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리 알레스 라즐로/비판

 



1. 개요
2. 작품 내적 문제
2.1. 악역과 다를 바 없는 인성
2.2. 내로남불적인 언행
2.3. 지나치게 잔인한 정적 처리
2.4. 황제로서의 자질
3. 작품 외적 문제
3.1. 캐릭터 묘사의 문제
4. 같이 보기


1. 개요


재혼 황후의 등장인물 하인리 알레스 라즐로의 비판점을 정리한 문서.

2. 작품 내적 문제



2.1. 악역과 다를 바 없는 인성


상식이 일반적이지 않고 소름끼치는 측면이 있다. 크리스타의 자살을 사실상 유도한 것이나 다름없는 행동을 했으면서 도리어 그녀가 왜 자살했는지 이해가 안 간다는 반응을 보이거나, 그녀의 유언장을 조작해서 유가족에게 보내는 짓이 그 예. 물론 크리스타가 먼저 전대미문의 만행을 저지르고 뻔뻔하게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긴 했지만, 어쨌든 그녀가 자기 형수이고 선왕의 배우자였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하인리의 이러한 행동은 죽은 자기 형을 엿 먹이는 짓이기도 하다.
동대제국을 침략하는 계획을 나비에를 위한 행동이라는 것처럼 말하는 것도, 낭만적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비상식적인 자기 포장이다. 그리고 태교 시에도 아기도 사람을 칼로 찌르면 피가 나오는 건 알아야 한다느니, 아기가 칼로 사람을 찌르는 게 뭐가 나쁘냐느니, 자기는 다섯 살 때 진짜 검을 갖고 놀았다느니하는 발언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말한다. 어떻게 보면 이건 빼도박도 못할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적 발언이다. 작가는 이걸 낭만적이거나 귀여운 장면처럼 묘사하고 연출했지만, 실상을 객관적으로 보자면 이건 그냥 '''성격파탄자'''이다.
팬들 중에는 소비에슈의 불륜남 캐릭터성에 대비되는 캐릭터로 하인리와 카프멘을 꼽는 시각들이 많다. 그런데 사실 내용을 잘 따져보면, 하인리와 카프멘 둘 다 소비에슈의 완벽한 대립항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나비에가 유부녀였던 시절부터 그녀에게 감정을 품고 접근하고 유혹했기 때문이다. 소비에슈와는 다른 의미로 불륜남인 것이다. 하인리는 심지어 나비에의 침실에 로 위장해서 들어가기까지 했다. '''그녀가 남의 아내인 시절에'''.[1] 즉, 하인리는 사기를 쳐서 남의 집 유부녀를 속이고 남의 집 침실에 들어왔다는 말이 된다.

2.2. 내로남불적인 언행


게다가 어떤 의미에서는 소비에슈보다 질이 더 나쁘다. 소비에슈의 불륜은 적어도 그가 사는 세계관, 시대와 지역의 관습, 법, 제도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만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인리의 행동은 중세의 기준으로 봐도 질이 나쁘다. 그리고 세계관 내에서 허용되는 행동도 아니었다. 실상 작가는 소비에슈의 불륜은 비판적으로 서술하면서, 그보다도 질이 나쁘다고 할 수 있는 하인리와 카프멘의 행동은 관대하게 넘어가는 스토리를 쓴 것이다.
심지어 하인리는 동대제국과의 전쟁을 계획했고 마력 감소 현상을 심화시킨 주범이다. 동대제국과 전쟁으로 발생할 어마어마한 피해는 소비에슈의 치정극이 애교로 보일 정도이며, 나비에 본인의 가문이 동대제국에 속해 있고 동대제국의 백성을 외면할 정도로 나라에 정이 떨어진 것도 아니기에 전쟁을 감행한다면 당연히 마찰을 피하기 힘들다. 하지만 나비에의 임신 축하 파티에 참석한 에르기와 자신과 에르기가 진행하던 계획에 대한 대화를 나눌 때의 내용으로 보면 애초에 정복 전쟁을 노린 건 아니라고 한다. 설령 동대제국을 상대로 전쟁을 하려고 했다고 해도 나비에를 자신의 왕비로 맞이했던 시점부터 이를 포기해야했던 상황이기도 했다.
그런데 작중 내용을 보면 하인리가 왕자 시절부터 부하들을 모으고 아주 오랫동안 이 전쟁을 계획했는데, 여기서 포기하면 그동안 고생한 부하들은 대체... 사실상 그동안의 노력을 완전히 시간낭비로 만드는 것인지라 자기 지지세력을 제대로 엿 먹이는 짓이기도 하다. 아무리 좋게 미화를 해도 이건 결국 타국 여자에게 홀려서 자기 성욕과 낭만 때문에 대사를 망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러나 작중에서는 작가가 맥켄나의 입을 빌어 하인리의 부하들이 오히려 하인리를 이해해주고 알아서 먼저 스스로 포기해주는 전개를 보여주는데, 솔직히 아무리 봐도 이건 지나치게 편의주의적이고 작위적인 억지 스토리다.[2]

