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치
매일 지나가는 이 길도 알 수가 없지
여기는 어디 나는 누구 정신이 없지
제대로 찾아가면 우연의 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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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모아 아파트 OST 中
1. 개요
길 찾는 능력이 떨어져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하고 헤매는 사람을 칭하는 말. 인지도가 비교적 낮을 뿐이지 길치도 일종의 장애인이다. 선천적으로 뇌의 방향 감각 능력이 일반인보다 현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구조가 복잡하거나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이 애매할수록 헤매기 쉽지만, 심하면 방금 지나왔던 길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1.1. 상세
이런 이들에게 길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내비게이션이나 스마트폰은 그야말로 신의 축복이다. 그러나 기계치거나 지도에도 없는 골목 또는 건물 내부에서 헤맬 땐 무용지물. 아예 내비게이션, 스마트폰 등을 볼 생각도 안 하는 경우도 제법 된다. 주변 사람들에게 묻는 것조차 번거롭고 부정확하다는 이유로 싫어하는 사람까지 있다. 물론 길치만 그러는 건 아니다. 그러나 스마트폰도 100% 믿을 것은 못 된다. 지도는 위에서 바라보았을 때를 기준으로 표시한 것이라 보행자의 시야에는 들어오지 않는 건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랫 동안 지도가 최신으로 갱신되지 않아 지도와 실제 장소 간의 괴리감이 큰 경우도 있다.[1]
길을 찾는 방법도 사람마다 다르다. 지도를 머릿속에 기억해 찾는 사람도, 길의 모양을 기억하는 사람도, 기억의 이정표가 되는 특정 건물 위주로 기억해 찾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잘 찾아다니던 길이라도 어두워지거나 해당 건물이 바뀌면 혼란스러워한다. 그러나 길치들은 이러한 개념조차 '''아예 없다'''.[2] 이 때문에 주변인이나 관계자에게 길을 묻다 방금 지나온 무언가가 생각나 깜짝 놀라는 경우가 있다. 길을 잘 찾는 사람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음치가 각 음의 차이를 구별하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다. "건물을 등지고 왼쪽으로 꺾어라."라고 해 봐야 길치는 보통 건물을 찾지도 못하고, 기준점이란 개념도 없어서 해결이 안 된다. 길치에게 그런 식으로 설명하는 건 음치에게 "반음 높여라/낮춰라." 말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지나가던 사람에게 물어 봐도 사람마다 답변이 제각각이어서 더 난감해질 수 있다. 길치가 아닌 사람은 이렇게 서로 다른 정보를 접해도 그 중 필요한 것을 취하고 필요 없는 것을 버리며 길을 찾아가지만 길치는 시각 정보와 보고 들은 내용(방향과 거리 정보)을 결합하는 것이 안 되므로 그렇게도 못 한다. 자신의 위치와 기준이 될 지점(나침판의 북쪽, 중요 지형지물 등)을 아는 것이 지도 읽기의 기본인데 그것부터가 안 되니까.
정말로 심한 사람들은 몇 년째 사는 집 주위 길조차 파악하지 못하거나, 아예 게임 속에서까지 길을 잃기도 한다.[3] 꿈이 연예인, 가수여서 되고 싶어도, 길을 못 외워 연예 기획사에 못 들어가 가수의 꿈을 접었던 경우도 있다고 한다. 연예인을 동경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슬픈 상황이다. 하지만 길치라도, 노력해서 기획사에 들어갈수 있는 희망이 존재한다.
길치는 정말 골치 아픈 능력부족이다. 종종 미아가 되기도 하고, 당신의 품에 영영 못 돌아올 수 있다.[4]
가끔 목적지까지 가는 길은 잘 찾는데 돌아오는 길은 못 찾는 해괴한 경우도 있다. 갈 때와 올 때의 풍경이 좌우가 바뀌어 다르다고 머릿속에서 대응을 못 시키는 것. 이러면 주변인들이 가는 길은 잘 찾으면서 왜 돌아오는 길을 못 찾냐고 타박하고 당사자도 속 터진다. 그래서 자신이 이런 줄 아는 길치들 중에는 어떤 길을 가다가 중간에 몇 번씩 멈추어서 뒤를 돌아보는 사람도 있다. 돌아올 때 좌우반전된 시각을 미리 머리속에 넣으려는 나름대로의 몸부림이다.
길치 사례 모음
1.2. 방향치
길치와 비슷한 표현으로는 방향치가 있으며 둘 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단어는 아니다. 뜻의 차이는 '~치' 앞에 붙은 명사 그대로 방향과 길의 차이. 길치는 길을 찾는 감각이 부족한 것이고 방향치는 방향 인식 감각이 부족한 것이지만 현실에서는 그게 그거다.
방향치도 사람 나름이어서, 정말 심각한 방향치는 좌우 개념조차 헷갈려 한다.
