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연담화

 

1. 개요
2. 과정
3. 문제점
4. 대표적인 사례


1. 개요


영어로 Conurbation. 도시가 확대, 팽창되면서 맞닿는 다른 행정구역의 시가지와 맞닿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주변 풍경은 그냥 하나의 시가지처럼 보이는데 정작 도로에 표지판으로 시도군 경계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다면 그 지역은 연담화되었다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특별시와 바로 인접한 많은 수의 위성도시는 연담화가 이뤄져 있다. 연담화가 완벽하게 하나의 도시처럼 보이는 곳은 쌍둥이 도시라고 부른다.

2. 과정


모든 도시가 처음부터 연담화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 당연히 과거부터 도시의 시가지라는 것은 매우 좁았고, 시가지와 시가지가 아닌 외곽 지역의 구분도 분명했다. 속된 말로 뭔가 좀 있어 보이는 곳에서 깡 농어촌 지역을 거쳐야 다른 시가지가 나온다는 것. 서울만 해도 조선시대에는 기껏해야 사대문 안쪽이 시가지였고, 조선 말기에 가야 성저십리가 시가지로 편입되었다. 즉 지금의 강남이나 양천, 구로구는 그냥 서울(한성)이 아닌 그냥 시골에 불과하였다. 인천이나 수원같은 그 다음 시가지로 불릴만한 곳 까지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
그렇지만 산업화가 이뤄지고 도시로 사람이 몰리면서 도시는 계속 그 크기를 늘려나갈 수 밖에 없었다. 계속 서울의 예를 들면 일제시대에는 경인선 철도를 따라서 영등포 방향으로 시가지가 확장되어 나갔다. 해방이 이뤄지고 1960년대에는 아예 도시 계획이 크게 바뀌어 강남, 송파, 강동, 강서, 양천 등 현재 서울시 영역이 어느 정도 확정되었다. 그 이후에도 구파발 등 일부 지역의 흡수와 분리가 이뤄져 지금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그냥 하나의 대도시가 체적을 늘려나가는 것으로 그치지 않으며 산업적, 군사적, 행정적인 이유로 조그만 시가지나 생겨나고 그것이 커져 나가면서 다른 큰 도시와 가까워지는 현상 역시 나타나게 되며, 이렇게 시가지들이 서로 덩치를 불리면 결국 언젠가는 서로의 시가지가 붙게 되고, 뭔가 시가지가 계속 이어져 하나의 시가지로 보이지만 정작 행정구역은 서로 다르게 되는 지역이 나타난다. 이것이 도시연담화의 완성이다.
만약 하나의 커다란 도시에 주변에 성장한 작은 시가지들이 연담화되어 하나의 도시처럼 보이게 된 곳이 있다면 그 곳을 거대도시, 메갈로폴리스(Megalopolis)라 부르게 된다. 대한민국에서는 서울시가 대표적인 메갈로폴리스이며, 이 경우 보통 수도권이라는 말로 쉽게 통칭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수도권이라는 용어와 메갈로폴리스로서의 서울은 조금 다른 면이 있기는 하다.

3. 문제점


사실 연담화는 절대 도시 계획상 원해서 생기는 현상은 아니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제대로 된 도시라면 도시의 녹지 확보를 위해서라도, 그리고 도시의 정체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외곽에 개발제한구역을 두어 연담화를 막으려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연담화가 이뤄졌다는 것은 그만큼 도시 계획이 무계획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충분한 녹지 확보가 되지 않게 되어 무미건조한 도시가 되기 쉽고 환경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더 큰 문제는 빨대효과(Straw Effect)가 발생한다는 것. 더 뛰어난 인프라와 직장 공급 능력을 지닌 대도시가 소도시의 상권까지 흡수해버리게 되며 지역 상권이나 경제가 무너지는 것은 물론 연담화가 이뤄져 생활권이 대도시에 종속된 베드타운화가 되기 쉽다. 하나의 시가지로서는 사망선고를 받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된다.
연담화가 심해지면 아예 생활권이 행정구역과 전혀 따로 노는 수준에 이르게 되며 여러 대도시 사이에 낀 소도시는 아예 어느 대도시에 가까이 있느냐에 따라서 하나의 행정구역임에도 생활권이 전혀 딴판이 되는 차원이 된다. 물론 연담화가 없어도 도시의 지리, 교통적인 문제에 따라서 생활권이 갈리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으나, 연담화가 심해지면 이러한 이동의 제한이 없음에도 생활권이 찢어지는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4. 대표적인 사례


