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개미

 


1. 소개
2. 습성
3. 계급
4. 군체와 이동
5. 기타


1. 소개


army ant, marabunta[1]
아프리카남아메리카에 서식하는 개미 종류. 마냥개미나 혹은 유랑개미라고도 한다.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진 종류로는 가시방패개미아과(Dorylinae)에 속한 남아메리카 아마조니아의 미국방랑개미속(''Eciton'')과 아프리카의 장님개미속(''Dorylus'')[2]이 있다.



2. 습성


이 개미는 엄청난 수의 개미가 한데 몰려다니며 유랑생활을 한다. 덩치도 큰 데다 한번 휩쓸고 간 자리는 거의 아무것도 남지 않기에, 여타 개미들은 물론[3][4] 일반적으로는 개미의 천적 노릇을 하는 개미핥기도 군대개미는 자주 먹지 않는 편. 자이언트지네, 타란튤라 같은 싸움 잘한다고 소문난 절지동물도 군대개미 앞에서는 끝장없다. 심지어 남미에 유입된 살인벌들도 군대개미한테 당하는 정도.
병정개미의 턱 힘이 세기 때문에 원주민들에겐 상처 봉합에 응용하는 전통요법이 있다. 병정개미를 잡아다 상처를 물게 한 뒤 머리만 남겨두고 몸은 떼버리면, 머리만 남은 개미는 상처를 계속 물고 있기 때문에 봉합하는 셈이 된다. 영화 아포칼립토에도 이러한 모습이 나온다.[5] 특이한 점은, 아마존과 아프리카 양쪽의 원주민 모두가 이 방법을 사용한다고 한다. 스타워즈(소설)을 보면 유우잔봉들이 사용하는 상처 봉합법이 여기서 유래되었다고. 사실 2천여 년 전 고대 인도라든지 여러 문명에서도 이러한 의료기록이 남아있고 지금도 장비가 없는 상황에서 상처 봉합에 가장 마지막으로 쓰이는 방법이기도 하다.
'군대'개미라고 부를 만큼 조직력과 협동심이 강하다. 자신보다 덩치나 턱이 몇 배나 큰 덩치와 턱을 가지고 있고 수성전에 특화된 흰개미의 집을 박살낼 수 있는 것도 바로 그 때문. 거기에 일개미는 크기별로 카스트가 세분화된다. 턱이 거대한 갈고리 모양인 병정개미는 대열 바깥쪽에서 턱을 벌리고 대열을 지키며, 병정개미보다 턱이 작은 버금대형 일개미는 사냥감의 고깃덩이를 옮기기에 아주 적합하다. 그리고 일개미의 80%를 차지하는 중형 일개미들이 모든 일을 도맡는다. 개미들은 자기가 맡은 일에 맞춰 신체구조가 적합한 형태를 이루고 저마다 한 몸처럼 협동한다.
그리고 번식 등을 위해 잠시나마 집을 짓기는 하는데 이것도 군대의 숙영마냥 나다 싶은 일개미들이 서로 얽혀 임시 가옥 형태를 만들고 일이 끝나면 알과 식량을 하나씩 물고 이동 준비를 하는 식.
종에 따라 식성이나 습성이 조금씩 다르다. 가장 대표적이고 널리 알려진 에키톤 부르첼리 종은 경로상의 모든 동물[6][7]을 닥치는 대로 공격하지만, 정작 같은 개미들에게는 그다지 공격적이지 않다. 그러나 에키톤 라팍스 종은 굴을 파고 사는 다른 개미 종을 주 타겟으로 삼고, 그 외에도 흰개미를 주로 잡아 먹는 종, 지네사냥에 특화된 종 등등 특성이 다양하다.

