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월드 시리즈
1. 개요
2008년 10월 22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된 아메리칸리그 챔피언 탬파베이 레이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대결. 전통의 약체팀간의 대결이자 언더독끼리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는데,[1] 결과는 필라델피아가 4승 1패로 탬파베이를 꺾고 1980년 이후 28년 만의 우승에 성공했다.
2. 양 팀 상황
2.1. 2008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전년 시즌 마지막 17경기를 앞두고 어메이징한 어떤 팀에게 7경기 차이를 뒤집는 저력을 발휘하며 정말 오랜만에[2] 가을야구에 진출[3] 했던 필라델피아는 이 해에도 기세를 이어간다. 15승 12패로 구단 백 년 역사상 최고 승률 로 4월을 시작한 필라델피아는 6월에 잠깐 월간 승률이 5할 밑으로 추락하며 주춤하지만 8월에 유력한 포스트시즌 맞상대로 꼽히던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스윕한 이후 피치를 바짝 올리며 리그 마지막 16경기를 13승 3패로 마치며 지구 우승을 차지한다. 이어진 플레이오프, NLDS에서 밀워키 브루어스를 3승 1패로 꺾고, NLCS에서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4승 1패로 꺾으면서 15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오르는 감격을 맛본다.
2.2. 2008년 탬파베이 레이스
이 해를 앞두고 데블레이스라는 구단 명칭을 '''레이스'''로 간략화 한데 이어 진초록색 유니폼을 남색 유니폼으로 바꾼 탬파베이는 앤드류 프리드먼 단장과 조 매든 감독이 함께한 리빌딩 이 잭팟을 터뜨리며 시즌 내내 아메리칸 리그 동부지구를 지배한다. 알동은 늘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세상인 줄 알았던 국내외 MLB 팬들을 충격과 공포에 몰아넣은 건 덤. 시즌을 97승 65패라는 구단 역사상 최고 승률로 마감하며 당당히 동부지구 1위를 차지한 레이스는 이어진 디비전시리즈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3승 1패로 제압한 데 이어 디펜딩챔프 보스턴 레드삭스를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물리치면서 첫 출전한 플레이오프에서 월드시리즈까지 나가는 무서운 기세를 보여준다.[4]
3. 진행
3.1. 1차전
탬파베이의 홈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1차전. 체이스 어틀리가 1회초 투런을 날리면서 기선을 제압한다. 3회말 탬파베이는 1사 만루의 찬스에서 B.J. 업튼이 병살타를 작렬하며 동점을 만들 절호의 기회를 날려버렸고, 곧바로 이어진 4회초 필리스가 다시 한 점을 달아나면서 스코어는 3-0으로 벌어진다. 탬파베이는 칼 크로포드가 4회말 콜 해멀스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달린데 이어 5회말 이와무라 아키노리가 2루타를 쳐서 한 점 차까지 추격했다. 이후 경기는 불펜진의 정면충돌로 갔고 탬파베이는 선발 스캇 카즈미어를 구원등판 한 J.P. 하웰과 그랜트 발포어, 트레버 밀러가 7회부터 3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틀어막았다. 하지만 필리스는 더 괴물같아서 선발 콜 해멀스가 크로포드에게 맞은 솔로 홈런을 제외하면 8이닝 동안 단 1실점을 허용하는 괴물투구를 펼친 데 이어 9회말 등판한 마무리 브래드 릿지가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하며 귀중한 첫 승을 가져간다.
3.2. 2차전
1회말부터 카를로스 페냐와 에반 롱고리아가 출루하면서 찬스를 잡은 탬파베이는 이와무라 아키노리와 B.J. 업튼의 땅볼로 2-0으로 앞서나간다. 이어 업튼이 다음회인 2회말에도 적시타로 한 점을 추가했고 4회말에는 클리프 플로이드의 3루타에 이은 스퀴즈 번트로 4-0까지 달아난다. 탬파베이의 선발 제임스 실즈는 5.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는 호투를 보여주었으며 필리스는 8회와 9회 각각 한점을 따라갔지만 역부족. 1승 1패로 시리즈는 동률인 채 필라델피아의 홈인 시티즌스 뱅크 파크로 넘어가게 됐다.
