜니코프에 대해 어떠한 복수심이나 증오감도 품지 않고 오히려 그에 대한 동정과 연민을 아끼지 않았다.[13]
소냐는 라스콜니코프에게 "공원에 나가 땅에 입 맞추고 '나는 살인자다'라고 외치세요"라며 내가 끝까지 따라갈테니 죄를 외면하지 말고 당당히 죗값을 치르라고 말한다. 소냐의 말대로 공원에서 땅에 입을 맞춘 라스콜니코프는 순간 '가슴속에 묵은 것이 사라진 듯한 기분'을 느꼈다고 한다.
그 후 라스콜니코프가 자수하여 8년 형을 받고 시베리아로 가자 그에게 삼나무 십자가 목걸이를 걸어준 뒤 호언장담한대로 망설임없이 그를 따라 시베리아로 갔고, 혹독한 시베리아 생활 속에서 많이 야위었는데도 불구하고 매일같이 면회를 갔으며 감옥 생활에 날카로워진 라스콜니코프가 소냐에게까지 역정을 부리는데도 묵묵히 참고 견뎠으며, 라스콜니코프가 옥중에서 병으로 몸져누웠을 때는 헌신적인 간호로 그를 살려냈고, 라스콜니코프는 그제야 소냐의 사랑을 다시 깨달았다고 한다.
이런 모습에 감동한 죄수들은 소냐를 '우리들의 어머니'라 칭송하며 동시에 그녀에게 험하게 대하는 라스콜니코프를 씹어댔다.[14]
그녀의 이름 소피아그리스어로 "지혜"를 의미하고, 작중에서 라스콜니코프에게 "유로지비"[15](юродивый)로 불리는데 유로지비란 러시아 정교회에서 세상에선 바보처럼 보이지만 하느님 앞에서는 가장 지혜로운 하느님의 사람이란 의미다. 전당포 노파의 여동생인 리자베타처럼 우둔하고 비참한 삶을 살지만 오히려 묵묵히 자기희생과 순종, 믿음을 통해서 타락한 세상을 구원으로 인도하는 사람의 상징이라고 볼수있다. '소피아'라는 이름이 붙은 이러한 류의 지혜롭고 긍정적인 여주인공은 여타 러시아 문학작품[16]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데, <죄와 벌>의 소냐는 그 대표격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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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미트리 프로코피이치 브라주미힌(라주미힌)(Дмитрий Прокофьич Вразумихин(Разумихин)) : 법학도이자 라스콜니코프의 둘도 없는 친구이고, 후에는 매부가 된다. 본명은 브라주미힌이지만 라주미힌이라고 불린다고 하며, 작중에서도 계속 라주미힌이라고 불린다.

작품 속에서 포르피리와 더불어 작가의 사상을 드러내는 인물이라 볼수 있다. 휴학 중인 대학생이며, 독일어 등을 좀 하기에 번역가 일로 푼돈을 버는 모양이다. 라스콜니코프를 걱정하면서 이야기의 전면에 서게 되는데 라스콜니코프가 불친절하고 심지어는 욕까지 퍼붓는데도 불구하고 친구를 걱정하는 걸 보면 대인배의 기질이 있는것 같다.[17]
시종일관 라스콜니코프를 믿고 돕는 신실한 벗이자, 나아가 경찰에 자수하러 떠나는 라스콜니코프로부터 가족을 지켜달라는 부탁을 받을 정도로 그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받는 인물. 라스콜니코프의 사상인 "비범한 사람은 피를 흘려도 된다"는 영웅주의(혹은 초인사상)를 비판하는 점에서 상당히 건전하고 긍정적인 인물임을 알 수 있다.
친구 라스콜니코프의 여동생 두냐에게 반했으며, 두냐의 약혼자였던 루쥔의 파렴치한 만행과 악담을 정면에서 꾸짖고, 라스콜니코프의 가족을 보호하였다.[18] 후에 결국 두냐와 결혼하게 되었고, 라스콜니코프가 유배형을 떠난 뒤에는 두냐와 함께 라스콜니코프의 어머니를 보살피며 안심시켰다.
