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로사키 이치고/비판 및 평가
1. 개요
이치고는 블리치의 초반부인 사신대행 편부터 소울 소사이어티 편까지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소개되었음에도 그 사이에서 전혀 문제가 없이 활약하여 주인공 캐릭터로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아란칼 편부터 주인공으로서의 비중과 강함, 활약 등에서 독자들을 실망시켰다. 이후 무월로 잠시 압도적인 기량과 활약을 보여줬지만 블리치의 대장정을 마무리 짓는 천년혈전 편에서는 또 다시 파워업이 무색하리만치 활약하지 못하면서 작가의 캐릭터 다루는 역량 문제가 얼마나 큰지 여과없이 선보였다. 거창한 설정과 스펙에 비해 전적이 기대이하인데다가 비중마저 천년혈전 편 후로부터는 여타 조연 캐릭터들과 다를 바가 없어 사실상 호정 13대의 대장들보다도 활약이 부족한 페이크 주인공이라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주인공임에도 비중이 조연 캐릭터들과 거의 비슷해 이 만화가 군상극으로 보일 정도다.
이치고가 주인공으로서 역할을 얼마나 못 했는지는 아래와 같다.
2. 설정 값을 못하는 전투능력
이치고는 초반부에 압도적인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다듬어지기 전에도 강한 힘을 보여줬고, 이후로도 설정상 엄청난 전투력을 가진 것으로 묘사가 되었다. 그러나 정작 실제로는 소울 소사이어티 편 이후부터 전투로 활약하는 주인공치고는 정말 안습한 전적만 보여주었다. 분명히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기는 한데, 전적은 설정을 따라가지 못한다.
분명 이치고보다 영압이 한 수 아래인 듯한 묘사와 달리 아란칼편의 주적인 에스파다를 상대로 호정13대의 대장들은 그런데로 활약을 해 냈다.[1] 반면 이치고는 바로 직전 스토리까지 최강의 기술로 묘사되던 만해를 얻었음에도 고전을 피하지 못했다.
이치고의 만해인 천쇄참월은 '만해를 개방시켰을때의 거대한 영압을 모두 압축해 속도를 비롯한 전투스펙을 증가시킨다'라는 원리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소울 소사이어티 편 당시 요루이치를 제외하면 사실상 최속의 캐릭터로 묘사되었던 뱌쿠야와 천본앵이 따라잡지 못하는 압도적인 속도와 스펙업을 선보이며 강한 인상을 남겼으나, '''만해를 포함한 이치고의 영압보다 아란칼들의 영압과 스펙이 높다'''는 이유로[2] 아란칼을 상대로는 상성 상 최악의 만해가 되어버린다. 만해조차 사용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당연히 상대도 되지 않는데, 정작 이전 스토리에선 최종병기로 묘사되었던 것과 반대로 매번 패시브로 쓰면서도 속도도 따라잡히고 살갗이나 겨우 베고 유효타도 내지 못하는 호구스러운 만해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그나마 검이 튼튼해져 결코 망가지지는 않았다는 것이 유일한 장점. 이 때문에 초반부부터 라이벌 기믹을 세운 우르키오라에게는 '''쓰래기 취급까지 당해가며''' 무력한 수준으로 당하기만 했고, 중간급 서열의 6번 그림죠에게도 패배를 거듭했다.
이렇게 계속해서 얻어터지며 아란칼편의 중반부를 넘어가도록 아무런 활약을 하지 못하던 이치고는 그나마 새로운 능력인 호로화와 각성을 통해 그림죠를 꺾는 것에 성공다. 그러나 직후 우르키오라와의 리매치에서 1차 해방에 상당히 고전하다가 2차 해방한 우르키오라에게 '''사망하고 말았다.''' 이후 오리히메에게 반응해 완전히 호로화 하는 것으로 부활과 더불어 우르키오라에게 치명상을 입히지만,[3] 완전 호로화는 1회성 연출이었던데다 극도로 이질적인 상황이었기에 이를 이치고의 전적으로 쳐주기에는 매우 애매하다. 완전 호로화가 이치고의 각성이나 히든카드가 아닌 외부의 조력이나 마찬가지처럼 묘사되었고, 이치고 본인조차 결과에 납득하지 못하는 반칙같은 것으로 묘사되기 때문.
