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상시계
1. 개요
시계의 세부분류로 탁자, 전통적으로는 침대협탁위에 놓고 사용하는 시계종류를 의미한다. 미리 설정해 놓은 시간에 종이 울려서 사람을 깨우는 용도로 사용하며 벽시계,괘종시계와 역사를 함께 하다가 분리된 장르이다. 물론 요즘은 보기 힘들지만 매 시간마다 타종도 하고, 알람기능도 설정할 수 있는 시계도 있었다.
전통적으로 탁상시계는 기계식 시계 구조를 가지고 있었으며, 회중시계와 함께 가장 오랫동안 기계식 구조를 유지한 시계중 하나이다. 탁상시계 구조상 크기가 작을 수 밖에 없는데 쿼츠 시계의 소형화가 꽤 늦게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때문에 1980년대 이전에 만든 시계들은 거의 대부분이 기계식 구조이며 의외로 튼튼하고 잘 망가지지 않기때문에 이 당시 탁상시계가 보편화된 유럽, 북미지역에서는 아직까지도 흔히 볼 수 있다.
2. 역사
자명종 기능이 있는 시계 자체는 고대부터 꾸준히 구상되고, 만들어져왔다. 과거 물시계를 쓰던 시절부터 이런 시계는 만들어졌고 15세기에는 시계판에 바늘을 꽃거나 빼는 식으로 시간을 설정해 종을 치게 하는 시계도 만들어졌지만, 이 시계는 너무 커서 탁상위에 놓을 수 있는 구조는 아니었고, 현대적인 의미에서의 탁상시계는 의외로 늦어서 1787년에 미국 뉴 햄프셔의 레비 허친스(Levi Hutchins)가 발명하였다. 하지만 이 시계는 허친스 본인을 위한 전용시계로 그의 기상시간인 4시에만(...) 알람이 울렸다. 최초로 사용자가 자유롭게 시간을 설정할 수 있는 탁상시계는 1847년에야 프랑스의 발명가 앙투앙 르디에(Antoine Redier)에 의해 발명되어 특허권을 얻었다. 19세기 후반부터 보편화되기 시작한 탁상시계는 괘종시계에 부속으로 달려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침대 옆에서 매 시간마다 타종소리를 듣고[1] 거기다가 알람기능이 부속으로 들어있는 거라 아무래도 실제 사용하기에는 불편해서 점차 기능이 분리되어 오늘날에 이른다. 괘종시계는 일반적으로 거실이나 부엌같은 공간에 놓고 쓰지만 탁상시계는 침대 바로 옆에 놓고 써야하니 사용목적이 다르기도 했다. 한편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시계가 귀했기 때문에 웬만한 고급호텔에서조차도 각 객실마다 시계를 비치하지는 못했고, 여행지에서 알람기능을 사용하고 시간도 보기 위한 목적으로 '여행용 탁상시계'가 따로 출현하기도 했는데, 가죽으로 만든 파우치 안에 탁상시계를 보관하면서 사용하는 구조이다. 나중에 고급화된 여행용 탁상시계에는 현지시각과 본국의 시각을 함께 볼 수 있도록 다이얼이 2개 달린 것 등도 출현했다. 탁상시계의 알람 자체에도 변화가 생겨서 따르릉 거리는 종소리에 싫증난 사람들[2] (...)을 위해 오르골을 작동시키거나 시계 몸체를 금이나 은, 황동등으로 만드는 등의 고급화도 이루어졌다.
20세기에 들어 전기 기술이 보편화되고, 라디오가 발명된 이후로는 탁상시계에 라디오 기능이 들어가서 특정 시간마다 저절로 라디오를 켜는 시계가 출현하는가 하면, 달력, 온도계 같은 다양한 기능이 달린 탁상시계가 출현하기 시작한다. 그 중 가장 널리 쓰이는 기능은 물론 '알람'이겠지만.
3. 작동 원리
이 문단에서는 기계식 탁상시계의 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탁상시계의 뒤편을 보면 태엽을 감는 부분이 일반적으로 두 개있다. 하나는 알람용이고, 하나는 시계용으로 알람용 태엽을 완전히 감아놓은 상태에서 시칭이 설정한 알람시간에 도달하면 알람용 태엽장치를 고정해놓았던 장치가 풀려 작동하게 되고, 이때 알람용 태엽에 연결되어 있는 시보장치가 움직여서 종을 치게 된다. 종이 하나 있는 탁상시계의 경우 이 시보장치가 태엽의 에너지로 계속해서 회전해서 종을 때리지만, 맨 위 사진에 보이는 종이 두개 있는 탁상시계는 두개의 종 사이에 있는 망치를 용수철을 이용해 계속 반복해서 두 종 사이를 왔다갔다하게 해서 종을 때린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이 영상을 보자.