라주미힌의 이름은 러시아어 "라줌(разум)"에서 왔다고 보는게 일반적인데. 라줌의 의미는 "이성", "지성", "합리성" 등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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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료나 이바노브나(Алёна Ивановна) : 전당포를 운영하는 늙은 고리대금업자. 적어도 라스콜니코프의 시점에선 매우 악랄하고 돈만 밝히는 탐욕스럽게 보였던 노파이다. 라스콜니코프에게 도끼로 찍혀 살해당했으며, 그 직후 그녀의 이복여동생 리자베타 이바노브나까지 우발적으로 살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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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셰묜 자하로비치 마르멜라도프(Семён Захарович Мармеладов) : 소냐의 아버지. 전처와의 사이에서 소냐를 두고 카테리나라는 여인을 후처로 맞아들였다.

실직한 9등관으로, 많은 가족을 두고 가난에 찌들어 살고 있다. 알콜중독자. 장녀 소냐가 매춘부가 되는데 졸지에 큰 역할을 했다.[19] 자기는 딸내미 돈을 술마시느라 다 까먹는걸 반복해왔다.[20]
술집에서 우연히 주인공 라스콜니코프와 만나고 그와 대화를 하게 된다.[21] 이후 라스콜니코프의 도움으로 집에 가게 되지만 소냐가 벌어다가 그에게 준 돈을 술값으로 다 썼다는게 들통나서 아내애게 된통 혼난다. 라스콜니코프는 자신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와 그의 가족을 보고 뭔가를 느꼈는지, 몰래 돈을 조금 남기고 떠나는 선심을 쓴다.
마르멜라도프 자신은 의도치 않았으나, 당시 라스콜니코프는 전당포 노파를 향한 범행을 계획하던 중이었다. 그러다가 그와의 만남을 통해 그가 지녔던 노파 살해 계획에 정당성을 부여하게 된다.[22]
나중엔 마차에 치여서 사망한다. 후처 카테리나는 남들 보라고 그의 장례식을 호화롭게 열려다가 실패한다.[23] 소냐에겐 인생을 망친 막장아버지지만, 정작 그녀는 그에 대해 별로 원망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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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테리나 이바노브나 마르멜라도바(Катерина Ивановна Мармеладова) : 소냐의 계모. 원래 잘 사는 집안 출신. 그래서 좋은 혼처를 잡을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본인의 선택으로 그 기회를 놓쳤고 첫 남편을 일찍 잃었으며 졸지에 세 아이를 둔 미망인이 되었다. 게다가 집안도 파산. 소냐의 아버지 셰묜은 그 상태에서 만나서 결혼한 사람이다.

본디 잘 사는 집 자녀였다는데서 나온 허영의식과 더불어, 자신이 실패한 미망인이 아니라는걸 보여주고픈 마음이 있다.[24] 그래서 남편의 장례식을 무리해서 호화롭게 꾸몄지만, 참여한 이들 중 두냐에게 차인 전 약혼자 루진이 소냐를 도둑으로 누명씌우려 한 탓에 다 파탄났다. 결국 자신의 아이들을 구걸용으로 단장하고 춤추고 노래하며 구걸하게 만들려고 한다.
라스콜니코프가 보다봇해[25] 교장이 되겠다는 아이를 이렇게 해선 되겠냐고 그녀를 말리지만, 그녀는 '그런 꿈은 이제 다' 라고 말하려다가 각혈을 하고 쓰러진다. 그녀는 라스콜니프에 의해 소냐의 집으로 데려가지고, 그곳에 도착한 후 정신을 되찾는다.
카테리나는 소냐가 어떻게 살았는지 와 본적도 없었다며 소냐의 방을 살피다가 독일어와 프랑스어로 자기 과거를 늘어놓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사망한다. 그녀의 장례비는 스비드리가일로프가 대준다.[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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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브도치야(두냐)[27] 로마노브나 라스콜니코바(Авдотья(Дуня) Романовна Раскольникова) : 라스콜니코프의 여동생으로 애칭은 두냐, 혹은 두네치카. 골몰히 생각에 잠긴 채 방안을 서성이는 버릇이 있고, 이 점에선 오빠와 닮은 듯하다.

