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성 드리프트
1. 개요
Scandinavian Flick
일본에서 慣性ドリフト(관성 드리프트)라고 불리며 영어권에서는 '''스칸디나비안 플릭''' 혹은 펜듈럼 턴(Pendulum Turn)이라고 불리는 이 주행 기술은 차량의 전후의 무게중심 이동의 딜레이를 이용한 기술이다.
방법은 코너의 앞에서 코너 방향과 반대로 틀었다가 충분한 관성을 얻었다고 생각되면[1] 원래 방향으로 틀어주는 것. 코너 반대 방향으로 틀었을 때 자동차는 그 방향으로 진행하게 되며, 관성으로 인해 계속 그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여기서 다시 코너의 원래 방향으로 틀어주면 전륜은 코너를 따라 움직이지만 후륜은 아직 관성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전후 밸런스가 흐트러진다.[2] 전륜은 코너쪽으로 나아가는데 후륜은 그 반대쪽으로 빠지려고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차량은 급격하게 방향을 전환할 수 있다.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방향전환을 하는 드리프트 방법이며, 상대적으로 급격한 코너를 공략할 때 활용된다. 차량의 구동방식과 무관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영상을 보면 정확히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다.
숙련도가 높을수록 점점 더 먼 곳에서부터 여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시케인이 이어져있을 경우 자연스럽게 사용 되기도 한다.
현실에서는 모터스포츠 중 접지력 수준이 최상인 포뮬러 1 레이싱이나 DTM 투어링카 레이스에서는 타이어 마모와 가속력의 손해 때문에 그립 주행보다 효율이 떨어져 거의 쓸 일이 없다. 충분한 그립 확보가 불가능한 월드 랠리인 챔피언십과 크로스 경기에서 애용되는 필수에 가까운 기술.
실제로 콜린 맥레이(1968-2007) 선수는 코너가 이어지는 구간이 있으면 첫 코너를 고속으로 탈출하는 동시에 스칸디나비아 플릭을 사용하여 두 번째 코너를 고속으로 탈출하는 묘기를 보인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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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이니셜D의 후지와라 타쿠미의 특기 중 하나다. 작품 초반에 타카하시 케이스케가 빠르게 자기 차를 앞지른 뒤 속도를 줄여 코너링을 할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관성 드리프트를 시전해 코너를 통과하는 타쿠미를 보고 외친 "뭐지?! 관성 드리프트...?(なに⁈ 慣性ドリフト...?)"라는 대사는 이니셜D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사 중 하나일 정도. 영어권에서는 Kansei Dorifto 로 번역되어 사용된다. 관성은 그렇다치고 드리프트마저도 일본어의 발음에 맞춰 D'''o'''rift'''o''' 인게 포인트. 국내에서도 이니셜D를 패러디할때는 일본어 발음에 맞춰 "칸세이 도리후토"라고 부른다.
2. 페인트 드리프트와의 차이점
일반적으로 관성 드리프트, 스칸디나비안 플릭, 페인트 드리프트는 동의어로 쓰인다. 그러나 관성 드리프트와 페인트 드리프트를 서로 다른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을 수 있다. 그 구분은 이름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는데, 관성은 차에 실린 운동량을 이용한다는 의미가 강하고, 페인트(feint)는 드리프트 진입시 일시적으로 코너의 반대방향으로 조향하는 행위나 그런 차의 거동에 주목하는 것이다. 구체적 사례를 들자면 이어지는 긴 S자 코너나 여타 다른 이유[4] 로 이미 드리프트를 하기 위한 충분한 조건이 갖춰진 경우에 관성 드리프트라 할 수 있겠고, 그렇지 않아 인위적으로 차의 거동을 조작해 만들어줘야 하는 상황이라면 페인트드리프트라 할 수 있겠다. 결국 관점과 맥락의 차이일 뿐 기본적인 원리는 같다. 간혹 고속-중저속[5] , 드리프트 진입 시점을 차이점[6] 으로 드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실제로 그런 상황에서 많이 쓰이기에 실용적 관점이라 할 수 있다.[7] 서로 현격하게 다른 것이 아니니 구체적인 상황과 말하는 의도에 따라 편한대로 구분하자.
3. 신세기 GPX 사이버 포뮬러의 이너셜 드리프트를 잘못 부르는 말
신세기 GPX 사이버 포뮬러의 주인공 카자미 하야토가 나이트 슈마허로 변한 스고 오사무를 꺾기 위해 아스라다의 백업을 해제하고 혼자 힘으로 달려 터득한 드리프트 기술로 알려져 있으나 사실은 작중에 분명히 '''"파워 드리프트와도 다르고 관성 드리프트와도 다른 코너링이에요"''' 라고 경기 해설자의 목소리를 통해 못박아 둔 바 있다. 결국 알려진 바와 다르게 작중에서 해당 기술은 '''이너셜 드리프트'''라고 불릴 뿐, 관성 드리프트로는 불리지 않는다. 작중 설명에 의하면 오프로드에서 쓰이는 테크닉이라는 듯.
