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4급 잠수함
[image]
[image]
'''Die U-Boote der Klasse 214, U-Boot-Klasse 214'''
1. 제원
2. 개요
독일 HDW(Howaldtswerke-Deutsche Werft)에서 개발한 재래식 잠수함. 1,000톤 제한에서 풀려난 독일 해군이 본격적으로 개발한 잠수함으로, 독일 해군과 이탈리아 해군이 도입한 212급 잠수함의 수출용 버전이다.
3. 상세
수소 연료 전지에 기반한 공기 불필요 추진 장치(AIP)를 탑재함으로써, 대한민국 해군이 장보고급이라는 이름으로 도입했던 209급 잠수함보다 5배나 긴 15일 동안 스노클링없이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1] 연료전지를 사용한 AIP 시스템은 종래의 잠수함용 납축전지에 비해 용량이 훨씬 크기 때문에, 위험하게 수면 위로 접근하여 스노클을 올릴 필요없이 더 오랜 기간 동안 수중에서 작전을 실시할 수 있게 해준다. 212급과 214급에 사용된 연료 전지는 이온 전도성 고분자 막(Proton-exchange membrane) 방식이다.
연료 전지 방식의 AIP는 212급 잠수함에서 세계 최초로 적용되었는데, 212급은 이 외에도 짧은 종횡비, 세일과 함체가 완전히 이어진 유선형 선체,[2] X자형 함미타를 장비하는 등 설계구조면에서 기존의 독일 잠수함에 비해 혁신적인 잠수함이었다. 얕은 바다인 발트해에서 작전하는 독일 해군용으로는 강도는 떨어지나 피탐지성이 낮은 스테인리스강을[3] , 이보다 깊은 지중해에서 작전하는 이탈리아 해군용으로는 HY-80 고장력강을 사용하는 것도 포인트다.
214급 잠수함은 212급 잠수함에 비해 더 긴 작전거리와 더 깊은 잠항 심도를 원하는 해외 고객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개발되었다. 잠수함의 길이가 9m 더 길어지고 수상 배수량이 100톤 가량 늘어났으며, 연료 전지의 용량을 증대시켰다. 덕분에 작전거리는 8노트 속력을 기준으로 4,300 km 증가하였다. 최대 잠수 심도 역시 잠수함의 외벽을 강화하여 400m에 달한다. 다만 함미타가 212급에서 사용된 X자형이 아니라 +형이다. X자형은 얕은 바다에서 해안가 가까이 접근할 때 더 유리하지만, 214급에서 굳이 적용하지는 않고 209급 잠수함에서 검증된 +형을 사용하였다.
어뢰 발사관은 212급의 6개에서 2개 증가한 8개가 되었다. 발사관 중에 4개는 자주추진 방식이라서 소음이 작은 반면에 대함 미사일 발사를 할 수 없고, 나머지 4개는 압축공기 방식이라서 소음은 크지만 하푼 대함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시스템이 복잡한 대신 압축공기 방식에 비해 소음이 작은 수압발사 방식은 채택되지 않았다.
214급의 연료전지의 총 출력은 240kW(120kW급의 BZM120을 2기 탑재) 정도로, 2MW인 디젤엔진 출력이나 추진모터 동력의 1/16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전력으로 고속으로 잠항하기는 어렵고 잠수함의 가동을 유지하고 저속으로 잠항하는 데 쓰인다. 쉽게 말해 AIP만으로 빨빨거리며 물속을 활발하게 돌아다닐 수 있는 게 아니라, 보름동안 매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3.1. 수출 실적
214급을 가장 먼저 구매한 국가는 그리스로 총 4척을 주문하였다. 그중 1번함은 독일에서 건조되고 나머지 3척은 HDW의 그리스 조선소에서 건조된다. 2006년 그리스 해군이 1번함을 시운전 해본 결과 너무 많은 문제가 발견되어 즉시 대대적인 개수에 들어갔는데, 이 때는 함내로 바닷물이 새어 들어올 정도로 확실히 문제가 심각하였다. 하지만 그리스는 HDW가 문제를 해결한 이후로도 인수를 거부하였다. 그리스 해군이 주장하는 214급의 결함사항은 소음이 예상보다 크고, 수상항해 시에 함이 옆으로 기울어 안전성에 위험이 크며, AIP 장치가 예상성능을 내지 못하고, 측면 소나의 배열이 잘못되어 있다는 것.
전문가들은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그리스 정부가 잠수함의 값을 깎아보고자 잠수함의 결함을 핑계로 인수를 거부하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2008년 그리스 측에서 잠수함이 좌우로 흔들리던 문제가 해결된 것을 확인했지만 인수 협상은 지지부진했고, 결국 2009년 9월 HDW의 모회사인 티센크루프는 "그리스가 더 이상 계약상의 의무를 존중하지 않았다"며 그리스와의 214급 잠수함 계약을 파기한다고 선언했다. HDW가 잠수함 도색까지 싹 지워버리며 다른 데로 팔아치우려고 들자 그리스 정부는 2010년 10월 초도함 파파니콜리스 등 계약한 4척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독일은 그리스의 최대 채권자였기 때문에, 국가 부채를 갚지 못해 디폴트 가까이 몰린 그리스의 상황에서는 강하게 나갈 수가 없기는 했다. 2010년 그리스가 2척의 잠수함을 추가로 주문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긴 했는데, 2020년까지도 아직 진수되지 않았다.