결국 이치고는 파워업 후 노멀상태를 잠시 밀어붙였을 뿐 단 한번도 우르키오라에게 승리하지 못하고 웨코문드편을 넘기게 된다.
이와 같은 행적을 나름 성장 과정이라 볼 수도 있으나 성장형 주인공이라면 힘을 얻은 만큼 그 힘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그림죠전 이후엔 적에게 밀리는 모습밖에 보여지지 않았고, 무월을 익히기 전까지는 또다시 패배와 더불어 방관만 해야 하는 처지였다. 특히 웨코문드편에서 이치고의 호로화는 소울 소사이어티 편의 최종전과 큰 대비를 이룬다. 예전부터 이치고에게 내재된 호로의 힘은 이치고의 정신을 위협하는 동시에 위기의 순간에 등장하는 구원이라는 양면성을 가진 매력적인 요소였으나, 완전 호로화는 비쥬얼과 전투력 면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을 뿐 아무런 의미도 남기지 못했다.
현세결전 편 에서도 아이젠을 쓰러뜨리긴 커녕 계속해서 놀라고 당황하기만을 반복하다가 얻어맞기만 하고, 인상적인 역할은 이치마루 긴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아이젠이 붕옥이 없었다면 사망했을 만큼 강한 타격을 입혔고, 자질구레한 설명 없이 약간의 암시만으로 동기와 과거를 설명하며 퇴장한 긴과 달리 이치고는 전투력 측정기 캐릭터밖에 못 되는 약한 모습만을 보여주었다. 최후반부에 무월을 사용함으로서 일시적으로 블리치 전체에서 정점인 초월자 단계에 들어서 주인공 다운 모습을 보였으나, 이는 이치고의 모든 영력을 대가로 한 잠시동안의 버프였다.
천년혈전 편에서는 가히 세계관 탑클래스의 강자가 되었다는 언급이 무색하게[4] 아스킨에게 뻗어버리거나 유하바하에게 거듭 만해가 부러지는 등 고전에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츠키시마, 아이젠, 우류, 이시다 소켄의 도움으로 겨우겨우 쓰러뜨렸다.
이치고가 전적으로 비판을 받는 이유는 단순히 싸움에서 활약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다. 결과적으로 적에게서 가장 까다로운 상대를 쓰러트려온 것은 이치고였다. 다만 항상 설정상으로는 매우 강력하다는 언급과 버프가 있음에도 그 설정값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힘이 센 검사-시해-만해의 자연스러운 연결과 이에 따른 파워밸런스 변동이 잘 녹아들었던 소울 소사이어티 편 이후로 이치고는 항상 고난을 맞이한 후 이전의 자신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강한 힘을 손에 넣지만, 항상 다음 스토리에서는 그 힘이 상대방에게 먹히지 않는다. 그럼에도 스토리 설정상으로는 이미 대장급을 뛰어넘었느니, 한계를 넘어섰느니 하며 말로만 떠받들어주면서 한 순간의 허세만으로 묘사되니 독자들은 위화감과 권태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것이다.[5]
결국 이치고의 문제는 '''설정상으로 굉장한 힘이라고 줄줄히 읊으며 장황하게 설명하지만 이는 한 순간의 임팩트를 위해 희생될 뿐, 묘사와 전개는 말로 떠벌린 값을 하지 못한다'''라는 블리치의 스토리 전개방식의 비판과 일맥상통한다. 이런 단점이 주인공인 이치고에게서 가장 두드러지기에 캐릭터성과의 괴리를 일으키고 주인공 이름값을 못 하게 된 것이다. 이는 결국 결말부에까지 이어져 유하바하의 특수능력을 제외하면 현재 세계관 최강자가 되었다는 수많은 묘사에도 불구하고 결국 자신의 진정한 힘을 제대로 보여주지도 못했다. 특히 이전까지 호로의 힘이 맡았던 '주인공이 가진 고유의 힘' 역할을 하는 사신, 퀸시, 호로의 힘을 모두 가진 인물이라는 점이 결국 호로화의 가면 같은 멋진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한 것, 그리고 마치 블리치 사상 최강의 힘인 것 같이 띄워만 주고선 전혀 묘사되지 못하고 유하바하에 의해 부러져 버린 만해가 이 문제점을 가장 잘 보여준다.