가족에 대한 사랑과 희생정신으로 가정의 재정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부유한 7등관 변호사인 루쥔과 약혼한 상태였으나, 이후 오빠를 모함하고 어머니와 자신을 협박하는 등 루쥔의 쓰레기 같은 행보에 큰 경멸감을 느껴 곧바로 파혼하였다. 루쥔을 만나기 전에는 원래 스비드리가일로프의 집에 가정교사로 있었으나, 탐욕스러운 그가 계속 치근덕대는 데다가 그의 아내 마르파마저 그녀와 스비드리가일로프 간의 관계를 오해해 그녀에게 누명을 씌우는 바람에 그곳을 떠났던 일이 있다. 그 때문에 교회에도 나가지 못했다고.
이후로도 스비드리가일로프로부터 집요하게 강요를 받아왔으나, 오빠와 라주미힌의 보호로 안전할 수 있었고 이후 라주미힌과 결혼하였다. 그녀는 소냐에 이어 자기에게도 범죄 사실을 고백하는 오빠에게 '오빠가 대가를 치를 각오를 했다면 오빠는 이미 그 죄의 반을 씻은거나 마찬가지예요'라며 자수를 권하고, 떠나는 오빠를 마지막까지 걱정하며 배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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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풀헤리야 알렉산드로브나 라스콜니코바(Пульхерия Александровна Раскольникова) : 로지온 라스콜니코프의 어머니로, 인자하며 아들에 대한 걱정이 많지만 아들을 귀찮게 하지 않기 위해 배려하는 모습도 보인다. 라스콜니코프가 살인을 자백하고 체포된 뒤, 두냐는 그 사실을 그녀에게는 비밀로 했지만, 작중에선 그녀가 이 사실을 알았는지 몰랐는지는 나오지 않는다. 다만 그녀는 아들이 체포된 후 갑자기 연락이 끊긴 아들을 병적으로 걱정한다. 그 후 그 정신적 영향 때문인지 열병을 앓으며 헛소리를 하다가 사망하게 되는, 비극적인 최후를 맞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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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르피리 페트로비치(Порфирий Петрович) : 라주미힌의 먼 친척. 예심판사[28]로 <죄와 벌>의 중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라스콜니코프가 알료나에게 담보로 내놓았던 아버지의 유품을 회수하고자 상담을 받으러 갔을 때 첫 등장.

날카롭고 분석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물증이 없는 와중에도 라스콜니코프가 악인을 처단할 자격에 대해 쓴 논문을 보고 노파 살해사건의 범인이 라스콜니코프일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특유의 직관과 심리학적 분석을 겸한 집요한 심문으로 그를 궁지로 몰아간다.
라스콜니코프를 사무실로 초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범죄자가 누군지는 알고 있지만 일부러 체포하지 않고 심리적으로 범인을 압박해 불안을 느끼게 해서 스스로 자수하게 한다"는 등의 말을 하는 등.[29]
라스콜니코프는 포르피리의 의심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치지만 그럴수록 자아의 분열만 심해질 뿐이다. 자아의 분열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할 기미를 눈치채고 라스콜니코프를 찾아가 생명의 소중함을 강조하면서 감형을 약속하겠다면서 자수를 권유한다.
라스콜니코프를 정신적으로 몰아세우면서 괴롭히는 역할로 나오긴 하지만 아래의 스비드리가일로프와 달리 나쁜 사람은 아니다. 라스콜니코프의 논문만 알 적에도 그가 범죄자의 기질을 지닌 것을 눈치챘지만, 그를 몰아세우면서도 끝까지 자수를 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이유는 포르피리가 라스콜니코프를 뼛속까지 구제불능의 악인으로는 보지 않기 때문이다.
캐릭터에 영향을 준 건 에드거 앨런 포오귀스트 뒤팽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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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트르 페트로비치 루쥔(Пётр Петрович Лужин)[30] : 라스콜니코프의 여동생과 결혼하려 했던 인물. 상술한 포르피리 페트로비치와는 부칭[31]만 같을 뿐 아무런 관계도 아니다.

