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게 요시하루

 

1. 개요
2. 생애
3. 작품의 특징
4. 작품들
4.1. 초기 작품들 (1953년부터 1965년까지)
4.2. 전성기 (1964년 가로 창간부터 1970년 까지)
4.3. 츠게 요시하루의 나사식[1]

つげ義春
홈페이지
츠게 요시하루의 인터뷰

1. 개요


일본만화가. 1937년 10월 31일 도쿄 출생. 쓰게 요시하루로 표기되기도 한다.[2]
일본 만화계의 초기부터 활동하였다. 1960년대 후반, 대학생이 전철에서 만화를 읽는다고 신문기사가 날 정도로 만화는 어린애들이나 보는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던 시절, 나가시마 신지와 더불어 작가주의 만화를 발표하면서, 만화가 어쩌면 예술의 영역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선구자적인 존재였다.
주로, 일상이나 꿈, 여행을 테마로 한 순문학(특히 사소설)에 가까운 단편들은 당시 일본 대학생을 포함한 청년층의 독자에게 어필하였으며 <네지시키(ねじ式)>, <겐센칸 주인>같은 초현실주의 성향의 작품은 대학교수같은 지식인들도 주목하고 높은 평가를 내렸다. 서구권에서도 일본 '망가'를 깊이 있게 읽고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나름 유명한 만화가다.

2. 생애


츠게 요시하루는 도쿄의 한 중산층 가정에서 1937년 10월 31일 태어났다. 어려서 아버지를 병으로 여윈 뒤부터 홀어머니 아래서 빈곤하게 살아간다. 몇년 후 어머니가 재혼을 하였으나 새아버지는 그와 그의 어머니에게 폭력을 일삼는 사람이었다. 어린 츠게 요시하루는 집에서 탈출하기 위해 몇번씩가출을 하였다고 한다. 초등학교 졸업 직후, 그는 궁핍한 가족을 돕기 위해 금속공장에 취직한다.
이 즈음 데즈카 오사무의 작품을 만나 만화가의 길을 걷게 된다. 만화가가 된 뒤에도 빈곤한 생활은 여전히 그의 삶을 얽매어 스스로의 혈액을 팔아 먹을 것을 구하고 중고 카메라 가게, 헌책방, 골동품점 등을 경영하면서 만화를 그린다.
1987년 츠게 요시하루는 길고 긴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내의 조언에 따라 작은 찻집의 영업을 준비하나 개점하지는 않았다. 아내가 99년도에 암으로 사망한 이후 츠게 요시하루는 대인기피증에 시달리고 그의 아들 역시 우울증에 걸린다.
설상가상으로 그의 만화를 주로 출간했던 잡지 가로가 폐간되자 결국 츠게 요시히루는 절필한다.
다행히 1990년대 이후에 무능한 인간(無能の人), 나사식 등 그의 작품들이 영화로 만들어지며 재평가 되기 시작해 최근에는 일본을 대표하는 중요한 만화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고 있다.
절필하였으나 은둔한 것은 아니라 가끔 인터뷰에 응하며 근황을 전하고 있다. 토리노의 말을 아들과 인상깊게 봤다는 얘기도 남겼을 정도.

3. 작품의 특징


초기에는 절망적인 현실을 소재로 평범한 일상이 기이하게 변화하는 SF적인 내용의 만화들이 많았다. 화풍은 동시기의 작가들과 비슷했으며 후기 만화들과 달리 의외로 대중적인 면모도 많았다. (다쓰미 요시히로의 화풍이 좀 더 단순해지고 귀여워진 느낌) 이 시기의 대표 작품은 치코(조류의 이름), 이 있다.
1968년 나사식을 발표하면서 부터는 주로 초현실적이고 부조리한 내용의 만화들을 발표하게 된다. 이 때부터 그의 만화 대부분은 가로에서 발표한다. 이 시기의 대표작으로는 나사식, 돌파는 남자, 축제 등이 있다.
그는 주로 만화에 이상한 은유(?)나 이상하고 복잡한 메시지를 넣는다. 미즈키 시게루가 한창 바쁠 때 가로의 편집부의 소개로 어시스턴트로 일을 도와준 적이 있다. 주로 인물 특히 생쥐인간과 조연급을 그렸다고 한다. 점묘법등을 사용한 치밀한 한 편의 예술 회화에 가까운 배경 그림은 미즈키 시게루의 영향을 받았다. (본인의 인터뷰에서도 미즈키 시게루의 어시스턴트를 경험하면서 대충대충 그리던 배경을 치밀하게 그리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에 더 나아가서 츠게 요시히루는 배경 그림이 만화 속의 단순한 배경 묘사에 그치지 않고 그 풍경으로 개인적인 심정을 대변하는 수법으로 끌어올렸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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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작 <늪> 츠게 요시하루의 배경 표현이 완성된 무렵의 작품. 인물 묘사는 나가시마 신지의 영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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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작< 해변의 서경(海辺の叙景)>. 대사가 없는 풍경이 주인공들의 심정을 나타내는 장면들을 그린 대표적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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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작 겐센칸 주인(ゲンセンカン主人)에서
그의 만화들은 영화화되는게 많다. 그 중 유명한 감독은 이시이 테루오
어느 블로거가 그의 인터뷰를 올려놨다.(인터뷰는 다른 사람이 한거다)

