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카스
1. 개요
Caracas. 베네수엘라의 수도. 베네수엘라 북부 카리브해와 가깝지만 대구나 서울처럼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도시이며 바닷가와는 직접 접해 있지는 않고 위성도시인 라과이라를 통해 이어진다. 베네수엘라의 대도시는 대부분 국토의 북서부를 가로지르는 메리다 산맥 일대에 위치해 있다.
인천을 통해 서해와 접한 서울이나 산투스를 통해 대서양과 접한 상파울루와 닮은 꼴이다. 허브 공항인 시몬 볼리바르 공항도 라과이라에 있다. 해발고도는 900미터이고 인구는 약 500만 명 정도이며 수도권 지역까지 합하면 800만 명을 넘는다.
2. 상세
카라카스는 베네수엘라 독립 이래 쭉 수도 역할을 했다. 이 도시는 베네수엘라 원주민 중 하나인 카라카스 족에서 그 이름을 따서 명명했다. 카라카스 족은 1500년대에 다른 부족들을 통합해 통솔해서 콩키스타도르와 맞서 싸우며 용맹을 과시한 추장 카시쿠 과이카푸로의 출신 부족이다. 카시쿠 과이카푸로의 용맹과 부족을 지키려는 일종의 애국심에 감명받아 카라카스가 이 도시의 이름이 되었고 그 추장인 카시쿠 과이카푸로는 베네수엘라의 화폐 중 하나인 2000 베네수엘라 볼리바르의 모델이 되었다. 1930년대 이전에는 중세풍 도시에 가까웠으나, 1930년대부터 베네수엘라에서 석유 채굴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자 지방과 해외로부터 수많은 인구가 몰려왔다. 1970년대 두 차례의 오일쇼크가 일어났을 때 베네수엘라는 그야말로 검은 황금의 축복을 톡톡히 누렸던 데 반해 주변국들의 상황은 독재 정치와 내전으로 엉망이었다. 베네수엘라의 1인당 명목 GDP가 남유럽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이었고, 당시 베네수엘라의 4명대 출산율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1인당 GDP는 베네수엘라가 더 높았다. 그래서 당시까지만 해도 베네수엘라로 이민 오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1967년 카라카스 지진으로 건물 수백채가 무너지고 236명이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지만 곧바로 회복했다. 1970년대 베네수엘라의 황금기에는 카라카스 중심부와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마천루 및 쇼핑센터, 고급주택이 대대적으로 건축되었고 지하철의 공사도 이 시기에 시작되어 1983년에 개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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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도심 팽창 과정에서 시 외곽으로 밀려난 빈민들은 서부 카라카스와, 동부 카라카스 외곽의 "바리오"[1] 산 중턱으로 몰리면서 대규모 빈민촌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일단 1980년대 초반까지는 평범한 달동네였지만, 1980년대-1990년대 후반까지 지속된 저유가로 인해 경제가 악화되자 빈민층에 대한 지원이 축소된데다가 경제난으로 치안 예산이 급속히 축소된 조짐을 타서 각종 범죄 조직과 콜롬비아의 마약 카르텔이 서 카라카스 및 동부 카라카스의 페타레(Petare) 지역을 중심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카라카스는 동부, 서부 할 것 없이 도시계획 구역에서 벗어나면 대규모 슬럼이 시작된다.
그 결과 범죄율이 급속히 상승하기 시작했고, 결국 카라카스는 '치안이 최악인 도시'라는 악명을 달게 되었다. 우고 차베스 시기에 카라카스의 교통 인프라가 대대적으로 확충되고 빈민층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이루어지기는 했으나 이것이 카라카스의 문제를 근본부터 바꿔놓지는 못했다. 오히려 차베스 시기에 경제가 나아지면서 총기 보유도 증가하고 마약 수요로 인한 범죄도 늘어나면서 범죄율이 여전히 상승세에 접어들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이다.
