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사상파

 



1. 개요
2. 상세
3. 관련 자료


1. 개요

主體思想派
1980~90년대에 대학가에서 북한의 통치이념인 주체사상을 추종하던 NL세력을 일컫는 말이다. 주사파라고 줄여부르는 경우가 많다. 정부의 강력한 반공주의 정책으로 사회주의가 씨가 말라있던 시절, 1986년 김영환이 쓴 <강철서신>을 시초로 주체사상이 남한으로 암암리에 전파되었고, 당시 좌우 가리지 않고 팽배하던 민족주의와 뒤섞여 운동권[1]에 퍼지게 된 것이 주사파의 기원이다. 당시 주류였던 PD세력을 정파투쟁을 통해 몰아내고 빠른 시간에 운동권을 장악하였다. 이들은 운동가의 품성을 강조한 '품성론'과[2] '수령론'을 도입해 당시 비판 의식과 논쟁이 치열하던 학생운동권을 장악하였다.또한 이들은 졸업후 기성정치권에도 성공적으로 안착하여 여당/야당 구분없이 분포해있다. 주사파에게 밀려난 PD세력은 이러한 주사파를 종북주의자로 규정하기도했다.

2. 상세

이들은 1980~90년대 PD와 함께 NL이 학생운동권의 양대산맥을 형성할 때 NL의 핵심지도부를 장악했다. 참고로 이들은 학생회장 선거를 통해 학생회를 장악하면 학생회의 이름으로 활동하고, 학생회장 선거에서 PD나 비운동권파에게 패했을 경우에는 자기들 멋대로 조국통일위원회라는 조직을 만들어서 학생회와는 별개로 활동하면서 학생회비 집행의 지분을 요구하곤 했다. 그리고 단파라디오로 '구국의 소리'를 듣는 방송팀을 두었고, 품성론에 따라 총화시간마다 연애담까지 전부 털어놔야 했고, 수령론을 도입해 전대협-한총련 의장과 그 밑에 있는 지역별 조직 의장들을 옹립하여 지도자 원리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조직체계를 갖추었다.
하지만 1989년부터 소련과 동구권 공산주의 정권들이 서서히 붕괴되면서 진보 진영이 개량주의로 나아가기 시작했고, 199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민주화된 남한과 달리 북한의 실체가 까발려지고 민주화 이후 학생 운동도 퇴조하면서 이들은 서서히 잊혀져갔다. 1990년 안기부가 발표한 '자주민주통일그룹(자민통) 사건'을 비롯해 94년 서강대학교 전 총장 박홍 루카 신부의 주사파 발언(1994년 주사파 파동) 때문에 잠깐 사회적 이슈가 된 적이 있었지만 얼마 안가 잊혀졌다.
이후 1996년 연세대 사태, 1997년 한총련 5기 출범식 사태, 1999년 민주민족혁명당 사건 등으로 세력이 깎여나가고 사회도 개방되는 변화에 따라 현재 남아있는 주사파는 소수로 추정되며, 남은 사람들도 직접적으로 주체사상을 떠들거나 선전하진 않고 있다. 즉, '주체사상을 추종하고 이를 전파하는' 실질적인 의미의 주사파는 극소수로 사실상 지금은 사회적 영향력을 상실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에 따라 주사파라는 단어는 그 외연이 넓어져 현재에 이르러선 꼭 주체사상을 말하고 다니지 않더라도 종북적인 또는 종북적인 성향이라고 낙인찍고 싶은 사람을 부르는 말로 바뀌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1994년 주사파 파동 이후 대중들의 인식은 'NL=주사파'로 고착화되었다.
한편, 1980년대 학생운동 시절 주체사상을 학습하고 골수 주사파로 활동했던 이들은 감옥에 다녀오고 학교를 졸업하면서 자연스레 학생운동을 정리하고 여러 곳으로 흩어졌다. 일부는 전향했고, 일부는 주체사상을 그대로 고수하면서 여전히 주사파 조직의 일원으로 공개적인 통일운동, 노동운동에 참여하였다. 그들 중 일부가 만든 지하당 조직이 북한과 연계하다 적발된게 바로 상기된 중부지역당 사건, 민주민족혁명당 사건 등이다.
이렇게 계속 주체사상을 고수하던 이들은 특히 공개적인 통일운동 조직인 범민련과 재야연합체였던 전국연합을 장악해서 자신들의 근거지로 활용했다. 노동운동에서도 민주노총 내의 국민파 계열 중의 일부로 '통일노동자회' 같은 간판을 달고 활동하였다. 특히 한국 노동운동의 중심지인 울산에서 활동하던 울산연합과 인천 지역 노동운동을 조직하면서 성장한 인천연합은 이런 노동운동에 침투한 주사파들의 근거지가 되었다.
그리고 학교를 떠나서도 계속 주사파로 활동했던 이들 중에 일부는 1990년대 중후반 이후 일명 주사파 대부라는 김영환을 시작으로 극적인 변화를 하게 된다. 공개적으로 전향을 선언하고 반북/반주체사상의 기치를 내걸고 북한 민주화 운동을 시작한 것이다.[3] 이들 중 가장 큰 무리를 이룬 단체는 스스로를 뉴라이트라 칭했으며, 2000년대 들어 점점 주사파 이탈자들이 쏟아지면서 그들을 흡수해서 계속 세를 불려나갔고 일부는 한나라당을 통해 정계에도 진출하면서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버팀목(?)이 되었다.
하지만 이들도 이름만 뉴라이트지 실상은 극우적인 냉전 논리에 함몰된 올드라이트와 다를게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과거의 극단적인 반미친북 노선에서 현재는 극단적인 친미반북 노선 혹은 북쪽 독재자 만세에서 남쪽 독재자 만세로 편만 바꾼 것 아니냐는 물음이다. 때문에 지금은 뉴라이트에도 실망하고 떠난 구 주사파, 구 뉴라이트 출신들이 제법 있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뉴라이트 항목 참조.
2천년대 들어 남은 주사파 중 일부는 진보정당에도 진출하였다. 이들은 민주노동당, 통합진보당 중 일부 계파가 되면서 일시적으로 인기를 얻기도 했으나, 북의 핵실험 옹호나 같은 진보 진영내에서도 비판받는 종북주의[4] 사상 등이 문제가 되었고, 결정적으로 NL계의 통진당 부정경선 사건 등으로 세가 많이 위축되었다가 결국 헌법재판소의 통진당 해산 결정으로 사실상 망했다.
한편, 주사파에 남지도 뉴라이트에 가지도 않은 다수의 사람들은 자연스레 주체사상에서 이탈하였다. 이들은 평범한 소시민으로 돌아가거나 일부는 해외유학을 마치고 학계에 진출해서 진보적인 학자로 성장하였다. 혹은 진보좌파노선의 시민운동(ex.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등)이나 리버럴 성향을 띄면서 기성정치권에 투신하였다. 정치권의 경우 PD나 NL이나 이탈자 상당수는 결국 민주당계 정당으로 수렴되는 경향을 보였지만, 현재 한국에서 진보계 NL정당은 몰락했다고 봐도 무방하고 진보계 PD정당인 정의당은 원내정당으로 남아있으므로, PD는 그래도 정의당과 민주당 사이를 줄타기하는 편이다.
학생운동권의 주체사상파도 1990년대 중반 소위 자주단결과 사람사랑으로 사상적 분화가 이루어졌고, 그 이후로 각자의 노선과 활동 근거지에 따라서 수많은 정파로 분리되었다. 위에서 언급한 울산연합, 인천연합이나 경기동부연합의 대립구도도 이에 영향 받은 것이다.