개인의 이득을 추구하다보면 사회가 발전한다는 이기주의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다. 겉으로는 대인배인 듯한 모습을 보이지만 속내는 사실상 찌질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을 모욕한 라스콜니코프에게 격분해서 라스콜니코프의 여동생 두냐에게 "오빠와 나 중에 둘 중 하나를 택하라"라고 했다가 도리어 역관광을 당하고 결혼이 파토나버렸다.[32]
본인은 가난한 여인의 구원자가 된다는 판타지에 휩싸여서(...) 두냐와의 결혼을 생각했던 모양이지만 결국 자신의 성격을 못 이기고 실패했기 때문에 라스콜니코프에게 앙심을 품고,[33] 소냐에게 죽은 아버지가 연금을 받게 돕겠다고 속인 후 그녀의 주머니에 몰래 자신의 지폐를 넣는 방법으로 그녀를 도둑으로 몰아 복수하려 했다.
그러나 결국 그 계획은 같이 있던 자신의 동료의 증언으로 인해 실패하여,[34] 라주미힌과 라스콜니코프에게 모욕당한 후 허언을 쏟아부으며 도망치고 이후 작품에 등장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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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르카지 이바노비치 스비드리가일로프(Аркадий Иванович Свидригайлов)[35] : 라스콜니코프의 입장에서 보면 최종보스라고도 할 수 있는 인물. 대지주 집안 출신으로, 사기 도박꾼에 미성년자까지 성추행할 정도로 여자라면 사족을 못 쓰는 인간 말종이었는데 이 때문에 한 살인사건에 연루되어 시베리아에 유배될 뻔했지만 그와 사랑에 빠진 부자 여성인 마르파 페트로브나가 도와줘 구사일생.

그 대가로 그녀와 결혼하지만, 약간 광적으로 그를 사랑하는 마르파조차도 "다른 여자를 사랑하지 않고 오로지 즐기는 정도면 눈감아 주겠다"라고 결혼 계약서에 적었을 정도로 호색한 기질을 버리지 못했다.
그러나 자신의 집에 가정교사로 온 두냐에게 빠졌는데, 그녀한테서 진실한 사랑의 감정을 느낀 듯 그녀를 유혹하려다 실패한다. 후에 두냐와 헤어질 때 두냐의 발언으로 미루어보아 이후 아내를 독살한 듯[36]하며, 이후 아내는 그의 꿈에 자주 등장하게 된다. 참고로 그 꿈에서 그가 미성년자를 추행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뒤에 두냐를 따라 페테르부르크까지 쫓아와서 라스콜니코프를 만나 루쥔과의 파혼으로 인해 돈을 배상하게 된 두냐를 위해 1만 루블을 지원하겠다고 하면서 죽은 마르파가 유산으로 3천 루블을 두냐에게 남겼다는 말을 전하는데, 그 뒤에 하필 소냐의 방 옆방에서 묵고 있었던 탓에 우연히 라스콜니코프가 노파 살인사건을 소냐에게 고백하는 것을 듣게 된다. 이후 무슨 생각이었는지 몰라도 소냐의 가족에게 돈을 지원해줬으며,[37] 이후 그녀의 계모가 병사하자 그녀의 이복동생들을 좋은 시설에 가도록 힘을 쓴 뒤 라스콜니코프에게 자신이 노파살인사건에 대해 알고 있다면서 압박을 넣는다.
이후 자기 집으로 두냐를 초대해 라스콜니코프가 살인자라는 것을 밝히며 다시 유혹하지만, 오히려 두냐가 정말로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며[38] 쇼크를 먹고, 결국 두냐를 내보내준 뒤 방황하다 소방탑 위에서 권총 자살을 한다.[39]
그는 라스콜니코프의 또 다른 분신으로 볼 수 있다. 그의 사상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인간상을 나타낸다. 19세기 기독교적 가치관에 회의로 사회주의(레베쟈트코트)나 물질주의(루쥔)적 인간상들이 드러나듯 스비드리가일로프는 극단적으로 전통적 가치에 회의를 품는 회의주의 또는 포스트모더니즘적인 인간상을 나타낸다. '죽은 뒤에 있는 것은 거미뿐', '죽음을 포함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 등에서 기존 기독교적 사후관 부정 및 자유에 대한 인물의 태도가 드러난다. 작중 후반부에 등장하는 그의 자살은 라스콜니코프의 자수와 대비를 줄 목적일 것이며, 스비드리가일로프, 나아가 회의주의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다르게 보면, 그는 라스콜니코프의 인물상의 안티테제로 볼 수도 있는데, 스비드리가일로프는 라스콜니코프의 사상을 '그 놈이 그 놈, 그 이론이 그 이론'이라며 이를 대놓고 부정하며 후반부에서 끊임없이 대립한다.

