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일본시리즈
1. 개요
2007년에 벌어진 일본시리즈. 2006년에 이어 주니치 드래곤즈와 홋카이도 닛폰햄 파이터즈가 맞붙게 되었다.
주니치 드래곤즈는 센트럴 리그에서 2위를 차지했지만, 처음으로 센트럴 리그에 도입된 포스트시즌 제도인 클라이맥스 시리즈에서 파죽의 5연승을 달리며 극적으로 일본 시리즈에 진출한다.
홋카이도 닛폰햄 파이터즈는 2년 연속으로 퍼시픽 리그 우승 및 클라이맥스 시리즈 승리를 차지하며 일본시리즈에 진출한다.
주니치의 포스트시즌 돌풍과 함께 극적으로 2년 연속으로 같은 매치업이 성사되었지만[1] 2006년과는 양 팀 선수단이 다소 바뀌었다. 07시즌 주니치에 합류한 이병규 선수도 일본시리즈 엔트리에 포함. 덕분에 이 시리즈가 국내에서 방송되기도 했다.
주니치는 지난 일본시리즈의 복수와 1954년 이후 '''53년'''만의 숙원의 일본 시리즈 우승을, 닛폰햄은 주니치의 복수를 저지하고 구단 역사상 최초의 2년 연속 일본시리즈 정상에 오르는 것이 목표였다.
참고로 만약에 주니치가 우승할 경우, 일본 프로 야구 역사상 최초로 리그 우승팀이 아닌 팀이 일본 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2]
2. 경기 결과
2.1. 1차전
▲ 승리투수 : 다르빗슈 유 (9이닝 1실점 1자책 4피안타 13K 3BB)
▲ 패전투수 : 카와카미 겐신 (8이닝 3실점 3자책 2피안타 7K 2BB)
▲ 홈런 : 페르난도 세기뇰 (1회 3점, 닛폰햄)
주니치는 정규시즌 4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거둔 팀의 1선발 카와카미 겐신을, 닛폰햄은 2007시즌 사와무라상 수상자인 에이스 다르빗슈 유를 선발로 내세웠다. 1회말, 카와카미의 제구가 흔들리며 모리모토와 이나바에게 볼넷 2개를 허용했고, 4번타자 세기뇰이 이 찬스를 놓치지 않고 삿포로 돔의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터트렸다. 이 홈런으로 경기 시작부터 스코어가 3-0으로 크게 벌어졌다.
카와카미는 이후 정신을 차린듯 8이닝까지 단 1개의 피안타를 제외하고 진루조차 허용하지 않았지만, 주니치도 9회까지 단타 4개와 볼넷 3개만을 얻어내며 다르빗슈에게 완벽히 묶였다. 그나마 기회가 있던 6회초 무사 1, 3루 상황은 모리노의 희생플라이 1타점 후 믿었던 4번 타자 타이론 우즈의 병살타로 깔끔하게 종료. 양 팀의 에이스 선발 투수전답게 카와가미는 8이닝 완투패, 다르빗슈는 9이닝 완투승을 기록하며 지난 해와 달리 닛폰햄이 1차전을 가져갔다.
타선에선 1회말을 제외하면 두 팀 다 상대 1선발에게 제압당해 변변한 찬스를 잡지 못한 상태에서 4번 타자의 집중력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 닛폰햄 4번 타자 세기뇰은 1회말 찬스를 놓치지 않고 결승 3점 홈런을 때려냈지만(3타수 1안타 3타점), 주니치 4번 타자 타이론 우즈는 천금의 6회초 기회에 병살타를 때리며 찬물을 끼얹었기 때문(3타수 무안타 1볼넷 1삼진).
2.2. 2차전
▲ 승리투수 : 나카타 켄이치 (8이닝 1실점 1자책 3피안타 5K 1BB)
▲ 패전투수 : 라이언 글린 (3.1이닝 4실점 4자책 3피안타 1K 3BB)
▲ 홈런 : 이병규 (6회 2점), 모리노 마사히코 (7회 2점, 이상 주니치) / 페르난도 세기뇰 (4회 1점, 닛폰햄)
이번 경기는 주니치 선발 나카타가 8이닝 1실점으로 닛폰햄의 타선을 꽁꽁 묶었다. 닛폰햄 선발 글린은 호투하던 중 갑자기 4회초에 3타자 연속 볼넷을 허용한 후 베테랑 타자 나카무라 노리히로에게 싹쓸이 2루타를 맞고 강판, 뒤를 이은 요시카와 미츠오도 1타자만 잡고 2타자 연속 볼넷을 허용한 뒤 또 강판되며 닛폰햄은 4회초에만 무려 볼넷 5개를 내줬다. 4회말 세기뇰의 2경기 연속 홈런이 나오면서 닛폰햄이 추격했지만 이후 6회초와 7회초에 이병규와 모리노가 각각 쐐기 2점 홈런을 치며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9회말 갑자기 주니치 불펜 투수들이 흔들리며 1사 만루 상황을 내줬지만 마지막으로 등판한 다카하시 아키후미가 0.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위기 탈출, 무난히 2차전을 승리로 가져갔다.