서카라카스 지역의 경찰력은 아직도 미비한 데다가 2000년대까지만 해도 경찰력간의 공조도 잘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경찰들 가운데서도 무자격자들이 많아 경찰이 오히려 범죄 문제를 심화시킨다. 2010년대 초반에 다소 나아지는 듯 했다가 2015년 경제위기와 함께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실질임금 감소 문제로 문제는 오히려 심화되었다.
동카라카스의 도시계획 지역과 서카라카스는 같은 도시권역 안에 속해 있음에도 경제적 격차가 매우 크다. 보고타나 키토, 리마, 리우데자네이루, 산티아고, 부에노스아이레스 같은 남미 대도시 지역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나타난다. 서카라카스는 전체적으로 쿠바의 아바나를 보는 듯하고, 동카라카스의 도시 지역은 미국의 뉴욕을 보는 것 같다는 평이 존재할 정도다. 서카라카스 주민은 대체로 시장이나 값싼 국영 할인점에서 물품을 구입하지만, 동카라카스의 도시 내에 거주하는 주민은 비싼 민영 상점에서 물품을 산다. 그렇기 때문에 2015년 이후의 베네수엘라 경제 파탄으로 인해 값싼 물품을 구하기 위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는 모습은 대체로 서카라카스와 동카라카스의 페테라 지역이나 바리오 지역에서 촬영된다.
베네수엘라의 경제 문제 중에서 대표적인 부분이 분유나 생고기, 휴지, 밀가루, 옥수수, 식용유 같은 생필품은 구하기 힘든데 비싸게 가공한 가공제품, 공산품, 밀수품은 구하기 쉽다는 것이다. 2015년 이전에도 상당히 비싼 물품이었지만 2015년 이후의 세자릿수대 인플레로 인해서 공식환율로 친다면 하나에 수백 달러는 되는 감히 터무니 없는 사치품이 되어 버렸다. 시장 환율이나 암시장 환율로 따진다면 그렇게까지 비싼 건 아니기는 하지만 빈민층이 감당하기에는 크게 부담되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베네수엘라에서 쓰레기를 주워서 먹고 산다거나 뿌리 튀김 같은 얘기가 해외토픽으로도 나오는 것도 다 암시장 물가가 국영 상점 물가보다 수십 ~ 수백 배 이상이 비싼 게 원인이다.
그래서 서카라카스에서는 최저임금 수준의 봉급을 받으면서 국가에서 지급하는 보조금과 국영 할인점에 기대서 먹고 살던 사람들이 많았기에 타격을 매우 크게 받았다. 베네수엘라의 환율체계가 실질적으로 3가지로 나누어지고 각 환율간 편차가 몹시 크기 때문에 최저임금 수준이 서유럽 국가 수준에서 남미 최저선을 오가지만 실질적으로 시장환율 가치인 150달러 정도로 치는 것이 보통이다. 생필품을 구하려면 몇시간 넘게 줄을 서야 하는 건 기본이고 외곽이면 열시간 넘게 줄을 서야 하는 경우도 있다. 반면 동카라카스 내부의 도시 지역은 애초부터 비싼 민영 상점에서 물건을 사는 사람이 많았고 여행쿠폰 제도의 수혜를 받는 계층이기에 외화를 저축하는 경우가 많아 그 특성이 반영되어 그나마 타격이 덜했다. 실제로 베네수엘라 경제위기 속에서도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예상외로 타격을 덜 받았다는 통계도 나올 지경.