5. 여담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가면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의 집이 관광 명소로 남아있다. 소설에서는 5층인데 이 건물은 현재 4층이다. 도스토옙스키 팬들의 성지. 근처에는 마린스키 극장과 실제 도스토옙스키가 거주했던 집도 있다. 멀지 않은 곳에 소설의 주무대중 하나인 센나야 광장도 있다. 이 광장은 100여 년의 세월 동안 재개발 및 이런저런 이유로 소설 내의 모습과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작가 노트에 따르면, 도스토옙스키는 이 소설의 2부를 계획한 듯하지만 결국 완성하지 못했다.


[1] 현행 러시아어 표기법에 따르면 '로디온 라스콜니코프'인데, 이름의 경우 거의 대부분의 작품에서 '로지온'으로 번역하는 편이며, 작중 등장하는 애칭인 '로댜(Родя)' 또한 '로자/로쟈'라고 번역되는 경우가 잦다. 러시아어는 한국어처럼 구개음화가 존재하기 때문에 사실 실제 발음은 이쪽에 가깝다. 이 외에, 라스콜니코프라고 번역되는 경우도 있다. 러시아어에서 쓰는 키릴 문자 중 ь 부분 때문에 발음 표기법이 애매해져 번역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열린책들의 도스토옙스키 전집은 라스꼴리니코프로 번역했는데, 민음사의 번역은 라스콜니코프였다.[2] 5대 장편 소설은 그가 말년에 쓴 5편의 비극 소설을 말하며, 5대 비극이라고도 부른다. 각각 <죄와 벌>, <백치>, <악령>, <미성년>,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을 가리킨다.[3] 알료나에게 늘 구박받으며 살던 노처녀로 사람들에게 동정을 샀던 여인이었다. 알료나가 죽임을 당할 때 마침 집에 들어오게 되어 그녀까지 함께 살해당했다.[4] 하지만 라스콜리니코프에게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강조하고 자수를 권했던 소냐가 면회를 오자, 그 자존심이 강한 라스콜리니코프가 소냐의 손을 붙잡고 흐느껴 우는 모습을 보였을 정도니 그도 마지막 순간에는 끝내 회개했다고 해석하는 것 또한 그렇게까지 말이 안 되는 해석은 아니다.[5] 라스콜리니코프는 범인으로 지칭되는 일반인들은 한계를 지니기 때문에 그저 인간이라는 종의 존속을 위하여 존재할 뿐이고, 이에 대비되는 비범인은 한계를 뛰어넘어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작품 속에서 대표적인 비범인으로 나폴레옹을 제시한다. 이를 구분짓는 것은 자연의 법칙과 사회가 결정하며, 비범인은 극소수라고 주장한다. 그는 비범인이 세상을 바꾸는 과정에서 범인(凡人)들이 피해를 입게 되더라도 그것이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것이라면 괜찮다고 규정지었으며, 이러한 사상 속에 그가 스스로를 실험한 방법이 바로 살인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노파를 죽인 후 심각한 모순을 겪고, 그것을 해소하려고 온갖 이유를 들어 자기합리화를 한다.[6] 노파의 동생은 라스콜리니코프가 살인멸구를 위해 우발적으로 죽인 사람이다. 노파와 달리 라스콜리니코프와 별다른 악감정이나 원한이 없는 무고한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라스콜리니코프가 노파를 죽일 때 댔던 논리와 주장들이 그녀를 죽일 때는 전혀 들이맞지 않았고 이는 라스콜리니코프가 보다 확실하게 자기모순에 빠지는 계기를 낳는다.[7] 문학동네 등의 출판사에선 이 의견의 반대를 해설한다.