3.3. 3차전
악천후로 인해 한 시간 31분 늦게 시작한 경기에서 필리스는 지미 롤린스가 안타로 출루하자 체이스 어틀리가 땅볼로 롤린스를 득점시키는 데 성공하면서 선취점을 가져간다. 탬파베이도 곧바로 2회초 칼 크로포드의 2루타에 이은 3루 도루와 희생플라이로 득점하면서 경기는 동점. 이에 필리스는 카를로스 루이즈의 솔로 홈런으로 다시 멍군. 6회까지 비교적 팽팽하던 경기를 뒤집어놓은 것은 역시나 큰 것 하나. 어틀리와 라이언 하워드의 백투백 홈런이 터지면서 경기는 4-1. 하지만 의지의 탬파베이는 포기하지 않고 크로포드의 적시타와 7회초 4-3, 필리스를 한 점 차까지 추격한다. 이어진 8회 초 B.J. 업튼의 안타, 도루, 상대 송구 실책이라는 절묘한 삼단 콤보가 터지면서 경기는 동점. 하지만 9회말 탬파베이는 몸에 맞는 공, 폭투, 송구실책으로 무사 3루의 끝내기 위기를 자초한다. 당연히 탬파베이의 선택은 필리스의 후속 타자들을 모두 고의사구로 내보내면서 무사 만루를 만든 뒤 전진 수비. 하지만 전진수비가 무색하게도 카를로스 루이즈의 끝내기 내야안타(...)가 나오면서 경기는 그대로 종료. 월드시리즈 역사상 전무후무한 끝내기 내야안타였다.
3.4. 4차전
지미 롤린스가 선두 타자 홈런을 작렬하면서 이 날도 필리스가 1회말부터 리드를 가져간다. 이어 3회 체이스 어틀리가 상대 에러로 출루한뒤 페드로 펠리스의 적시타로 한 점 추가. 탬파베이는 칼 크로포드가 4회초 솔로 홈런을 날리면서 추격하는 가 싶었는데, 곧바로 이어진 4회말 하풍기의 스리런 홈런 작렬. 5회초 탬파베이는 다시 에릭 힌스케의 솔로 홈런[5] 으로 5-2로 추격하지만 5회말 홈런을 맞은 당사자 조 블랜튼이 분노의 홈런(...)을 날리면서 복수해 주신다. 1974년 월드 시리즈 이후 무려 34년 만에 월드시리즈에서 투수가 친 홈런.[6] 이후 8회에 필리스는 다시 홈런 두 방을 포함해 4점을 추가하면서 10-2로 대승을 거둔다. 전날 열린 3차전이 비로 인해 경기 시작이 지연되었던 탓에 자정을 넘겨서야 경기가 끝나서, 3차전과 4차전은 모두 공식적으로는 10월 26일에 끝난 경기로 기록되었다.
3.5. 5차전
시리즈 내내 1회에 선취점을 내며 경기를 쉽게 풀어갔던 필리스는 이 날도 셰인 빅토리노와 체이스 어틀리의 연타로 경기를 2-0으로 시작한다. 4회초 카를로스 페냐가 2루타를 친 데 이어 에반 롱고리아가 적시타를 치며 경기는 2-1. 그리고 6회초 다시 페냐의 적시타에 힘입어 경기는 동점. 그런데(...)
'''6회 초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면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월드시리즈 사상 전례가 없는 서스펜디드 게임 때문에 이러쿵 저러쿵 말이 나왔지만 필리스의 주장 체이스 어틀리가 "6회에 경기장은 이미 물바다였다.(the infield was basically underwater.)"라고 말했고 심판들도 경기의 퀄리티를 위해서라도 서스펜디드 게임이 불가피했다고 말하면서 논란은 종결.
어쨌든 다음날인 28일에도 필라델피아 전역에 내리친 폭우는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다음날인 29일에야 경기가 속개됐다.
그렇게 속개된 6회말, 필리스는 제프 젠킨스의 2루타-지미 롤린스의 희생번트 제이슨 워스의 행운의 적시타를 묶어 3-2로 역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탬파베이는 7회초에 로코 발델리의 솔로홈런으로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고 후속타자인 제이슨 바틀렛의 안타와 희생번트를 묶어 2사 주자 2루 상황에서 기세를 이어나가려 했다. 그런데 이와무라가 2-유간의 깊은 타구를 치자 체이스 어틀리가 잡아 1루로 달려드는 이와무라 대신 3루를 돌아 홈으로 닥돌하던 바틀렛을 잡는 스마트한 플레이로 탬파베이의 기세를 꺾었다. 이후 필리스는 7회말 팻 버렐의 2루타-셰인 빅토리노의 희생번트-페드로 펠리스의 적시타로 4-3 재역전. 그리고 9회초 필라델피아의 마운드에 수호신 브래드 릿지가 올라온다. 그리고...
1980년 이후 28년 만에 누리는 감격의 우승. 브래드 릿지의 세레머니가 인상적이다. MVP로는 시리즈 내내 선발투수로 팀을 전두지휘한 콜 해멀스가 선정됐다.
