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월드 시리즈
1. 개요
2004년 10월 23일부터 27일까지 4차전으로 치뤄진 보스턴 레드삭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월드 시리즈.
통산 100회째 월드 시리즈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보스턴 레드삭스가 밤비노의 저주를 쳐부수고 86년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룩해냈다는 것이다.'''
이 해 월드시리즈 MVP엔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1] 을 펼친 매니 라미레즈가 선정됐다.
2. 양 팀 상황
2.1.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
2003년 ALCS 7차전에서 애런 분에 의해 통한의 결승 홈런을 얻어맞고 그야말로 절치부심, 와신상담을 한 레드삭스는 전임감독이었던 그레디 리틀의 지독한 페드로 마르티네즈 사랑이 그 원흉이라는 것을 깨닫고 2003년 ALCS 7차전이 치뤄진 2주 뒤, 리틀 감독을 해임한다.[2][3] 리틀후임으로 테리 프랑코나 감독을 임명한 보스턴은 오클랜드에서 뛰던 키스 폴크를 마무리로 영입하고 애리조나에서 커트 실링을 영입하는 신의 한 수 까지 둔다. 특히 7월 1일 벌어진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비록 지긴 했지만 3점 차로 뒤진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는 것을 비롯해. 7월 24일에는 브론슨 아로요의 빈 볼을 맞고 1루로 걸어나가는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폭언이 시발점이 된 양팀의 벤치 클리어링은 양키스와 레드삭스는 과연 불구대천의 원수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 경기였다. 그렇게 정규시즌을 치른 레드삭스는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 에인절스를 상대로 3대 0 시리즈 스코어로 ALCS에 진출하고, 숙적 양키스에게 3연패 뒤 4연승이라는 대역전극으로 1986년 이후 18년만의 월드 시리즈 진출이라는 쾌거를 맛본다. ALCS의 대역전극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면 2004 아메리칸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를 참조.
2.2. 2004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전년도 시즌을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채 2004년을 맞이한 카디널스는 짐 에드먼즈, 스캇 롤렌, 알버트 푸홀스가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는 와중에 래리 워커라는 또다른 파괴력있는 타자를 영입함으로써 무시무시한 공포의 타선을 구축했고 크리스 카펜터, 우디 윌리엄스, 제이슨 이스링하우젠, 맷 모리스, 그리고 제프 수판이 영입되면서 더욱 더 튼튼한 마운드가 구성되어 내셔널리그의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여기에 베테랑 포수 마이크 매시니의 뛰어난 투수리드는 카디널스가 내셔널리그 최고 팀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여실이 증명해낸 것이었다. 결국 105승 57패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2004년 내셔널리그를 지배한 카디널스는 NLDS에서 만난 서부지구 챔피언 다저스를 정말로 처참히 짓밟은 데 이어, NLCS에서 만난 같은 지구 라이벌이자 크레이그 비지오, 제프 배그웰, 카를로스 벨트란, 랜스 버크만이 버티는 킬러 B의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7차전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격파하고 월드 시리즈에 진출하게 되었다. 다만 2선발 크리스 카펜터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부상으로 빠지게 된 것이 옥의 티.
3. 진행
<2004 월드시리즈>
간단히 이해하고 싶다면 최훈의 카툰을 먼저 보자.
3.1. 1차전
1차전에서 레드삭스는 너클볼의 달인 팀 웨이크필드를 등판시키고, 카디널스는 우디 윌리엄스를 등판시켰다. 보스턴은 1회 선두타자 자니 데이먼의 2루타, 올랜도 카브레라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뒤, 매니 라미레즈가 플라이볼로 물러난 1사 2,3루에 데이비드 오티즈가 자신의 첫 월드 시리즈 홈런을 장식한 3점 홈런으로 3대 0을 만들고 추가점을 더 얻어 4대 0으로 앞선 상태였다. 이에 세인트루이스는 2회초, 3회초에 한 점씩 보태 4대 2로 만들었지만 3회말에 3점을 더 추가한 레드삭스는 그러나 카디널스가 4회초에 3점을 뽑아 7대 5로 뒤지고 있다가 6회초 2점을 얻어 동점을 만드는데는 성공하지만 다시금 레드삭스가 점수를 올리고 카디널스가 8회초에 2점을 얻어 다시 동점을 만들지만 다시금 레드삭스가 점수를 올린다. 여기에 질린 카디널스가 GG를 쳐 11대 9로 1차전을 챙겼다. 보스턴은 오랜만에 나선 월드시리즈 무대에 긴장한 탓인지 무려 4개의 실책을 범했지만 막강한 빠따의 힘으로 승리를 쟁취하는데 성공했다.
