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주의/기독교
1. 개요
종교개혁 시기를 지나 근대로 넘어오면서 많은 학문들이 이성에 기초한 과학의 발전에 많은 영향을 받았는데, 신학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리하여 18세기 이후 현대 문명의 발전에 대한 긍정주의 및 근대 이성에 대한 낙관주의가 기독교 안에서 퍼지면서 자유주의 신학이 신학의 주류가 되었다. 그 당시 이런 움직임에 대한 반동은 크게 세 가지로 보는데, 이들 중 하나가 가톨릭의 모더니즘 단죄이고, 다른 하나가 바로 개신교의 근본주의 태동이다.
자유주의 신학은 1·2차 세계 대전을 겪으면서 이성이 얼마나 야만적이고 비인간적일 수 있는지, 이성에 대한 맹신으로 인해 인간의 존엄성이 얼마나 초라하게 짓밟히는지를 체험하면서 몰락하였다. 그리고 자유주의 신학에 대한 반동으로 나타난 가톨릭의 모더니즘 반대는 자신의 영역에서 굳건한 지지를 받고 있지만 개신교의 근본주의는 정통주의가 득세하며 몰락해가고 있는 중이다.
미국에서 근본주의가 생겨났다면, 유럽에서는 자유주의 신학에 대한 반발로 나름대로의 보수적 신학관을 견지하는 정통주의와 유연하고 진보적인 신정통주의가 태동되었다. 그러나 지역에 따라 미국에서는 근본주의가 무조건 우세할거라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 근본주의는 신학적 특성상 이성을 버렸기에 아무런 신학적 성과를 얻을 수 없었기에 정통주의 신학에 크게 밀려버렸다.
2. 가톨릭
흔히 가톨릭은 교황청의 지도를 일률적으로 받고 다른 종교들에 보다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며 나주 성모동산 사건의 사례처럼 파문하는 중앙통제 제도가 있으므로 근본주의가 아예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성 비오 10세회처럼 근본주의에 근접한 단체들도 엄연히 존재한다. 단지 개신교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지 않을 뿐이다.
가톨릭 근본주의자들은 미사에 현대 음악이 도입되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이다. 이들 중 교황청과 화해하지 못한 일부 집단은 1969년 이후 전 가톨릭교회에 일괄적으로 도입된 새 미사[1] 는 개신교의 영향에 오염된 것으로 보기 때문에 거부하고, 오직 트리엔트 미사를 고수한다. 그래서 전통 가톨릭 신자들 사이에서 이점에 대해 논쟁이 많다. 교회법상 합법적인 전통 가톨릭 단체는 새 미사의 유효성·합법성을 인정하지만, 그런 단체에서 운영하는 성당에 출석하는 신자들[2] 은 되도록이면 새 미사 참례를 회피하고 거리를 두는 경우가 많다.
개신교에 대한 태도에 있어서는 현대 가톨릭과 달리 전통 가톨릭에서는 교회일치운동에 적대적이며, 개신교 근본주의 계열이 가톨릭에 하는 것처럼 개신교를 여전히 이단 열교라고 부르며 적대시한다. 떼제기도나 성령세미나 등 20세기 중후반 이후 개신교의 영향으로 생긴 새로운 가톨릭 기도나 행사에도 대체로 부정적이다.
