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과 인간성이 별개인 사람
1. 개요
창작물과 현실에서 나타나는 캐릭터의 유형 중 하나로, 말 그대로 능력과 인간성이 별개인 인물상.
2. 상세
먼 옛날이야기라는 것이 생겨나고 수백 년도 지나지 않은 근대까지만 해도 '''권선징악'''만을 다루어 기본적으로 이때까지만 해도 '주인공이 선하다 = 그만큼 원래 강하거나 어떻게든 강해지는 게 확정되어 있다.'라는 공식이 꽤나 뚜렷했다.
이른바 군담소설계통의 고전문학이나 신화를 보면 환웅 같은 시작부터 먼치킨 타입의 주인공이 아닌 순혈 인간이 주인공인 작품에선 주인공과 그를 따르는 인물들은 외면이든 내면이든 실력이든 빠질 게 없는 팔방미인이 넘쳐나지만 하늘의 뜻을 아직 받들지 못해 작품 초반엔 여러 사회적 악이나 아니면 적대자들에게 위협받고 빈궁해지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런 위기와 역경에도 주인공은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착실히 강해지며 그동안 얻은 기연들과 자신이 원래 지닌 재능으로 적대자와 사회의 악을 개발살내면서 '''악당들처럼 하면 잠시는 흥할지 모르나 얼마 안 가 망하게 되고 결국 제대로 성공하기 위해선 선한 인물이 되어야 한다.'''라는 교훈을 남기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1] .
좀 빠기질이 심하거나 선동용으로 쓰는 경우엔 '''우리쪽은 이런 위대한 핏줄을 물려받은 후손들이니 우리는 단지 너희들이 악하기에 처벌하는 것뿐이다. 그러니 내놓을 거 다 내놓고 얌전히 정의의 편인 우리에게 당하는 것이 올바르다.'''라는 식으로 억지주장을 한다.
단, 세상이 점점 다변화되고 소비자 측에서 전형적인 이야기가 아닌 다양한 관점과 설정 등 단순히 '교훈을 얻기 위한 행위'에서 벗어난 '좀 더 즐길 수 있는 행위'에 중점을 두게 되면서 그런 소비자들에게 맞춘 결과 중 하나가 위의 전형적인 권선징악을 일그러뜨린 것, 즉, 문서의 제목이기도 한 '능력과 인간성이 같지 않은 경우'가 등장한다.
이런 사람을 지칭하는 사자성어도 있다. 재승박덕(才勝薄德)이라고 하는데 그 뜻은 "재주는 뛰어나지만 덕이 부족한 사람"이란 뜻이다. 능력과 인간성이 별개인 사람을 가리켜 '재승박덕형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다.
3. 능력이 뛰어난 악인
점차 이야기의 팽팽한 긴장감과 자극을 위하여 이야기의 악인들이 단순히 설정뿐만 아니라, 실제 작중에서도 자신의 우월한 능력치를 마음껏 뽐내며 주인공에게 일시적으로 패배를 안겨준다. 또는 최종 악역도 작가가 아무런 생각 없이 단순히 그 자리에 배치해 놓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에게 시련을 가하는 강대한 세력을 가진 악역이 되기까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서 그 자리까지 올라가는 스토리를 갖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러한 캐릭터는 창작물에서는 작품의 매력과 완성도를 좌지우지하는 큰 요소 중 하나다. 선인인 주인공의 앞길을 가로막는 악인이라면, 능력치가 적당히 뛰어나야 위에서 말하는 고전소설식 원사이드 관광 스토리가 아닌 균형과 긴장감이 있는 스토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가 점점 변화하면서, 현실적으로 자신과 동질감을 느끼기 어려워지며 답답함까지 느끼게 할 수 있는 착하고 순한 주인공과 정반대로 탐욕과 야심을 가지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범용한 도덕관을 가진 인물들 사이에서 여러 가지를 포기해 가면서까지 자신의 목표를 위해 전진하는 모습이 동질감과 통쾌함을 느끼게 만들 수 있기도 하다. 주인공이 악인인 피카레스크에서도 주인공이 아무런 능력이 없어서 해놓은 것도 없이 말만 번지르르하다면 매력을 가지기 힘들게 된다.
창작물에서 보이는 매력과는 다르게 현실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든 유형이다. 대표적으로 초한지에 등장하는 초패왕 항우 같은 경우, 무공은 천하제일이었으나 포로 수만 명을 생매장하는 등 가혹했기에 평이 나빴다. 그나마 자기 분야에서 여태껏 쌓아온 실적이 충분한 사람이 자신의 고집으로 인해 주변을 혹독하게 대하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타협하지 않는 장인정신"''' 같은 식으로 바라 볼 여지는 있다만... 나쁜 짓을 저지르고도 내가 비리는 저질렀지만 다른 사람보다 능력이 뛰어나므로 그 자리에 어울린다는 말을 하는데 동원하는 경우에는 답이 없다.