2.3. 지나치게 잔인한 정적 처리


게다가 크리스타즈멘시아 공작가에게 저지르는 보복도 비록 당사자들이 잘못한 거라고 해도 너무 지나치게 과하고 잔인한 측면이 있다.[3] 아니, 애초에 처음 크리스타와 나비에의 갈등이 시작되었을 때의 대응방식부터가 괴랄하다. 작가는 선왕비라서 함부로 할 수 없었다라는 식으로 묘사하지만, 그러면 설득하고 협상해서 부드럽게 갈등을 풀려는 노력이라도 있어야 하지만 그런 건 없다. 그냥 처음에는 나비에한테 맡기다가, 때가 되니까 잔인하게 박살내는 장면만 있다. 이게 대체 선왕의 유언을 존중하는 작자의 행동인지 심히 의심스러울 정도다.
정말 하인리가 자기 형의 유언을 존중하고 자기 형수를 잘 대해줄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크리스타즈멘시아 가문과 대화 시도를 열심히 해서 부드럽게 달래고 설득하려는 노력이라도 했어야 한다. 그러나 하인리는 끝까지 그런 시도를 하지 않았다. 그냥 귀찮은 짐덩어리처럼 여기고 멀리하다가 아주 철저하고 잔혹하게 절망시키고 짓밟고 괴롭히기만 한다.[4] 확실히 원인 제공은 크리스타와 즈멘시아 가문이 했지만 관계가 이렇게 극단적으로 악화되어서 불구대천의 원수가 된 것은 하인리의 책임이 더 크다. 이쯤 되면 아예 처음부터 자기 형의 유언을 존중할 생각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는 이야기가 된다.[5]
결국 크리스타의 자살에 대한 진상을 알게 된 즈멘시아 공작[6] 임신한 나비에 위로 떨어져 사실상 자폭이나 다름없는 자살 테러를 감행하였다. 그 결과로 나비에는 임신한 상태로 혼수 상태에 빠졌고, 자살 테러 직전 하인리 황제가 선왕비 크리스타를 감금 후 살해했다는 내용의 편지를 서대제국 내에는 물론 외국에까지 퍼트림으로서 자신이 크리스타에게 한 만행이 일파만파 알려지는 최악의 상황이 일어났다. 이렇게 자신의 잘못된 대처로 죄 없는 나비에의 목숨까지 위협받자 보복한답시고 즈멘시아 노공작을 처참하게 고문하며 그에게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게 된 아들 즈멘시아 공작의 시체를 강제로 먹이고 아예 즈멘시아 공작가 전체를 멸문시킨다. 어떻게 보면 누군가의 동생, 형제로서도 최악의 인간.
상술했듯 하인리의 지나치게 잔인한 정적 처리 방식은 그 나비에마저 대놓고 지적하고, 서대제국을 방문한 성자 역시 "피를 부르는 황제"라고 말할 정도로 도를 넘어섰다.
심지어 외교적인 안목이나 상식도 매우 의심된다. 우선 동대제국에 있을 때, 남편에게 불륜 상대가 있었는지는 둘째 치고서라도 엄연한 유부녀였던 나비에에게 성애적 감정과 목적으로 접근하고 속이고 유혹한 일부터가 그런데, 이때 하인리는 엄연히 공식적으로 '''서왕국을 대표하는 외교 사절단의 대표'''였다. 만약 한국에서 보낸 외교 사절단 대표가, 파견된 나라의 국가 정상의 영부인을 유혹하는 짓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게다가 하인리는 왕족이었고, 서왕국의 사절단 대표로서 동대제국에 간 그 시점에서 자기 나라 왕의 친동생이었고 실질적인 후계자였다. 그런 사람이 타국에 외교 사절로 가서 한 짓이라는 게 그 나라 통치자의 아내에게 수작질하는 것이다. 객관적으로 보면 나라 망신시키는 짓거리다.
나비에를 위해 대신 복수한답시고 편지가지고 함정을 파서 라스타를 골탕먹이는 짓거리도 외교 사절이 할 짓은 아니었다. 물론 먼저 자기가 편지의 주인이라고 사기치려고 한 건 라스타지만, 그게 거짓이라는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면 외교 사절로서 하인리가 할 행동은 마땅히 사기극을 처음부터 단박에 끊어내고 그 상황 자체에서 바로 벗어나는 것이어야 했다. 그러나 하인리는 제 딴에는 나비에를 위한답시고 일부러 속은 척을 해서 함정을 파고 라스타를 공개적으로 망신시켰다. 팬들이야 여주를 위한 행동이라고 사이다라며 좋아하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당장 이 인간을 서왕국으로 소환해서 곤장치고 벽지로 유배보내도 할 말 없을 정도의 엄청난 추태다. 아니, 애초에 외교 사절로 왔으면서 남의 나라 황실 집안 사정에 왜 끼어드는 것이 말이 안 된다. 남의 나라 군주정부를 일부러 함정에 빠트려서, 그 나라 군주의 심기를 상하게 만들고 갈등을 빚고 말다툼을 하고 신경전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런 신경전은 국가 간 외교 협상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나랏일을 주제로 해야 하는데 쓸데없이 남의 나라 황실과 막장 치정극스런 사적인 다툼을 벌였다.[7]
서대제국의 황제가 된 뒤에는 동대제국의 황족이자 공식적인 외교 사절로 방문한 릴테앙 대공을 과거 자기 앞에서 아내인 나비에를 모욕했다는 이유만으로[8] 일부러 함정에 빠지도록 유도하고[9], 그에 대한 처벌을 한답시고 릴테앙 대공을 감금하고 고문해서 신체적 상해를 입혔다. 이건 엄연히 사적제재에 해당하는 범죄다. 심지어 타국의 황족에게 범죄를 저질렀으면서 '어차피 동대제국 황제는 신경 안 쓰고 넘어갈테니 아무 문제 없다'라는 식으로 말하는 걸 보면 어이가 없다.[10]
'''그런데 그 후 진짜로 소비에슈가 이걸 그냥 넘어가는 스토리로 전개되었다.''' 릴테앙 대공이 동대제국에 없어야 자신과 글로리엠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지만, 결국 이 릴테앙 대공 건에서 하인리는 옹호의 여지 없는 폭군 짓을 했고 소비에슈는 변명의 여지 없는 호구 짓을 한 셈.[11]