물론 시위하는 사람들에 대해 나오는 영상은 동카라카스, 서카라카스 가릴 것 없이 나온다. 애초에 동카라카스는 야권의 텃밭으로 차베스 시절에도 시위가 꽤 잦은 편이기는 했고 2002-2003년 석유파업의 본거지도 동카라카스 지역이었다. 이쪽은 2000년대 초엽부터 차베스 퇴진을 가지고 시위를 벌이는 쪽이라면, 서카라카스는 니콜라스 마두로 때 중반기 들어서 시위가 잦아졌는데 이쪽은 국영 상점에 물품을 원활하게 보급하고 밀수업자와 범죄자를 체포하라고 시위하는 쪽에 가깝다. 다만 줄을 서야 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마두로에 대한 지지가 급감해서 마두로에 대한 반감이 거센 상태. 당연하겠지만 시위현장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은 아무래도 위험이 심하니 가까이 가지 않는 게 좋다. 여야 지지자들이 각자 시위를 벌이기 때문에 이래저래 충돌이 많기 때문에 사상자가 꽤 발생한다. 특히 2016년부터는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며 동카라카스의 도시지역 역시(?!) 치안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었다. 여야 지지자들이 패싸움을 벌이거나 경찰이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최루탄을 쏘고, 시위대가 화염병을 던지거나 상점을 약탈하는 행위가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니 언론인이나 외교관이 아닌 이상 카라카스에는 들르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일단 제헌의회 구성 이후로 실망감과 좌절감이 늘어나면서 소요 발생건수가 크게 줄고 미국의 경제 제재로 궁지에 물린 정부와 시위 목표 달성 실패로 부담감을 앓고 있는 야당연합간의 협상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일단 시위는 잠잠해졌기는 했다. 그렇다고 경제상황이 근본적으로 개선된 것도 아니기도 하고, 정부와 야당간의 협상 내용도 썰로만 돌아다닐 뿐 실제 내용은 비공개로 진행되는지라 정치상황이 앞으로 어떻게 흘러 들어갈지는 예측불허인 상태다. 러시아에서 잉여 농산물을 대규모로 지원 받아서 긴 줄을 서야 하는 문제점을 해결한다는 플랜이 나돌고는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썰 수준에 그치고 있다. 2017년 이후로는 카라카스가 아닌 미란다 주가 범죄건수 1위 지역이 되었다는 통계가 나왔다. 따지고 보면 미란다도 카라카스 동반부 일대에 위치해 있으니 카라카스 도시권에 속하는 지역이기는 한다만(...)
남미 독립의 영웅인 시몬 볼리바르가 태어난 도시로 유명하다. 도시에 볼리바르와 독립전쟁에 관련된 기념물들이 많다. 1731년 이래 남아메리카 북부 식민지의 중심지가 되었다가 1831년 대 콜롬비아 연방이 해체된 후 베네수엘라의 수도가 되었다. 일교차는 있으나 연교차는 거의 없다. 대개의 경우 15~26도이며 낮아도 10도 이하, 높아도 35도 이상으로 올라가지는 않는다.
3. 스포츠
베네수엘라 프로야구 리그의 레오네스 델 카라카스가 연고지로 삼고 있다.
4. 최악의 치안을 가진 서부 카라카스와, 동부 카라카스 외곽 지역
2013년 현재 일부 출처에 따르면 카라카스 도시권(320만 명)은 모든 도시 중에서도 살인율 1위의 도시, 연간 살인율이 10만 명당 200건이 넘는다. 심지어 매년 7,676건에 달하는 살인이 일어난다는 통계도 있다. 인구 5천만명인 '''남한 전체'''에서 일어나는 살인 '''건수''' (1251건)의 6배. 게다가 한국의 살인통계는 다른 나라와는 달리 살인미수, 예비, 음모 등도 포함하기 때문에 실제 격차는 이보다 훨씬 크다.
이 동영상은 베네수엘라의 레게 가수 Onechot이 만든 "Rotten Town" 이라는 뮤직비디오인데, 가사에 보면 '지옥의 대사관'인 카라카스에서 매주 100명이 살해당한다고 한다.
출처마다 살인율이 달라서 헷갈린다면, 이 표를 통해 정리하자.