수도권에서는 매우 쉽게 찾아볼수 있으며 특히 서울시 서남권부터 부천~인천에 이르는 지역은 대표적인 대한민국의 연담화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이 지역은 그린벨트 제한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연담화가 이뤄진 상태이며 그냥 도로 위의 행정구역 변경 안내 간판만으로 어디에 속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다. 심지어 골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행정구역이 바뀌어 불편을 겪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그 이외에도 그린벨트 해제 및 신도시 계획에 따라서 동쪽에서도 연담화가 이뤄지고 있는데, 대표적인 지역이 송파 문정/장지/마천과 성남 창곡, 하남 학암 지역이 합쳐져 위례신도시라는 이름으로 연담화되고 있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이 지역은 일단 하나의 이름으로 불리지만 실제로는 세 행정 구역으로 쪼개져 있다.[1]
부울경을 위시한 동남권도 사례가 있는데, 서부산 지역과 김해시[2], 북부산 양산 일부, 녹산지역과 진해 용원은 금정산의 존재, 서부산 일대 약간의 그린벨트 제한으로 수도권[4]처럼 시가지가 ‘찰싹’ 붙어 있지는 않지만[5] 동일한 생활권을 구성하고 있으며 시가지 - 시가지 사이의 거리도[6] 10km가 채 안 된다.[7][8] 물론 각 도시의 핵심 지역을 잇는 도시철도도 잘 연결되어 있다. 게다가 이들 도시 간에는 시외버스보다 시내(광역)버스 / 도시(광역)철도가 수송 점유율을 더 많이 차지하기에 심리적 거리도 딱히 멀지 않다.[9]
이 밖에도 대구광역시 수성구경산시도 영남권의 대표적인 도시 연담화 사례들 중의 하나로 꼽힌다. 수도권 못지 않게 양 도시가 붙어있어서 그 곳 주민이 아니면 어디가 경계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
충청권에서는 천안시아산시의 연담화 사례가 있다. 천안아산역 일대 택지가 들어서고 천안의 시가지가 서쪽으로 확장하면서 이 일대에서는 두 도시의 경계를 알아보기 어렵게 되었다.[10]
해외의 경우 미국 뉴욕[11]이나 일본 수도권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두 나라의 경우 중산층들이 단독주택을 선호하는 탓에 연담화 자체가 매우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1] 일단 행정동 명칭으로는 위례동이라는 이름으로 통일되어 있으나, 어디까지나 이름만 통일되어 있을 뿐 세 지자체가 전부 별도의 주민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즉 서울시 송파구 위례동,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위례동, 경기도 하남시 위례동이 하나의 신도시 안에 별도로 존재한다.[2] 장유 지역 제외. 시내 동지구 한정.[3] 수원경유[4] 수원 이북. 이남으로는 아직 도시 사이에 논밭이 널려 있는 풍경을 볼 수 있다. 경부선 무궁화호/KTX[3]/ITX-새마을 타면 볼 수 있는 세류역 ~ 평택역 구간 창 밖 풍경을 통해 알 수 있다.[5] 그러나 강서구 녹산과 진해 용원은 수도권 수준으로 붙어있다. 접경 지대 일부 구역에서는 시•도 경계판 없이는 창원인지 부산인지 전혀 분간 못 할 정도다.[6] 직선 거리는 물론이고 운전/대중교통 이용 거리를 의미한다.[7] 예를 들어, 카카오 맵 기준 덕천교차로와 김해의 주거지/시가지 중 한 곳인 지내동 간의 거리는 9.8km 밖에 안 된다.[8] 10km 떨어져 있는데 무슨 연담 도시냐 할 수 있겠지만, 그린벨트 제한을 감안하면 사실상 연담되어 있는 거나 마찬가지다. 하술한 도시철도로 15~20분 밖에 안 걸린다. 경기도 수원 이남 지역과 비슷하거나 더 찰싹 붙은 수준.[9] 즉 부산에서 김해, 양산으로 이동 및 그 반대의 경우에서 ‘다른 도시 오고 간다’ 라는 이질감보다 같은 도시 안에서 이동하는 것으로 여기는 경우다.[10] 예를 들어 천안아산역은 아산시, 바로 근처의 천안 팬타포트는 천안시 소속[11] 대표적으로 뉴욕시 브롱스와 웨스터체스터 카운티, 뉴욕시 퀸스와 낫소 카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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