3.2. 2차전
2차전에는 보스턴은 커트 실링을 등판시키고, 쉴링은 양키스와의 ALCS 6차전에 이어 다시 한 번 핏빛 양말 투혼을 보여주면서 에이스답게 7회까지 1실점 호투를 펼쳐주면서 보스턴은 세인트루이스를 6대 2로 이기고 2차전까지 챙기며 기분좋게 세인트루이스 비행길에 오를 수 있었다. 실링은 은퇴 후 이 날 자신이 신었던 핏빛 양말을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박물관에 기증했으며, 덧붙여서 이 날의 승리로 메이저리그 역사상 불과 5명에 불과한 양대리그 소속으로 모두 월드시리즈에서 승리를 경험한 투수가 되는 영광도 누렸다.[4] 한편 이날도 보스턴 내야진은 무려 4개의 실책을 쏟아내면서 '이 팀이 어떻게 월드시리즈에 진출한거지?'와 '이 팀이 어떻게 오늘 이긴거지?'라는 두 가지 의문을 동시에 품게 만들었다(...)
3.3. 3차전
세인트루이스는 자신들의 레전드 스탠 뮤지얼의 시구를 앞세워 홈에서 반전을 꾀하였다.[5] 양 팀의 선발은 각각 페드로 마르티네즈와 제프 수판[6] . 매니 라미레즈가 1회초 공격에서 솔로 홈런을 쏘아올리며 기압을 제선하자, 카디널스도 1회 아직 감을 못잡고 헤매던 마르티네즈에게 1사 만루의 찬스를 잡는다. 에드몬즈가 큼직한 외야플라이를 날려서 희생플라이로 동률을 만드는 가 싶었던 순간 매니가 기가 막힌 보살을 잡아내면서 이닝 종료. 그리고 이것으로 멘붕이 왔던지 경기 내내 카디널스의 타선은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이다 자멸한다. 그 중 단연 압권은 3회말 무사 2, 3루 상황에서 3루 주자로 출루해있던 제프 수판이 충분히 홈으로 들어올 수 있는 내야땅볼 타구였음에도 뜬금없이 홈과 3루 베이스 중간에서 멈춰버린 것.[7] 결과는 당연히 태그아웃. 무사 2,3루가 2사 2루로 둔갑하는 것을 지켜보던 카디널스 팬들은 뒷목을 잡고 쓰러지고 말았다(...) 아래의 동영상에도 나온 것과 같이 해설자였던 팀 맥카버 역시 '''"그냥 걸어서 홈으로 들어올 수 있었던 건데요...왜 멈췄는지 모르겠네요.."'''라고 깨알같이 디스해 주셨다.
이후 4회와 5회 추가점을 내면서 보스턴은 4대 0으로 달아났고 카디널스는 9회말 솔로 홈런으로 영봉패를 면하는 거에 만족해야 했다. 이제 밤비노의 저주가 86년만에 풀릴 때 까지 딱 1승이 남았다. 한편 이 날 어떤 세인트루이스 팬은 양키스 팬들이 페드로 마르티네즈를 조롱할 때 쓰던 'Who's your daddy?'라는 문구를 살짝 바꿔 'Who's your barber?'라는 피켓을 들고 와 웃음을 선사했다.
3.4. 4차전, 보스턴의 86년만의 그리고 그리던 우승!
경기를 앞두고 월식이 있을 것이라는 기상예보가 있었다. 그래서 경기를 앞두고 보스턴 팬들의 월식이 길조인지 흉조인지를 놓고 분석이 인터넷 상에서 넘쳐났다. 결과론적으로는 우승했으니 길조였던 셈.[8] 레드삭스는 데릭 로우를, 카디널스는 제이슨 마키[9] 를 등판시켰다. 레드삭스는 1회초에 자니 데이먼의 홈런으로 1대 0으로 앞서나갔고 3회초 매니 라미레즈가 안타, 데이비드 오티즈가 좌측, 그리고 트롯 닉슨이 중견수 안타를 치면서 2점을 추가해 3대 0으로 달아났고 이 점수는 그대로 결승점이 되었다. 그리고 9회 키스 폴크가 마무리로 등판해 에드가 렌테리아의 투수 앞 땅볼을 처리하면서 [10] ..
'''무려, 자그마치, 86년을 오매불망 그리던 월드시리즈 우승을 쟁취하게 되었다!''''''Back to Foulke, Red Sox fans have longed to hear it : The Boston Red Sox are World Champions!'''
'''폴크한테 되돌아간 타구, 레드삭스 팬들이 그토록 갈망했던 말입니다. 보스턴 레드삭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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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레드삭스 선수들은 마운드를 에워싸고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4. 여담
- 현지 레드삭스 팬들도 1986년 월드시리즈 이후 죽일 것 처럼 굴던 빌 버크너를 이 해의 우승 이후 용서하기 시작했다. 우승 후 퍼레이드에서 '버크너 당신을 용서할게요'라는 팻말을 내걸 정도. 하지만 버크너는 '20년동안 살인이라도 저지른 것 마냥 대하더니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누가 누굴 용서하냐'라면서 사과를 거부(...) 그렇지만 2007년 레드삭스가 한 번 더 우승하자 다음해인 2008 시즌 홈 개막전에 초청되었고, 그 때 비로소 레드삭스 팬들과 보스턴 지역 언론들과의 화해가 이루어졌다.
