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타 치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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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어: φέτα
영어: feta
터키어: beyaz peynir (직역하면 '하얀 치즈')
그리스에서 유래된 치즈. 동아시아권에서 페타 치즈를 처음 보는 사람은 꼭 두부로 착각하기 십상이라 그리스나 터키에 온 후 페타 치즈를 보고 반가운 마음에 덥썩 물었다가 짭짤한 맛에 학을 떼는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 베트남인도 있다고 한다. 반대로 한국, 중화권, 일본, 베트남에 온 그리스인이나 터키인이 두부를 페타로 착각하는 바람에 하나 사와서 빵에 발라 먹었는데 맛이 밍밍해서 시무룩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상당히 짜서 짠맛에 있어선 웬만한 다른 치즈들과 비교할수 없을정도이며, 범위를 치즈 이외의 음식으로 넓혀도 이 치즈만큼 짠 음식도 많지 않은 편이다.
역사적으로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치즈인데, 고대 그리스 시절부터 그리스인들의 필수 식품이었다고 한다. 무척이나 유서 깊은 치즈다. 이전에는 "신선한 치즈"라는 뜻에서 πρόσφατο τυρί(쁘로스파또 띠리)라고 불리다가, 17세기 들어 이탈리아어로 '얇은 조각'을 뜻하는 'fetta'에서 '페타'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독특하게 양젖을 굳혀서 만드는데 숙성은 시켜도 되고 안 시켜도 그만... 크레타, 테살리아 지방 같은 유명한 치즈산지에서는 방금 굳힌 페타를 와인과 함께 먹기도 하는데 그리스 요리에서는 올리브, 오레가노와 함께 절대로 빠질 수 없는 재료이다.
숙성과정을 거치지 않고 보관을 위해 소금물에 넣다보니 맛은 조금 짭짤한[1] 우유맛이다. 참고로 수출용은 더욱 짜다. 하지만 그리스 현지에서 갓 만든 염장 전 페타 치즈는 정말 고소한 맛이 난다. 또한 어느정도 잘 숙성된 페타는 요구르트 향이 나는것도 특징. 먹을때가 지나면 이 향이 톡쏘는 식초 비슷한 향을 내뿜기 때문에 금방 판단가능하다. 이런 치즈들도 먹을 수는 있는데, 주로 괴즐레메나 사가니끼 같은 음식으로 가공해서 먹는다.
페타 치즈를 그리스식으로 가장 쉽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역시 양파, 올리브, 오이, 양상추, 당근 등등 몸에 좋은 야채들을 적절하게 썰어서 그릇에 담고 오레가노를 한 줌 뿌린 다음 레몬과 소금, 올리브유를 섞어서 드레싱으로 끼얹고 페타 한 덩이를 통째로 얹어서 그리스식 샐러드(Greek salad, Χωριάτικη σαλάτα)를 만들어 먹는 것이다. 한국에 있는 그리스 음식점에서도 맛볼 수 있지만 페타가 워낙 소량 수입되는 재료인지라 정말 쥐 눈물만큼 준다. 그 외에도 새우, 토마토 소스 등과 함께 올리브유에 튀기다시피 한 사가나키(Σαγανάκι)와 가지, 감자, 고기와 함께 오븐에서 구운 무사카(Μουσακά) 등에도 페타치즈를 사용한다. 한편 터키 요리에서도 상당히 많은 페타를 사용하는데, 아무래도 그리스가 400년이나 식민지배를 당했다보니 서로 원수이지만 오래 섞여 살아서 음식문화가 많이 닮아있다. 이름만 다른 요리들도 많고. 그러므로 터키에서 "그리스식 케밥 주세요"나, 터키에서 "터키식 수블라키 주세요" 같은 소리 했다가는 맞을지도 모르니 조심하자. 한국에서 '''"일본식 김치, 한국식 야키니쿠 주세요"'''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한국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대체로 한국에는 호주산인 렘노스(Lemnos)와 터키산인 아크나즈(Aknaz), 이집트산인 주하이나(جهينه - Juhayna)[2] 에서 페타를 수출하는데, 가격은 주하이나 < 아크나즈 < 렘노스 순이다. 각각 500g짜리 한팩에 8000원, 15000원, 그리고 렘노스는 180g짜리 한 팩에 11000원. 좀 심하게 비싸다. 11000원이면 터키에서 2.5kg, 그리스에서는 1kg를 살 수 있다(!). 그리스산이나 터키산이 아닌 호주산인데도 이 가격이다. 물론 이 페타들은 모두 우유로 만든것으로 산양젖으로 만든 페타는 훠어어어어얼씬 더 비싸다. 본고장인 그리스에서도 산양젖 보기가 힘들어졌기 때문.
하지만 페타 치즈는 집에서 생산도 가능하다(!). 산양젖 없이 우유로도 만들수 있다. 만드는 법은 여기를 참조. 레닛이 필요하지만, 레닛 없이 만들 수 있다. 그냥 리코타 치즈 만드는 방법에서 마지막에 두부 굳히듯이 모양을 잡아 굳혀 썰기만 하면, 페타 치즈가 된다. 다만, 이럴 경우에는 치즈가 약간 단단해지므로, 소금물에 담갔다가 두고두고 먹으면 된다.
페타치즈는 2005년 유럽연합의 법원 판결 이후로 명칭을 보호받고 있어 그리스 내에서 양젖과 염소젖으로 만든 진짜 페타치즈 이외에 일반 우유로 만든 치즈에 '페타'라는 명칭을 붙일 수 없다. 그러니 페타치즈라면 아무거나 먹어도 그리스산 진품이다.
현재 그리스에서 생산한 양젖으로 만든 진짜 페타 치즈를 수입하는 업체들이 많아 쉽게 진품을 접할 수 있다. 다만 가격은 여전히 높은 편으로, Kolios사 200g 페타치즈가 대략 8000원이다. http://52cheese.co.kr/shoppingProduct.php?item_no=000000000000169
페타 치즈의 특성상 치즈라면의 재료로는 쓰기 곤란한데, 일반적인 치즈와는 달리 녹지 않아서 텁텁한 식감을 주고 맛이 상당히 짜지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