3. 계급


[image]
''Eciton buchellii''
이들의 특징은 같은 종의 개미도 계급에 따라 크기가 천지차이라는 것인데, ''Eciton''속의 일개미와 병정개미들의 크기 차이는 3mm부터 12mm까지 매우 다양하다. 이 크기로 계급이 결정되며, 계급마다 역할은 다르다.
  • 대형 : 가장 큰 계급이며, 흔히 병정개미라고 불린다. 갈고리 모양의 거대한 턱이 특징이고, 주로 행렬의 바깥쪽에 서서 경계를 선다.
  • 버금대형 : 두번 째로 큰 계급이며, 긴 다리와 넓은 큰턱이 특징으로 먹이를 운반하거나 장애물을 치우는 역할을 맡는다.
  • 중형 : 일개미의 80%를 차지하는 계급으로, 개미로서의 모든 일을 도맡아 한다.
  • 소형 : 가장 작은 계급으로, 여왕 주변에 붙어 여왕의 시중을 든다.
  • 여왕개미 : 특이하게도 날개가 없다. 군대개미는 결혼비행을 하지 않는다. 덩치가 무지막지하게 큰데 진짜 큰놈들은 10cm가 넘는다! 현존하는 여왕개미 중에선 덩치가 가장 크다.[8]정착하여 번식하는 동안 알을 수천개 낳아서 차세대 일개미들을 길러낸다. 무리가 충분히 커진 이후에는 무리에게 선택받은 여왕 두 마리가 무리를 반으로 갈라 따로 살림을 낸다. 이 과정에서 낙오된 여왕개미는 일개미들에게 억류되어 후방에서 죽는다.
  • 수개미 : 날개가 있다. 이들은 날아다니면서 번식할 무리를 물색한다. 적당한 무리를 찾은 수개미는 날개를 떼고 페로몬을 위장한 다음 여왕개미가 있는 중심부까지 잠입해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들통나면 그대로 토막나 애벌레들의 식량이 된다. 혹은 번식 페로몬을 내보내 장가들러 왔다는 신호를 보내고, 날개는 수개미를 인식한 일개미들이 떼어 주기도 한다. 교미에 성공한 수개미들의 운명도 별반 다르지 않아 결국은 잘게 잘려서 애벌레들의 먹이가 된다.