보다시피 모든 출처에서 70을 넘는 살인율을 보이고 있다. 출처에 따라 다르지만 56~229 사이인 시우다드후아레스보다 높다. 여기도 통계 장난질이 좀 있는 편이다. 다만 여기서도 지역별로 차이가 있어서 부유층들이 주로 사는 동카라카스(한국으로 치면 강남 중심가 정도로 볼 수 있다. 카라카스 내에서도 번화가로 손꼽히는 지역) 지역은 치안이 '''양호한 편'''이다. 부유층과 중산층들이 밀집한 곳이라 경비원을 많이 써서 치안이 그럭저럭 괜찮은 것. 물론 사건사고가 아예 없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
반면 빈민층들이 많이 사는 서카라카스와, 동카라카스의 페테라(및 주변 바리오) 지역의 치안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전쟁터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카라카스에서 일어나는 범죄의 대부분이 서카라카스와 바리오(산 동네)에서 일어난다. 동카라카스 외곽에 대규모 바리오가 밀집해 있다. 마치 강남과 구룡마을의 관계. 서카라카스 주민 대부분이 빈곤층이라 경비원을 고용할 여력이 없으며, 브라질이나 멕시코, 온두라스처럼 정부가 군대를 동원해서 치안 정리를 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 군은 징병제인 브라질과 멕시코와는 달리 모병제를 통해 충원되기 때문에 규모가 크지 않다. 게다가 브라질과 멕시코는 자국 치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군대의 전투력을 상당한 수준으로 키웠으나 베네수엘라 군은 저 두 나라의 군대보다 더욱 부패에 찌들어 있어서 그런 노력조차 제대로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군대를 이용해 치안 정리를 하고 싶어도 그렇게 할 수가 없다. 멕시코 시티의 경우 동멕시코시티가 빈민가들이 많긴 한데, 산꼭대기 지역을 제외하고는 스페인어에 능통하고 이 지역에 연고가 있다면 들어가도 되는 정도와 아주 대조적이다.
마약을 구하기 위한 범죄도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인생 막장인 사람들이나 조폭들끼리 사소한 일로 총을 쏘는 일도 잦은 동네다. 실제 베네수엘라의 범죄 피해자 대다수가 10대 중반부터 20대 중반 사이의 젊은이들이다. 따라서 대낮에 가도 범죄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으니 가지 않는 게 신상에 안전하며, 특히 바리오는 얼씬도 하지 말아야 한다. 그곳은 일주일에 수십명이 죽어나간다는 이야기가 도는 곳이라서 현지인들도 돈 많은 사람들은 바리오에서 살기를 적극 꺼려한다.
다만 카라카스의 살인율이 10만 명당 200명이라는 통계는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카라카스 경찰청에서 낡은 인구 데이터를 쓰기 때문에 실제 살인율은 위 통계의 1/3 수준일 거라는 추측도 있다. 베네수엘라 전체 인구가 3000만을 넘겼음에도 2000만이었을 시절의 데이터를 쓴다는 뜻.
물론 그렇다고 해서 서카라카스의 치안이 좋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며''' 가봤자 경찰은 무능하고 무슨 일이 터져도 도움받기 힘들다. 단, 차카오 지역처럼 밤에도 안심하고 외출할 수 있는 지역도 존재하며, 2009년 정부가 국립 경찰을 창설하고 카라카스 내 주요 상가 및 관광지에 경찰을 배치시킨 이래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곳의 치안은 어느 정도 올라갔다. 그러나 서카라카스는 여전히 해가 떨어지면 무법지대가 된다. 안 가는 게 상책. 여행객들은 베네수엘라를 방문할 경우 서카라카스와 동카라카스의 페테라 외곽 지역 등 빈민가 방문은 절대 삼가고 가급적 동카라카스 "시내" 위주로 돌아다녀야 한다. 또한 밤에는 차카오 등 일부 지역이나 주요 거리, 관광지 이외에는 외출을 자제하는 게 좋다. 저렴한 숙소들이 서카라카스에 몰려있기는 하지만 최대한 안전하게 여행하고 싶다면 그 쪽에 숙소를 잡는 건 자제하자.
