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망경

 

[image]
1. 개요
2. 원리
3. 만드는 법
4. 군용 잠망경
5. 여담
6. 대중 매체


1. 개요


潛望鏡 / periscope
내부에서 안쪽의 모습을 노출하지 않고 바깥을 정찰하는 데 사용되는 관측 장비이다.

2. 원리


[image]
쉽게 설명하자면, 서로 다른 두 곳에 거울을 붙인 뒤 한쪽 거울을 통해 봤을 때 다른 쪽 거울로 들어오는 밖의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는 도구이다.
잠망경으로 물체를 보면 물체에서 반사되는 빛 → 위쪽 거울 → 아래쪽 거울 → 눈의 순서를 지나며, 이는 빛의 직진·반사 성질과 평면 거울로 물체를 보았을 때 직접 눈으로 떨어져 있는 물체를 보는 것과 같은 크기로 보이는 성질을 이용하는 것이다. 즉, 물체에서 나오는 빛이 위 거울에 반사되어 들어온 각과 같은 으로 반사되어 우리 에 도달하기 때문에 잠망경으로 눈으로 직접 볼 수 없는 물체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원리에서 알 수 있겠지만, 잠망경은 정면으로만 볼 수 있으며 잠망경의 두 거울 중 한쪽만 회전시키면 눈에 보이는 상은 거울을 따라 회전한다. 잠망경의 위쪽 거울만 돌려서 잠망경을 통해 등 뒤를 보려고 시도한다면 상은 위아래가 뒤집히게 된다. (아래 그림)
[image]

3. 만드는 법



이와 같이 만드는 법만 알면 만들기는 간단하다. 그래서 어린이용 과학만화의 부록으로 딸려있는 경우가 많다.