다소 특이하지만 의외로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방향치 중에 '시계방향치'가 있다. 상대적 방향치라고 할 수 있다. 왼쪽과 오른쪽, 앞과 뒤, 위와 아래와 같은 절대적인 방위는 헷갈리지 않지만, 유달리 '몇 시 방향'이라 하는 시계상의 방향에 약한 기질이다. 이들이 빛(?)을 발하는 곳은 다름아닌 MMORPG와 같은 온라인 게임이다. 특히 2010년대 들어서는 전략형·공략형 게임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특정 순간에 특정 위치로 가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그런데 게임 중에 예를 들어서 '''10시'''로 가랬는데 당사자는 뜬금없게도 '''2시'''에 가 있는다든가 하는 식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방향을 잘못 잡는지도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 어떤 사람들은 12시-6시를 중심으로 헷갈려셔 1시로 가랬더니 7시나 5시로 간다. 또 어떤 사람들은 3시-9시를 중심으로 헷갈려서 3시로 가랬더니 9시로 간다. 그래서 이들은 게임 내에서 트롤로 보이는 때가 다반사다. 그럼에도 이들 대부분은 침이 달린 아날로그 시계를 읽는 데에는 별 지장이 없는 때가 대부분이다.
이같이 상대적인 방위에 약한 상대적 방향치는 굳이 시계상의 방향이 아니더라도 자주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왼쪽으로 돌기와 오른쪽으로 돌기를 각종 안무 등의 연속된 동작 변화 속에서 할 때, 어느 순간 방향이 헷갈려서 엉뚱한 방향으로 도는 것이다. 한 예로, 군대를 갔다 온 남성이라면 태권도 기본 자격증을 따거나 좌향좌·우향우·뒤로 돌아 등 제식 훈련을 할 때, 유달리 도는 방향을 헷갈려하는 고문관[5] 들을 한두 명씩 봤을 것이다. 이들이 바로 상대적 방향치인 사람들이다. 그래서 이들은 현실은 물론이거니와 많은 게임상에서도 본의 아니게 남들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이 높고, 본인도 엄청난 부담감과 죄책감, 스트레스를 강하게 받는다.
1.3. 길치를 상대할 때
길을 설명하는데 길치가 목적지를 바로 코 앞에서 찾지 못해 헤매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은 길을 알려주는 사람이 정작 중요한 '''목적지 건물의 생김새는 빼놓고'''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찾고자 하는 곳이 빌딩 6층이라면, 그 빌딩 1층 간판이 무엇인지를 알려 주어야만 보행자 기준으로는 찾기 쉽다. 보행자의 눈높이에서는 높은 층에 걸린 간판이 눈에 잘 안 띄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6] 건물 위치 안내는 듣는 사람이 길치라는 걸 인지하고 해 줘야 한다.
또, 지름길 방향을 생각해서 알려주어야 한다. 동네 사람들이 흔히 하는 실수가 자신들이 산책을 할 때 스쳐 지나간 풍경을 기준으로 알려준다는 것인다. 원래 동네 산책은 지름길이나 소요 시간을 의식하지 않고 발길 닿는 대로 하기 떄문에 멀리 돌아서 가는 경우도 흔하다. 그런데 외지 사람에게 자신의 평소 생활 패턴을 기준으로 길을 설명한다면 외지인은 목적지를 멀리 돌아서 간다. 따라서 바로 옆 건물을 기준으로 설명해 주어야 한다. 동네 사람 기준으로는 네 블럭 건너 있는 건물도 바로 근처지만 외지 사람에겐 그렇지 않다. 그리고 지도, 이정표에 나와 있는 확실한 곳을 기준으로 알려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소방서 사거리를 기준으로 길 안내를 받았는데 막상 소방서가 사거리에 없다면 길 안내를 처음부터 다시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 자신이 길치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상대를 상대할 때
가끔 난 길을 잃지 않을거야! 라고 하면서 대책 없이 모르는 길을 혼자 가는 길치들도 있다.[7] 그런 길치들은 길을 잃어버렸을 때 오히려 길을 찾겠다고 직진행을 하다가 더 길을 잃어버리게 되는 수가 있다. 자신의 주위에 이런 행동을 할 길치가 있다면 상시에 대비를 해두는 것이 좋은데, 먼저 자신이 길치라는 것을 인식하게 해주고 길을 잃었을 때에는 그 자리에서 가만히 있어야 된다는 것을 세뇌하듯이 말해주어야 된다. 또한 길을 잃어버렸을 때에는 전화로 도움을 요청하라는 것도 함께 말해주어야 한다.
- 길을 잃어버린 길치를 상대할 때(전화편)
길을 잃어버린 길치들이 도움을 받기 위해서 전화를 걸면 지금 있는 장소 주변을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달라고 해야 한다.[8] 이유인즉 그 방법이 가장 속 시원하고 답답하지 않으며, 길치들과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9] 전화해서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물어보면 보통의 길치들은 그 위치를 알 수 있는 결정적인 것들을 빼놓고 다른 이상한 것들을 알려줄 확률이 높다.[10] 게다가 주변에 무엇이 있느냐고 묻다보면 오히려 무얼 말해주어야 되냐고 역질문을 하거나 말을 애매모호하게 하여 고구마를 먹는 답답함보다 더한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다. 전화를 통해서 장소를 묻는 것은 묻는 당사자가 속이 터지거나 기운이 쪽 빨리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가급적 주변 환경을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달라고 해야 한다.