주니치 타선이 8안타 2홈런을 집중시키며 닛폰햄 투수진을 붕괴시킨 반면 닛폰햄 타선은 나카타에게 철저하게 묶이며 4안타에 그쳐 세기뇰을 제외하곤 2경기 연속으로 누구도 힘을 쓰지 못했다. 그리고 이 경기를 시작으로 주니치의 베테랑 타자 나카무라 노리히로가 대활약을 하기 시작한다.(2차전 3타수 2안타 2타점)
2.3. 3차전
▲ 승리투수 : 아사쿠라 겐타 (7이닝 1실점 1자책 8피안타 4K 0BB)
▲ 패전투수 : 다케다 마사루 (0.1이닝 5실점 5자책 3피안타 0K 1BB)
양 팀 선발투수의 퍼포먼스 차이로 초장에 승부가 갈렸다. 주니치 선발 아사쿠라가 8안타를 내주면서도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해 2회초, 4회초 위기를 탈출해 7이닝까지 던지며 1실점으로 호투한 반면, 닛폰햄 선발 다케다는 1회부터 주니치 타선에게 사사구 2개와 안타 7개를 내주며 타자일순을 허락, 무려 0.1이닝 5실점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올리며 패배의 원흉이 되었다.
타선의 집중력에서도 차이가 났는데 주니치 타선이 1회말 타이론 우즈의 안타로 시작된 기회를 놓치지 않고 5연속 안타를 포함한 7안타를 몰아치며 7점을 뽑아내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반면 닛폰햄은 대량 실점 이후 2회초 바로 페르난도 세기뇰과 구도 다카히토의 연속 2루타로 잡은 기회를 허망하게 날리며 추격에 실패했다. 참고로 주니치의 1이닝 7타수 연속 안타는 역대 일본시리즈 최초의 기록, 주니치가 2승을 선취하며 시리즈 스코어를 역전시켰다. 반면 이 경기 중에도 주니치가 하나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세웠는데 4번 타자 타이론 우즈가 3회말 본인의 시리즈 네번째 병살타를 때리면서 1988년 주니치의 우노 마사루 이후 일본시리즈 첫 4병살타를 기록한 것. 심지어 우노 마사루는 주니치 타격코치 신분으로 덕아웃에서 직접 봤다는 거다. 대신 타이론 우즈는 우승에 큰 공을 세웠다.
2.4. 4차전
▲ 승리투수 : 스즈키 요시히로 (1.1이닝 0실점 0자책 0피안타 2K 1BB)
▲ 패전투수 : 요시카와 미츠오 (5.2이닝 3실점 2자책 3피안타 5K 5BB)
▲ 세이브투수 : 이와세 히토키 (1이닝 0실점 0자책 0피안타 2K 0BB)
작년 맞대결과는 정반대 양상으로 시리즈 리드를 내주며 위기에 처한 닛폰햄이었지만, 좀처럼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았다. 1회말 닛폰햄의 3루수 코야노 에이이치가 치명적인 실책을 하며 주니치에게 선취점을 내줬다. 닛폰햄 타선은 3, 4, 5회에 각각 2루타로 기회를 잡았으나 주니치 오치아이 히로미츠 감독이 선발 오가사와라를 4.2이닝만에 내려버리는 초강수를 두면서 주니치의 불펜진이 이후 3이닝을 합쳐 2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기회를 잘 살리지 못했고, 오히려 5회말 1사 만루에서 타이론 우즈를 만난 닛폰햄 선발 요시카와가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폭투를 저지르며 경기의 결승점을 내줬다.
이번 경기에서는 오히려 닛폰햄 타선이 주니치보다 2개가 많은 7안타를 때려냈지만 오치아이 감독의 투수 교체에 발목이 잡혀 점수로 연결하지 못했다. 주니치는 철저하게 1, 2차전 맹활약한 세기뇰을 피하고 타격감이 죽은 다른 타자들을 상대하면서 위기를 넘겼고 9회 올라온 이와세가 1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3연승을 기록, 53년만의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놓게 되었다.