- 김병현은 2001년에 이어 한 번 더 우승반지를 차지했다. 다만 월드시리즈를 제외하면 정규리그, NLDS, NLCS에서 맹활약한 2001년과 달리 이번에는 정말로 각종 부상과 사고로 인해 거저 먹은 반지라는 점이 아쉬웠다.
- 월드 시리즈 최고의 시청률을 찍은 경기로도 유명하다. 1차전부터 4차전 마지막 경기까지 2천만명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었을 정도로 역대 최고 시청률을 자랑한 경기였다.
-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슈퍼볼을 우승한지 8개월이 지난 뒤 따온 보스턴 지역의 우승이라 피츠버그가 1979년에 달성한 이후 처음으로 달성한 기록이 되었다.
- 레드삭스 감독인 테리 프랑코나 감독은 레드삭스 감독으로 부임한 해에 월드 시리즈 우승을 이룬 감독이란 기록도 남겼다. 감독으로 부임한 해에 월드 시리즈 우승을 한 것은 1996년 조 토레 감독이 뉴욕 양키스 감독으로 부임한 해에 겪은것이 최근이다.
- 보스턴의 선발 데릭 로우는 월드시리즈 4차전과 양키스와의 ALCS 7차전 그리고 에인절스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 모두 나와 승리를 거뒀다.(앞에 2게임은 선발승, 에인절스와의 3차전은 구원승) 이 세 경기는 모두 시리즈 클린치 게임이었다. 로우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단일 포스트시즌에서 디비전시리즈, 리그 챔피언십시리즈 그리고 월드시리즈를 따내는 게임의 승리투수가 되는 진기록을 작성했다.
- 시리즈 MVP 1등 공신인 매니 라미레즈와 빅파피 데이비드 오티즈 둘 은 훗날 약쟁이 였음을 걸린다. 사실 정규시즌 성적만 보면 매니-오티즈 듀오는 오히려 2004년보다 포스트시즌에 탈락한 2006년에 더 좋은 성적을 냈다.
- 월드 시리즈 우승을 결정짓는 장면에 지미 팰런과 드루 배리모어의 키스장면이 방송을 탔는데 이들은 영화 피버 피치 촬영중이었다. 원래 해당 영화는 영국 아스날 광팬이 연애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였는데 미국현지화를 거치면서 보스톤 레드삭스로 변경되고 우승 못하는 팀의 팬 모습으로 그려질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리즈가 계속되면서 시나리오도 변경하고 영화제작사가 경기 방송국이 같은 FOX라 막후작업을 통해서 우승장면에도 찍힐 수 있었다.
- 9년 후, 이들은 또다시 만남을 가졌고 또다시 보스턴이 우승을 차지했다.
- 2016년 보스턴의 86년 저주를 푼 주역들이 다시 한번 12년전의 기적을 일으키기 위해 또다른 저주에 씌인 팀들을 이끌고 자신들의 마법을 구연한다.
5. 우승반지
[image]
보스턴 레드삭스의 월드 시리즈 우승반지[11]
[1] 1차전 항목의 동영상을 보자.[2] 테오 엡스타인이 페드로가 투구수 100개를 넘긴 시점에서 급속도로 흔들린다는 것을 파악하고 리틀 감독에게 투구수 100개를 넘기면 페드로를 교체하라고 지시했지만 ALCS 7차전에서 리틀 감독은 이 지시를 무시했다. 그리고 5-2로 앞선 8회말 데릭 지터, 마쓰이 히데키, 호르헤 포사다에게 3연벙을 얻어맞고 망했어요.[3] 여기에다 문제는 리를 감독이 불펜을 못미더워 했던 이유가 컸다.[4] 내셔널리그로는 1993년 월드 시리즈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 소속으로 한 번, 2001년 월드 시리즈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소속으로 한 번 승리를 차지했다.[5] 아닌게 아니라 스탠 뮤지얼이 이끄는 카디널스가 1946년 월드 시리즈에서 보스턴 레드삭스를 꺾고 우승한 적도 있으니..[6] 여담으로 제프 수판은 한 때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이었다.[7] 심지어 3루 코치는 그냥 홈으로 돌진하라고 신나게 팔을 돌리고 있었다. 대체 왜 멈춘건지...[8] 그래서 다음날 중앙일보 1면에 보스턴의 우승을 다루면서 '달이 사라지던 밤, 저주는 풀렸다'라는 제목이 대문짝하게 붙기도...[9] 고척돔 참사 당시 이스라엘의 선발 투수로 나온 그 선수가 맞다![10] 아이러니하게도 렌테리아의 등번호는 베이브 루스와 같은 3번이었다.[11] 한국인 보유자로 당시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 투수인 김병현 선수와 코칭스태프인 이창호 트레이너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