2.4. 황제로서의 자질


'''결론적으로 보자면 하인리는 군주로서의 자질이 없다.'''
하인리가 군주로서의 자질이 없음이 가장 단편적으로 드러난 예가 바로 나비에를 자신의 왕비로 삼기 위해 세운 계획이다. 하인리가 계획을 세웠을 당시 나비에는 동대제국의 황후였고 그녀를 자신의 왕비로 삼기 위해 무려 동대제국과의 전쟁을 벌이려고 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자국 또는 타국의 미혼 귀공녀들이나 타국의 미혼 왕족 여성과 결혼하는 게 지극히 합당한데, 괜히 타국의 황후를 자신의 왕비로 삼기 위해 전쟁까지 벌이려 했다는 것이다. 즉 지극히 사적인데다 떳떳하지도 못한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자신의 나라를 전쟁의 구렁텅이에 몰아넣고자 했던 것이다. 그것도 '''강대국이자 당시 유일한 제국이었던 동대제국을 상대로'''.
그나마 소비에슈라스타의 아이를 적자로 만들기 위해 나비에와의 이혼을 감행해 순조롭게 나비에와의 결혼을 할 수 있었기에 망정이지, 자칫하면 월대륙의 두 강대국 간의 전쟁이 벌어질 뻔했다. 작품의 장르가 로맨스 판타지다 보니 사랑을 결혼의 동기로 삼는 것이 열정적이고 낭만적인 것으로 미화되는 것이지, 그 어떤 동네에서도 군주와 통치 가문 일원들의 결혼이 개인적인 기호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법은 없었다. 당연히 공적인 관례와 이유에 따라, 국익을 고려해 가며 정략결혼을 하는 것이 상례였다.
작중 세계관에서도 군주의 결혼은 여러 가지 조건을 따져 가며 정략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 충분히 묘사된다. 하다못해 소비에슈도 황태자 시절에 자국 황후를 여러 차례 배출한 자국 내의 명문가에서 태자비를 맞았고, 그가 라스타와 재혼한 것 또한 수단과 절차가 엉망진창이라 문제였지 '후계자를 얻어야 하는데 황후는 자식이 없고 정부가 임신을 했으니 그 정부와 재혼하여 사생아가 아닌 적자를 얻겠다'는 나름대로 내세울 만한 공적 명분이 있었다. 그런데 하인리는 명분이고 나발이고 그런 거 없이 그저 '내가 옆 나라 황후에게 반했으니 그 사람과 결혼하기 위해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말도 안 되는 계획을 세웠던 거다. 이건 낭만적인 게 아니라 대책이 없는 막장인 거다.[12]
근위대장인 유님 퀘벨과의 충돌 사건 역시 하인리가 군주로서의 자질이 없음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예다. 유님 퀘벨은 정식 결혼식 이전까지 나비에는 왕비의 방을 쓸 수 없다고 원리원칙대로 말했을 뿐인데도, 되려 싸늘한 살의에 가까운 감정을 품으며 그에게 분노를 표출했다. 그 외에도 자기 생각이나 방침, 행동에 대해 반대하거나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들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하려는 행동양상을 많이 보이기까지 한다.
크리스타 사태는 하인리가 황제로서의 자질이 매우 나쁨을 증명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쓸데없이 갈등을 극단적으로 키우기만 하고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 자체를 아예 안 했기 때문. 작가는 이런 걸 멋있고 유능한 것처럼 미화하는 묘사를 하지만, 이게 부드럽게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없는 문제도 아니었는데 그런 노력은 처음부터 일체 하지 않고 관심도 없고, 방관하다가 기회를 잡아 찍어누르기만 해서 쓸데없이 갈등을 극단화하고 첨예화시켰다는 점에서 명백한 폭군의 통치이고 암군의 통치이다. 이런 식이면 군주에게 바른 말하고 반대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지게 된다.
군주가 원칙없는 과격하고 강경하고 과도한 억압과 핍박을 자행하고 책임은 전혀 지지 않으며 폭력을 잔인하게 극단적으로 휘두르면 지금 당장은 문제가 시원하게 해결된 듯 보일 수 있지만 결국에는 그 폐해와 부작용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그 왕조와 국가는 망테크를 탄다. 현실 역사의 군주들이 괜히 신하들과 답답한 밀당을 했던 게 아니다. 찍어누르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잘못을 처벌한다고 해도, 딱 그 잘못의 내용과 수위에 맞는 정도로만 원칙에 따라 처벌해야 하지만 그런 원칙을 무시하고 모든 잘못에 대해 극단적으로 대처하면 그런 통치가 안정적인 사회를 만드는 통치일 수 없다.
릴테앙 대공에 대한 사적 제재 사건 역시 하인리가 황제로서의 자질이 매우 나쁘다는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릴테앙 대공이 외교적 무례를 자주 저질렀다고는 하지만, 그건 외교 문제로 해결해야할 일이다. 그럼에도 '나비에를 위해 복수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타국의 황족인 릴테앙 대공에게 상해를 입히고 고문 및 감금하기까지 한다. 릴테앙 대공이 동대제국의 방계 황족인 것을 따져보면 동대제국서대제국에 외교 문제로 충분히 항의할 수 있는 일이다.
하인리의 이러한 막장스러운 행태를 작중에서는 '아군에게는 성군, 적에게는 폭군'이라 표현하며, 이것이 마치 '유능하면서도 강하고 단호하며 카리스마가 넘치는 멋진 군주'라는 의미인 양 칭송한다. 그러나 이는 냉소적으로 말하면 자기에게 찬성하는 사람들에게만 잘 해 주고, 자기가 하는 일/발언/정책 등에 반대하는 자들은 무시하고 내치고 무자비하게 짓밟아 제거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상술했듯 하인리는 상대가 자신에게 동조하지 않으면 굉장히 잔인무도하게 유린해 숙청하는 군주다. 설령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고 상대의 반대야말로 지극히 상식적인 것일지라도, 동조해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맹렬한 적의를 표출하며 제멋대로 날뛰는 것이다. '''이런 인간이 군주가 되면 모든 나랏일이 군주의 기분 하나에 좌지우지되고, 군주에게 바른 말 하는 사람은 모조리 제거당하며, 아첨하고 부화뇌동하며 군주의 비위를 맞추는 간신배들만 남는다. 이는 매우 정석적인 망국 테크트리다.'''

3. 작품 외적 문제


해당 부분은 하인리라는 캐릭터의 개연성과 모순점을 지적하는 문단이다.

