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룬
동유럽 슬라브 신화의 신들 중 번개를 지배하는 신.
동유럽의 주민인 슬라브족의 신화에서 페룬(Perun)은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처럼 모든 신들을 다스리는 최고의 신이자 천둥과 번개를 일으키는 신으로 믿어졌다. 그의 상징물들은 오크 나무와 독수리, 황금사과(구전球電)이며 천둥을 일으키는 도끼를 무기로 사용한다. 또한 페룬의 상징인 번개는 돌과 돌화살로도 나타나는데, 선사 시대의 무기인 돌화살의 모습이 그대로 전해져 온 것이다.
페룬은 구리 수염을 가진 억세고 거친 남자로 묘사된다. 그는 산양이 이끄는 2개의 바퀴가 달린 전차를 타고 거대한 도끼나 때때로 망치를 던진다. 페룬이 던지는 도끼는 사악한 자들을 쳐 없애고 나면 반드시 그의 손으로 돌아온다. 이러한 페룬은 북유럽 신화에서 천둥의 신인 토르와 매우 비슷하다.
슬라브 신화를 서술한 모든 역사적 기록들에서 페룬은 제일 많이 등장한다. 6세기에 비잔티움 제국의 역사학자 프로코피우스(Procopius)가 페룬을 남쪽의 슬라브족들이 믿는 신이라고 언급했다. 그의 저서에 의하면 남쪽의 슬라브족들은 페룬을 만물을 창조한 유일한 신이자 번개의 신이라고 믿었다. 페룬(Perun)이라는 단어 자체가 천둥과 번개를 의미한다. 슬라브족들은 페룬을 위하여 주로 황소를 희생 제물로 바쳤다. 페룬은 서쪽 슬라브족을 다룬 기록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으나, 비록 그들이 다른 신들을 숭배한다고 해도 하늘에 최고의 신이 있음을 인정했다고 한다.
서기 980년, 키예프 공국의 블라디미르 대공은 자신의 궁전 앞에 슬라브 신들의 동상 7개를 건립했다. 페룬은 이 동상들 사이에서 은으로 된 머리카락과 황금빛 콧수염을 가진 모습으로 묘사되었다.
페룬은 발트해 리투아니아 지역의 신화에서 역시 이름만 달라진 천둥의 신인 페르콘스(Perkons)로 나타난다.
슬라브 신화에서는 게르만 신화에서처럼 신성한 나무가 천국과 지상을 연결하는 역할로 등장한다. 그 신성한 나무는 주로 오크 나무로 나타나는데, 페룬의 상징이기도 하다. 페룬은 천국과 지상의 통치자인 동시에 두 세계를 하나로 잇는 오크 나무의 주인이었고, 그 나무의 위에 앉는 독수리를 사자로 삼아 세계를 관찰했다.
나무의 뿌리 아래에 있는 깊은 지하는 그의 적인 독사나 용들이 사는 장소였다. 이것은 페룬이 가진 가축이나 가족들을 훔쳐 그를 도발한 지하와 물의 신인 벨레스(신)(Veles)가 사는 곳이기도 했다.
페룬은 하늘에서 번개를 내리쳐 그의 적인 벨레스를 공격해 쫓아냈고, 벨레스는 자신을 각종 동물로 모습을 바꾸거나, 나무나 집 또는 사람들의 뒤에 숨어서 달아났다. 민간 전설에서 번개가 어디든지 치는 것은 벨레스가 바로 그곳에 숨자 분노한 페룬이 그를 공격했기 때문이라고 믿어졌다. 결국, 페룬은 벨레스를 죽이지 못하고 그를 지하 세계로 쫓아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처럼 슬라브 신화에서 하늘의 최고신이 폭풍우와 천둥을 부르며 지하 세계의 존재와 싸운다는 이미지는, 슬라브족이 기독교화된 이후에 기독교의 유일신과 악마의 싸움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슬라브 계통의 민족인 세르비아의 전통 민요에서는 한 신혼 부부의 결혼식에서 벌어진 페룬과 얽힌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노보고르드에 있는 중세의 공중 취락 시설의 지하에서 발견된 페룬의 고대 신전에서는 희생물을 바치는 제단과 그를 상징하는 동상 8개가 발견되기도 했다. 그러나 988년 블라디미르 대공이 동로마로부터 기독교를 받아들임과 동시에 페룬의 신상을 파괴하고 숭배를 금지시킴으로써 페룬 신앙은 절멸되었다.
이 일을 두고 후세 역사에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기독교를 국교로 삼을 만큼 숭상했던 제정 러시아의 역사 교과서에서는 폭력과 혼란으로 얼룩진 러시아에 평화와 행복이 찾아왔다고 찬양했던 반면, 기독교를 탄압했던 소련의 역사 교과서에는 수많은 백성들이 조상들이 믿어왔던 전통신앙을 강제로 잃어버리는 바람에 눈물을 흘리며 슬퍼했다고 부정적으로 보았다.
1천 년이 지난 지금, 어느 말이 진실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러시아가 기독교를 받아들였다고 해서 그들의 이웃인 유럽인들이 러시아를 그리 친근하게 대하지는 않았다. 오랫동안 서유럽인들은 러시아인을 가리켜 '세례받은 곰'[1] 이라고 부를 만큼, 업신여겼기 때문이다.
동유럽의 주민인 슬라브족의 신화에서 페룬(Perun)은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처럼 모든 신들을 다스리는 최고의 신이자 천둥과 번개를 일으키는 신으로 믿어졌다. 그의 상징물들은 오크 나무와 독수리, 황금사과(구전球電)이며 천둥을 일으키는 도끼를 무기로 사용한다. 또한 페룬의 상징인 번개는 돌과 돌화살로도 나타나는데, 선사 시대의 무기인 돌화살의 모습이 그대로 전해져 온 것이다.
