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블라니
1. 개요
[image]
Jabulani
2010 FIFA 월드컵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월드컵 공인구
2. 상세
제작 영상
이름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공용어중 하나인 줄루어로 '축하하다'를 뜻한다.
11개의 컬러가 사용되었는데 이것은 11번째 공인구, 남아공의 11개의 부족, 남아공의 11개의 공용어, 축구의 11명의 선수를 뜻한다.
공식 경기에 사용되는 공에는 경기일이나 경기 팀 등의 정보가 프린트되며 결승전용으로 특별히 제작된, 금테를 두른 공인 조블라니(JO'BULANI = 요하네스버그 + 자블라니)가 있다. 사진
8개의 3D 패널을 고열접합방식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이전까지의 공인구들에 비해 완전 구형에 가까운 모양을 가지고 있다.''' 참고로, 축구공이 원형이 가까울수록 공의 정확성이 좋아진다.[1]
3D패널 표면에는 미세한 홈들이 나있는데 이로 인해 공을 찼을때 정확성이 상승한다고 한다. 또한 유로패스부터 적용된 미세돌기(Grip)로 인해 공을 다룰때 발과 공 사이의 그립감이 상승하여 다루기 편해졌다. 또한 이 돌기는 공기의 저항력을 오히려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이를 '공기 저항의 패러독스' 라고 하는데, 이 원리를 이용한 대표적인 공이 골프공이다. 따라서 공의 속도가 빨라졌다.
3. 평가
유니크한 디자인과 여러 신기술 때문에 출시 이전에는 제조사가 이 공을 매우 찬양하고 다녔다. 조각을 적게 만들어서 가장 둥근 공이 되었다는 둥, 반발성이 좋아서 원하는 데로 공을 몰고 갈 수 있다고 말하는 둥..
'''그러나 월드컵이 시작되면서 자블라니에 대한 평가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반응은 제조사의 호언장담과 달리 악평 일색이며 특히 '''월드컵에서 뛰고 있는 많은 선수들의 직접적인 불만을 터뜨렸다.'''
경기에서 슬로우 모션으로 이 공의 궤적을 본다면, '이게 축구공이야?'라고 생각할 정도의 특이한 움직임을 볼 수 있다.
탄력은 2006년 공인구인 '팀 가이스트'와 비교해 약간 더 좋아진 정도. 2미터 지점에서 떨어지면 팀 가이스트는 140cm, 자블라니는 144cm 까지 튀어오른다. 큰 차이는 아니다. 문제는 위에서 언급한 돌기. 골프공처럼 균일하게 돌기가 나 있는 것이 아니라 모양과 분포가 불규칙적이기 때문에 '''매우 강한 스핀을 넣어 찰 경우 가끔씩 럭비공마냥 어디로 날아갈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 나온다.''' [2]
공의 스핀이 이상해서 골키퍼가 공을 막아도 오히려 역스핀이 걸려 골대로 들어가거나 공이 이상하게 오는데 오히려 골이 되버려서 공을 찬 키커도 예측하지 못한 엉뚱한 골이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반발성도 문제가 되었는데, 원래 이 반발성은 공의 구속을 더 빠르고 더 힘차게 해서 골키퍼들을 애먹여 더 많은 골을 넣게 한다는 의도였으나, 실제로 투입되고 보니 '''자블라니의 반발성은 오히려 패스를 하거나 드리블을 할 때 문제가 되었다.''' 브라질의 골키퍼 줄리우 세자르는 동네 문방구에서 파는것만 못하다고 혹평을 하였을 정도.
이 문제가 어느정도 문제였냐면,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정밀한 패스를 한다는 스페인의 미드필더진 조차도 '''공에 적응하기위해 조별리그 기간 내내 훈련을 했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정도였다.
이러다 보니 공을 원하는 곳으로 차기가 어려워졌고 드리블은 물론 슛 정확도도 급속히 떨어졌다. 이전 월드컵에서 스타급 선수들이 종종 보여주던 화려하고 멋진 프리킥등으로 수비를 농락하는 플레이나 시원한 골잔치는 보기가 어려워지고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전체적으로 경기가 루즈해진 셈. 빠르고 궤적을 예상할 수 없으니 골키퍼만 죽어나갈 줄 알았는데 공이 키커의 의도와 달리 나가다보니 공격수들이 오히려 적응 못하겠다고 했다. 기술이 너무 좋아져도 문제...라기보단, 골을 그저 킥과 슛으로만 생각했을 뿐 훨씬 더 중요한 슈팅 가능한 지점에 공을 얼만큼 예쁘게 도달시키는가에 대한 고려가 없었던 탁상 행정. 해충갤에서는 피버노바나 팀 가이스트를 다시 돌려달라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다(…).
그간 공격축구를 고집해오던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까지 우승을 노리고 수비 지향적인 축구로 돌아선 가운데 공인구마저 이 모양이라 남아공 월드컵은 지난 독일 월드컵을 능가하는 골 가뭄에 시달렸다. 하지만 독일만 미친듯한 골 풍년을 벌였는데 그 이유는 공인구 후원사가 아디다스라 분데스리가에서 자블라니를 썼기 때문….
그러나 오히려 이런 자블라니의 특성 때문에 강팀의 공격력이 현저하게 줄었고 약팀은 수비하기가 편해져서 주제 무리뉴가 인터밀란에서 보여준 잠그기 축구가 본격적으로 약팀들의 전략이 되면서 종종 이변이 일어났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약팀과 강팀의 격차가 과거에 비하면 현저히 줄어들었다. '''공은 둥글고 어디로 튈 지 모른다'''라는 축구의 모토에는 이만큼 잘 어울리는 공도 없을지도.
조별리그 C조 잉글랜드와 미국의 경기에 로버트 그린이 '''어익후 손이 미끄러졌네''' 기술을 시전했다.
그런데 한국의 16강 원동력이 자블라니라는 기사#가 떴다.
여담으로, 이 월드컵에서 골든볼(최우수선수)을 수상한 디에고 포를란은 이 자블라니를 완벽하게 다뤄서 자블라니 마스터라는 칭호도 얻었다. 그리고 아르헨티나 감독이자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도 영상에서 수족 다루듯 잘만 가지고 논다.
평가가 박하다보니 이 패널 디자인은 2년밖에 가지 않았다. 팀가이스트나 브라주카 패널은 4년 쓰는 것을 보면 취급이 안습한 축구공. 하지만 심플하면서도 유니크한 디자인때문에 아직도 회자될 정도로 인기 있는 공인구 중 하나다.
4. 여담
여담으로 이 대회 이후 U-20 여자 대회와 U-17 여자 대회 때도 쓰였는데 특히 U-17 여자 결승 한일전에서 이소담이 하프 발리 중거리 슛을 성공시킨 바로 그 공이다.
자블라니 잡아라라는 노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