4. 작품들



4.1. 초기 작품들 (1953년부터 1965년까지)


[image]
데뷔 때의 그림체는 이때의 만화가가 대부분 그러하듯이 데즈카 오사무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다쓰미 요시히로의 권유로 종래에 그려왔던 시대물, 추리물에 더해서 SF, 청춘물 등 다양한 장르를 그렸다. 대본소 만화가로 활동했지만, 오락작품을 그리는 것에 고통스러워했다. 그리고 출판사로부터 당시 인기있던 만화가의 그림체를 흉내내라는 요구를 받기도 했다. NHK 망가야화에서 평하기를 매 작품마다 그림체가 다른 만화가의 영향을 받아서 나쁘게 말하면 거의 베끼는 수준이었다고. 내용은 주로 일상이나 일상의 이상하고 짧은 변화를 넣은 작품들이 많다. 하지만 하나같이 절망적인 현실을 다루었다.

4.2. 전성기 (1964년 가로 창간부터 1970년 까지)


가로에 작가주의 단편을 부정기적으로 연재하면서 만화를 읽던 대학생 독자층에게 호응을 얻으며 열광적인 매니아들을 얻는다. 많은 대표작들이 이 시기에 그려진다.
* 늪 (1966년 2월)
상업적 오락만화를 탈피하고 순문학에 가까운 작가주의 만화를 그린 첫 단편. 스토리 만화라면 가져야 할 개연성과 내러티브가 없는 파격적인 내용.
사냥 모자를 쓰고 사냥을 하러 온 주인공 청년은 무표정한 어떤 소녀를 만난다. 자신이 사냥한 기러기를 찾는데 그녀는 총에 맞아 떨어져 나간 기러기 대가리를 내민다. 여차해서 그녀의 방에서 하룻밤을 같이 보내게 되고 그녀는 방안에 뱀을 키우고 있었는데 밤이 되면 자신의 목을 조르러 온다고 말한다. 한밤중에 잠을 들 수 없던 주인공은 그녀의 목을 조른다. 다음날 그녀는 외간 남자를 끌여들였다고 형부한테 혼나는데 그녀는 뱀이 없어졌다고 하소연한다. 집을 나온 청년은 늪 가에서 허공을 향해 총을 겨냥해 방아쇠를 당긴다.
가로의 독자들은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불평하는 반응이 많았다고 한다.
* 치코 (1966년 3월)
작가의 동거 생활 체험이 그린 단편. 영어로 번역된 사이트가 있으니 여기서 읽어볼 수 있다.
* 이씨 일가 (1967년 6월)
어느샌가 자신의 집 윗층에 허락도 없이 살고 있는 재일 한국인 일가와 벌어진 황당한 경험을 그린 일상물. 영화화 되어서 찾아보면 유투브에서도 볼 수 있다.
* 붉은 꽃 (1967년 10월)
소녀의 첫 월경을 서정적인 터치로 그려낸 작품이다.
여행객인 주인공은 산속에서 작은 매점을 하고있는 한 소녀의 오두막에 들린다. 좋은 낚시 포인트가 어디냐고 물으니 한 소년을 소개시켜준다. 그 소년은 소녀를 짓궂게 놀리는데 실은 내심 소녀를 좋아하고 있었다. 소녀는 그날 몸이 안좋았는데, 시냇물에 들어가 앉아서 볼일을 보는가 싶더니 붉은 꽃이 한 송이 한 송이 피어나서 시냇물을 따라 떠내려 갔다.
* 네지시키(나사식) (1968년 6월)
* 겐센칸 주인 (1968년 7월)
* 돌파는 남자 : ''는 모양새가 좋은 돌을 주워다가 파는 남자이다. 판다고는 하지만 강가에다가 좌판을 놓고 돌을 올려놓고 가격표를 붙여놓는 것 뿐이며, 돌은 남자는 모양새가 좋다고 하지만 그럴듯한 수석은 아니고 그냥 흔한 돌이다. 당연히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장사도 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강가에 몰려들어 건너는 때가 되자 돌파는 것은 제껴두고, 강 건너는 사람들을 업어다가 건너게 해주고 돈을 받는 일을 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아는 사람이 "저 돌은 어쩌냐?"고 물어보자 "저대로 내버려두어도 아무도 가져가지 않는다."고 대답하고는 집으로 돌아간다.
* 축제 : 집에서 놀기만 하던 백수 남자가 부인의 손에 이끌려 축제때 아는 사람이 연 야키소바 포장마차에서 일을 하게 된다. 주인이 다른데 간 동안 남자는 가게를 맡아보는데 장사가 의외로 잘 돼서 돈이 꽤 많이 쌓인다. 주인이 돌아오자 남자는 가게를 떠나 가족과 함께 불꽃놀이를 보러 간다. 떠나기 직전에 돈통에서 잔돈 몇푼을 '일한 값'으로 챙겨간다.