사실 이렇게 치안이 불안한 데에는 총기 회수 작업이 제대로 진척되지 않는 탓도 있다. 일단 치안이 불안하니 총기를 소유하려는 시민이 많은 편이며, 정치권에서는 함부로 총기 회수를 시도했다가 유권자들의 표를 잃을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브라질에서 2005년에 총기규제에 대해 국민투표를 했다가 치안 불안을 걱정하는 여론 때문에 국민투표에서 36%의 지지만 얻고 부결된 사례가 있었다. 베네수엘라의 치안은 브라질보다도 불안한데 당연히 국민투표를 했다가 타격을 대차게 입을 판이니 국민투표에 대해 엄두조차 못 내는 게 당연하다. 또한 국가에서 총기 회수 작업에 동원할 수 있는 인력 자체가 적은 편이기도 해서 대대적인 작업에 나서기는 힘들다.
여하튼 2015년 이후 정부에서 생필품이 해외로 빼돌려지는 것을 막고 살인율을 낮추기 위해 조폭들을 대대적으로 단속하려고 노력 중이다. 그러나 치안은 딱히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의외로 물가가 비싼 도시로 꼽히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베네수엘라의 환율 제도가 복잡하기 때문에 벌어진 착시 현상으로, 암시장 환율을 반영해서 계산하면 실질 물가는 싼 편이'었'다. 사실 현재도 공공요금은 싼 편이다. 정확하게는 정부가 가격을 통제하는 기초 생필품과 공공요금이 저렴하지만 상점에 따라 다르다. 빈민층이 이용하는 메르깔 등의 국영상점에서 파는 물품은 저렴하지만, 시내 중심가의 백화점에서 파는 물품은 대체로 가격이 매우 높다. 휘발유값이나 대중교통비가 특히 싸다. 500원도 안되는 돈을 가지고 차에 기름을 가득 채울 수 있다.
1989년 카를로스 안드레스 페레스 대통령이 IMF의 권고로 휘발유 값을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올리려고 한 적은 있었다. 그러나 이는 저유가로 소득이 크게 줄고 복지 혜택이 날로 축소되어 고통 받던 베네수엘라 서민들에게 직격탄을 날리는 일이었다. 결국 1989년 3월에 대규모 폭동이 벌어지는 바람에 휘발유 값 인상은 무산되었다. 하지만 라파엘 칼데라 정권이 1996년에 다시 대규모의 휘발유 값 인상을 단행하였다.
이렇게 싼 휘발유 값을 이용해서 콜롬비아 범죄조직이 휘발유를 밀수해서 이득을 챙기거나 인접 국가의(브라질과 콜롬비아, 가이아나) 운전자들이 자국 주유소 대신 베네수엘라로 가서 헐값에 주유하는 일이 잦기 때문에 국부 유출 등의 문제가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민간 업체에 보조금을 주고 일정 금액에 맞추어서 기초 생활 물품을 생산하게끔 한다. 그런데 이렇게 생산된 물자를 메르칼에서 팔지 않고 암시장 환율로 팔면 '''차액이 몇 배나 남기 때문에''' 기초 생활 물품의 상당수가 뒤로 빼돌려진다. 그 때문에 기초 생필품은 수요에 비해 부족한데 2차 가공품이나 공산품 같은 건 넘쳐난다.