4. 군용 잠망경


[image]
[image]
[image]
군용 잠망경 중 제일 유명한 것은 잠수함용. 잠수함이 물속에 들어가버리고 나면 주변을 소나로밖에 확인할 수 없다. 만약 주변 동태를 살피려면 물 바깥으로 나와서 사람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 하는데[1] 그러면 적에게 탐지당할 위험이 있으니 그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체를 물속에 둔 채로 잠망경만 올려서 주변을 살핀다. 그러나 이것 역시 잠수함에겐 상당한 위험 부담인데, 잠망경 그 자체가 적에게 발각당할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아직 레이더 기술이 미흡하던 제2차 세계 대전 때에 이미 잠수함 잠망경을 탐지하는 레이더가 나왔고, 스텔스 설계 차원에서 잠망경에 전파흡수물질을 바르려는 시도도 있었다. 정작 잠수함용인데도 불구하고 바닷물에 취약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지만. 물론 이러니저러니 해도 잠수함 전체를 물 바깥으로 드러내는 것보다야 훨씬 낫고, 이 때문에 현대의 잠수함에도 여전히 잠망경이 달려 있다.
[image]
[image][2]
전차장갑차 역시 일종의 강철 상자라 바깥이 잘 보이지 않으므로 승무원들은 잠망경 원리를 이용한 외부 관측창으로 주변을 살핀다. 이러한 전차 잠망경의 시초는 1936년 폴란드의 엔지니어 루돌프 군들라흐(Rudolf Gundlach)[3][4][5]에 의해 개발된 군들라흐 잠망경(Gundlach periscope)이다. 전차 내부에 설치되어 그 안에서 외부를 살필 수 있게끔 360도 회전이 가능한 것으로, 당대 폴란드군의 질적 주력이었던 7TP 경전차에 탑재되었다.
이후 큐폴라가 없던시기 전차장의 시야확보를 위해 장착되기 시작했는데 군들라흐는 영국의 군수회사인 빅커스를 통해 잠망경을 생산하고 있었기에 당연히 영국의 전차들에 장착되기 시작했고, 폴란드 침공으로 폴란드를 양분한 나치 독일소련이 노획한 7TP로부터 잽싸게 이 기술을 채용하면서, 2차대전 전차 대부분에 퍼지게 되었다. 그런데 독일은 포수에게 잠망경조차 주지 않았다. 이 독일 전차들의 포수 잠망경 부재는 독일 전차 전문가도 정확한 이유를 모를 정도로 미스테리다.
이 잠망경은 전차 내부에서 적의 출현을 결정적으로 재빨리 탐지하는 데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대단히 중요한 전력으로 작용했으며, 군들라흐가 개발한 잠망경은 그 기본 원리에 있어 50년간 거의 변함 없이 사용되었지만 이후 점차적으로 전자장비로 바꾸는 추세에 있다.
근래에는 기술의 발전 덕분에 일종의 카메라가 달린 조준장치로 주변을 살피지만 망가지거나 손상되는 경우를 대비하여 여전히 전통적인 잠망경도 들어가 있다. 잠수함의 것처럼 하나의 잠망경을 돌려가며 쓰진 않고 여러 방향으로 잠망경을 두어 승무원이 직접 이쪽, 저쪽 잠망경을 보며 주변을 살피는 구조. 다만 이러니저러니해도 사람이 직접 바깥을 살피는 것보단 시야가 제한적이므로 작전 중이 아니라면 안전을 위해 조종수나 차장이 직접 몸을 바깥으로 드러내어 주변을 살핀다. 경우에 따라선 위험을 무릅쓰고 총탄이 빗발치는 전장에서도 차장이 몸을 바깥으로 드러내어 주변을 살피지만...
[image]
이미지 출처
제1차 세계 대전, 제2차 세계 대전 때 참전국들은 쌍안경과 잠망경을 결합한 물건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원래는 프랑스군이 사용하던 건데, 독일이 빼앗아서 썼다고 한다. 유용원의 군사세계에 소개된 쌍안경. 참호 전투가 많이 벌어지다 보니 참호 안에 숨은 채로 바깥을 살피기 위해서 사용되었다. 주변 관측을 위해 망원 렌즈가 달린 잠망경 형태의 쌍안경이라고 볼 수 있다.
1차 대전 당시 워낙 참호 전투가 길어지다 보니 잠망경총(periscope rifle)이라 하여 잠망경과 총을 조합, 참호에 숨은 채로 적에게 사격을 할 수 있는 이 등장하기도 했다. 잠망경이 내장된 일종의 총 지지대 위쪽 끝에다가 총을 고정시킨 다음, 잠망경으로 총의 가늠쇠/가늠자를 조준하는 구조. 참호전이 메인이 아니게 된 2차 대전 이후로 이런 총은 사라졌지만, 최근에는 카메라를 응용하여 비슷한 용도로 써먹을 수 있는 코너샷 같은 것도 나오고 있다. 코너샷은 참호보다는 실내전투용이지만.
우리가 흔히 아는 잠망경과 달리 군용 잠망경은 거울로 만들지 않는다. 거울은 유리 뒷면에 금속 코팅을 한 것이므로 유리 전면과 금속 코팅에 각각 반사가 일어나 희미한 상이 하나 더 생겨 부적합하다. 군용 잠망경은 거울 대신 프리즘과 렌즈를 이용하여 만든다. 굴절은 아닌 전반사의 원리를 이용한다. 직각삼각형의 프리즘이 있다고 할 때, 빗면에서 전반사가 일어나고 나머지 두 면은 각각 빛이 들어오는 면과 나가는 면이다. 빛이 프리즘 내부로 들어올 때 프리즘 면에 수직으로 들어오게 되므로 필요한 상과 어긋난, 희미한 상이 생기지 않게 된다.
하지만 21세기에 새로이 설계된 신형 잠수함과 장갑차량들의 경우, 기존의 광학식 잠망경을 카메라와 광케이블로 대체한 '''비관통식 잠망경'''을 탑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존의 잠망경은 잠망경 구조물이 압력선체를 관통해야 하기 때문에 선체의 구조적 취약성이 늘어나며, 잠망경이 가진 광학적 한계 때문에 전주선회시에 관측자의 몸도 같이 돌아가야 한다.[6] 그러나 카메라를 사용하면 압력선체를 관통하는 구조물을 설치할 필요 없이 케이블과 상부 카메라만 설치하면 그만이므로 구조적으로 안정적이며, 회전 시에도 승무원은 움직이지 않고 카메라만 회전시켜 전방위를 편리하게 관측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열영상 장비 등을 탑재하여 광학식 잠망경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열영상 잠망경을 사용할 수 있는 등 많은 이점이 있다. 비관통식 잠망경을 사용하는 잠수함의 대표적인 사례는 미 해군버지니아급 공격원잠이고 한국 해군에서도 운영중인 214급의 경우도 비관통식 잠망경을 사용한다.
재미있는게, 버지니아급 잠수함의 이 비관통식 잠망경을 조종하는 기기는 엑스박스 컨트롤러를 사용한다. 기존의 전용 조이스틱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조작법도 간편한데다 쉽게 배울 수 있어서 사용한다고.