페룬은 구리 수염을 가진 억세고 거친 남자로 묘사된다. 그는 산양이 이끄는 2개의 바퀴가 달린 전차를 타고 거대한 도끼나 때때로 망치를 던진다. 페룬이 던지는 도끼는 사악한 자들을 쳐 없애고 나면 반드시 그의 손으로 돌아온다. 이러한 페룬은 북유럽 신화에서 천둥의 신인 토르와 매우 비슷하다.
슬라브 신화를 서술한 모든 역사적 기록들에서 페룬은 제일 많이 등장한다. 6세기에 비잔티움 제국의 역사학자 프로코피우스(Procopius)가 페룬을 남쪽의 슬라브족들이 믿는 신이라고 언급했다. 그의 저서에 의하면 남쪽의 슬라브족들은 페룬을 만물을 창조한 유일한 신이자 번개의 신이라고 믿었다. 페룬(Perun)이라는 단어 자체가 천둥과 번개를 의미한다. 슬라브족들은 페룬을 위하여 주로 황소를 희생 제물로 바쳤다. 페룬은 서쪽 슬라브족을 다룬 기록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으나, 비록 그들이 다른 신들을 숭배한다고 해도 하늘에 최고의 신이 있음을 인정했다고 한다.
서기 980년, 키예프 공국의 블라디미르 대공은 자신의 궁전 앞에 슬라브 신들의 동상 7개를 건립했다. 페룬은 이 동상들 사이에서 은으로 된 머리카락과 황금빛 콧수염을 가진 모습으로 묘사되었다.
페룬은 발트해 리투아니아 지역의 신화에서 역시 이름만 달라진 천둥의 신인 페르콘스(Perkons)로 나타난다.
슬라브 신화에서는 게르만 신화에서처럼 신성한 나무가 천국과 지상을 연결하는 역할로 등장한다. 그 신성한 나무는 주로 오크 나무로 나타나는데, 페룬의 상징이기도 하다. 페룬은 천국과 지상의 통치자인 동시에 두 세계를 하나로 잇는 오크 나무의 주인이었고, 그 나무의 위에 앉는 독수리를 사자로 삼아 세계를 관찰했다.
나무의 뿌리 아래에 있는 깊은 지하는 그의 적인 독사나 용들이 사는 장소였다. 이것은 페룬이 가진 가축이나 가족들을 훔쳐 그를 도발한 지하와 물의 신인 벨레스(신)(Veles)가 사는 곳이기도 했다.
페룬은 하늘에서 번개를 내리쳐 그의 적인 벨레스를 공격해 쫓아냈고, 벨레스는 자신을 각종 동물로 모습을 바꾸거나, 나무나 집 또는 사람들의 뒤에 숨어서 달아났다. 민간 전설에서 번개가 어디든지 치는 것은 벨레스가 바로 그곳에 숨자 분노한 페룬이 그를 공격했기 때문이라고 믿어졌다. 결국, 페룬은 벨레스를 죽이지 못하고 그를 지하 세계로 쫓아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처럼 슬라브 신화에서 하늘의 최고신이 폭풍우와 천둥을 부르며 지하 세계의 존재와 싸운다는 이미지는, 슬라브족이 기독교화된 이후에 기독교의 유일신과 악마의 싸움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슬라브 계통의 민족인 세르비아의 전통 민요에서는 한 신혼 부부의 결혼식에서 벌어진 페룬과 얽힌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이 노래에서 언급된 황금 사과는 페룬의 상징물이기도 한데, 아마 공중에서 일어나는 전기 현상인 구전을 신격화한 것 같다.그(페룬)는 황금 사과 3개를 밖으로 가져가서 가장 높은 하늘에서 던졌다. 번개 3개가 하늘에서 내려치자, 신부의 젊은 처남 2명과 말은 부서져 산산이 타버렸다네. 그들이 죽자 결혼식 하객 600명들은 달아났고, (페룬이) 그들을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었다네.
노보고르드에 있는 중세의 공중 취락 시설의 지하에서 발견된 페룬의 고대 신전에서는 희생물을 바치는 제단과 그를 상징하는 동상 8개가 발견되기도 했다. 그러나 988년 블라디미르 대공이 동로마로부터 기독교를 받아들임과 동시에 페룬의 신상을 파괴하고 숭배를 금지시킴으로써 페룬 신앙은 절멸되었다.
이 일을 두고 후세 역사에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기독교를 국교로 삼을 만큼 숭상했던 제정 러시아의 역사 교과서에서는 폭력과 혼란으로 얼룩진 러시아에 평화와 행복이 찾아왔다고 찬양했던 반면, 기독교를 탄압했던 소련의 역사 교과서에는 수많은 백성들이 조상들이 믿어왔던 전통신앙을 강제로 잃어버리는 바람에 눈물을 흘리며 슬퍼했다고 부정적으로 보았다.
1천 년이 지난 지금, 어느 말이 진실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러시아가 기독교를 받아들였다고 해서 그들의 이웃인 유럽인들이 러시아를 그리 친근하게 대하지는 않았다. 오랫동안 서유럽인들은 러시아인을 가리켜 '세례받은 곰'[1] 이라고 부를 만큼, 업신여겼기 때문이다.
- 참고 문헌: 유럽의 판타지 백과사전/ 도현신 지음/ 생각비행/ 85~87쪽
열왕기하 2장 11절의 구절 때문에, 기독교가 전파되면서 엘리야랑 동일시되기도 했다. 슬라브 신화에서 하늘의 신은 불의 신이기도 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유럽 등지에서는 엘리야가 '천둥의 엘리야'라고 불리는 웃지 못할 상황이 일어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