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요괴)
1. 混沌/渾沌
사흉(四凶)이라 불리며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네 마리의 괴물 가운데 하나.
중국 신화 중, 천지개벽 시대에 곤륜산 서부에서 살았으며, 인육을 좋아하고 큰개나 대형 늑대의 형태를 한 야수이며, 온몸의 털은 굉장히 몹시 길고, 네 개의 발다리는 불곰과 닮았으나 발톱들이 없었다. 또한 두 눈이 있으나 사물을 볼 수 없었고, 두 귀가 있어도 소리를 들을 수 없었으며, 식욕은 그 끝이 없고, 복강 내에는 오장이 없었다고 하며, 오로지 식탐만을 탐하고 쫓는 직선으로 생긴 장만 있어 음식물을 삼킨 후, 곧바로 배설을 했다. 하지만 감각은 민감하고 예민했으며 지성이 있다.
이 동물은 평소엔 동상처럼 멍한 상태로 가만히 앉아서 아무것도 안 하는 체로,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 절대로 없으며, 그 상태로 하늘을 본체로 싱글벙글, 히죽히죽거리며 웃거나 꼬리를 물고 빙글빙글 도는 이상한 행동들을 했다고 한다.
성격은 음험하고 몰래 흉악한 짓을 한다. 덕망있고 좋은 사람을 만나면 미워하여 부딪히고 헐뜯고 공격해서 잡아먹지만, 흉악하고 나쁜 사람을 만나면 들러붙어 잘 따르며 다정하게 기대고 친숙하게 구는 좋지 않은 성격의 소유자이다. 이야기에 따라서 독심술을 가지고 있어 사람의 생각과 마음 속을 꿰뚫어 본다는 설정도 있다.
이런 특징 탓에 일명 무복(無腹), 무목(無目), 무이(無耳), 무심(無心)이라고 불렸다고 하며, 항상 자기 꼬릴 쫓아 빙빙 돌면서 하늘을 보고 웃는다고 한다.
1.1. 중앙의 황제
<장자> 응제왕편에서는 고대 세계에 있었던 중앙의 제왕으로 등장한다. 여기서는 혼돈과 함께 숙이라는 남해의 제왕과 홀이라는 북해의 제왕이 등장하는데, 두 사람이 혼돈에게 환대를 받아 그 은혜를 갚기 위해 의논을 한 결과 "모든 사람이 다 7개의 구멍(이목구비)을 가지고 있는데 혼돈은 이것이 없기 때문에 구멍을 뚫어주자"라고 하여 실행에 옮겼다. 하지만 혼돈은 하루에 한 개씩 구멍을 뚫을 때마다 점점 약해지더니 이레째 되던 날에 일곱 개를 다 뚫자 그만 죽고 만다.
물론 황제에게 칼침을 일곱 번 놔줘서 살해했다는 이야기는 당연히 아니고 인간의 개념적인 파악을 벗어난 존재, 혹은 개념인 도(道)를 7개의 구멍(인간의 감각 기관)으로 대표되는 인간의 지식으로 인식하려 해봤자 그 실체를 파악할 수 없다는 이야기에 가깝다.
2. 대중문화 속의 혼돈
- 스펠렁키 2 - 최종보스 혼돈
[1] 반야가 타락한지 얼마지나지 않아 사흉들이 직접 찾아와 그와 계약했고, 이후 그가 다루는 사흉들 중 하나로 등장한다.[2]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감각 기관이 없는 혼돈은 순수한 사유 그 자체로서 세계의 이치를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존재였으나, 구멍이 뚫려 인간으로 전락해 온갖 사건에 휘말린다.[3] 비현군이 혼돈칠규(혼돈의 일곱 구멍)를 뚫어 봉인했다.[4] 다른 사흉들도 그의 부하로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