4. 여담
- 5차전 당시 정규 시즌 경기였다면 아마 강우 콜드가 선언되어서 필라델피아가 승리했겠지만[7] , 문제는 이게 월드시리즈였다는 것. 애초에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경기를 지속할지 여부의 권한은 심판이 아니라 MLB 커미셔너에게 달려있었고 버드 셀릭은 이미 경기 전[8] 에 양팀에 월드시리즈에서만큼은 강우콜드로 인한 승리를 결코 허용할 수 없다고 통보해 놓은 상태였기에 결과적으로 월드시리즈 사상 최초의 서스펜디드 게임이 등장하게 됐다.
- 라스베가스 등의 각종 베팅 업체에서는 서스펜디드 선언 이후 진행된 경기를 결과로 인정하지 않고 그냥 2-1 스코어로 필라델피아의 승리를 찍은 사람에게만 돈을 지급했다고... [9]
- 필라델피아를 연고로 둔 프로팀이 우승을 한 것은 NBA의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가 1983년 우승한 이후로 무려 25년 만. 덕분에 필라델피아는 간만에 축제의 향연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덧붙여 필리스 감독 찰리 매뉴얼도 팬들에게 명장으로 추앙받기 시작한다.
- 필리스는 이 해 이후 다음해인 2009년에도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면서 그들의 성공시대를 활짝 열었지만 양키스에게 아쉽게 패했다. 그렇지만 재차 로이 할러데이, 클리프 리, 로이 오스왈트를 데려오며 충격과 공포의 선발진을 구성해 다시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린다. 그런데 망했어요.
- 이 해 FOX 캐스터였던 조 벅이 상당히 욕을 많이 먹었다. 너무할 정도로 텐션이 낮았던 탓이었는데, 사실 원래도 차분한 스타일이지만 이 해는 이상할 정도로 낮았던 것. 실제 조 벅은 이 해 우승콜을 "Phillies are World Champions." 딱 이 한마디로 끝냈다(...). 그래서 월드시리즈 우승 모음 영상 등에서는 조 벅의 중계본보다는 5차전 항목에서도 볼 수 있는, 필리스 전담 캐스터 해리 칼라스의 목소리를 입힌 버전을 많이 쓴다. 그 외 3차전 어틀리와 하워드의 백투백 홈런 때도 전혀 관심 없는 남의 나라 경기 중계하듯이 하는 바람에 대차게 까이기도 했다.
- 3차전 시청자 수는 983만으로 역대최소 였으나 12년후 기록이 깨진다. 둘 다 템파베이가 WS에 진출했다는게 함정.
5. 우승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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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월드 시리즈 우승반지
[1] 필라델피아는 전 세계 스포츠 역사상 최초의 '''1만패'''를 달성한 팀이자, 창단 이후 우승까지 무려 98년이 걸린, 창단 후 첫 우승까지 가장 오래 걸린 팀이었다. 오죽하면 한국 내 별명이 X만패였을 정도. 탬파베이는 1998년 창단 후 10년간 평균 승률이 4할이 안 되는 팀이었고, 연평균 '''97패'''를 기록하며 AL 동부지구 바닥을 깔주던 샌드백이었다. 그런데 얘네들이 중진급 팀인 LA 다저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를 꺾고 올라왔으니 충격적일 수 밖에. 필라델피아는 나름 팬덤이라도 있었지 탬파베이는 예나 지금이나 인기 없기로 유명한 팀이었다. 그래서 WS 역사상 최저 시청률을 기록할 뻔했다.[2] 월드시리즈에 나간 1993년 이후 14년 만이다.[3] 다만 디비전시리즈에서 미친 산동네 팀한테 스윕당한다.[4] 첫 출전한 플레이오프에서 월드시리즈까지 나간 팀은 이 해 탬파베이를 포함해 1969년 뉴욕 메츠와 1997년 플로리다 말린스까지 총 세 차례. [5] 이 홈런공은 12년이 지난 2020년에서야 힌스케에게 갔다.[6] 이게 왜 중요하냐 하면 지명타자 제도 도입 이후에 월드 시리즈에서 최초로 나온 홈런이라는 점이다. 참고로 1976년 월드 시리즈부터 지명타자제도가 적용되었다.[7] 6회초에 동점을 이루긴 했지만 이미 강우콜드가 성립되는 시점인 5회초가 끝났을 때 보통 정규리그 였다면 콜드게임이 선언될 만큼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다.[8] 경기전에 이미 폭우가 예보됐었다.[9] 왜냐하면 앞의 각주에도 설명했듯이 정규시즌이었다면 이미 5회초가 끝난 시점에서부터 강우 콜드가 선언될 만큼 지독한 폭우가 내렸고 그 시점에서는 필라델피아가 2-1로 리드하고 있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