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월드 시리즈
1. 개요
2007년 10월 24일부터 28일까지 벌어진, 아메리칸 리그 챔피언 보스턴 레드삭스와 내셔널 리그 챔피언 콜로라도 로키스간의 월드 시리즈. 시즌 내내 압도적인 전력을 과시하며 우승후보 0순위로 꼽힌 보스턴과 9월 이후 소위 락토버(Rocktober)라고 불리는 어마어마한 돌풍을 일으키며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콜로라도 간의 정면충돌이라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결과는 싱겁게도 보스턴의 4전 전승 스윕으로 끝났다. 보스턴은 2004년 월드 시리즈의 우승으로 밤비노의 저주를 끝장낸 데 이은 3년만의 우승. 여담으로 테리 프랑코나 감독은 보스턴 구단 역사상 단 둘 밖에 안되는 월드시리즈 우승 2회 경험자가 됐다.[1]
2. 양 팀 상황
2.1. 2007년 보스턴 레드삭스
2004년도의 우승을 이끈 매니 라미레즈-데이비드 오티즈의 중심타선은 건재했고, 여기에 신예 더스틴 페드로이아와 자코비 엘스버리가 가세했으며, 3루수 마이크 로웰은 지난 2년 동안의 부족했던 모습을 뒤집는 맹활약을 펼쳤다. 이 해 보스턴 타선은 메이저리그 모든 팀의 투수진을 무자비하게 후두려 패고 다녔다. 그렇다고 투수진이 부실했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투수진도 메이저리그 최강의 전력이어서 선발에서는 팀 웨이크필드와 커트 실링은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관록의 투구를 보여주었으며, 플로리다 말린스에서 데려온 조시 베켓은 20승을 거두며 아메리칸 리그를 폭격했고[2], 무려 1억불을 지르며 모셔온 마쓰자카 다이스케는 제 몫은 해줬다. 계투도 무시무시해서 오카지마 히데키, 조나단 파펠본, 에릭 가니에 등이 축을 이루고 있었다. [3] 정규시즌 내내 보스턴은 순항하면서 96승 66패로, 지구 라이벌 양키스를 2게임차로 따돌리고 아메리칸 리그 동부지구 우승에 성공했으며 디비전시리즈에서 애너하임 에인절스를 가볍게 3전 전승으로 물리친다. 이어진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돌풍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게 1승 3패로 몰리면서 뜻밖의 일격을 당하나 했는데 에이스 조시 베켓이 5차전을 잡아온 데 이어 6차전부터는 시리즈 내내 침묵하던 방망이가 폭발해서 4승 3패로 리버스 스윕에 성공한다.
2.2. 2007년 콜로라도 로키스
시즌이 개막할 당시 전문가 중에 이들이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타선의 짜임새야 좋았지만, 어디까지나 좋았을 뿐이지 특출난 것은 아니었으며 쿠어스필드에서 여지없이 박살나는 투수진은 노답이라고 보였기 때문. 그리고 실제로 9월이 올 때 까지 로키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4위권에 머무르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대질주가 시작되었다! 리그 마지막 22경기에서 21승을 거두면서 와일드카드 자리를 놓고 지구 라이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단판승부를 치르게 됐고 여기서 트레버 호프만을 무너뜨리며 극적인 역전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그리고 기세를 붙은 그들을 막을 자는 내셔널리그에선 없었다. 디비전시리즈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가볍게 3전 전승으로 누른데 이어,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지구 1위를 차지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마저 4전 전승으로 스윕하며 창단 이후 최초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기쁨을 누린다!
3. 진행
3.1. 1차전
더스틴 페드로이아가 선두타자 홈런으로 포문을 열었고, 이를 시작으로 보스턴의 타선은 제대로 폭발했다. 장단 17안타 13득점으로 콜로라도 투수진을 제대로 두들겨 팬 것. 콜로라도 에이스 제프 프랜시스가 6실점으로 무너진데 이어, 프랭클린 모랄레스와 라이언 스파이어를 탈탈 털며 일찌감치 경기를 결정냈다. 반면 ALCS에서 팀을 탈락의 위기에서 구해내며 MVP로 선출된 조시 베켓은 9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내는 괴력을 선보이며 2007년 플레이오프에서만 무려 4승째를 챙겼다.
3.2. 2차전
로키스가 토드 헬튼의 땅볼로 2회초 선취점을 내면서 기선을 제압하나 싶었지만 선발로 나온 커트 실링은 역시나 노련했다. 5.1이닝 동안 2회의 1점을 제외하면 점수를 허용하지 않았으며, 이후 보스턴이 자랑하는 벌떼 불펜들이 나왔다. 오카지마가 2.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데 이어 마무리로 나온 조나단 파펠본이 1.1이닝을 역시나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로키스 타선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벙어리... 보스턴은 4회말 제이슨 배리텍이 희생플라이를 날려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으며 이어진 5회말 마이크 로웰이 2루타를 날리며 역전에 성공. 한편 맷 할리데이는 이 날 콜로라도가 기록한 5개의 안타중 혼자 4개의 안타를 기록하며 고군분투했지만[4] 나머지 타자들이 처절하게 보스턴 투수진에 발리면서 눈물만..