3.1. 캐릭터 묘사의 문제


물론 이는 재혼 황후 만의 문제점이 아니라 대부분의 웹소설에 해당하는 이야기이며 에르기 클로디아/비판과 같이 공유하고 있다. 즉 '''악역보다 문제많은 행동을 하는 주인공과 선역을 미화하는 행위 및 행적 옹호, 면죄부를 무조건 주는 것은 지양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인리는 작가과 독자들의 '''[내 여자에게는 상냥한 나쁜 남자]'''에 대한 환상으로 미화되고 옹호받는 염연한 악역보다 문제많은 주연 캐릭터, 악인형 주인공에 속한다.
하인리가 이렇게 되어버린건 재혼 황후/평가 문서에 서술된 것처럼 재혼 황후 플롯이 막장 드라마식으로 전개돼 캐릭터 설계에 구멍이 생겼기 때문인데 주인공인 나비에가 캐릭터 성격도 그렇고 장르 한계상 직접 악역들을 처단하거나 복수할 수 없다보니 하인리나 에르기, 악역의 적대 캐릭터들이 직접 악역들을 처단하는 전개로 자연스레 흘러가게 되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악역들을 지나치게 폄하 내지는 몰상식적인 언행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거나 무리수적인 정당성을 부여하거나 악역들이 몰락하는 극단적인 카타르시스 전개에 집착해 하인리의 행동도 극단적으로 변함으로서 나쁜 남자로 커버가 불가능할 정도로 캐릭터성에 문제가 생겨버렸다. 게다가 작가는 다른 악인, 성격파탄자 유형 선역들과 마찬가지로 하인리를 명백히 문제있는 캐릭터로 객관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남주인공이라는 이유로 악역들의 악행을 과장하거나 하인리의 행적은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식으로 억지 옹호 및 미화를 하고 있어 라스타처럼 의도적으로 만든 입체적인 캐릭터나 피카레스크를 노리고 만든 악인형 주인공, 안티히어로로 보기 힘들다.