1950년대 미국회사 Elgin의 일본공장에서 만든 탁상시계로 크기는 가로세로 3인치로 매우 작지만 우렁찬 알람소리를 낸다. 자세히 보면 알람이 울릴때 알람용 태엽이 빙글빙글 도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알람용 태엽의 경우 일반적으로 1~3분이면 다 풀려버리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점점 종소리가 약해지고, 끝에는 멈추게 된다. 그래서 영화 아멜리에에서 야채가게 꼴리뇽 아저씨를 골탕먹이는 장면에서 꼴리뇽이 알람소리를 듣고도 알람을 끄지 않고 부엌으로 간 것이다. [3] 하지만 1~3분만에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고안된 알람 탁상시계는 시계를 돌리는 데 쓰는 동력과 알람을 작동시키는 동력을 하나의 태엽으로 모두 사용한다. 이런 시계는 알람기능을 끄기 전까지 알람이 멈추지 않는다.
4. 사용법
이 문단에서는 기계식 탁상시계의 사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일반적인 기계식 시계의 사용법을 알고 있다면 어렵지 않다. 다만 탁상시계는 크기가 작은 만큼 일반적으로 30시간 작동이 가능한 태엽을 장착하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사용을 위해서는 매일 자기전에 태엽을 감아줄 필요가 있다. 어차피 알람용 태엽과 시계용 태엽이 분리된 시계의 경우 알람을 사용하기 위해서라도 태엽을 감아야 하고, 태엽 감는게 오래 걸리는 일도 아니니 그리 귀찮은 일은 아니다.
- 아무래도 태엽구조의 한계상 실내온도에 따라 태엽의 인장력이 달라지기 때문에 사소한 오차가 생기는 건 감안해야 한다. 태엽을 감아주고 나서 정확한 시간에 맞는지 다시 한번 확인해주면 더 정확한 시계를 사용할 수 있다. 만약에 하루에 ±1분 이상의 오차가 발생한다면 이건 시계의 설정이 잘못된 것으로 시계판 뒤에 있는 +와 -가 있는 판에 있는 작은 금속부품을 바늘을 이용해서 조절해주면 된다. -로 가면 갈 수록 시계가 느려지고, +로 가면 갈수록 시계가 빨라진다. 괘종시계와 마찬가지로 일단 조정이 끝나면 다시 24시간동안 이를 지켜봐서 오차가 수정되었는지 다시 확인해보자. 하지만 시계추를 사용하고 태엽을 감아주는 주기도 긴 괘종시계에 비해 탁상시계는 하루에 한번 태엽을 감아주어야 하기 때문에 오차는 일반적으로 그리 크지 않다.
- 기계식 탁상시계의 알람 설정은 오로지 한 방향(시계 반대방향)으로만 할 수 있다. 만약에 6시로 설정된 알람을 7시로 옮기고 있다면 시계판을 거의 한바퀴 돌아야 한다. 이게 단점일 수도 있지만, 의외의 장점이 될 수도 있는게 일단 맞춰놓은 시간에 눈을 뜨면 좀 더 자겠다고 알람시간을 늦추기가 상당히 귀찮아진다.
- 기계식 탁상시계의 알람 설정은 5분 혹은 10분, 알람 시간을 표시하는 판과 시계판이 분리되어 있는 초기형 탁상시계의 경우 15분 단위로만 가능하다. 기준이 시침이기 때문에 시침의 위치에 따라 알람을 설정해야 한다.
[1] 당시에는 억지로 종을 치는 망치를 꺾어놓는 방법 외에는 타종을 중단하는 기능이 없었다.[2] 쿼츠 시계에 녹음된 소리만 듣다가 탁상시계의 생으로 종을 때려서 울리는 소리를 들으면 정말 귀청이 나갈 정도로 큰소리에 깜짝 놀라게 된다.[3] 참고로 이 영화에서 꼴리뇽 아저씨가 사용하는 탁상시계는 프랑스의 국민 시계메이커였던 JAZ이다. 60년대 만든 시계를 1997년까지 사용하는 위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