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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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미국 플로리다주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의 습지대.
1. 개요
습지의 일종.
2. 기준
연못이나 호수와의 구별은 명확하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수심 5m 이내의 수역에 벼과나 양치식물, 갈대, 부들, 사초 등의 풀이 차지하고 있어 투명도가 낮고 규모가 별로 크지 않은 것을 가리킨다. 호소학상에서는 수심이 얕고 수저 중앙부에도 침수식물(수초)이 생육하는 수역이라고 정의된다. 축축한 진흙이 깊은 땅을 늪지대라고 부른다.
3. 생태
늪지대의 식물은 풀보다 오히려 나무가 많고 서식 생물 종도 많은 대표적 생태계의 보고. 하지만 인간 입장에서는 습지대라는 특성과 빠지기 쉬운 위치, 그리고 늪 주변에 위치한 울창한 밀림에서 나오는 음울함 때문에 늪을 굉장히 위험하고 무서운 곳으로 간주했다. 사실 늪지대는 거주하기도 불편하고 개간해서 농지로 만드는 데도 대단한 노동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오랜 세월 동안 인류의 손길이 많이 닿질 않았던 편이며, 그런 만큼 개척이 안돼서 야생 환경이 매우 잘 보존되어 있기에 인간에게 위협적인 장소일 수밖에 없다. 해외의 늪지들은 당장 '악어떼'라는 동요만 들어도 알 수 있듯 그 유명한 악어가 많이 서식하며, 장구벌레가 살기 적합한 환경상 모기떼는 기본이다.
4. 위치
우리나라에서 늪지대가 발달한 지역은 낙동강, 남강 유역의 경상남도 일대로, 창녕군의 우포늪이 유명하다.[2] 그런데 사실 우포늪 못잖게 컸던 함안군 유전늪 등 과거의 경남은 크고 작은 늪지대 천국이었는데, 유전늪만 해도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주변에 공장들이 생기면서 매립되기 시작했고, 2004년에는 완전히 소실되었다. 그나마 우포늪은 위치가 상대적으로 오지인 것이 도리어 장점이 되어서 근현대의 개발 물결에서 살아남은 것이다. 여기에서 동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배가 발견되기도 했다.
늪지대로 문제가 되는 지역 중 하나로 울산광역시가 있다. 지반 자체가 늪지로 이루어져 있는지라 약해서, 건물의 지하를 파는 것 정도는 가능해도 지하철처럼 길게 파는 것은 어려워서[3] 광역시 중 유일하게 도시철도가 없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지상이나 고가로 지으면 되지 않냐 하고 의문을 가질 수 있는데, 이 쪽은 어른의 사정으로 10년 가량 미뤄지고 있다. 비슷한 조건으로 보일 수 있는 간척지가 많은 인천광역시는 동해안에 위치한 울산과 달리 먼 옛날에는 육지였던 황해안에 접해 있어 지반이 그리 무르지 않고, 기반암도 그리 깊이 있지 않다.
가장 거대한 늪지대는 위에도 나온 미국 플로리다의 에버글레이즈(Everglades)로, 그 면적이 무려 15,000km2. 강원도보다 조금 작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에서 최대의 내륙 습지는 우포늪이다.
다만, 사람이 인위적으로 만든 아주 얕은 늪인 논은 대한민국 시골에서는 자주 볼 수 있다.
5. 수렁
늪지대는 모래수렁과 더불어서 매우 위험한 지역이기도 하다. 원리는 모래수렁과 비슷한데, 한 번 푹 빠지면 중력에 의해 점토나 모래가 몸과 압착돼서 쉽게 나오지를 못하기 때문. 이 때 나가려면 제 몸무게+몸이 밀어내는 늪의 질량만큼의 힘을 내야만 탈출할 수 있다. 하반신이 다 빠지면 '''혼자 힘으로는 절대 못 나온다.''' 수분이 많은 늪이라면 몰라도 점토가 많은 늪은 포크레인으로 파내기도 힘들다. 이런 늪엔 짐승도 함부로 다가가지 않는다.[4] 다행히 점토가 많은 늪은 밀도가 높아서 완전히 빠지지 않지만, 대신 몸을 압착하기 때문에 호흡하기가 대단히 곤란해진다.
