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말싸미/평가
1. 개요
2019년 개봉한 영화 나랏말싸미에 대한, 평가를 정리한 문서다.
2. 평점
네이버 영화 네티즌 평점이 '''자전차왕 엄복동보다 아래로''' 뚫고 내려왔다. 2019년 최악의 영화 자리를 차지하게 되면서 '''글복동'''이란 불명예가 붙었다.
게다가 돈을 내고 본 사람만 매길 수 있는 네이버 관람객 평점도 개봉 일주일도 안 되어 자전차왕 엄복동, 엑스맨: 다크 피닉스급인 7.68로 추락했다. CGV 에그 지수도 80점 내외로, 상업 영화로서는 낙제점 수준이다.[1] 비단 역사왜곡 논란뿐 아니라 영화 자체로도 매력이 떨어진다는 반증.
3. 영화 평론가 평
'''각고의 노력과 인고의 시간을 거쳐 탄생한 훈민정음'''
'''언어와 공간의 기하학적 아름다움과 인물의 진정성이 빛난다'''
- 장영엽 (씨네21) (★★★☆)
'''우리가 본 적 없던, 세종의 황량한 얼굴'''
- 임수연 (씨네21) (★★★☆)
'''한글만큼 아름다운 마음에 대하여'''
'''<변호인> 송변의 승리, <남한산성> 인조의 실패를 엮어 만든 개혁, 한글'''[2]
'''만든 건 세종, 퍼뜨린 건 백성. 그 반쪽의 이야기'''
- 허남웅 (씨네21) (★★★)
'''집념과 무리수, 주객전도'''
'''해석의 문제가 아닌 이야기의 문제'''
한글 창제 과정에 얽힌 비사를 다뤘다. 세종이 집현전 학자들이 아닌 중 신미와 한글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흥미로운 소재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소재의 신선함에 비해 이야기의 구성은 진부하다. 한글 창제에 이르는 과정은 평탄하고, 세종을 둘러싼 정치적 상황의 긴장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증명된 보편적인 학설에 반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그럴듯한 이야기로 관객의 몰입을 끌어내지 못한 것이 문제다.
- 심규한 (씨네플레이) '''(★★☆)'''
'''빛보다 그림자, 세종을 새로 조명하다'''
한글 창제는 분명 위대한 성취이자 자랑스러운 유산이다. 그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만 영화는 성취의 빛보다 거기까지 가는 과정의 힘겨운 그림자를, 상상력을 통해 들여다보고 싶었던 듯하다. 극 중 세종은 애민정신에 기초한 성군이다.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왕’과 ‘가장 낮은 자리에 있을 수밖에 없던 스님’의 만남이라는 상상은, 낮은 곳까지 이롭게 하려던 세종의 정신이 녹아든 해석으로 읽히기도 한다. 동시에 세종은 유교로 기득권을 유지하고 중전을 탄핵하려는 데만 몰두하는 신하들의 반발, 무너져내리는 건강 등을 힘겹게 버텨내던 인간이었다. 영화는 저물어가는 생 앞에서 의로운 무언가를 남기고자 하는 세종을 주목한다. 외로움과 고통이라는 파고를 거슬러 올라가며, 기어이 옳은 일을 찾아가고자 했던 그의 마지막 몇 년이 여기에 담겨 있다. 졸장부 둘을 다시 붙인 진짜 대장부 소헌왕후를 입체적으로 주목하고자 하는 시도이기도 하다. 미술에 있어서는 최근 등장한 사극 장르 중 단연 빼어나다. 선과 면, 색의 아름다움이 장면마다 물씬 배어 나온다.
-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
'''이토록 탁월한 나랏말'''
왕조의 역사를 넘어 오랫동안 칭송받는 훈민정음의 영광보다는 언문으로써 고단했던 탄생 과정에 <나랏말싸미>가 하고자 했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점과 직선, 면으로 만들 수 있는 가장 간결하고 아름다운 문자를 꿈꿨던 세종(송강호)과 신미(박해일). 이들의 갈등과 협업을 따라가다 보면 새삼 우리가 쓰고 있는 '나랏말'의 탁월함에 감탄하게 된다. 어지럽게 쌓인 미완성의 문자들 사이에서 자음과 모음을 발견하고, 인물들이 초성만으로 마음을 주고받는 순간은 한글 사용자들만이 느낄 수 있는 짜릿함까지 제공한다.
-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
'''도발적이나, 단조로운'''
다양한 훈민정음 창제설 중 야사로 존재하는 신미대사 조력설을 반영했다. 도발적이다. 한글이 어떤 과정으로 창제됐는가를 집요하게 담아낸 접근법도 새롭다. 그러나 도발적인 선택과 새로운 접근법이 만난 영화는 그다지 불꽃이 튀지 않는다. 모음 하나-자음 하나까지 세밀하게 담아낸 한글 탄생 과정이 영화적 리듬을 타지 못하면서, 극 전체가 늘어지는 느낌은 안긴다. 세종대왕과 신미 사이에 파생되는 갈등은 단조롭고, 세종을 둘러싼 정치 상황도 평이한 편. 송강호가 그리는 세종에게서 <사도>의 영조(송강호)가 겹쳐 보이는 인상도 있다. 한국 영화 최초로 스크린에 담긴 해인사 장경판전 등,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한 로케이션은 충분히 아름답다.
-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또렷이 한다 '''(★★★)'''
- 이동진
4. 호평
역사왜곡을 제외한 '''영화 자체의 완성도'''에 대한 평가는 좋은 편이다. 씨네21의 평론가들도 박평식을 제외하면[3] 모두 호평을 했다.