4. 군체와 이동


일반적으로 한 군체에 수십~수백만마리의 개체가 존재하지만 아프리카의 Dorylus속은 한 군체가 최대 5000만마리에 달하는 개체를 보유한다. 수정에 성공한 신 여왕개미가 군체의 일부를 이끌고 분가하는 방식으로 인해 복수군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때문에 생긴 대중들의 오해 중 하나가 군대개미가 지나가기만 하면 모든 동물이 다 털린다는 이야기. 군대개미가 먹이를 많이 구하기 위해 쉴 세 없이 돌아다니는 생태적 특징을 미디어에서 과장된 도시전설이다. 영화 내에서 군대개미가 때로 달려들어서는 사람을 넘어뜨려 굴 속에 집어넣는다던가. 사실 영화만큼 군대개미의 행렬 규모는 크지 않다. 만약 그 정도 규모이다 한들 밀리그램에 해당하는 개미가 킬로그램인 사람을 넘어뜨린다는 소리는, 힘이 수 배 강한 쥐 수천만마리가 때를 지어 일제히 달려들면 10층 짜리 빌딩 한 체를 넘어뜨린다는 것과 같은 말도 안되는 소리가 된다.
도시전설일 수밖에 없는 게, 군대개미 행렬이 아무리 커 봐야 행군 속도는 말 그대로 개미 걸음걸이 속도일 뿐더러 공격받더라도 그냥 2보 걸어서 나오면 되고, 무엇보다 군대개미 행렬의 방해하거나 하지 않는 이상 먼저 공격받을 일도 없다. 방해한다고 해서 개미 몇십마리가 올라타 깨물어봐야 따끔할 뿐, 거기서 더 올라탄다고 해서 생명 위협까지 간다는 건 순 말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국내 양봉장 꿀벌집이나 창문 근처 쌍살벌 집을 건드리는게 정말 위험한거다.
단순 풀을 뜯어먹는 초식동물 경우만 해도 걷는 순간 개미가 죽어나간다. 한 마리만 해도 영향력이 큰데 이들 역시 무리 지어서 걸어다닌다. 그리고 소형 포유류라고 해서 그리 위험한 것도 아닌게, 쥐가 군대개미 행렬 옆에서 멀뚱멀뚱 구경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즉 건드리지만 않으면 당할 일은 없는 셈. 오히려 배고파서 제일 바깥녀석을 한 마리씩 잡아먹기도 한다. 베이비파우더를 물에 타서 신발에 바르면 군대개미들이 미끄러져서 아예 기어오르지도 못하는 모습이 다큐멘터리에서 나오기도 했다.
이동로에 인간이 사는 경우도 있는데, 군대개미의 이동 시기를 다들 대충 알고 있기에 미리 다른 곳으로 피해 있는 등 군대개미의 이동을 방해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아니면 귀찮아서 그냥 집 안에 있는다. 또한 이들이 한번 쓸고 가면 집안에 있는 '''모든 해충이나 해수들이 사라지기 때문'''에 오히려 좋아하는 경우도 많다(...). OBS 위대한 자연 : 열대우림의 전사, 군대 개미 다큐멘터리에서도 나왔는데 현지인들의 말로는 군대개미가 바퀴벌레 같은 해충들을 잡아먹는다고 자신들한테 친구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이로운 곤충이라고...
군대개미가 민가에 자리를 잡아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면 그냥 계피나무[9]를 갈아 물에 섞어 뿌리던가 아님 농약을 뿌리면 그만인 간단한 벌레일 뿐이다.https://www.youtube.com/watch?v=34ohTc-wykk 아니면 이 영상처럼 그냥 삽들고 왕국 전체를 털어버리던가.
참고로 군대개미들은 시력이 거의 없는 것과 다름없어 가만히 있는 물체를 인식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도 가만히 있는 인간에게 기어오르는 이유는 나무로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실제로 가만히 있는 곤충들은 군대개미에게 아무 해도 받지 않는다. 대신 군대개미들은 진동을 감지해서 움직이는 물체를 아주 잘 인식할 수 있다고 한다.
인디아나 존스4에서도 출연해 엄청난 물량공세를 보였다. 도망가던 소련군 운전병인 사이푸(Saifu)의 몸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뒤덮어 물어 뜯거나 안토닌 도브첸코 대령을 개미집으로 끌고 가는, 참혹하다 못해 잔인하기도 한 장면이 나오는데, 이런 건 당연히 과장. 감독도 이에 대해서 공포감을 조성하기 위해 만든 장치일 뿐이며, 영화는 영화로 봐달라고 해명했다.
맥가이버에서도 맥가이버 친구가 자빠져서 군대개미 떼에게 끔살당하고 같이 개미잡던 동료도 끔살당하지지만 실제로 먼저 공격하지 않는다면 이런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자는 중에 습격당하는 경우 매우 심각한데, 고막이나 점막 등에 심각한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죽는 사례도 있다고 하니 [10]

5. 기타


이렇게 작은 생물들에게는 무서운 군대개미지만, 열대우림에서 이들에게 의존하는 생물들이 꽤나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 개미새: 군대개미 행렬을 따라다니며 도망가는 곤충들을 잡아먹는 여러 종류의 새들을 이렇게 지칭한다.
  • 개미나비: 암컷들이 번식을 위해 군대개미 무리를 따라다닌다. 그 이유는 암컷이 알을 낳기 위해서는 질소가 꼭 필요한데, 문제는 열대우림에서 그나마 질소를 얻을 수 있는 곳이 새의 배설물이다. 그런데 열대우림에서 새똥을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고...... 그래서 군대개미 행렬을 따라다니며 위에서 언급된 개미새의 배설물을 섭취해서 질소를 보충하는 것.
흰개미 가운데 개미탑을 짓는 종류는 이 군대개미를 막기 위해 개미탑을 짓는 거라는 설이 있다.

