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고 트리스탄
1. 개요
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맹활약했던 스페인 국적의 스트라이커. 비록 전성기는 4년 남짓으로 짧았지만 4년 동안 보여준 활약이 상당했기 때문에 지금도 종종 회자되곤 한다. 여느 반짝 스타들과는 확연히 클래스가 달랐다.[1] 전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평소 훈련을 게을리하고 부상 중에도 음주가무를 지나치게 즐긴 탓에 스스로 자멸한 만큼 여러모로 아쉬운 선수.
다소 과장을 보태자면 크리스티안 비에리의 피지컬에 스페인 특유의 테크닉까지 겸비한 만능형 스트라이커였다. 여지껏 스페인이 가져보지 못한, 꿈꿔왔던 유형의 공격수였기에 국내 여론이 그에게 거는 기대는 대단했다. 2002 월드컵 당시 무적함대의 10번이었다는 것은 이를 잘 보여주는 대목.
186cm 탄탄한 체구를 지녔지만 겉보기와 달리 1명~2명은 가뿐히 제칠 정도로 매우 기술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지능적이라곤 할 수 없었지만 상대 수비를 압도하는 개인기가 있었다. 중거리 슛에도 능했으며 라울 만큼이나 로빙 슛에 일가견이 있었다. 한 마디로 보는 맛이 쏠쏠했던 선수.
로이 마카이 그리고 페르난도 모리엔테스와 종종 비교되었다. 로이 마카이가 꾸준함과 커리어 면에선 트리스탄보다 높게 평가받을 수 있겠으나 정점을 놓고 본다면 당연히 트리스탄>마카이. 트리스탄은 마카이가 하는 플레이를 모두 할 수 있었으나 마카이는 그렇지 못했다. 트리스탄은 원톱으로서 마카이보다 더 다재다능했다. 괜히 이루레타 감독이 2003년 여름 트리스탄 대신 마카이를 판 것이 아니다.
모리엔테스는 좋은 타겟터이긴 했지만 그 존재감은 어디까지나 스페인 한정이었다. 반면 트리스탄은 얼추 라울의 역할까지하면서도 모리엔테스의 제공권까지 갖춘 선수였다.
지난 20년 동안 스페인이 배출했단 최전방 공격수로서 재능을 놓고 봤을 땐, 다비드 비야와 투 탑.
2. 클럽
레알 베티스의 유스 출신이었던 트리스탄은 마요르카의 유스팀으로 이적한 후, 마요르카에서 데뷔했다. 데뷔 시즌부터 18골을 터트리는 무시무시한 활약을 보여 레알 마드리드 CF의 관심을 받아 이적할 뻔 했다. 그러나 당시 마드리드의 회장이었던 로렌소 산스가 선거에서 플로렌티노 페레스에게 패배하며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데포르티보로 이적했다.
데포르티보로 이적한 트리스탄은 00/01 시즌 리그에서만 19골을 기록하는 뛰어난 활약을 펼친다. 01/02 시즌에는 리그 득점왕을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챔피언스 리그에서 아스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벤투스같은 강팀들을 상대로 득점포를 터트리며 데포르티보를 8강까지 올려놨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의 코파 델 레이 결승에선 선제골을 득점하며 우승을 이끌었다. 01/02 시즌 임팩트는 유럽 빅 리그를 통틀어서도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펠레는 트리스탄을 2002 월드컵 득점왕 0순위로 꼽았다. 또한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출신이 아님에도 무적 함대의 10번으로 월드컵에 출전했다. 이 두 가지로만 보더라도 임팩트가 상당했던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2002 월드컵 조별 예선 1차전 파라과이 전에서 무릎 부상을 당하며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문제는 부상 중에도 밤 늦게까지 나이트 클럽을 전전했다. 설상가상으로 경쟁자인 로이 마카이가 리그에서만 29골을 터트리며 출전 기회도 부쩍 줄게 되었다. 03/04 시즌엔 B+급 스트라이커 왈테르 판디아니에게도 밀리며 사실상 10골 정도 득점이 가능한 평범한 스트라이커로 전락했다.
이후 트리스탄은 출전 시간, 방출 대상 문제로 데포르티보 측과 심한 갈등을 빚었고 2006년 8월 31일 방출을 당했다. 저니맨이 된 이후 옛 기량을 되찾지 못하였고, 2009년 고향 지역의 팀인 카디스에서 뛰다가 팀이 3부 리그 강등이 확정되자 은퇴를 선언하였다.
3. 국가대표
데포르티보에서의 맹활약을 바탕으로 2001년 6월 2일, 마침내 생애 처음으로 스페인 성인 대표팀에 발탁되어 보스니아와의 2002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홈 경기에 출장하여 골까지 기록하였다. 그러한 활약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 본선 최종 엔트리에도 포함되었으나, 조별리그 1차전 슬로베니아 전에서 발목을 다쳐 그 후로 경기에 제대로 나서지 못하며 월드컵 무대를 마감하였다. 2003년 9월 6일 포르투갈과 치른 친선경기가 본인의 마지막 A매치 출전경기인데,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넣었던 것처럼 마지막 경기에도 골을 넣어 본인의 마지막 국가대표 경기를 장식했다.
스페인 국가대표로서 총 15경기 출전, 4골을 기록하였다.
A매치 기록
4. 기타
Fate/hollow ataraxia에 이름이 언급된다. 축구하는 꼬맹이의 우상으로 등장하는데, 이름만 듣고 트리스탄(Fate 시리즈)를 떠올리는 세이버(5차)의 모습이. 이후 Fate/Grand Order에서 실제로 트리스탄이 등장한 것을 감안하면 긴 세월에 걸친 복선일지도?
[1] 피치치를 차지한 적이 있다는거 부터가 반짝으로 불릴 수준은 아니란 것을 입증한다. 어느 흔한 반짝 스트라이커가 4시즌동안 97골을 넣는단 말인가? 재능이 반짝스타 그 이상이었던 것만은 확실하다.[2] 리그+컵+대륙[3] 리그+컵+대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