3.3. 3차전
콜로라도 주에서 열린 역사상 첫 월드 시리즈 경기. 3회초 보스턴은 타자일순하며 6점을 냈고 콜로라도 타자들은 마쓰자카에게 묶이면서 그렇게 경기를 쉽게 가져가나 싶었다. 그렇지만 이 날 드디어 로키스 타선은 그동안 자신들을 꽁꽁 묶어왔던 보스턴 계투진을 무너뜨리는데 성공하였고 7회말 맷 할리데이가 오카지마를 상대로 석 점 홈런을 날려버리며 1점차까지 추격에 성공한다. 그런데 이렇게 정작 추격에 성공한 뒤 이어진 8회초에 믿었던 브라이언 푸엔테스가 전혀 예상하지도 못했던 훌리오 루고와 코코 크리스프에게 연거푸 2루타를 얻어맞으면서 망했어요. 이후 9회초 보스턴은 베리택의 희생플라이로 다시 한 점을 추가하면서 쐐기를 박았고 경기는 그대로 종료. 보스턴이 자랑하는 신예 페드로이아와 엘스버리는 이 날 각기 3안타를 기록하면서 공격의 첨병역할을 톡톡히 했다. 통산 600번째 월드시리즈 경기였던 이 날 경기시간은 무려 4시간 19분이었고 아직까지도 연장전을 제외한 정규이닝 내 끝난 경기중에서 역대 최장 경기로 남아있다. 이 기록은 10년 뒤에 경신하게 되었다.
3.4. 4차전
이 날도 엘스버리와 페드로이아는 콜로라도를 못살게 구는데 성공했다. 1회초 2루타를 치고 나간 엘스버리는 페드로이아의 땅볼로 진루했고 이어 데이빗 오티즈의 적시타로 선취점에 성공했다. 이어 마이크 로웰의 홈런까지 곁들여 8회초에는 4-1로 달아난다. 뒤늦게 개럿 애킨스가 델카맨을 상대로 투런을 날리며 한점차로 추격했지만 오늘도 추격은 여기까지였고 조나단 파펠본이 1.2이닝 세이브를 기록하면서 Rocktober, 록토버는 너무도 허망하게 끝나고 만다. 시리즈 MVP는 마이크 로웰이 선정.
4. 여담
- 로키스 구단은 월드시리즈 판매를 오로지 인터넷으로만 하겠다고 밝혔다가 해커들의 공격을 받고 황급히 오프라인 판매로 선회하는 촌극을 빚어 팬들에게 대차게 까였다.[5] 이 해커 공격때문에 FBI가 수사에 나서기도... 그렇지만 생애 처음 월드시리즈를 보는 콜로라도 팬들의 열기는 뜨거웠고 2시간 만에 현장판매가 매진되는 기록을 남겼다.
- 2004년 86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 당시 너무나 흥분해 우승 기념 시내 퍼레이드에서 무려 37건의 체포가 있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3년만의 우승탓인지 팬들이 침착함을 유지했다고...
5. 우승반지
[image]
보스턴 레드삭스의 월드 시리즈 우승반지
[1] 또다른 한 사람은 빌 캐리건인데 문제는 이 사람은 20세기 사람이다. 뭐 당연할 수 밖에 없는게 2004년 월드 시리즈 우승 이전에 우승한 년도가 '''1918년'''이였으니... 밤비노의 저주 기간 동안 월드시리즈 우승 기회가 몇번 있었으나, 그때마다 준우승에 그쳤다.[2] 다만 사이영상은 인디언네 뚱땡이한테 뺏겼다. 성적은 큰 차이가 없는데 사바시아가 40이닝을 더먹었으니 당연한 결과.[3] 에릭 가니에는 텍사스에서 뛰다가 보스턴으로 트레이드되어 왔는데, 텍사스에선 평자 2점대로 맹활약했으나 보스턴에선 평자 6점대로 부진해서 필승조에 들지 못했다. 이 시리즈에서도 보스턴이 압도적 리드를 하던 1차전 9회에만 나왔고 이외에는 나오지도 못했다.[4] 하필 8회말에 친 네 번째 안타 이후에 당한 견제사가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그것도 1.1이닝 세이브를 기록한 조나단 파펠본에게 당한 것.[5] 구장 매표소와 전화를 통해 티켓 판매를 순조롭게 진행한 보스턴 프런트와 비교되어서 더 까인 면도 있다.[6] 패츠는 이 시즌 전승준의 위업을 달성했다(...)[7] 헬튼은 2013년 은퇴했고, 그의 등번호 17번은 쿠어스 필드에서 영구결번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