3. 관련 자료

[1] 당연하지만 운동권도 다양한 분파가 있다. PD와 NL이 그 중 유명할 뿐. 자세한건 운동권 문서 참조.[2] 김영환 자신은 당시 운동권이 마르크스-레닌주의적인 비판적 분위기가 주조였는데, '강철서신'의 따뜻하고 정중한 말투가 호감을 얻은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3] 김영환 자신은 민혁당을 개조해서 유럽식 복지사회를 지향하는 정당으로 바꾸려는 생각도 했었다고 한다. 또 사실 김영환이 전향했다고 보기도 애매한게 스스로는 주체사상의 토대가 되는 주체철학을 버린 적이 없다고 말한다. 도리어 자신이 계승/발전시켜야 한다고 보는듯. 즉, 지금의 북한은 그냥 독재국가일 뿐 전혀 주체스러운 사회가 아니라는 것이다. (국가, 당의 자주는 몰라도 개인의 자주가 없으니 뭔가 주체스럽다고 보기 힘들긴 하다.) 때문에 그는 자신이 극우로 전향했다는 말에 학을 띈다.[4] 종북이란 말 자체가 2천년대 들어 PD 계열에서 주사파 계열을 까면서 나온 발언이다. 그 전엔 좌우 가리지 않고 친북이라는 말이 더 많이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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