다만 스폰지밥처럼 본래 성향과 의도가 악하지 않으나 악의가 아닌 단순한 무지로 인한 만행을 저지르는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능력이 뛰어난 악인을 중용해서는 안 된다는 이치의 가장 대표적인 피해자로 제환공의 경우를 들 수 있다. 간신배들인 역아, 수초, 개방을 결코 가까이 해서는 안 된다는 충신인 관중의 유언[2] 에 불구하고 이들의 능력이 매우 뛰어나 아쉽다는 이유로 이들을 신임하다가 결국 이들의 역모로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현실에서의 대표적인 예는 악마의 재능 문서 참조.
4. 능력이 모자란 선인
현대 창작물에서는 권선징악이 필수적이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의 작품은 악역보다는 선한 마음을 가진, 작중에서 상대적으로 선인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과 주변 집단이 스토리를 이끄는 중심인물이 되는지라 악인보다 묘사와 유형이 다양하다.
군담소설 식으로는 한고조식 무위의 치, 현대에는 덕장이라 불리는 유형이다. 이런 인물은 선량한 마음만을 가지고 있을 뿐, 별로 유능하지 않은데도 주변에 능력도 뛰어나고 선한 사람들이 모이게 된다.
상사인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으나 무능력한 상사와 비슷하게 자리 자체가 실무능력이 아닌 인물간의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자리인 경우가 많다. 여기서 나왔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비슷한 경우로 주변 히로인들에 비해 아무런 능력이 없지만, 오직 착하고 올곧은 마음 하나로 주변 모두를 이끌어가는 다수의 하렘물의 주인공 또한 이런 유형에 들어간다. 처음에는 착하기만 할 뿐 능력이 없다는 평가를 받지만 나중에는 어떠한 상황에도 꺾이지 않는 착한 마음 자체가 하나의 능력 취급을 받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현대에서는 능력이 모자란 부분이 전체가 아닌 일부인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고지식한 면이 있는 착한 성격에 무예가 뛰어나나 왕으로서 나라를 이끌어 나가기 위한 능력은 모자란 선인, 평화로운 세상을 이루겠다는 높은 꿈이 있으나 현실은 시궁창이라 주변 누구도 상대하지 못하는 빼어난 무력만을 가졌을 뿐 과연 어떠한 식으로 그 세상을 이룰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는 선인이라는 식. 이런 사람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경우 적으로 위의 능력이 뛰어난 악인이 거의 반드시 등장하고 이 둘이 작품의 주제를 보여줄 수 있도록 강렬한 대비를 이루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둘이 같은 편으로 시작해서 콤비를 이루며 티격태격하면서 서로가 성장을 이루는 경우도 많다.
이런 유의 캐릭터가 주인공인 경우 주인공이 자신의 모자람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잘 묘사하는 데 성공하면 주제의식을 가진 완성도 높은 작품을 완성할 수 있으나, 능력이 뛰어난 악인보다도 묘사하기가 훨씬 어려워서 작품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신나게 까이는 캐릭터가 되어버릴 확률이 매우 높다.
특히 대비를 이루기 위해 넣은 능력이 뛰어난 악인이 인기를 끌기 시작한다면 그만큼 반대급부로 선인 캐릭터의 까임지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이런 경우 "착하기는 한데 뭘 하려는지 모르겠다!"나 착하기만 한 무능한 놈이라는 평가부터, 심하면 "진짜 착한 거 맞나?"라고 까이는 경우도 있다.
창작물에서 내적으로 혹은 외적으로까지 까이는 경우가 많지만 현실에서는 위의 유형보다는 평가가 좋을 확률이 높다. 다만 역시 좋은 평가를 줄 요소가 없어서 그래도 성격은 좋다고 불리는 경우는 역시 답이 없다.
현실의 대표적인 예시로는 러시아 제국의 마지막 황제인 니콜라이 2세를 들을수 있다.
5. 관련 문서
- 곡학아세
- 악마의 재능
- 그래도 성격은 좋다
- 약한 것은 죄악
- 어둠의 씨앗#s-2 - 공부, 신체, 언어등의 여러 분야에서 천재가 되지만, 마음의 어둠이 커진다는 디메리트가 있다.
- 작품은 좋았다
- 얼굴값을 못 하는 사람
[1] 일진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이런 이야기는 단지 창작물에서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실상은 창작물보다도 현실이 더하다.[2] 짧게 요약하면 '''포숙아는 믿고 맡길 만한 재상이지만 자신과 달리 너무 올바르기만 해서 악인을 보고 참을 줄을 모르니 세 명의 간신배들을 절대 가까이 하지 말고 빨리 쫓아내라'''는 식으로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