현대 가톨릭은 개신교를 이단으로 보는 관점을 공식적으로 폐기한 것은 아니다. 다만 대개 사목적 이유로 개신교를 순화된 표현으로 '갈라진 형제'라고 부른다. 전통 가톨릭이나 현대 가톨릭이나 구원의 '유일한 수단'은 오직 가톨릭 교회라고 규정한다.[3] 그러나 가톨릭이 구원의 유일한 수단이지만, '불가항력적으로'(자기 탓 없이, 고의적 의도 없이) 가톨릭을 모르는 개신교나 타종교인은 구원의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전통 가톨릭에서도 이는 크게 다르지 않으나, 가톨릭 근본주의에서는 대외적 표현이 더욱 강경하며, 전통 가톨릭 내에서도 더 강경한 쪽은 개신교를 아예 '사탄이 거룩한 교회(가톨릭 교회)를 파괴하기 위해 만든 악마집단'으로 보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
동성애자들에 대한 태도에 있어서, 전통 가톨릭은 현대 가톨릭보다 더 엄격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현대 가톨릭 교회의 경우에는 성생활을 하고 있는 동성애자들에 대해서 영성체와 기타 성사를 받는 것을 금지하되 미사 참례 자체는 금지하지 않지만, 전통 가톨릭에서는 성생활을 하고 있는 동성애자들에 대해서 영성체는 물론 미사 참례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동성애 성향 자체에 대해서는 전통 가톨릭이나 현대 가톨릭이나 미사 참례와 영성체 자체를 못할 죄로 보지 않는다. 전통 가톨릭에서도 성생활을 하지 않고 있는 동성애 성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미사 참례와 영성체 둘 다 허용하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군주제와 공화제를 이상적인 정치체제로 추구하는데, 단 여기서 말하는 공화제는 민주공화제(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아니라 가톨릭을 국교로 지정하거나 최소한 친가톨릭 성향의 공화제다. 사실 성경에서는 왕국, 즉 군주제가 강조되고 있고, 가톨릭 교회가 군주제 성향을 띄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가톨릭 교회=새 예루살렘=그리스도의 왕국인 셈이다. 물론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건 아니고, 비교적 올바른 정치체제로 보긴 하지만 그렇다고 교도권 차원에서는 민주주의가 아니면 절대 안된다는 식으로 엄청나게 신봉하고 긍정하지도 않는다. 민주주의는 일반적으로 올바르지만, 동시에 모순된 점도 무시할 수 없다고 보는 게 정확한 입장일 것이다. 일부 전통 가톨릭 신자들은 민주주의에 대단히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기도 한다. 아무튼 보수 개신교 평균보다도[4]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더 강한 편이다.
더 자세한 것은 전통 가톨릭 문서를 참조하자.
3. 정교회
정교회 근본주의는 사상적 측면이나 지정학적 관점에서 해당 정교회를 믿는 민족국가(그리스, 세르비아, 러시아, 조지아 등)의 일종의 민족주의 내지는 문화적 국수주의 성향을 띠고 있다.
특히 현대 러시아에서 매우 강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들은 반 서구주의, 반 모더니즘적 이데올로기를 주창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신조의 바탕에는 신성한 러시아 혹은 모스크바 제3의 로마 이론에 근거하고 있다. 그래서 개중에는 현재의 국가 체제에 불만족하고 옛 러시아 제국의 부활을 추구하는 분위기도 있다.
4. 개신교
5.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
몰몬교의 근본주의는 보통 1890년 경부터 시작되었다고 여겨진다. 1890년 교회 본부에서 일부다처제를 금지하였고, 이에 반발한 일부 교인들은 파문을 당한다. 이들은 이후 자신들만의 교단을 꾸리는데, 이 중 가장 대표적인 예가 FLDS(Fundamentalist Church of Jesus Christ of Latter Day Saints) 이다. 1931년 창설되었으며, 이 교단은 일부다처제를 긍정한다. 이 교파의 교주인 워렌 제프스는 텍사스 주 대저택을 짓고 무려 50명의 부인을 거느리고 있었다. 제프스는 2006년 성범죄 혐의로 FBI에 체포되어 현재 종신형을 받고 교도소에 수감중이다. FLDS 교인들은 텍사스에 성전을 두고 있고, 그 외에도 유타주, 애리조나 주 등지에 자신들만의 주거지역을 차리고 거기에 모여 세상과 단절된 체 살고 있다.
[1] 현재 성당에서 드리는 일반적 '미사'라고 알려진 미사전례. 바오로 6세 미사, 노부스 오르도 전례라고 불린다.[2] 전통 가톨릭 활동이 미미한 한국과 달리[3] 여기에 대해선 현대 가톨릭이 교리를 변경했다는 식의 내외 주장이 많은데, 이는 오해이다. 사목적, 대외적 호칭이나 태도와 별개로 가톨릭의 구원론은 바뀐 것이 거의 없다. 2000년대 발표된 교황청 교령 《주님이신 예수님》 등에 이 점이 잘 나와있다.[4] 신정주의를 외치는 똘끼충만한 일부 부류를 제외하고는, 사회문화적 자유주의를 혐오할지언정 정치적 자유주의 내지는 자유민주주의 체제 자체를 부정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