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항공 350편 추락 사고
日本航空350便墜落事故 (にほんこうくう350びんついらくじこ)
[image]
사고 전 모습.[1]
[image]
1. 개요
1982년 2월 9일, 후쿠오카에서 하네다로 향하던 일본항공 350편 DC-8 여객기(기체 번호 JA8061)가 하네다 공항 앞바다에 추락한 사고이다. 일반적으로 닛코 하네다 앞바다 추락 사고(日航羽田沖墜落事故), 하네다 앞바다 사고(羽田沖事故), 닛코 역분사 사고(日航逆噴射事故)로 불리며, 사고 당시에 블랙박스에 기록된 부기장의 발언을 따 '기장님 그만둬 주십시오 사고'로 불리는 경우도 있다.
2. 전개
일본항공 350편은 예정보다 9분 지연된 오전 7시 34분에 후쿠오카 국제공항을 이륙했다. 그 후 8시 35분에 하네다 국제공항에 착륙 허가를 받고 바퀴, 플랩을 내리고 착륙 준비에 들어갔다.
고도 200피트(약 61미터)까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기장에게 죽어(死ね)라는 환청이 들린 나머지 8시 44분 1초, 카타기리 세이지(片桐清二) 기장이 자동 조종 장치를 끄고는 갑자기 조종간을 앞으로 밀어 기수를 내리면서 엔진 추력을 짜내는 한편 엔진 4기 중 2기의 역분사 장치를 작동시켜서 기체는 전가되고 하강하기 시작했다. 이변을 깨달은 항공기관사가 "파워 로우"라고 외치며 추력을 돌려 놓고 부조종사가 조종간을 올렸지만 8시 44분 7초, 활주로 직전의 얕은 해수면에 기수부터 추락했다. 기체는 기수와 기체 후방이 두동강났지만, 기체 침몰은 면했다.[2]
이 사고로 승객 24명이 사망하고 승무원을 포함한 14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3] '''그러나 사고의 원흉인 기장은 생존했고''', 여러 승객들보다 먼저 비행기를 떠난 것도 모자라 구조대에게 자신은 샐러리맨 승객이라는 거짓말까지 했다.
도쿄 소방청은 사고 전날 호텔 뉴 재팬 화재 사건이 일어난 상태라서 사건 대응에 벅찼지만, 특별 구조대와 소방 보트를 보내 구조 활동을 벌였다.
3. 원인
직접적인 원인은 기장의 조종에 의한 것이었다. 기장이 기체의 추력을 급격히 감소시키면서 기수를 낮추려고 했기 때문에 기체는 갑자기 하강하여 활주로 앞에 추락했다. 추락할 때까지도 계속 이런 작업을 진행해서 부조종사가 "기장님 그만둬 주세요!(キャプテン、やめてください!)"라고 절규했지만, 이 시점에서 이미 기장은 판단 능력을 현저하게 잃은 것으로 보인다.[4]
기장은 이전부터 정신 질환 치료를 받던 중이었다. 이후 사법 당국의 수사에서도 "정신분열증"이며, 기체를 추락시키려 한 것은 환청 등의 영향을 받았으며, 이전에도 몇 차례 비정상적인 조종을 시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승객들도 불만을 품었으나 부기장이 보고를 하지 않아 덮어졌는데, 이는 당시 일본항공의 경직된 상하질서(기장이 부기장을 '관리'하고 부기장은 단지 평가받는 형태) 때문이었다고 한다.
또한 사고 기종인 DC-8은 오래된 기종으로, 신형 기종과는 달리 감속시에는 역분사 장치를 사용하는 방식이었는데, 이 부분이 사고를 키웠다. 더군다나 해당 기종은 1967년에 이스턴 항공에 납품된 것을 1973년에 일본항공에서 구입한 것으로, 훈련용으로 사용되었다가 정기 여객기로 전용되는 등 잦은 사용으로 노후화가 더 빨리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4. 그 후
기장은 업무상 과실 치사 혐의로 체포되었지만, 정신 감정에 의해 정신분열증으로 진단되고 심신상실로 검찰에 의해 불기소처분되었다. 대신 정신병원에 오랜 기간 동안 수감되었으며, 일본항공은 기장이 정신병원에 수감된지 1년이 지나서야 기장을 해고했다. 이 기장은 사고 당시 기장의 임무인 '''승객 구조를 도외시하고 자기부터 먼저 도망쳐서 더 욕을 먹었다.''' 정신 병력이 있는 기장을 계속 조종에 투입한 일본항공의 안전불감증도 비난을 받았다.[5] 2012년 즈음에 일본의 각종 주간지에서 근황이 나왔는데, 이혼은 안 했지만 사건이 사건이라 숨어 지내며 살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이 사고를 보도하는 과정에서 '역분사', '정신질환', '기장님 그만둬 주십시오' 등의 말이 유행어가 되었다. 특히 사고 당시엔 기장의 본명도 언론에 노출되어 있었기 때문에 당시 아이들이 반에서 카타기리(片桐) 성씨를 가진 아이한테 '기장'이란 별명을 붙이는 등 일본 특유의 이지메 풍조와 결부되기도 했다.[6] 대중매체에서도 고바야시 요시노리의 만화 '역분사 가족'의 작품명으로 사용되거나 도라에몽의 에피소드 중 하나(1982년 9월)로 패러디되기도 하는 등 많은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일본에서 역분사라는 말은 "정신 나간", "말이 안 되는" 등을 가리키는 말이 되어버렸으며, 승부조작에도 역분사라는 말을 쓰게 되었다.[7]
33년 후 비슷한 사고가 유럽에서 일어났다. 저먼윙스 9525편 추락 사고로 여기서는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는 비극이 일어났다.
[1] 1982. 02. 에 찍힌 사진. 정확히 언제 찍혔는지는 오리무중이다.[2] 공항에 가까이 있어서 사상자가 적었지 아니었으면...[3] 한국인도 탑승했지만 무사히 구조됐다.[4] 사고 이후 부기장과 항공기관사가 왜 그랬냐고 묻자, 울음을 터뜨리더니 "아아, 해버리고 말았어.(ああ、やっちゃった)"라고 하는 등 사고 이후에도 정상이 아니었다.[5] 정기 검진에서 조현병이 나온 직후 이루어졌던 회사 측의 조치도 어이가 없는데, 부기장 강등에 한 달 휴직이 전부였다.[6] 훗날 한국에서 일어난 비슷한 사고 때도 이름이 이준석인 학생을 놀리는 경우가 있어 문제가 되기도 했다. 거기다 이준석이란 이름이 원체 흔한 이름이라...[7] 1982년 3월 28일 '중앙경마'에서 가장 인기 있는 말은 사루노킹(サルノキング)이었는데, 그 날 경기에서 한참 뒤에서 달려 그 다음으로 인기 있던 말이던 하기노카무이오(ハギノカムイオー)가 우승을 하게 되자, 여러 이해 관계들이 얽힌 승부조작이 의심된 사건이 있었다. 사루노킹은 실제로는 레이스 도중 골절로 인해 달리기 힘들어졌던 것으로, 이로 인해 사루노킹은 이 경기를 끝으로 은퇴하게 된다. 기수 본인도 승부조작을 부정했다. 이 사건이 추락사건 1달 뒤 일어났고, 말이 "뒤로 밀려나 있어서" 역분사라는 말이 붙기에 당시 적절해 결국 말이 뒤로 밀려남=역분사=승부조작이라는 구조로 승부조작이라는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