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데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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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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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도킨스와 함께 찍은 사진.
Daniel Dennett
대니얼 데닛
1942. 03. 28. - (2019년 기준) 77세.
미국철학자이자 무신론자.

1. 생애
2. 견해
3. 저서
4. 여담
5. 관련 문서


1. 생애


1942년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났다. 하버드 대학교의 철학과를 거쳐서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철학자이지만 과학에도 관심이 많아서 과학철학(그중 생물철학)과 인지과학분야에서 유명하다. 미국 터프츠 대학의 인지연구소에서 장대익 교수를 가르치기도 했다. 콰인으로부터 교수지도를 받았으며, 그의 인식론, 의미론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비트겐슈타인을 자신의 대학 시절의 영웅이라 여겼으나, 진화론이나 뇌과학에 대한 무지로부터 벗어나고자 이후에 터프츠 대학교에서 과학자들과 함께 독자적인 연구를 이어나가게 된다. 이후 터프츠 대학의 인지연구센터 소장과 철학교수를 겸하고 있다.

2. 견해


같은 신 무신론자인 샘 해리스자유의지에 관해 견해 차이로 논쟁을 벌였다. 데닛은 결정론과 자유의지가 서로 양립할 수 있다고 여기며(자유의지 양립 가능 결정론), 샘 해리스는 자유의지가 없다고(자유의지 양립 불가 결정론) 단언한다. 단 데닛의 자유의지론에서 자유의지는 고전적인 자유의지론이 가지는 무연고성[1] 등과는 차이가 있다. '자유의지'라는 개념 자체를 수정함으로써 이를 가능하게 하려고 시도하는 쪽에 가깝다고 보면 적절할 것이다.[2]
진화론이 그 이전에 존재해온 대부분의 사상을 바꿀 것이라 생각하여 만능산(뭐든지 녹여버린다)이라고 여겼다. 자유의지나 의미, 의식들이 진화의 산물이므로, 진화론에 의해 새로운 철학 이론을 정립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윌슨의 통섭에 우호적이다. 그렇지만 과도한 환원주의는 경계한다. 탐욕스런 환원주의(greedy reductionism)라고 까는 중. 왜냐면 그에게는 의미나 내용이 환원될 수 없는 종류의 것이기 때문이다. [3]
과학을 강조하고 생애에 과학자들과 함께 한 시간이 더 많으나, 철학이나 철학사를 배울 것을 종용하였다. 철학이라는 역사를 통해서 자신이 어떠한 철학적 '실수'를 하고 있는지 교훈을 배우기 위해서이다. 철학은 인간의 사고 역사이며, 잘못된 사고가 어떤 것인지를 알려준다는 것. 이에 따라 과학자들이 가끔 너무 단순한 가설, 사고를 보인다는 점을 경계했다. [4]
유럽에서 태동한 후설지향성 이론을 일부 받아들여 자신의 이론에 활용했다. 그에 따르면 지향적 태도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1. 물리적 태도 2. 설계적 태도 3. 지향적 태도 가 그것이다.
물리적 태도는 말 그대로 물리학 같은 것이다. 돌맹이나 바람의 물리적 성질을 지향하는 것. 설계적 태도의 예로는 자명종이나 스마트폰 같은 기기에 대한 태도가 해당된다. 지향적 태도는 '존재하는 무엇'을 합리적 행위자로 이해하는 것이다. 이 존재하는 무엇 자체가 꼭 살아있는 행위자일 필요는 없다. 그저 그렇게 느끼면 된다. 우리가 그런 태도를 갖는 것이니까. 예를 들어 바람이 살에 스치자 귀신이 지나갔다고 오해했다고 치자. 그러면 우리는 지향적 태도를 취하여 바람=귀신으로, 행위자로 인식한 것이다.

3. 저서


  • 《주문을 깨다》: 종교에 대한 진화론적 이해
  • 《자유는 진화한다》: 자유의지 양립론 옹호
  • 왜 종교는 과학이 되려고 하는가》: 공저, 16인의 저자
  • 《마음의 진화》: 마음(정신)에 대한 진화론
  • 《의식의 수수께끼를 풀다》: 의식이론, 지향계 이론 제시
  • 《직관펌프: 대니얼 데닛의 77가지 생각도구》: 자신의 이론을 '직관펌프'라는 사고실험으로 정리하여 망라함
  • 《이런, 이게 바로 나야!》: 더글라스 호프스태터와 공저. 다수의 학자들의 심리철학 논문 선집과 그에 대한 비평. 2권으로 구성.