2.1. 부족한 전투센스
전적과 더불어, 이치고는 배틀물의 전투형 주인공임에도 전투센스도 비판받는다. 할 수 있는 것이 '''그냥 참백도 휘두르는 것이 전부다.''' 아무리 참월이 강도와 예리도, 그리고 큼직한 크기에서 나오는 파괴력을 중심으로 한 평타 위주의 참백도라고는 하지만 이치고는 작 중 전투방법이 발전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화이트가 참월의 붕대를 이용해 원거리에서 휘두르며 던지고 회수하는 기술을 직접 선보였는데도 이치고는 소울 소사이어티 편 이후에는 이런 응용법을 전혀 사용하려 하지 않는다. 이치고가 이 기술을 이해 못한 것도 아니다. 분명히 "붕대로 참월을 날렸어? 난 이건 생각도 못했는데!'"란 대사도 나왔다.
또한 이치고의 유일한 기술인 월아천충은 오로지 한번 베는 모습으로만 사용된다. 초창기의 월아천충은 이치고의 이상할 정도로 강한 영얍을 상징하는 기술로서 일반적인 참백도에서는 나오기 힘든 압도적인 화력의 일격필살기, 혹은 적어도 상대방이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는 기술로 묘사되었다. 그러므로 이 때는 마무리용 필살기의 위치에 있었기에 같은 사용법으로 나오더라도 무게감이 있었지만, 이후 월아천충은 이치고의 안습화와 함께 맨손으로 튕겨내거나 그냥 맞아도 아주 약한 화상자국이나 살짝 남기고 마는 잡기술로 전락하고 말았다. 항상 새로운 적을 만나면 한 방 날려보고, 이 것이 막히면 '월아천충을.... 막았다고.....!?' 라며 놀라는 것을 반복할 뿐인 전투력 측정기로서의 가치조차 없는 모습을 보인다. 그럼에도 이치고는 이를 개선하기는 커녕 항상 월아천충을 같은 방식으로 날려보낸다. 월아의 검기를 참월에 응축시켜 참격을 강화하기, 근거리에서 폭파시키기, 빠른 연사로 위협적인 화망 구축하기 등 작중 많은 응용법이 등장했지만, 이치고는 끝까지 꿋꿋하게 월아를 단타로 날려보내기를 반복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위에서 언급된 응용법들은 전부 화이트가 보여준 것이다. 즉 화이트가 직접 이치고한테 배우라고 참월의 다채로운 사용법과 월아천충의 응용방법을 보여주었는데도 이치고는 그 순간에만 놀라고 한두 번 사용하고 말았다. 월아천충은 참격 그 자체를 거대화해서 날린다는, 고무고무 열매처럼 상당히 응용하기 좋은 기술이므로 이를 이용해 다양한 응용기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 텐데, 결국 컨디션이 좋으면 참격의 크기가 커질 뿐 이치고의 사용법은 단순히 칼 휘둘러 월아천충 날리기뿐이었다. 차라리 이를 통해 완전히 숙달되어 전적을 잘 거뒀으면 모를까, 뒤로 갈 수록 월아천충은 적이 비웃는 처지까지 추락한다. 그래놓고 겨우 나온 기술이란게 월아십자충(...)