[8] 여기 나오지 않은 조역~단역 등장인물들의 이름도 거의 다 나온 링크.[9] 라스콜리니코프라고도 번역되나, 라스콜니코프가 맞는 표기이다. 현행 러시아어 표기법상 연음부호 ь 앞에 l, m, n 발음이 나오면 표기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10] 허나 이 글이 나중에 그가 범행을 벌린 후 덜미를 잡히게 만드는 물건이 되고 만다. 예심판사 포르피리는 라스콜니코프가 기고한 논문을 먼저 접한 후 그에게서 범죄자의 기질이 있음을 눈치챈다. 이후 살인사건이 일어나자 이 논문을 쓴 라스콜니코프가 살인범이라고 확신하게 된다.[11] 에필로그를 보면 이르티시 강이 언급되는데, 바로 도스토옙스키 본인이 4년 동안 유배갔던 그 동네다. 오늘날 시베리아 한복판의 옴스크.[12] 이걸로 끝나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아버지는 마차에 치여죽고, 계모도 그 충격으로 얻은 병에 집세 때문에 집주인에게 얻어맞아 숨진다. 그리고 동생들은 스비드리가일로프가 인맥과 돈을 써서 훌륭한 시설로 갔지만 생이별...[13] 자기 죄를 고백하던 자리에서 라스콜니코프는 소냐를 안고 함께 울면서 "어머니와 두냐 운명은 나한테 달려있는데, 두사람을 부양하려면 차라리 라주미힌처럼 일이나 열심히 해서 돈 벌어서 하면 됐을 것을 빈둥거리면서 '악당 고리대금업자를 처단해 그 돈으로 가족들 고생을 덜어주자'는 웃기지도 않는 망상만 하다가 결국 그런 짓을 하기에 이르렀다"라며 절규했다.[14] 그러나 라스콜니코프도 소냐가 잠시 자신을 면회하러 오지 않게 되자 걱정하면서 생각을 바꾼다. 참고로 소냐는 그 때 일부러 안 나온게 아니고 아파서 몸져누운 탓에 면회하러 못 간 것 뿐이었다.[15] 번역본에 따라 '유로지브이' 등으로 번역되기도 한다. 현행 러시아어 표기법에 맞추면 '유로디비'.[16] 폰비진-미성년, 울리츠카야-소네치카, 톨스타야-소냐 등[17] 라스콜니코프와의 관계만 작중 부각되어서 그렇지, 다른 친구들하고도 잘 어울리는 편이며, 성격이 아주 불같을 때도 있지만 아주 진중할 때도 있다고 언급된다.[18] 이래뵈도 라스콜로니코프가 라주미힌에게 두냐를 보호해달라고 부탁까지 했다. 라스콜로니코프 입장에서 소중한 친여동생을 맡길 정도니 그가 라주미힌에게 얼마나 신뢰를 보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즉 라주미힌은 벌써부터 친구이자 처형에게 인정받은 남자인 것이다.[19] 정확히는 가난을 못 견뎌 집이 무너져가자 소냐가 나서서 가족을 먹여살리려고 따로 살면서 매춘을 하게 된 것. 하지만 그 뒤에는 마르멜라도프가 가장으로써 복직한 후에도 술 때문에 직무유기를 시전한 것과 자기 월급은 물론 딸의 돈까지 받는 족족 술값으로 써버리며 탕진한게 제일 크다.[20] 사실 한 번 복직한 적도 있지만 월급까지 가로채서 술값으로 다 써버린 적 있고, 술 때문에 결국 도로 퇴직당했다.[21] 거의 셰묜이 푸념을 늘어놓는 내용이고 라스콜니코프는 그걸 들어주는 식.[22] 라스콜니코프가 만난 마르멜라도프와 그의 가족 중 유일하게 경재활동을 하는건 큰딸 소냐였다. 그들은 소냐를 돈벌라고 창녀로 만든 다음 빌붙어서 살아가는 신세였다. 라스콜로니프는 그들을 본 후 자신의 살인계획의 정당화를 시작하게 된다.[23] 마르멜라도프를 애도하기 위한 용도는 당연히 아니다. 그냥 남들에게 잘나보이기 위한 마음에 더해 자기는 이런 상황에서도 본디 잘 사는 집 출신이어서 예법 등을 잘 알고 있다는걸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24] 작중에서 그녀와 사이가 안 좋은 리페베흐젤 아말리야 이바노브나(소냐네 가족 셋집 여주인)란 사람이 나온다. 그런데 그녀는 카테리나와 달리 천한 출신이었지만 지금은 잘 사는 사람이어서 카테리나는 그녀와 엄청난 신경전을 벌이고 살았다.