4.3. 츠게 요시하루의 나사식[4]



츠게 요시하루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나사식>은 당대를 포함하여 현재까지 일본의 만화계는 물론 전세계 만화들을 통틀어서 가장 큰 반향을 일으킨 만화이다. <나사식>은 이시이 데루오에 의해 영화화되기도 하였다.
츠게 요시하루는 나사식에서 기존의 만화라는 형식에서 접근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한계로 규정하고 보다 확대 된 의미에서 접근하였다. 또한 만화라는 형식을 통해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초현실적인 연출을 완성해 내면서 문학의 텍스트가 가진 장점과 미술이 가진 시각적 이미지가 가진 장점을 취하고 전혀 다른 독립적인 만화만의 장점을 통해 만화가 획득할 수 있는 예술성의 정점을 선점할 수 있었다. 특히 현재까지도 나사식에 근접하는 작품조차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츠게 요시하루가 <나사식>을 통해 보여준 것들은 초월성을 지니고 있으며 예술의 기본적인 본질 중 하나인 시대적 영원성을 지닐 수 있었다.
<나사식>의 이야기는 서사성이나 기승전결을 무시한다. 알 수 없는 대화와 말장난으로 이어진다. 어떠한 개연성이나 상관 관계 조차도 무시하고 철저하게 무의미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었다.
상처 입은 주인공은 의사를 찾는다. 마을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하지만 소용이 없고 기차를 타지만 제자리로 돌아온다. 늙은 상인을 만나지만 역시 대화의 생산성은 전혀 없다. 결국 산부인과 여의사를 만나 다친 팔에 나사를 박고 돌아가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하지만 독자들은 이야기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칸과 칸 프레임은 자연스럽게 흐르는 듯 이어지지만 하나하나 살펴보면 유기적으로 맞물려가는 내용이 아니라 곳곳에서 단절되고 끊어진다. 마치 꿈 속의 이야기처럼 특별한 법칙이나 수학공식을 무시하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연결시켜 버린다. (일부에서는 이 작품을 꿈속의 이야기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작가는 <나사식>을 통해 마치 무의식적인 꿈과 같은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면서 독자를 혼란시켰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평론가, 나아가 예술가는 물론이고 심리학자들까지 혼란시키고 있으며 그 결과 다양한 해석과 결론들이 도출되어 <나사식>은 처음 발표되었을 때보다 더욱 풍부해진 작품이 되었다.[5]

[1] (ねじ式)을 사전적으로 번역하면 '나사식'이지만 만화를 보면 알듯이 실은 밸브 네지(꼭지)다. [image][2]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표기다. 하여간 의 표기는 계속 말이 많다.[3] 물론 이런 표현 방법은 츠게 요시하루가 처음으로 개발한 것은 아니고, 이시노모리 쇼타로의 걸작 단편 <용신늪>(龍神沼, 1961년작)이나 연작 단편 <쥰>(1967년~)에서 휼륭하게 선보인 적이 있다.[4] (ねじ式)을 사전적으로 번역하면 '나사식'이지만 만화를 보면 알듯이 실은 밸브 네지(꼭지)다. [image][5] http://db50jini.tistory.com/1605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