4. 같이 보기


[1] 그 당시 나비에의 정체가 하인리라는 것을 몰랐고, 인간인 하인리가 자신의 침실로 들어오는 걸 허락한 게 아니라, 새인 퀸이 들어오는 걸 허락한 것이다.[2] 이건 작가가 중간에 나비에와 하인리의 로맨스를 미화하고 정당화하기 위해 설정, 스토리를 변경한 것으로 추정된다. 분명 이전 스토리 상의 복선이나 뉘앙스를 보면 빼도 박도 못할 정복 전쟁 준비였다. 누가 봐도 작중의 스토리는 단순한 중소규모 수준의 국지전을 계획하는 게 아니라, 하인리 자신이 역사에 남을 수준의 업적을 세울 야심으로 정복 전쟁 계획을 준비 중이라는 내용이었다. 게다가 하인리는 나비에를 사랑하게 된 후에는 바로 전쟁을 포기한 게 아니라, 동대제국을 침략해서 소비에슈를 굴복시킨 후 굴욕을 주고 동대제국의 황후인 나비에를 자기 아내로 맞이할 생각이었다. 이건 상대국의 수도까지 침략해서 그 나라 군주를 포박하거나 죽이겠다는 이야기나 다름없는데, 그럼 중소규모 수준의 국지전일 수가 없다. 국가 대 국가가 제대로 맞붙는 대규모 전쟁, 정복 전쟁 수준은 돼야 가능한 이야기다. 그런데 이제 와서 정복 전쟁이 아니었다고 남주의 대사 한 줄로 처리한다? 작가가 전혀 생각을 안 하고 가볍게 대충 설정하고 대충 변경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의 설정 붕괴, 스토리 오류다.[3] 과연 이게 그렇게까지 할 일이냐는 의문과 적당한 선에서 멈추고 응어리를 풀어도 되지 않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지나친 해코지를 한다.[4] 하인리가 즈멘시아 가문과 한 그나마의 대화는 죄다 협박이거나, 사기 치거나, 죄를 뒤집어 씌우는 것 뿐이다. 즈멘시아 노공작이 대기도 제사상에 제슬렌을 올린 걸 알고 그의 어린 손자에게 나비에가 임신 중인 자기 아이를 유산시키려 한 죄를 뒤집어 씌우는 것이 대표적. 상황을 부드럽고 원만하게 해결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5] 심지어 자기 형수가 자살해도 원인제공을 한 스스로에게 책임감을 느끼거나 안타까워하는 언행은 일체 없다. 크리스타의 자살 소식을 듣고 맥켄나에게 하는 말을 보면 자기 형수를 완전히 대놓고 바보취급하고 조롱하는 수준이다.[6] 아이러니하게도 즈멘시아 공작은 아버지 즈멘시아 노공작과는 다르게, 크리스타의 죽음은 자업자득이라는 식으로 말하며 나비에의 파벌로 갈아타자고까지 했었다. 하지만 그런 즈멘시아 공작도 크리스타가 하인리에 의해 컴프셔 대저택에 감금되어 자살했다는 사실을 알고, 이전의 태도는 내다버린 채 '네(크리스타)가 잘한 건 아니지만 네가 받은 벌은 네가 받았어야 했던 벌보다 심했다'라고 일갈할 정도로 분노한다.[7] 라스타가 편지 주인이라고 먼저 사기를 쳤다고 하지만, 애초에 하인리가 편지 주인 찾기 놀이를 안 했으면 될 일이다. 애초에 그 편지 자체가 유부녀에게 수작거는 편지였단 점을 생각해보면 아주 기함할 노릇이다. 