여기에 2014년 이후 유가가 급락하는 일이 생기자 베네수엘라의 인플레이션은 가속화되기 시작했다. 유가 하락으로 국영 할인점의 운영비가 줄어들자 매대가 물건이 잘 들어서지 않아 텅 비게 되었다. 덕택에 국영 상점에서 값싼 생필품을 구하려면 하루 종일 가게 앞에서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민간기관의 통계에 의하면 2016년 4월 기준으로 주요 생필품 52개 가운데서 30개가 공급이 부족하다고 하며, 공급이 부족한 생필품의 경우에는 물품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2010년대 전반기 대비로 해서 공급이 30%이상 줄어들었다고 한다. 사실 2010년대 전반기에도 물량을 맞출 수준인 걸 감안한다면 심각한 것이다. 물가상승률이 1년에 수백%가량을 기록하다 보니 물건을 많이 얻어 내려면 월급 받은 다음에 바로 날 잡아서 하루종일 땡볕 아래에서 길게 줄 서서 기다려야 되기 때문에 비만율도 크게 낮아졌다. 암시장 환율이 폭등하면서 2차 가공식품과 공산품의 가격이 급등해버리는 바람에 중간관료들과 기업들이 환차익을 노리려고 물품을 빼돌리는 등의 부정부패가 횡행하며 식료품과 생필품 물가가 임금대비로 친다면 터무니 없이 비싼수준에 다달았고 그래서 생필품이 부족하다고 난리가 나 버린 것이다. 베네수엘라의 공식환율은 10볼리바르지만 시장환율은 650볼리바르이며, 암시장 환율은 2000볼리바르를 넘는다.(2016년 말 기준) 이걸 역으로 따진다면 그 만큼 암시장에서 물건을 바가지를 씌워서 장사를 해먹는 것이 엄청난 돈이 된다라는 뜻이며 당연히 달러를 많이 보유한 기업이나 부패한 관료들이 환차익을 노리지 않는 것이 이상한 것이다.
그런데 해외 여행을 가본 적이 있는 베네수엘라인은 의외로 많다. 1년에 한 번 일정액에 한해서 공식 환율 환전을 하게끔 하는 여행쿠폰 제도가 있는데 이 제도를 잘 이용하면 암시장 달러 수십 불 지불할 돈으로 해외여행을 거뜬히 갈 수 있기 때문이다. 2014년 하반기부터는 재정 긴축에 들어가 환전 한도가 3000불에서 2000불로 축소되었다. 베네수엘라가 막장이 된 2016년에는 해당사항 없는 얘기다.
유가 폭락으로 베네수엘라에 헬게이트가 열린 이후로는 시장이나 국영상점에서 물건이 잘 돌아다니지 않게 되었고, 사실상 배급제식으로 나눠주는 식이 되었다. 그래서 돌아다니는 것은 대개 중국제 배급품이거나 가격이 매우 비싸게 매겨져 있다. 만일 이 둘이 아니면 장물일 가능성이 높다. 배급제는 2016년부터 도입되었다. 원래는 배급제가 아니었지만 하도 물품 빼돌리기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수입할 돈도 떨어졌기에 별 수 없이 배급품을 지급하기 시작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메이드 인 차이나가 없으면 기본적인 생활 자체가 안 되며, 중국의 지원이 없었더라면 베네수엘라는 1982년 외채위기 때처럼 모라토리엄이나 디폴트 선언을 했을 것이다. 사실 베네수엘라도 나름대로 경제력이 있었던 시절인 2010년대 전반기에는 선진국들처럼 메이드 인 차이나를 저급품 취급하는 경향이 강했다만 유가폭락으로 경제가 나빠지게 된 이후로는 잘 사는 사람이 아닌 이상 메이드 인 차이나조차도 감지덕지 하며 쓰고 있다.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많이 나기도 하는데 이는 라 만차 네그라(La Mancha Negra)라는 정체 불명의 검은 물질 때문이다. 1987년에 처음 발견된 이후 5년 동안 1,800명의 운전자들이 이걸 밟고 미끄러져서 교통사고를 일으켜 사망했다고.[2] 아직도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 물질의 형성 원인이나 구성 성분을 정확히 밝혀내지 못했다. 사실 라 만차 네그라 문제와는 별개로 카라카스는 차량 사고가 많이 날 수밖에 없는 도시다. 휘발유가 싸기 때문에 매우 가난한 사람이 아닌 이상 자동차나 오토바이는 다들 소유하므로 도로에 차량이 넘쳐난다. 그 와중에 도로 자체는 매우 좁게 형성되어 있으니 사고가 터지지 않으면 이상한 일이다.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2444231&cid=51670&categoryId=51672
대중교통은 남미에서는 나름 좋은 편이지만, 지하철은 노선 길이가 짧아 도심 곳곳으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케이블카 역시 서카라카스 일대와 중앙부 사이를 잇는 데 집중되어 있어서 교통난을 해소하는 데 도움은 안 된다. 그래도 지하철 내의 치안은 생각보다 괜찮고 전철 이용 요금도 비싸지 않아 애용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물론 러시아워 때나 밤 늦은 시간대에 이용하면 소매치기범의 습격을 당하기 쉬운 것은 마찬가지라지만. 그나마 이웃 콜롬비아의 수도인 보고타나 에콰도르의 수도인 키토보다는 사정이 양호한 편. 이 두 도시는 전철이 없다. 보고타는 BRT, 키토는 케이블카를 주 대중교통 수단으로 이용하지만 워낙에 사람이 많다보니 지하철 건설 계획이 짜여져 있기는 한데 2014년 이후로는 티스푼 공사로 진행되고 있다는 듯 하다.