2.5. 5차전
▲ 승리투수 : 야마이 다이스케[3] (8이닝 0실점 0자책 0피안타 6K 0BB)
▲ 패전투수 : 다르빗슈 유 (7이닝 1실점 1자책 5피안타 11K 2BB)
▲ 세이브투수 : 이와세 히토키 (1이닝 0실점 0자책 0피안타 1K 0BB)
시리즈 패배 위기에 몰린 닛폰햄은 1차전에서 완봉승을 거뒀던 에이스 다르빗슈 유를 다시 등판시켰다. 다르빗슈는 기대대로 7이닝동안 주니치 타선을 1점[4] 으로 묶으며 호투했다. 하지만 상대 투수가 말그대로 역사적인 피칭을 펼치며 그런 다르빗슈의 역투를 무력화시켰다. 주니치 선발 야마이가 8회까지 단 하나의 안타와 사사구도 허용하지 않으면서 퍼펙트를 기록하며 닛폰햄을 말그대로 궁지로 몰아세운 것. 이렇게 야마이가 역사적인 선발 퍼펙트 게임을 기록한 헹가래 투수가 되는가했지만 냉혈한 승부사 오치아이 히로미츠 감독이 이것을 그냥 두고보지 않았다. 무려 퍼펙트를 기록하던 투수를 9회 내려버리고(...) 마무리 이와세를 등판시킨 것. 야마이 개인에게는 매우 아쉬운 일이었지만 이와세가 남은 1이닝을 퍼펙트로 틀어막으면서 역사적인 '''일본시리즈 최초의 합작 퍼펙트 게임'''을 달성했다.[5] 이때문에 다르빗슈는 7이닝 1실점 호투에도 패전투수의 멍에를 쓰고 시리즈까지 주니치에 내주고 말았다.
이 승리로 주니치는 그동안 쓰고 있었던 콩라인의 불명예를 뒤로 하고, '''무려 53년만에''' 두번째 일본시리즈 우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6] 정규 시즌 내내 센트럴 리그 챔피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었지만[7] 클라이맥스 시리즈 5연승과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마지막 주인공 자리에 올라섰다. '오레류'라고 묘사되는 오치아이 감독의 특이한 운영 방식도 이로서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됐다.
3. 총평
- MVP: 나카무라 노리히로 (주니치 드래곤즈 3루수, 타율 .444(18타수 8안타), 4타점)
- 우수선수상: 아라키 마사히로 (내야수), 모리노 마사히코 (외야수), 야마이 다이스케 (투수, 이상 주니치)
- 감투상: 다르빗슈 유 (닛폰햄 투수)
1차전 완봉승, 5차전 7이닝 1실점 호투에도 팀의 준우승에 분루를 삼켜야 했던 다르빗슈 유는 대신 준우승팀 최우수 선수에게 주어지는 감투상을 받으며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다만 주니치는 우승을 달성하고도 논쟁의 중심에 섰는데 5차전에서 벌어진 퍼펙트 게임 중인 투수 강판 사태에 대해서 일본 야구계에서 격렬한 찬반 양론이 벌어진 것. 이후 오치아이 감독은 자신의 저서 '지휘봉'을 통해 이 사건에 대해 자신도 야마이 다이스케의 퍼펙트 게임을 보고 싶었지만 야마이의 오른손에 물집이 잡힌걸 알아챘고 결국 투수의 건강과 일본 시리즈 우승을 위해 그런 선택을 할 수 없다는 변을 남겼다.
[1] 2년 연속 일본 시리즈에서 같은 매치업이 성사된건 1992년~1993년 야쿠르트와 세이부의 연속 대결 이후 14년만에 처음이다. 심지어 우승팀이 맞바뀌고 스코어까지 전해랑 동일한것도 싸악다 같다.[2] 센트럴 리그는 2007년에 처음 포스트시즌 제도가 도입되었기 때문에 이전엔 리그 우승팀이 무조건 일본 시리즈로 직행했고, 퍼시픽 리그는 일찍부터 플레이오프를 도입했지만 07년 이전에는 플레이오프 우승팀을 리그 우승팀으로 간주했다.그래서 2005년 리그 3위를 했음에도 일본시리즈까지 우승한 롯데는 자동으로 리그우승이 된 것.[3] 이해 선발승은 죄다 요미우리 상대로 거둬서 요미우리 킬러라는 별칭이 있었다. 심지어 이병규가 다카하시 히사노리에게 만루포 갈길때도 승리투수였다.[4] 히라타 료스케의 희생플라이로 1득점[5] 자세한 건 퍼펙트 게임의 일본시리즈 부분을 참고할 것.[6] 2005~2007년 일본시리즈에서는 오랜 기간 일본제일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던 팀들이 차례대로 설움을 풀었다. 2005년 롯데(1974년 우승 후 31년만의 우승), 2006년 닛폰햄(1962년 우승 후 44년만의 우승), 2007년 주니치(1954년 우승 후 53년만의 우승)가 차례대로 우승했다. 오랜 기간 우승을 못했던 팀들은 히로시마와 한신으로 각각 1984년, 1985년 우승이 마지막이다.[7] 요미우리는 호리우치 감독의 무능 때문에 05년 5위, 06년 4위를 기록한다. 그런데 하라 감독이 돌아오고 1년만에 센트럴 리그 우승을 달성하여 주목을 받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