하다못해 시끄럽지 않게 조용히 해결하거나, 공개적인 이슈로 만들지 않는 대신 동대제국 황제에게 빚을 지우는 방법도 있었을 것이다.[8] 물론 릴테앙 대공이 하인리의 대관식 때 뿐만이 아니라 나비에의 임신 축하 파티에 라스타와 함께 참석해 하인리를 먼저 곤경에 빠트리는 등, 수없이 많은 외교적 무례를 저지른 점도 참작해야 한다. 그렇다고 하인리의 행동이 옳다는 건 아니지만.[9] 여기서 본인에게 아무런 짓도 저지르지 않은 즈멘시아 노공작의 손자가 연못에 빠져 거의 죽다 살아났다. 하인리는 아무 잘못없는 애꿎은 어린 아이에게까지 피해를 입힌 셈.[10] 현실에서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절로 보낸 사람과 그 나라 통치자가 아무리 사이가 나쁘다고 한들 사절이 타국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면 본국에서 가만있을 수 없는 것은 상식이며, 만약 가만있는다면 그 통치자는 개념없는 자라고 두고두고 욕을 먹는다. 세상은 넓고 별의별 일은 많으니 본국 통치자가 진짜로 가서 죽으라는 의도로 적국에 사절을 보내는 일이 없던 건 아니지만, 그럴지언정 정말 죽으면 눈 가리고 아웅하는 항의서한이라도 보냈다. 때로는 너희 나라와는 전쟁밖에 없다는 의도로 적국의 사절을 죽여버리거나 일부러 적국에 전쟁을 걸 의도로 가서 죽으라는 사절을 보내기도 했는데, 이 경우도 뒤집어 생각해보면 사절을 해한다면 전쟁도 불사할 만 하다는 것을 양쪽 모두 알고 있다는 의미다.[11] 물론 소비에슈 역시도 다른 건에서는 답 없는 폭군 짓을 수없이 한지라 결국 오십보백보다(...).[12] 다만 계산에 따른 정략결혼이 능력 있는 군주의 조건은 결코 아니며, 유부녀 탐낸다고 능력 없는 왕인 것도 아니다. 모든 역사가들이 인정하는 아우구스투스 황제만 해도 애 딸린 유부녀였던 리비아에게 반해 이혼시키고 결혼했으며, 그녀가 아이를 못 낳음에도 끝까지 그녀만 사랑했다. 헨리 8세도 형의 부인인 아라곤의 캐서린을 사랑해 결혼했다. 물론 리비아 드루실라는 나름 명문가였고 캐서린은 스페인을 등에 업은 강력한 정략적 힘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우구스투스나 헨리 8세나 당시엔 그런 계산보단 사랑으로 한 선택으로 주로 보고 있다. 즉, 도덕적 문제는 있을지언정 정략혼을 거부하고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하는거나 유부녀 탐내는게 능력 없는 군주라는 증명은 아니다. 전쟁 불사도 굳이 변명하자면 원래부터 할 계획이었으나, 문제로 생각한 건 '전쟁을 몰고 온 왕비'라는 불길한 타이틀이었다. 오히려 나비에 때문에 하고 싶던 전쟁을 포기한 것이고 의도하진 않았지만 자신의 딸이 동대제국 황태녀가 되면서 본인의 희망을 평화롭게 이룬 것에 가깝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