5. 관광명소
치안 문제와 별개로 관광할 만한 곳은 의외로 많다. 스페인 정복기와 19세기에 지어진 중세풍 건물도 많이 남아있고 호황기에 건립된 박물관과 극장, 백화점도 많다. 근교에 엘 아빌라 국립공원도 있어서 등산하기에도 좋고 해안과도 가까워 해수욕장 가기도 쉽다. 서울에 비할 수준은 아니지만 대중교통도 나름대로 괜찮은 편.
6. 매체 속의 카라카스
대항해시대 4에서는 티알이 신항구로 개척하는 도시로 나온다.
대항해시대 온라인에서는 위치한 나라의 이름의 유래(작은 베네치아) 때문인지 베네치아의 개척지로 나온다.
머셔너리즈 2 의 배경이 베네수엘라 로 나오며, 굉장히 축소된 버전이지만 카라카스도 나온다.
진키 시리즈에서는 1주의 무대로 등장하며 핵을 쳐맞는다.
콜 오브 듀티: 고스트에서는 남미 국가들을 전부 통합한 "남아메리카 국가연방"의 수도로 등장. 과거 연방군의 총수 알마그로를 잡기 위해 고스트 부대원들이 한 번 방문하였는데, 알마그로는 미군을 몰살시키기 위해 댐을 MLRS로 박살내 도시를 수몰시켜 버린다. 12년이 지난 후 고스트 부대원들이 하모스를 찾아 다시 왔을 땐 엄청난 성장을 이루어 뉴욕 뺨치는 마천루의 숲이 되어 있다. 게임 제작 당시에는 고유가로 잘먹고 잘사는 나라여서 이런 설정을 붙인거 같은데, 셰일 가스 발견 이후엔 폭망해서 그런 거 없다.
[사진삭제됨] [1] 영어로는 Hood, Ghetto 정도로 번역되는 말 그대로 슬럼으로 착각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으나, 스페인어에서 바리오는 원래 그냥 '동네'란 뜻일 뿐이다. 스페인 마드리드를 예로 들자면 유럽 전역에서도 소득이 상위권인 세라노, 살라망카 지구 일대도 그 동네 사는 변호사들에겐 mi barrio고, 반대로 유럽 최대의 빈민가이자 우범지대인 시외곽 까냐다 레알 판자촌도 현지 주민들에겐 자기들 바리오다. 다만 영미권 내 히스패닉 이민자들이 저소득층 구역에 많이 이주했다 보니 바리오라 하면 왠지 빈민 우범지대라는 오해가 생겼을 뿐이다.[2] 이는 신뢰성 있는 연구기관의 발표가 아닌 지역 언론의 기사문을 인용한것임. 뿐만 아니라, 이 수치는 하루에 한 명씩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뜻이니, 사실이라고 보기는 어렵다.[3]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어 있다.[4] 한국으로 치면 북한산 비슷한 포지션이다.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으며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있기에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