[25] 례비자트니코프라는 소냐의 지인이 불러다줬다.[26] 스비드리가일로프는 그러면서 라스콜니코프에게 그가 벌린 살인사건을 자기가 알고 있다는 암시를 넌지시 던진다.[27] 현행 러시아어 표기법에 따르면 '아브도티야'가 된다.[28] 검사로 오역한 판본도 있다.[29] 라스콜니코프는 "당신이 날 범인으로 생각한다는 걸 알겠습니다. 법으로 절 조사하겠다면 그렇게 하십시오. 하지만, 눈 앞에서 나를 조롱하고 모욕하는 것만큼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라며 불안한 감정이 담긴 불쾌감을 드러냈다.[30] 현행 러시아어 표기법에 따르면 '표트르 페트로비치 루진'.[31] 러시아 이름은 이름-부칭-성 으로 이루어져 있다. 부칭은 보통 아버지의 이름에 남자의 경우는 -오비치, -예비치를, 여자의 경우에 -오브나, -예브나를 붙여 만든다. 예를 들어 아버지 이름이 바실리라면 아들의 부칭은 바실리예비치, 딸의 부칭은 바실리예브나가 된다. 러시아에서 공적인 자리에서 이름을 부를 때는 이름과 부칭으로 사람을 지칭한다.[32] 사실 그 때만 해도 두냐는 '나는 당신을 오빠랑 동등한 위치로 (가족처럼) 대우하고 있다.'라고 하며 루쥔과 오빠를 화해시키려는 등 루쥔을 배려하고 있었다. 하지만 루쥔 본인은 그걸 모욕으로 치부하며 '이 둘 중 하나를 택한다는 말은 내가 당신(두냐)에게 얼마나 의미없는 존재인지를 말하는 것과 같다'며 거드름을 피우니 두냐가 결국 폭발한 것.[33] 라스콜니프는 예전부터 루쥔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루쥔 그 자체를 싫어한것과 함께, 라스콜니코프 자신이 집안의 돈을 까먹는 존재라 두냐가 가족을 위해 그런 인간에게 시집가는 식으로 희생당하는 상황을 만드는데 일조한것에 자괴감을 지니고 있기 때문. 한편 루쥔도 라스콜니코프를 싫어해서 상견래 자리에서도 만나고 싶어하지 않아 미리 두냐와 예비 장모에게 요청까지 넣었다. 그런데 상견래 자리에서 둘은 마주치고 말았고 결국 이는 두냐와 루쥔의 약혼이 파탄나는 결과로 이어진다.[34] 이 동료는 루쥔이 소냐에게 돈을 몰래 주는걸 보고 그를 괜찮은 사람으로 보고 있었다. 하지만 나중에 루쥔이 소냐에게 누명을 덮어씌우는걸 보자 자신이 잘못 생각했다는걸 깨닫는다. 그는 루쥔과 그의 못된 행각에 분노해서 소냐의 누명을 풀어주는데 일조했다.[35] 현행 러시아어 표기법에 따르면 '아르카디 이바노비치 스비드리가일로프'.[36] 작중에선 암시만을 주고 있다. 일단 공식적으로는 스비드리가일로프에게 구타당한 뒤 엄청난 식욕과 함께(...) 식사를 하고 목욕을 하러 갔다가 뇌졸중으로 사망한 것으로 되어 있다.[37] 정황상 두냐에게 어필하기 위해서일 가능성이 있다. 카테리나의 장례식 비용 및 소냐의 동생들에게 각각 나눠줄 1500루블이 두냐에게 줄 1만 루블이었기 때문.[38] 그전까지는 두냐가 아무리 거부하더라도 내심으로는 자신에게 끌리고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었다. 두냐가 총을 들이대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정도. 하지만 위협사격을 하면서까지 자기를 그만 보내 달라고 애원하는 두냐의 표정을 보고 두냐가 자신을 사랑하게 될 가능성이 없다고 깨달았다.[39] 무슨 바람이 분 건지, 자살하기 전 소냐에게 생활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의 거금을 보내주었으며, 이후 자신의 '약혼녀'로 예정되어 있던 여성에게(이 여자도 미성년자로 묘사된다)도 자신의 재산을 건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