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에서 부활하여
1. 개요
Auferstanden aus Ruinen
작사: 요하네스 로베르트 베허(Johannes Robert Becher; 1891~1958)
작곡: 한스 아이슬러(Hanns Eisler; 1898~1962)
독일민주공화국(동독)의 국가. 정식 명칭은 'Nationalhymne der DDR', 말 그대로 '동독 국가'이나 대부분 첫 소절이자 원본 시의 제목인 'Auferstanden aus Ruinen'으로 통용되고 있다.
제2차 세계 대전으로 파괴된 국가가 부활하는 것을 나타낸다.
1.1. 가사
1.2. 바리에이션
1, 3절만 가창. ZDF에서 1996년 제작한 아이슬러 다큐멘터리 'Solidarity Song: The Hanns Eisler Story'에 삽입된 버전. 전주 부분에서 걸려있는 국기가 현 독일 국기인 것을 보면 통일 이후에 만든 영상임을 알 수 있다. 구 동독 출신 지휘자인 디트리히 크노테가 마찬가지로 구 동독(동베를린) 소속이었던 베를린 방송 합창단과 베를린 방송 교향악단을 지휘했다.
기악 연주판.
국가인민군의 퍼레이드용 군악 버전.
소련군 군악대의 연주판. 바로 이어져서 소련 국가도 나온다.
마개조된 버전. 여기서도 1, 3절만 부른다.
피아노 연주. [1]
독일공산당(DKP) 행사에서 불리는 폐허에서 부활하여Auferstanden aus Ruinen.
2. 역사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새로 수립된 동독정부는 기존에 쓰이던 독일인의 노래가 봉건적, 국수적이며 시대착오적이라는 판단으로 새로운 국가 공모에 나섰는데, 요하네스 베허가 작사하고 한스 아이슬러가 작곡한 '폐허에서 부활하여(Auferstanden aus Ruinen)'가 1949년에 공식 국가로 채택되었다.
그러나 이 노래는 냉전이 격화되고 1961년에 베를린 장벽이 세워지면서 통일은 커녕 완전한 분단 상황이 된 독일의 현실에 부적합한 곡이 되었고,[2] 결국 1973년을 기점으로 가사가 완전히 빠지고 기악 연주로만 주악되는 반쪽짜리 국가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1989년 라이프치히 시위때와 베를린 장벽 붕괴 당시에는 일종의 민중가요로 널리 불러졌고 그 직후, 사회주의통일당의 1당 독재체제가 붕괴되어 1990년 1월에 다시 가사가 붙여졌고 동독 공영방송인 DFF의 방송 시작과 방송 종료 직전에 가사가 붙어진 버전의 페허에서 부활하여가 연주되었다.
그러나 곧바로 동서독이 통일 논의를 하면서 국가에 대한 논의도 다시 시작되던 시점에 통일 문제가 현재 진행형임을 나타낸 가사 때문에 동독 국가를 지정하자는 움직임을 헬무트 콜 총리가 정면으로 거부했다. 그 대신, 동독 국가를 서독 국가에 같이 넣자거나 아예 다른 노래를 택하자는 등의 대안이 나왔지만, 결국 서독에서 쓰던 국가를 그대로 쓰기로 결정되었다.
이 때문에 이 곡은 의전용으로 연주될 일이 없어졌지만[3] , 독일인의 노래보다 더 반성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 때문에 재평가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4]
2.1. 표절 논란
당시 서독의 가요 작곡가였던 페터 크뢰더는 한스 아이슬러가 작곡한 동독의 국가가 자신이 한참 전인 '''1939년'''에 작곡한 영화음악 "굿바이 조니(Goodbye Johnny)"의 도입부와 멜로디가 유사하다며 표절로 고소하는 일이 있었다.[5] 그러나 결국 UN 저작권 위원회마저 명백히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면서 흐지부지되었다.
이로 인해서 벌어진 해프닝이 있었는데, 페터 크뢰더와 그의 밴드가 동독 순회공연을 하던 중 이 곡의 도입부를 연주하자 동독 국가를 연주하는 것으로 착각한 관중들이 '''경건하게 전원 기립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있다.
3. 여담
그런데 이 곡, 여러 가지 리메이크가 많이 된 듯 하다. 사실, 구 동독 출신인들 중 오스탈기[6] 를 가진 사람도 많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놀라운 일은 아니다.
영화 굿바이 레닌은 구 동독인들의 감성을 잘 살린 영화로 유명한데, 거기서도 독일이 재통일되는 1990년 10월의 마지막 장면에서 이 곡이 배경음악으로 나온다.[7]
란스 시리즈에서 H신 BGM으로 쓰던 나의 영광이 동독 국가를 어레인지한 곡으로 알려져 있다.
현 통일 독일의 국가인 독일인의 노래 3절과 이 곡의 1절 전체와 2절의 일부를 합친 버전도 존재한다. 심지어 두 곡의 가사를 서로 바꾼 것임에도 위화감이 없다.
두 곡을 합친 버전이 하나 더 존재한다. 이건 독일인의 노래 3절과 이 곡의 1절을 합친 것.
[1] 동독 국경수비대 군악대의 복장이다.[2] 1970년대 이후로는 동독 정부가 통일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 그들은 서독을 '미수복지구'가 아닌 '외국'으로 봤다. 동독의 국정교과서에서는 BRD(독일연방공화국)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쓰였다. 대한민국과 북한과는 완전 딴판.[3] 위의 음원들에서도 볼 수 있듯이, 혹시라도 이 곡을 가창할 일이 있을 경우에는 '인민의 적' 운운하는 2절은 빼고 부른다.[4] 같이 동구권 국가 중 명곡으로 꼽히는 소련 국가는 공산주의 이념이 대놓고 드러나지만, 폐허에서 부활하여는 작사가인 베허가 통일된 독일을 위해 가사를 쓰다 보니 이념적 색채도 약하다.[5] 실제로 들어보면 동독 국가 특유의 멜로디와 상당히 비슷하긴 하다.[6] Ostalgie. 향수병을 뜻하는 독일어 Nostalgie(노스탈기)와 동쪽을 뜻하는 독일어 ost(오스트)의 합성어. 구 동독 출신인들이 느끼는 동독에 관한 향수를 뜻한다.[7] 굿바이 레닌의 시대적 배경은 통일 이후가 아니라, 베를린 장벽의 붕괴를 포함한 직전 시기(즉, 1989년 11월~1990년 10월 사이)이다. 당시는 동독이 사라져가는 과정에 있기는 해도, 존재는 하고 있던 시절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