다만 이것이 단순히 그리스 해군의 재정난으로 인한 인수 거부였다고만 해석하기는 어렵다. 현대중공업이 제작한 한국 해군의 손원일급도 무척 많은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중에는 경쟁사 대우조선해양에 비해 떨어지는 현대중공업의 잠수함 건조 기술 수준 때문인 문제도 있었지만, 2006년에 진수된 1번함인 손원일함은 소음준위가 ROC보다 40데시벨을 넘기는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직면하는 바람에 장기간 운용 불능 상태에 놓여 있다가 결국 해체 후 재조립을 거쳐서야 문제를 해결하고 2014년에 재취역했다. 게다가 문제를 해결했다고는 하지만 손원일함을 포함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을 가릴 것 없이 214급 잠수함 모두가 소음준위가 ROC를 초과한다는 불평이 국정감사에서 터져나오는 판국이다. 소음준위 측정 자체가 기준에 모호성이 존재하고 ROC에는 못 미쳐도 209급보다도 조용하다고 하지만, 그리스 해군과 한국 해군 모두 운용 초기에 심각한 문제를 경험한 이상 214급이 문제가 없는 배라고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그리스의 경우와 같이 연료 전지의 성능 부족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그래도 한국 해군의 손원일급은 온갖 삽질 끝에 결국 어느정도 소음을 잡은 듯하다.
그리스와 한국에서 한바탕 난리를 치기 직전인 2005년에 포르투갈에서 2척의 214급 기반의 트리뎅시(Tridente)급을 주문하여 2010년에 인도받았다. 원래 209급을 들어오려다가 214급으로 선회한 경우라서 209PN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리스와 한국에서 문제가 되었던 부분이 어느정도 해결되었는지 포르투갈에서는 잠수함 성능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 별로 나오지 않는데, 사실 포르투갈의 경우 잠수함 도입 사업 자체부터 논란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포르투갈은 이베리아 반도의 본토, 아소르스 제도, 그리고 마데이라 제도를 삼각형으로 연결하는 광활한 북대서양 지역을 방어해야 하는 반면에 인구는 1000만 정도에 불과하고 경제력도 서유럽치고는 풍족하지 않아서, 초계 함정이나 항공 전력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실정이다. 하지만 마지막 남은 구형 잠수함 2척을 퇴역시켜야 하게 되자[4] 잠수함 전력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포르투갈 해군이 트리뎅시급을 지른 것이라서, 없는 살림에 거의 1조원의 돈을 써서 잠수함을 구입하는 것이 옳은 것이냐는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래도 이후 조용히 잘 쓰는 것 같다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트리뎅시급 2척 모두 차례로 각각 2년의 기간동안 전투 시스템과 AIP를 개수한다고 한다. 개수 사업은 독일 업체와 과거 그리스의 214급의 AIP 개수 작업에 참여했던 그리스 업체가 담당한다.
2011년 7월 1일부로 터키 무기조달국과 HDW의 모회사인 티센크루프가 27억 달러(20억 유로)에 6척을 터키 현지 조선소에서 공동생산하기로 계약하였다. 2016년부터 건조에 들어가서 2020년에 인도될 예정이다. 다만 건조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터키측에서 214급의 여러 결함을 발견해서 재설계에 들어간터라 기존과는 조금 다른 형태가 될 것이라고 한다.
214급은 한국(9척), 그리스(6척), 포르투갈(2척)에 이어 터키(6척)에서의 수주 성공으로 인해 프랑스의 스코르펜급 잠수함과의 수주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다만 계속해서 성능에 문제가 터지고 있는 상황이라서, 논란이 된 부분을 반영하여 개선될 터키의 잠수함 산업이 214급의 미래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
[1] 개발사에서는 3주라고 하는데 한국에 도입된 손원일급에서는 2주라고 설명한다.[2] 이러한 형상은 스텔스에 유리하다. 바다 속을 다니는 잠수함에 무슨 스텔스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잠수함의 가장 취약한 순간은 신선한 공기를 얻기 위해 물밖으로 살짝 나오는 때나, 주변을 확인하기 위해 잠망경을 올리는 때이고, 이 때를 노려 잠수함을 잡아내기 위한 레이더가 잘 발달되어 있다.[3] 발트해는 얕은 바다라서 대잠초계기의 MAD#s-5의 효율이 극대화된다. 이 MAD에 대한 피탐성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강철보다 MAD에 강한 스테인리스강을 선택한 것이다.[4] 이 잠수함들은 퇴역 이전에도 대서양에서 작전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상태여서 거의 항구에 묶여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