1.4. 주소체계의 문제
길치가 생기는 원인 중 하나가 주소체계라는 의견도 있다. 한국이 도로명주소를 도입한 가장 큰 목적이기도 하며, 이는 지번주소가 길치에게 얼마나 불친절한 주소체계인지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대목이기도 하다.[11]
일본의 주소는 여전히 지번주소를 쓰기 때문에 주소만 보고는 목적지로 가기 힘든 편이라 길치가 많이 양산되는 환경이다.
2. 창작물에서
만화나 애니메이션 등에서는 왠지 모에속성으로 쓰이는 경우도 있으며 덜렁이스러운 느낌을 연출하는 데에 좋다.
경우에 따라선 현실보다 더 과장되어 표현된다. 길을 잃어버렸는데 저멀리 다른 도시까지 가거나 더 심하면 '''어느새''' 대양을 건너 다른 대륙으로 건너가버린다. 심지어는 마계나 이계 같은 다른 차원에 가버리는 것으로 표현될 때도 있다.
길을 잘못 들었는데 금광이나 고대의 보물을 찾기도 하고, 전쟁터에서 적의 지휘 본부, 보급 기지, 매복한 적진지 등을 우연히 찾기도 한다. 반대로 적에게 포위되거나 후퇴할때 적이 예상치 못한 곳으로 가서 무사히 도망치기도 한다.
3. 레벨 디자인에서 길치
위 영상에선 6분 50초부터 공습 명령 버튼을 못 찾고 "작동이 안돼." 하며 헤멘다. 공습 지점을 표시하는 화면 밑에 조그만 창을 클릭하면 되는데 '''너무 작아서''' 이 플레이어 눈에는 그저 배경 장식으로 보인 듯. 이 다음 영상에서 FIRE이라는 글자를 발견하고 공습에 성공한다.
주로 구조 전체가 한 화면에 나오기 어려운 FPS나 TPS에서 뻘짓과 뺑이를 반복하는걸 뜻하며, 그 원인으론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 플레이어의 방향감각이 부족한 경우.
- 다음으로 진행하는데 필요한 버튼, 아이템 등이 찾기 힘든 곳에 있는 경우. 이런 경우를 대비해 몇몇 게임에선 아이템이나 캐릭터에 실루엣 및 깜박이는 효과를 주어 플레이어가 주목하게 만든다.
- 버그로 인해 열려야 하는 문 등이 닫힌 경우.
- 맵 구조가 현실에서는 불가능하거나 실시간으로 변하는경우. 공포게임이나 일부 1인칭 게임등에서 플레이어에게 공포나 불안감 혹은 혼돈을 주기 위해 사용된다.
밸브에서도 이 길치를 의식해선지 하프 라이프 2: 로스트 코스트 이후부터 추가된 개발자 코멘터리에서도 ''''테스트 플레이어가 특정 사물을 못 보고 지나쳤기 때문에 디자인이나 구조를 바꿨다.''''고 몇 차례나 언급된다.
[1] 가령 어떤 장소에 대한 이정표가 되어줄 건물이 이미 오래 전에 철거되었는데 지도에는 아직 그대로 표시되어 있다거나...[2] 이를 짐작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설명해본다. 길치들 중 대다수는 건물 위치나 가는 길을 기억하지 않고 '그때 풍경이 참 예뻤지', '저기에 나무가 신기하게 생겼었어' 하는 식으로 기억해버린다고.. 길을 찾는 데 영 도움이 안 되는 것만 기억하는 길치들은 그나마 양호한 편이라고 한다.[3] 다만 하프라이프 시리즈나 유메닛키 같은 길찾기 요소가 강한 게임들은 게임 속에서도 길을 잃는 경우가 비교적 흔하므로 그런 게임에서 길을 잃어버렸다고 해서 자책하거나 놀리지는 말자. [4] 다만 요즘은 핸드폰이 있어서 부모님이나, 친구에게 연락하면 된다.[5] 물론, 당사자 입장에서는 매우 억울한 말이다. 애초에 뇌의 기능적 한계로 판별하지 못하는 사항인데 똑바로 하라고 외부에서 압력을 넣으니 당사자의 스트레스는 어마어마하다.[6] 가장 심한 경우가 대규모 아파트 단지. 건물이 모두 똑같고, 동 번호는 건물의 양쪽 끝 벽면 높은 곳에만 쓰여 있다.[7] 보통 자기가 길치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이 그렇다.[8] 주변에 역, 학교, 경찰서 혹은 대학병원같이 큰 건물들을 위주로 사진 찍어 보내달라고 해야 된다.[9] 물론 휴대폰 추적으로도 위치 파악이 가능하겠지만 길치가 골목으로 들어가버리면 그것은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10] 예를 든다면 자신의 옆에 새끼 고양이가 있다거나 호랑이 모양 나무가 있다고 말하는 것 등이 있다.[11] 물론 도로명주소도 완전무결하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