만해인 천쇄참월도 마찬가지. 천쇄참월은 빠른 속도와 그에 걸맞는 전투력의 강화, 그리고 원래도 강력한 기술이었던 월아천충의 강화버전인 검은 월아를 속도와의 시너지로 쏟아붓는 강렬한 이미지로 멋진 필살기화에 성공했었다. 그러나 아란칼편에 들어서면서 주변인물들이 모두 그 정도의 속도는 낼 수 있다는 이유로 천쇄참월의 속도는 무용지물이 된다. 사실상 만해의 존재이유 자체가 부정당한 샘이다. 그럼 이치고가 성장하면 천쇄참월의 성능이 강화되냐고 한다면, 역시 그렇지 않다. 이치고 본인의 스팩이 강해져 빨라진 것으로 묘사될 뿐 초반부처럼 천쇄참월의 압도적인 속도는 묘사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를 이용한 응용기술이 있는가 하면, 그 역시 등장하지 않는다. 그나마 월아천충을 날려 놓고 속도로 상대방을 붙잡아 확정타를 먹이는 응용법도 한번 나왔으나, 이후로는 천쇄참월의 스펙 따위로는 붙잡아 둘 수 없는 적들만 줄줄이 나오면서 다시는 볼 수 없는 광경이 되었다. 어느 시점부터 이미 만해정도는 상시 유지가 가능해진 이치고에게 천쇄참월은 항상 켜놓는 것과 다를 바 없는 패시브 스킬일 뿐이며, 이를 통한 통쾌함이나 주인공의 주력기의 등장으로 인한 카타르시스는 찾아볼 수 없다.
이와 같이 이치고는 사실상 전혀 전투방법이 성장하지 않았는데도, 정작 작중에서 이치고는 '''거듭된 전투경험으로 상당한 전투센스를 쌓은 강자'''로 취급된다. 그러나 실제로 그려지는 이치고는 참백도를 쓰는 참술과 고속 이동 보법 순보만 숙련되었을 뿐, 블리치가 완결날때까지 참술 이외의 전투 기술은 물론이고 자기 참백도를 쓰는 법조차도 변하지 않는다.
이는 이치고가 답답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로도 볼 수 있다. 설정상 이치고는 숙달되어 극도로 뛰어난 전투기술과 스펙을 가졌으며, 월아천충은 왠만한 적은 한방에 정리할 수 있는 강력한 기술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치고는 '굳이' 더 뛰어난 전법을 사용할 필요가 없으며, 굳이 월아천충의 응용기를 만들 필요가 없는 것. 정작 이치고의 공격은 적에게 유효타를 내는 적이 없고, 월아천충은 평타만도 못한데 말이다. 이는 마찬가지의 강점과 설정을 가진 켄파치와 유사하며,[6] 반대로 강자 반열임에도 항상 약점을 찔렸다가 이를 극복하거나 새로 갈고 닦은 기술을 보여주면서 품위유지라도 하는 뱌쿠야와는 대비된다. 작가의 의도는 지금 이치고는 매우매우 강력하다. 그런 이치고의 공격과 필살기인 월아천충이 통하지 않는 적이라니 얼마나 강한 거지!? 라는 임팩트를 주려는 것이었겠으나, 설정 놀음에 불과한 이치고의 강함을 독자들이 전혀 체감할 수 없게 그려지니 완전히 실패한 서사전개라고 평가받을 수 밖에 없다. 오죽하면 최후반부에 얻을 수 있는 버프란 버프는 다 받은 이치고보다 완전히 바이저드화를 익혀 제어하게 되기 전에 보여준 호로화 당시가 더 강해 보일 정도. 호로화가 사실상 절체절명의 순간에 화이트가 몸의 지배권을 얻어 대신 싸우는 것임을 고려하면, 이치고는 한번도 내면의 투쟁본능인 화이트 이상의 기량을 보여준 적이 없다.