군대개미들이 자신들의 몸을 이용해 스스로 다리를 만들어 벌집을 공격하는 모습

손가락을 무는 병정개미

독사(!)를 공격하는 군대개미
침팬지흰개미 낚시마냥 낚아 먹는 경우도 있다. 1미터 정도에 손가락 굵기의 가지를 군대개미 무리에 갖다 대면 군대개미들은 곧바로 나뭇가지에 기어 오른다. 이 오른 군대 개미들을 손으로 훑어 곧장 입에 넣고 깨무는 것. 군대개미가 침팬지 자신을 물지 못하도록 매우 빠른 속도로 처리한다. 위험해서인지 군대개미 낚시는 침팬지가 여섯 살은 되어야 배운다고 한다. 흰개미 낚시는 세돌 정도에 배우는 것과 비교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인 '개미'와 제3인류에서도 나온다. 국내 번역판에서는 '마냥개미'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콩고 공화국피그미족을 조사하러간 다비드 웰즈와 그의 가이드인 반투족 은고마가 아마존 안에서 개미들의 행렬에 맞닥드리게 되는데, 작중에서 이 개미들이 뭐든지 먹어치우는 개미들로 묘사되었다.[11] 뱀이나 생쥐, 새, 심지어 개미들을 피하기 위해 나무에 올라갔다가 나뭇가지가 부러져 떨어진 은고마마저 먹었다(...).[12]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노벨 문학상 수상작 백년 동안의 고독 마지막 부분에 근친상간에 의해 돼지꼬리를 가지고 태어난 아기가 군대개미 떼에게 잡혀 개미굴로 끌려들어가는 장면이 나온다. 한 집안의 몰락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장면.

[1] 원래 스페인어로 무리나 군중을 의미하는 단어인데 군대개미들이 무리를 지어다니며 마구 먹어치우는 것에서 붙게 된 명칭이다.[2]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에 나오는 마냥개미가 이 종류다.[3] 근거지 심층부까지 파고들어가 싹쓸이한다.[4] 물론 군대개미끼리는 예외. 진화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당연한 게 일정 수준 이상의 호전성을 가진 종들은 모두 도태되었기 때문이다.[5] 다만 아포칼립토 영화에 나오는 개미는 총알개미(''Paraponera'' sp.)일 수도 있다.[6] 자기들이 이길 가능성이 거의 없는 중형 동물에게도 거침없이 돌격한다. 물론 그런 중형 동물들은 징그러운 군대 개미 행렬에 치를 떨며 비켜선다.[7] 당연하지만 일단 싸움이 붙으면 그 많은 개미를 다 죽일 수는 없고 그렇다고 개미도 그 동물을 물어 죽이지는 못하는 상황이 되어 버리는데, 개미들은 절대 그 동물을 우회해 갈 의향이 없기 때문에 동물이 피해 주는 거다.[8] 일개미의 경우는 호주의 불독개미가 가장크다.[9] 계피에는 곤충이 매우 싫어하는 기피성분을 가지고 있다. 곤충에게 억지로 먹일 경우 대부분 죽는다.[10] 군대개미의 예는 아니지만 최재천 교수도 자신의 저서 '개미제국의 발견'에 이 일화를 적어놓고 있다. 아마조니아 정글에서 아즈텍개미를 연구할 때 바지 속에 들어와서 그곳을 깨무는 개미가 가장 곤혹스러웠다고...[11] 각종 생물들이 산성액체에 닿아서 사르르 녹아버리는 것같다고 묘사되었는데 실제로 그정도 까지는 아니다.[12] 해봐야 개미걸음인데 그냥 뛰었으면 살지 않았을까 하지만 풀숲이 우거진 아마존이라는 점을 따져보면 뛰기 힘들어서 나무에 올라갔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