원리는 타이어의 슬라이드를 막는 트랙션 제어를 해제시켜 적극적으로 뒤를 흘린 후, 타이어의 그립을 최대한으로 써서 브레이킹과 코너링을 동시에 하는 것이다. 정말로 이런 게 가능하다면 이론상의 설명으로는 속도를 죽이지 않은 상태에서 코너로 진입하고 빠져나오는 것이 가능해 말 그대로 엄청난 기술이 될 것이다.
하지만 아스팔트가 깔린 서킷 위에서는 현실적으로 약점이 있는데, 일단 타이어의 마모도 문제거니와, 접지력이 높은 상황에서 이 기술을 사용한다고 치면 구동계와 바퀴의 정렬상태에 심각한 무리를 가하는 주행이기 때문이다. 작중에서도 나이트 슈마허(스고 오사무)가 '큰 약점이 있는 기술'이라고 독백했지만, 이너셜 드리프트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머신인 슈퍼 아스라다 AKF-11의 개발자인 클레어 포트란이 "더블원의 파워와 아스라다의 제어 시스템이 있다면 최강의 무기가 된다"는 식으로 말하면서 설정 쉴드를 쳤다. 게다가 감속하지 않으면서 코너링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드리프트에 들어가기 전에 속도를 줄여버리면 별다른 위협이 되지 못하는게 또 다른 약점. 이걸 이용해서 신죠가 하야토를 효과적으로 가드하기도 했다.
어쨌든 약점이 있다고 언급되었으므로, 처음에는 작중에서도 타이어의 마모를 의식해서 중요한 순간에만 사용한다. 그러나 작품이 좀 더 진행된 나중에는 그런 거 없고 흔한 기술이 된다. 심지어 제로에서는 더블 이너셜 드리프트라는 식으로, 코너에서 한 번 꺾을 걸 두 번 꺾는 무지막지한 스킬이 등장한다. 한 술 더 떠서 좀 더 가면 블리드 카가와 신죠 나오키[8] 도 이너셜 드리프트를 사용한다. 아무래도 더블원 이후의 사이버 머신들과 이 셋의 실력은 정말로 보통이 아닌 모양.
위 1항목에 나와있다시피 오프로드에선 선택이 아닌 필수인 스킬. 그래서 작중에서도 해설자가 오프로드에서 사용된다고 말하며 하야토가 사용하는 드리프트는 파워 드리프트, 관성 드리프트에도 속하지 않을만큼 대단한 것이라고 극찬한다.
예전 같았으면 신소재 아스팔트나 신소재 타이어나 신기술이 나와서 해결했겠거니 하고 넘겼겠지만, 이것도 옛말인게 작품의 세계관은 2016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극중에서는 저런 걸 가능하게 하는 신소재나 신기술 같은 것은 보이지도 않는다. 아마도 사이버포뮬러 세계관에서는 사이버포뮬러 분야에 얽혀있는 연구들만 이상하리만큼 독보적으로 진행된 모양이다.
[1] 돌아야 하는 커브의 각도, 주행 중인 노면의 재질과 상태, 탑승한 차량의 성능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것으로, 어느 정도의 관성이 필요한지는 직접 달리면서 경험적으로 습득할 수 밖에 없다.[2]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에서 관성은 충분한 물리력을 행사할 수 있고, 여기에서 탑승자는 자동차의 무게가 한쪽으로 이동하는(쏠리는) 느낌을 받게 된다. 숙련자들은 이 느낌을 잘 기억해두고 관성 드리프트 기술에 적용한다.[3] 영상은 미국 뉴햄프셔에 위치한 랠리 스쿨의 주행 테크닉 강좌.[4] 노면의 불규칙한 상태나 둔덕, 혹은 가속중 오버스티어 등 여러 이유로 코너 이전이 직선주로였다 하더라도 차가 반대 방향을 향하고 있을 수 있다. 깔끔한 이론에 비해 실제 주행 상황은 하나하나 따지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변수가 어마어마하게 많다.[5] 저속이라면 타이어의 마찰력이 너무 강하기에 상대적으로 큰 횡가속도가 필요하고 따라서 큰 준비동작이 필요하다.[6] 저속일 때는 차의 거동이 격렬하고 변곡점 사이의 거리가 짧아지기 때문에 이르게 시작해버리면 그냥 코스 밖으로 나가거나 잠깐 비틀대고 만다.[7] 그러나 보고 판단하는데 쓸 기준으로는 조금 모자르다.[8] 카가는 더블원 후반부에 첫 시도를 무리하게 하였고, SIN에서는 오거를 몰고 하야토와 패러렐 드리프트를 선보였다. 신죠는 이슈자크를 몰고 다운힐 코너에서 차를 완전히 꺾어 들어가는 신기를 선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