이치고의 이미지를 갱신할 마지막 요소였던 새로운 참백도의 능력은 결국 월아천충X2 에 불과했고, 새로운 만해는 신선한 충격은 커녕 제대로 된 능력 소개도 없이 블리치가 완결나 버렸다.3. 여타 주인공에 비해 빈약한 중심 목표
목표가 너무 빈약하다. 원피스의 몽키 D. 루피는 해적왕이 되겠다는, 나루토의 우즈마키 나루토는 호카게가 되겠다는 원대한 목표이자 꿈이 있다. 그런데 이치고는 에피소드가 진행될 때마다 그때그때 생기는 목표인 " 를 구한다"가 전부이다.
소울 소사이어티 편에서는 쿠치키 루키아를 구해낸다는 목표에 독자들 모두가 공감할 수 있었고, 루키아를 사형시키려는 적에게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등 확고한 목표와 의지를 작중에서 잘 표현해서 호평받았다.
그런데 그 이후에는 '카라쿠라 마을을 지킨다'로 목표 스케일이 커지긴 했는데, 상대의 말에 반박도 못하고 떠는 등 얘가 우리가 알던 이치고가 맞나 싶을 정도의 소신을 보여주었다. 아이젠 소스케와의 관계는 최후반에 끼워넣을 정도로 묘사가 없을 뿐더러, 유일하게 내세우던 '지킨다.'는 목표조차도 자신을 압도하는 적 앞에서 멘탈붕괴하는 등의 빈약한 모습을 보였다. 작가가 주인공에게 적당한 목표의식을 설정해주지 않고 지나치게 흐리멍덩하게 내둔 탓.
덕분에 이치고가 툭하면 외치는 '''오레가 마모루'''의 무게는 한없이 가벼워지고 말았다.
4. 소울 소사이어티 편 이후의 빈약한 비중과 전적
이치고는 소울 소사이어티 편에서는 주인공으로서 제대로 활약하며 비중을 확립했지만 아란칼 편 중반부부터는 이야기가 대장들에게 편협되고, 이치고는 서서히 뒷전으로 밀리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조연들과 큰 차이를 못 보여준다. 아란칼 편까지는 무월이라도 있고, 네임드 적들과도 꽤 맞붙으며 어찌어찌 활약은 그래도 시킨 편인데,[7] 천년혈전부턴 이치고의 전투가 극을 이끌어가지 못하며, 아예 이치고의 활약이 단행본 기준으로도 한 권 내내 안 나오는 경우도 꽤 많다. 조연들도 활약시키는 건 분명히 좋은 일이나, 주인공 역시 그 이상, 최소한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면 모를까 비중을 줄였으면서 오히려 대장들의 강함은 부각시키고 이치고는 그 이하를 보여주었다. 결국 이치고는 비중도 없으며 활약조차 애매한 캐릭터가 되었다.
얼마나 비중이 없는지, 처음 유하바하와 대면한 이후의 이치고의 행적을 요약하면
1. 천쇄참월이 부러져 수리를 위해 '''영왕궁에 감'''
2. 수리 도중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되고 수리완료. '''정령정으로 내려옴'''
3. 기존 필살기를 십자가로 겹친 신 필살기(...)를 보여주고 '''다시 영왕궁에 감'''
4. 새 힘을 손에 넣은지 얼마나 됐다고 슈츠슈타펠 한 명에게 털림. 심지어 '''전투장면을 보여주지도 않음'''
5. 유하바하를 다시 만났지만 상대로 주인공 다운 활약이라곤 하나도 못하고 아이젠과 우류의 도움으로 막타를 침.
이게 전부이다. 할 말이 없다.