수분이 높은 늪도 대단히 위험하다. 정말로 순식간에 빠져버리는데, 깊이가 있다면 사람 하나쯤은 순식간에 머리까지 들어가 버리고, 빠져나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양치식물이나 갈대는 사람의 체중으로 인해 부러지거나 밀려나면서 빠질 때는 별 저항 없이 빠지지만, 허우적거리면서 나올 때는 사람의 머리와 손에 걸려서 쉽사리 위로 빠져나오지 못하게 한다.
늪이 많은 네덜란드나 아일랜드, 영국 같은 북유럽 지역에서는 이따금 늪에 빠져 죽은 시신이 발굴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1000여년 이전에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방금 죽은 사람처럼 피부조직과 신체가 완전히 보존되어있는 경우도 흔하며, 심지어 목에 줄이 감겨 있어서 경찰이 최근의 살인 사건 피해자라고 생각했더니 고고학자들이 2천년 전에 행해진 인신공양의 희생자라고 밝혀낸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선사시대의 절구, 도끼 등의 유물이 거의 완벽한 상태로 늪에서 출토되기도 한다. 늪 덕분에 거의 썩지 않아서 선사시대의 농경, 생활방식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되고있다.
5.1. 대처법
만일 발이 빠졌다면 그 즉시 팔로 몸을 끌면서 아무거나 튼튼한 것을 붙잡아야 한다. 만일 몸에 휘감거나 아예 몸에 걸리게 만들 수 있다면 신체가 빠지는 고통을 감수하고 탈출할 수 있다. 이때 발은 꼿꼿이 세워야 할 것. 만일 다리 하나가 통째로 빠지게 되었다면 오기로라도 버티고 주변인을 불러라.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것. 주변의 나무 판자나 튼튼한 나무막대기를 요령껏 사용하면 탈출할 수도 있다.
빠져나오는 방법 중 하나로는 하반신이 지나치게 빨려들어가지는 않았지만 힘으로 나올 수도 없고, 주변에 사람도 없을 경우 자전거를 돌리듯이 다리를 돌리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다리를 돌리는 방법은 수분이 높은 늪지대에서나 간신히 가능하고(그것도 30분 걸려서 2m정도만 나아갈 수 있다), 점성이 높은 늪에선 신체능력이 올림픽 선수급이라도 아닌 이상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늪지대에 빠질 경우 몸만 빠지는 게 아니라 짐 등을 지고 있는 상태에서 빠질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에 더욱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 것이며, 절대로 혼자 활동하거나 단체에서 떨어지지 말자.
5.2. 비유적 표현
그래서 위와 같은 이유로 늪을 관용어구에 사용하는데, 이 경우 늪은 사막에 있는 '유사'처럼 서서히 빠져들어 헤어나올 수 없을 정도로 인간을 위협하는 경지를 '늪에 빠지다'라고 말한다. 매우 부정적인 어조의 단어라 늪이란 말만 나와도 이미 답이 없다인 수준. 흔히 '도박의 늪', '사채의 늪', '유혹의 늪' 등등 좋은 단어는 거의 없다. 이주 약간 긍정적으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긴 있지만, 늪(동음이의어)의 어휘 대부분은 이런 의미가 담겨져있다.
이 설정을 사용한 예로 2003년의 신용카드 관련 공익광고가 있다. 늪은 아니지만 하얀 풀 같은 것에 사람이 빠지는데, 카드를 긁을수록 거품 같은 게 너무 세밀하게 묘사되어 정말 무섭다. 공익광고 항목으로. 여기서 등장하는 사람은 이필모이다.
[1] 뒤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 등이 붙는 경우엔 늪에서(/느페서/), 늪으로(/느프로/) 등 ㅍ 받침을 제대로 살리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끝소리 규칙에 의거해 /늡/으로 발음한다. 잎이나 숲 등도 마찬가지.[2] 경전선 진영역에서 가까운 화포천 습지도 나름 알려져있다.[3] 물론 이것도 작정하면 파내는것 자체는 가능한데 베를린 지하철이나 런던 지하철, 멕시코시티 지하철이 대표적으로 지반이 약한 지역에서 지은 대규모 지하철 시스템이다. 하지만 울산은 인구 120만 수준의 도시라 대규모 지하철 시스템 건설의 최소요건을 만족하지 못한다.[4] 실제 짐승이라고 빠졌을 때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이 아니어서, 이런 늪 밑바닥에선 언제 죽었는지 모를 짐승의 시체가 꽤 자주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