4. 여담


스티븐 제이 굴드는 그를 도킨스의 애완견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데닛은 도킨스보다는 굴드와 함께 연구한 게 더 많다고 한다.
도킨스는 "대닛은 나의 지적인 영웅이다." 라고 했다.
철학계가 보통 그렇다고도 하지만, 논쟁적인 주제에서 글쓰기의 어조가 상당히 싸움닭 같은 수사를 즐겨 구사하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학문적인 반대자들의 반론이 들어오면 "적어도 그가 이해하려 노력했었다면 충분히 이해했겠지만..."(존 설), "그는 합당한 재반론도 없이 무조건 무관한 논증이라고만 치부했다, 하긴 자기 마술 트릭을 알려주려는 마술사는 세상에 없으니..."(존 설), "자신의 주장에 대해 전혀 상상도 조사도 하지 않고..."(콜린 맥긴), "의식에 대해 해명된 진실을 마주하기 두려워했기 때문에..."(토머스 네이글) 식으로 당사자가 들으면 열 받을 디스와 비아냥을 서슴지 않는다. 장판파에도 개의치 않아서, 상당히 확고한 다수설에 대해서도 "수많은 철학자들이 무고한 구경꾼들에게 잘못된 생각을 확신시키는 데 성공했다" 같은 식으로 발언하는 등 행보가 거침없다. 디스의 마지막에는 상대방에 대해 "영혼을 믿고 싶어하는 데카르트적 이원론의 함정에 빠졌다" 며 라벨링을 하는 경우도 흔해 보인다.
그러다 보니 컴퓨터로서의 마음 모델을 지지하거나 유물론자인 사람들은 시원시원한 사이다라고 여기곤 하고, 데닛이 이 바닥을 "평정" 한 듯한 이미지도 간혹 갖게 되기도 하는 모양. 특히 신경과학을 비롯한 과학계 동향에 밝고 과학적 연구성과도 심도 있게 인용하기에 이공계 사람들도 좋아해 마지않는 철학자라는 명성도 없잖아 있다.
독학자로 유명하다. 이는 대닛 본인이 스스로 한 표현[5]이기도 한데,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모든 분야에 대해 수백 시간의 비정식적인 튜토리얼[6]을 통해 독학했다고 한다. 여기서 그가 흥미있는 분야란 일반적으로 과학분야를 의미한다. 실제로 대닛은 전통 철학을 배웠음에도 인지과학, 신경과학, 생물학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과학 분야와 밀접한 연구를 하는 철학자들이 일반적으로 학부에 과학을 전공한 것과는 대조적인 부분.[7] 그런데, 독학한 수준치고는 상당히 전문적인 얘기를 많이 하는데, 특히 인지과학 분야에서 대닛은 중요한 학자 중 한명으로 꼽힌다.[8][9]
주요 신무신론 인사들 중에서 제일 높게 쳐주는 듯하다. 모두까기 성향 과학적 회의주의 위키인 RationalWiki도 샘 해리스, 리처드 도킨스, 크리스토퍼 히친스는 비판적으로 서술하더라도 대니얼 데닛은 전반적으론 긍정적으로 평하고 있다.

5. 관련 문서


[1] 고전적 자유의지 개념이 결정론 및 인과율과 충돌하는 지점.[2] 결정론과 자유의지가 양립할 수 있다고 보는 주장이 색다르게 느껴질 수 있으나 해당 분야에서는 전혀 놀라운 주장이 아니다. 스탠포드 철학사전 Compatiblism 항목 참조 [3] 간략화시켜 예를 들자면 검은 잉크와 흰 종이로 소설을 설명할 수 있지만, 소설의 '의미'는 그런 것들로는 설명할 수 없다는 점 정도를 제시할 수 있겠다. 이 예시에 대한 환원론자들의 대응도 있다.[4] 인지과학에서 과학자와 철학자는 사고방식이 다르기 쉽다. 과학자는 소박한 물리주의적인 가설을 내놓기 쉬우나 철학사에서는 그러한 관점은 다른 철학적 가설들에 의해 상대화되기 때문이다. 대니얼 데닛이 자유의지양립론을 지지하는 것을 생각하면 어째서 이런 발언을 하게 되었는지 이해할만하다.[5] autodidact[6] hundreds of hours of informal tutorials on all the fields that interest me[7] 예를 들어 폴 처칠랜드는 학부 때 철학뿐 아니라 물리학, 수학을 전공했고 네드 블락은 심리학을 전공했다. 대닛의 경우 복수전공 없이 철학만 전공했다.[8] 심리철학과 인지과학에 기여한 학자에게 주는 Jean Nicod Prize(2001)를 수상한 바 있다.[9] 사실 철학, 특히 인식론심리철학은 인지과학과 상당히 밀접하고 유명 인지과학자들 중에 일부는 철학자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