여타 만화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여주어도 전적은 좋은 경우가 많은데, 이마저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소울 소사이어티 편 당시에는 3석-부대장-대장 순으로 성장형 주인공으로서 모범적인 전적을 보여주었으나 아란칼 편에서는 에스파다 두 명과[8] , 3개월 속성으로 배운 무월로 아이젠을 쓰러뜨린 게 끝이었다. 그래도 이정도면 적의 수를 생각할 때 조연들의 활약도 생각하면 나름 납득이 갈 수 있으나 천년혈전에서 정점을 찍어버리셨다. 대부분 독자들은 이름도 모르는 샤즈 도미노를 죽이고, 여퀸시들 상대로 살짝 우위를 점하고, 아스킨한테 털리고, 유하바하를 '''막타만''' 친 게 끝이다. 전적도 부실할 뿐더러 애초에 싸운 적도 별로 없다. 이게 어딜봐서 주인공의 전적인가? 블리치는 총 700화 가까이 되는 분량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 1/4을 차지하는 천년혈전 편에서 겨우 이 정도의 분량밖에 가지질 못했다.
5. 캐릭터 붕괴
이치고는 처음에는 상당히 성숙한 캐릭터였다. 초반부에는 험상궂은 인상과 항상 주변 인물들의 개그요소에 휘말려들지언정 어머니의 부재와 영혼을 볼 수 있는 능력 덕에 남들을 위할 줄 알고, 가족과 친구에서 나아가 무고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는 몸을 던질 줄 아는 캐릭터로 묘사되었으며 소울 소사이어티 편만 하더라도 자신의 주관을 적들에게 전달할 수 있고 루키아를 구하겠다는 확고한 목표의식이 있었으나, 아란칼 편부터는[9] 이런 모습이 망가지기 시작한다. 특히 내면의 호로 때문에 우르키오라와 제대로 된 승부를 겨루지 못하자, 오리히메를 구한다는 최우선시해야 할 목표를 무시한 채 '내 의지로 네 팔다리를 자른게 아니니 '''내 팔과 다리를 자르라''''는 희대의 개드립을 쳤다.[10]
이는 소울 소사이어티 편에서 뱌쿠야와 싸우다 호로화해 상처를 입히자 자기 의지로 싸운게 아니니 다시 싸우자며 스스로 자해한 장면의 셀프 오마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치고의 캐릭터성과 서사의 전개에서 두 호로화는 큰 대비를 이룬다.
소울 소사이어티 편의 대결은 루키아를 이미 구하고 안전한 곳에 대피시킨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또한 뱌쿠야와의 대립은 단순한 적과의 싸움이 아닌 루키아의 가족과의 싸움이었고, 단순한 입장차를 넘어 '어떤 상황에서라도 끝까지 지지해 주는 것이 가족이다' 라는 이치고의 사상과 모종의 이유로 인해 '가족이기에 더욱 규율과 법도에 철저해야 한다'는 뱌쿠야의 사상이 부딛치는 대결이기도 했다. 때문에 이치고는 편법 없이 뱌쿠야와 정면으로, 진심을 부딛쳐 싸울 필요가 있었다. 그렇기에 해당 장면에서 호로화는 방금까지 전력을 다해 싸워야 했던 뱌쿠야를 순식간에 베어버리는 강렬함과 더불어 이를 이겨내고 동등한 입장에 서는 이치고의 정신력을 부각하는 두가지 효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아란칼 편에서는 다른 것을 재치고서도 가장 우선해야 할 목표인 오리히메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림죠와의 싸움에서 각성한 것도, 심지어 죽었다가 완전 호로화까지 해 가며 부활한 이유도 오리히메를 지켜야 한다는 이치고의 의지 때문이라고 묘사해 놨으면서, 정작 오리히메를 구하지도 못한 주제에 정당한 결착이 아니라고 눈물까지 흘리는 것은 완벽한 주객전도라고 볼 수 밖에 없다. 말 그대로 죽었다가 살아나기까지 한 놈이, 우르키오라로 싸움이 끝나는 것도 아니고 아이젠과의 더 힘든 싸움이 기다리고 있음을 똑똑히 인지하고 있으면서 저러고 있으니 제정신인가 의심이 갈 지경.