5. 여담


전차에 달려 있는 망원경은 방향 포경이라고 부른다. 또한 요즘 잠망경은 산소를 절약하기 위해 무연소 등명구가 설치된 곳이 많다.
매체에서는 어째서인지 상어등지느러미와 비슷한 용도로 연출된다. 물 위에 삼각형 모양의 등지느러미가 오가는 걸 통해 '여기 상어 있다'를 암시하는 것처럼, 잠망경만 멀뚱히 튀어나와 오가는 모습을 통해 '여기 잠수함 있다'를 알려준다. 잠망경 렌즈에 보는 사람의 눈이 깜박거리는 게 비치거나 뭔가 갑자기 튀어 나와서 놀랄 때 눈알이 잠망경 밖으로 튀어나가는 클리셰도 있다.
초등학교 6학년 과학 교과 과정에는 잠망경 만들기가 있었으나, 최근 개정으로 사라진 듯 하다. 2009년 정규과정에 포함되어 있었다.
물속에서 펠라치오를 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6. 대중 매체


  • 포켓몬스터 - 로켓단이 사용하는 잉어킹 잠수함은 잠망경을 달고있다.
  • 더 캣 - 고양이가 쓴 모자(...)
  •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 1편에서 존스 박사가 유보트에 몰래 올라타 나치의 비밀기지에 잠입하는데, 영화에선 잘 나오지 않지만 소설판에서는 유보트의 잠망경에 채찍으로 몸을 묶고 버텼다는 묘사가 있다. 또 3편에서 전차 승무원이 외부 관측용으로 잠망경을 사용하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곧이어 존스가 잠망경을 발로 차버리는 바람에 관측수가 손잡이에 맞아 나가 떨어졌다.[7]
  • 잠수함이 등장하는 모든 영화
  • 제1차 세계 대전참호전을 다룬 영상물에서 참호 속에서 잠망경을 이용해 적진을 관측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공교롭게도 유보트 잠수함도 1차 세계 대전 때 활약했다.
  • 월드 오브 탱크 - 시야와 관련된 전차 모듈로 구현되어있다. 잠망경이 파괴될 경우 수리되기 전까지 시야 범위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잠망경만 피격될 경우 잠망경은 파괴되지만 차체나 승무원에는 피해가 가지 않는다.
  • 아이스 에이지 4: 대륙 이동설 - 간접적으로 나오는데, 시드 할머니가 애완동물인 고래의 뱃속에서 시드를 잠망경으로 쓰고 동태를 살피는 장면이 나온다.

[1] 특히 유도 어뢰가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제1차 세계 대전, 제2차 세계 대전 때 대다수의 잠수함은 잠망경으로 직접 적 선박을 확인하고 조준해야 했다.[2] 사진은 미국의 전쟁 영화 퓨리의 전차 내부 씬[3] 후에 군들라흐는 폴란드 침공으로 폴란드가 개발살나자 외국으로 탈출하여 폴란드 망명 정부에 가담하였다. 폴란드 망명 정부 산업부에 근무하던 그는 프랑스 침공으로 프랑스마저 무너졌지만 심장질환으로 인해 비시 프랑스에서 남은 전쟁기간을 보냈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에 그는 지루한 법정 싸움 끝에 1947년에 자신의 특허에 대한 거액의 보상금을 다른 제작사들로부터 지급받았으며, 이후 파리 근교의 농장을 구입하여 1957년 죽을 때까지 그곳에서 살았다.[4] 오늘날에도 군들라흐 잠망경은 몇몇 전차와 장갑차에 쓰이고 있다고 한다.[5] 참고로 폴란드-리투아니아의 천문학자인 얀 헤벨리우쉬(Jan Heweliusz, 독일명인 요한네스 헤벨리우스(Johannes Hevelius)로 더 잘 알려져 있다)는 이미 1647년에 자신의 저서인 《월면학(月面學, Selenographia)》에 초기 잠망경에 대해 묘사한 바 있으며, 잠망경의 군사적 용도로서의 사용 가능성도 보여준 바 있다. 당연히 오늘날 많이 폴란드에서 띄워주고 있다. 단 '헤벨리우스'가 아닌 '헤벨리우쉬'로서. 애초에 헤벨리우쉬 입장에서는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 것이 그는 독일어를 사용했지만 폴란드어도 사용했으며 자신을 폴란드 시민으로 생각했다.[6]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잠망경 하부 프리즘이 고정된 채 상부 프리즘만 회전시키면 상이 거꾸로 뒤집혀 버린다. 그래서 잠수함 영화 등의 매체에서도 함장이 잠망경을 이리저리 돌릴 때 몸통째로 돌리는 것을 볼 수 있다.[7] 그런데 자세히 보면, 인디애나 존스가 발로 찰 때 돌아가는 방향과 관측수가 맞을 때 손잡이가 회전하는 방향이 다르다. 영화 '옥에 티' 찾기에서 자주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