다른 한국 감독들도 영화에 대해 호평하였다. 특히 극을 이끌어가는 주,조연 배우들의 연기력, 한글의 창제 과정을 흥미롭게 그려낸 스토리, 미술, 의상, 로케이션을 통해 신인 감독이 연출했단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미장센 등 완성도에 대한 호평이 많다.(기사)
5. 혹평
'''추측, 가설을 빙자한 도를 넘은 역사왜곡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개봉 전부터 감독의 인터뷰와 중이 한글을 만들었다는 역사왜곡 논란이 거세게 일어서 네티즌 평점이 추락했으며, 이 영화를 보러 간 관람객들은 어디까지나 픽션이라고 생각하고 광해, 왕이 된 남자와 같은 대체 역사 창작물 정도를 기대하고 봤으나, 직접 관람하고 나니 영화의 배급사가 롯데라는 것을 알려지고 난 후로는 역사왜곡물이 아닌 식민사관 영화라는 평이 주류.
불교 영화와 신미대사 한글창제 대체 역사물을 내걸고 홍보했지만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고증은 판타지 수준으로 개판이고, 한글을 만드는 과정은 어처구니 없고, 아예 식민사관 영화가 아닐까 의심될 정도로 불교영화를 빙자하여 세종대왕의 이미지를 우스꽝스럽고 무력하게 왜곡하는 것과 그 당시 조선왕실 왕권에 대한 폄하가 느껴졌다는 것.[4]
소헌왕후가 세종이 불교 관련 정책을 내지 않는다고 갑자기 궁을 나가는 것부터 시작해서, 숭유억불이 기본인 조선 시대에 관료가 "여기 불공 한 번 안 드린 사람 있소?" 하고 말하는 장면도 있다. 역사적 기록에서 세종이 신미를 부른 것은 이미 한글을 완성한 후 불경 한글본을 편찬하기 위함이었고, 신미는 편찬에만 관여했을 뿐 전혀 한글 창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이다.
영화에서 신미는 세종에게 "부처 떨거지한테 애원이나 하고 그 자리에 앉아 있으면 임금 노릇 똑바로 하시오" 하고 임금에게 호통을 친다. 이는 그야말로 역사상의 고증을 무시한 설정인데, 숭유억불이 극심하던 조선 초기에서 중이 임금에게 저런 태도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말이 안 되는 것이다. 더군나나 세종의 부왕 태종 이방원이 양녕대군을 폐하고 처가인 원경왕후 일가를 잔인하게 숙청하면서까지 강화해놓은 것이 세종의 왕권인데, 심지어 그들 주변에는 당시 왕세자인 문종과 대군들을 비롯한 세종의 아들들까지 모여 있었다! 중 따위가 임금 앞에서 왕권을 우습게 아는 행동을 보였을 시, 절대 가만히 있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이 무례한 행동은 훗날 왕이 된 자신의 권능에 큰 위협이 될 행동일게 뻔하니까.
세종은 대놓고 왕권을 월권하려는 행위 앞에서 그저 아무 호령도 내리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앉아만 있으며, 영화 내내 신미에게 한글 창제 관련으로 매달리는 의존적 모습을 보인다. 그들을 둘러싼 대군들과 신하들도 마찬가지. 즉, 이 장면의 목적은 중에게 유린당하는 세종의 무력한 모습과 왕이 왕권을 의심당하는 상황에도 누구 하나 말리는 이 없을 정도로 조선 시대 왕권이 형편없었다고 왜곡하려는 의도가 노골적으로 보인다.
조선 시대에 대한 검증도 개판일 뿐 아니라, 대다수 영화평론 유튜버들이나 일반 관객들마저 이 영화가 우리나라 역사상 불세출의 명군이자 당대 최고의 학자였던 세종대왕을 작정하고 폄하했다며 입을 모았다.
한글이 산스크리트어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는 설정도 전혀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 한글은 한국어를 발음할 때의 구강구조와 성대의 모양을 본떠서 만들어졌다. 그 당시 세종은 이 모든 것을 거의 몇십년간 혼자 연구했으며, 기록도 남아 있다.
나랏말싸미에서의 한글 창제는 신미가 궁을 보다가 서까래의 모양을 보고 기역 자를 떠올리고, 궁녀와 동자승이 흙바닥에 초성으로 'ㅋㅋㅋ'를 쓰면서 노는 등 새로운 글자를 창제하고 통용되는 과정 자체가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 엉성하게 이루어진다.
요약하자면 불교영화와 대체 역사물의 이름을 빌린, 한 새로운 문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의도적 폄하, 조선시대 임금과 왕권에 대한 조롱과 왜곡이 이 영화의 진짜 논란거리.
이 모든 논란이나 작품성과는 별개로 영화 자체가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이라서 상업영화로써의 재미는 부족하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부기영화는 영화의 미장센은 호평했으나 훌륭한 색감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적인 세밀함이 떨어지고, 두 배우의 앙상블 연기가 굴곡 없이 평이하게 이어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각본의 한계로 인해 두 배우의 연기가 설득력을 얻지 못하게 된 이상 '연기가 좋았다.'고 덮어놓고 호평하기도 어렵다며 최종적으로는 혹평에 가까운 평가를 내렸다. 특히 불교 미화와 역사왜곡 문제에 대해서 부기영화는 '중요한 건 위인을 끌어내린 뒤, 인간적인 조명을 마친 후에는 원래 자리에 돌려놓는 것.', '이 영화는 세종을 끌어내린 뒤, 땅에 묻고 그 위에 신미대사 동상을 세웠다'라고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