이런 상황이니 웨코문드에서의 호로화는 소울 소사이어티 편과 정 반대로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한다. 가장 우선적으로 호로화를 한 이유인 오리히메를 지킨다는 다짐과 호로화를 해제하고서 바로 보인 모습인 정정당당한 결착을 원하는 싸움광의 모습이 정면충돌한다. 또한 완전 호로화는 그 자체의 압도적인 강함은 부각되었지만 이를 이겨내거나 극복하기 위한 이치고의 의지는 전혀 부각되지 않는다. 오히려 화이트가 스스로 말했듯 쉽게 이길 수 있는 방법인 호로화를 극복하고 자신의 손으로 마무리를 지은 뱌쿠야전과 달리 이치고는 처음부터 끝까지 당하기만 하고 호로의 힘으로 승부를 내 버린 허무한 결말을 짓고 말았으며, 이는 독자들은 커녕 이치고 스스로도 납득하지 못했다. 비록 우르키오라전의 최후반부는 마음이 무엇인지를 최후에 깨달으며 우르키오라라는 캐릭터를 완성시켰지만, 뱌쿠야처럼 이치고의 의지와 사상을 이해시킬 수 있는 싸움도 아니었고 ''' 애초에 이 만화의 주인공은 이치고이며 두 사람의 싸움은 철저한 입장차에서 비롯된 것이지 뱌쿠야처럼 사상의 대립이 아니었다.'''
이후 아이젠과의 싸움에서도 무월을 습득하기 전엔 아이젠의 압도적인 힘 앞에 멘붕하는 등 유일하게 아이젠에게 대항할 수 있는 최고전력 답지 않은 유리멘탈스런 모습을 보여줬다. 이런 모습이 한두 번도 아니고 소울 소사이어티 편 이후에 계속되니 이렇게 오래가는 캐릭터 붕괴는 소년만화 주인공으로서는 정말 길다.
6. 결론
이렇듯이 소울 소사이어티 편 이후의 이치고는 주인공으로서의 기본적인 의미조차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소울 소사이어티 편 이후에는 호정13대가 본격적으로 선역이 되면서 이치고의 비중이 줄어든 것과 이전과는 달리 악역과의 논리 대결에서 아무 말도 못하는 캐릭터 붕괴를 일으키거나, 분명히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음에도 다른 만화의 주인공들과 달리 악역에게 당하는 전투력 측정기가 된 것이 이치고에게 페이크 주인공이라는 다소 박한 평가까지 나오게 만든 주요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설정으로만 존재하는 강함을 제대로 묘사하지 못하는 스토리 전개방식과 간지나는 악역을 매우 좋아하는 쿠보 타이토의 성향이 더해지니 초반에 보여준 매력을 스스로 깎아먹는 비운을 겪고 말았다.
따라서, 소울 소사이어티 편에서 보여준 매력으로 인해 오랫동안 최고의 인기 캐릭터였던 이치고가 페이크 주인공이라는 평가를 받기까지 추락하고 만 것은 작가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
7. 관련 문서
[1] 대장급 대다수가 상성으로 유리한 적수들을 만나 대진표가 잘 짜여진게 큰 기여를 했으나 만해만 가지고 압도적으로 승리한 케이스는 조마리 루루를 이긴 쿠치키 뱌쿠야 뿐이며, 현세에 파견된 대장급들은 전부 외부의 개입과 팀킬로 인해 겨우 승리했지 전부 고전에 고전을 거듭했다. 상대적으로 만해만으로 하리벨에게 나름 선전한 토시로도 상성으로 가능했던 것이지 그 하리벨도 이치고를 개발라버린 우르키오라 1차해방 한정보다 강한 상대였다.[2] 정작 소울 소사이어티 편의 절정부에 다달았을때의 묘사를 보면 이치고는 켄파치도 꺾은 상황인지라 뱌쿠야 이상이 아니면 대장들과도 잘만 싸우는 상황이었고, 특히 쌍극을 향하는 이치고를 가로막은 부대장 세명은 맨손 한방으로 기절시켰다. 이 중 최약체인 오오마에다는 제외하더라도 4번대 부대장인 코테츠 이사네는 유사시에 대장 대행도 맡는 유능한 부대장이며, 1번대 부대장인 사사키베 쵸지로는 작중 존재감이 없을 뿐 만해를 익힌 사신으로 겐류사이의 이마에 상처를 내기도 한 총대장에게 인정받은 부관이다. 이런 사람들을 동시에 상대해 한방에 쓰러트릴 정도의 힘을 가졌던 이치고가 영압을 응축한 만해로 유효타를 내지 못할 만큼 취급이 개차반이 되어버린 것.[3] 2차 해방상태의 우르키오라는 에스파다의 서열이 문제가 아니라 아란칼이라는 호로의 진화단계를 초월한듯한 강함을 가지고 있다. 그런 우르키오라를 일방적으로 박살낸 것이니 단순히 전적 면에서는 엄청난 활약이 맞다.[4] 대장급 퀸시들을 간단히 제압하고 종반부 유하바하와 싸울때의 이치고는 흘러넘치는 영압이 육안으로 보일 정도로 성장한 상태였는데, 이처럼 육안으로 영압이 흘러넘치는 것이 보인다는 묘사는 전대 총대장과 이치고에게서만 등장한다.[5] 일례로 사신대행 소실편에서 이치고는 갖은 고생 끝에 풀브링이라는 새로운 힘을 수련하여 자신의 내면의 힘을 더욱 더 끌어낼 수 있게 되었고, 이에 더해 대장들을 포함한 호정 13대의 영관들의 영력을 전달받아 단순한 검풍이 이전의 월아천충을 넘어설 정도로 파워업 했다고 묘사된다. 그러나 아니나 다를까, 천년혈전편에서 특기전력이니 뭐니 하며 강자 취급받는 것이 무색하게 참월의 진정한 모습을 찾는 또 한번의 각성이 나오기 전까지는 활약하지 못한다.[6] 그나마 켄파치는 절대 쓰러지지 않는다는 무적같은 간지와 한번 힘을 쓰기로 결정하면 압도적인 힘을 보여주는 덕에 비판이 적다. 즉 켄파치는 그나마 사이다 요소라도 있는데 이치고는 그 마저 없는 것. 결국 켄파치도 천년혈전편에서는 사태의 심각성과 자신을 위해 희생한 아군이 있음에도 전투를 즐기겠다며 스스로 치명상을 입는 뇌절로 욕을 많이 먹게 되었으며, 작가가 밸런스를 감당 못 할 정도로 너무 강하게 설정해두고 떡밥을 뿌린 나머지 만해가 제대로 소개조차 되지 못했다는 저열한 묘사를 이치고와 공유하고 말았다.[7] 소울 소사이어티 편에서는 압도적인 전력차와 사상의 대립으로 맞서는 뱌쿠야, 전투력과 성향은 비등하나 입장차로 인해 검을 맞대게 되는 입체적인 라이벌 렌지, 중간보스 역할이자 이치고의 잠재력을 잘 보여주는 역할의 켄파치, 마지막에 등장해 지금은 넘을 수 없는 벽을 보여주며 이후의 전개를 기대하게 한 아이젠 등 호평받는 매치업이었고, 아란칼 편에서는 이치고 본인의 비판여론이 커져서 그렇지 상대역인 그림죠와 우르키오라는 인기를 끌었다.[8] 그마저도 한명은 사실상 화이트가 쓰러뜨렸다.[9]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림죠전 이후부터[10] 이런 말을 하면 안되는게, 이치고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오리히메를 구하는 것'''이지 '우르키오라에게 자신의 힘으로 이긴다'가 아니다. 현실로 비유하자면, 납치범이 대기업 총수 딸을 납치했는데, 경호원이란 놈이 구하러 가서 납치범이랑 싸우다가 실수로 눈을 찔러서 실명시켰으니, 내 눈도 찔러라. 이런 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