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가케라톱스
1. 개요
'바가케라톱스'로 발음되는 학명을 가진 공룡은 2마리가 있는데, 말 그대로 '''철자 한 끗 차이'''로 인정받은 학명이다(...).
비슷한 사례인 켄트로사우루스와는 여러모로 재미있는 대조를 이루는데, 켄트로사우루스의 경우 속명의 뜻은 '가시 도마뱀'으로 동일하지만 발음할 경우 라틴어식 발음과 영어식 발음 간에 확연히 차이가 나고 그에 따라 한글로 쓰면 쉽게 구별할 수 있는 반면, 이 녀석들은 속명의 뜻이 각각 다른 대신 라틴어식 발음과 영어식 발음 간에 차이가 거의 없고[1] 한글로 쓰면 학명을 같이 기재하지 않는 이상 구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2]
2. 바가케라톱스(바가케라톱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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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상세
중생대 백악기 후기 몽골에서 살았던 각룡류 공룡. 속명의 뜻은 '작은 뿔 달린 얼굴'로, '작다'는 의미의 몽골어 Baga를 활용한 것이다.
이 녀석은 1970년대 몽골과 폴란드의 고생물학자들이 고비 사막 일대에서 진행한 공동탐사 과정에서 처음 발굴되었다. 몽골 남부 으므느고비 지역의 바룬고요트층(Barun Goyot Formation)에서 발견되어 모식표본으로 지정된 화석은 두개골 일부에 불과했는데,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발견된 화석 표본들 역시 하나같이 전체적인 골격 보존률이 영 좋지 않은 편이다. 그나마 두개골 화석의 경우 꽤나 온전한 형태로 보존된 5점을 포함해 대략 20~30여 점에 달할 정도로 많은 수량이 발굴되었다는 점은 위안거리.
이러한 화석 자료의 한계 때문에 일부 표본들의 경우 한때 프로토케라톱스의 일종으로 잘못 동정된 적도 있었다.[3] 하지만 프로토케라톱스의 두개골과 자세히 비교해보면 일단 이빨 갯수가 위아랫턱에 각각 10개 가량 뿐으로 적은 편인데다, 프릴의 크기나 상악골 및 전상악골의 개구부 형태 등 몇 가지 해부학적 측면에서 유의미한 차이점을 확인할 수 있다.
최소 5cm 남짓한 것에서부터 최대 17cm짜리까지 두개골 화석 표본마다 크기 차이가 상당히 나는 것이 특징인데, 학자들에 따르면 이러한 차이는 유체부터 성체에 이르기까지 제각기 다른 성장 단계의 개체들을 망라한 결과라고 한다. 이처럼 두개골 화석 자료가 상당히 축적된 덕택에 이 녀석은 성장 과정에서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 조금이나마 추적해볼 수 있는 공룡 중 하나가 되었으며, 연구 결과 다 자란 성체는 대충 몸길이 1m에 몸무게는 최대 22kg 정도 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4] 이는 동시대의 다른 친척뻘 각룡류들에 비하면 다소 작은 덩치로, 이 녀석의 속명도 이 작은 몸집을 반영한 것이다.
지금까지 발견된 각룡류 중에서는 꽤나 늦게 출현한 공룡이었지만, 눈 위에는 뿔이 아예 없었고 코 위에도 뿔 대신 조그마한 골질의 융기부만이 확인되는 등 상대적으로 원시적인 각룡류들에게서 발견되는 특징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1975년 이 녀석을 최초로 학계에 소개한 연구진들은 이 녀석을 프로토케라톱스과의 일원으로 분류하였으나 2003년 이 녀석을 바가케라톱스과라는 별도의 분류군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고, 이에 따라 현재는 이 녀석이 아즈카케라톱스나 고비케라톱스(''Gobiceratops'') 등의 새로 발견된 원시적 각룡류들과 함께 바가케라톱스과에 속한다고 보는 관점과 여전히 프로토케라톱스과에 속한다고 보는 관점으로 학자들의 입장이 양분되어있다시피 한 상태다.
3. 바가케라톱스(케라톱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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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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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격도
3.1. 상세
중생대 백악기 후기 북아메리카에서 살았던 카스모사우루스아과 각룡류 공룡. 속명의 뜻은 '방황하는 뿔 달린 얼굴'이라는 뜻인데, 이 녀석이 당시 존재한 라라미디아(Laramidia) 아대륙[5] 의 남쪽 지역에서 북쪽 지역으로 퍼져나갔으리라 추정되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두개골 왼쪽 부분 일부와 꼬리뼈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골격이 온전히 보존된 이 녀석의 화석이 캐나다 앨버타 주의 공룡공원층(Dinosaur Park Formation)에서 처음 발견된 것은 1958년의 일이었다. 하지만 해당 화석이 파묻힌 암석층을 확보한 국립자연과학박물관 측에서 이를 카스모사우루스의 모식종의 것이라고 지레짐작해버리는 바람에 한동안 박물관 수장고에 먼지만 뒤집어쓰고 있었다. 그러다 1980년대 후반 무렵이 되어서야 비로소 이 화석에 대한 분석이 진행되기 시작했지만, 워낙 연구가 간헐적으로 진행된 탓에 이 녀석이 학계에 첫 선을 보이기까지는 그로부터 또 한참 후인 2001년까지 기다려야 했다. 당시에는 일단 카스모사우루스속의 이르비넨시스종(''C. irvinensis'')으로 명명되었으나, 카스모사우루스속의 다른 종들에 비해 프릴이 훨씬 가파른 경사를 형성하면서 돋아나있는데다 상대적으로 길이는 짧지만 폭은 더 넓다는 차이가 지적되면서 2010년부로 별도의 속으로 재동정되었다.
두개골의 전체 길이는 1.4m 가량으로 다른 각룡류들과 비교했을 때 주둥이는 꽤 길고 넓적한 편이었으나, 코 위에 돋아난 뿔은 상대적으로 작았고 눈 위의 뿔은 아예 없어지다시피 했다. 또 85cm 정도 길이의 네모난 프릴 뒷쪽에는 잎사귀 모양의 두정골뒷돌기가 10개 정도 돋아나있는데, 이 중 가장자리에 자리잡은 것들 하나씩을 제외한 나머지가 전부 하나로 합쳐져 넓적한 모양새를 한 채로 앞을 향해 휘어져있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6]
현재까지 이 녀석의 것으로 알려진 화석 자료들을 토대로 전체적인 크기를 추산한 결과 몸길이 약 5~6m에 몸무게는 2t 정도로 카스모사우루스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리라 추정된다. 또 케라톱스과 각룡류 중에서는 특이하게도 아랫팔뼈의 길이가 윗팔뼈의 50%를 조금 넘길 정도로 짧고, 앞발의 넷째발가락과 다섯째발가락도 퇴화하지 않았다. 학자들은 이 녀석의 앞다리 구조를 살펴본 결과 도마뱀 같은 파충류들처럼 옆으로 뻗은 형태와 포유류처럼 몸 아래로 뻗은 형태의 중간적 위치에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이 녀석의 다리뼈에서 나타나는 여러 독특한 형질들이 체중을 분산시켜 몸을 좀 더 수월하게 지탱하는데 도움을 주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1] 굳이 따지자면 있긴 있다. 'B'의 발음은 유성 양순 파열음에 해당하고 'V'의 발음은 유성 순치 마찰음에 해당하기 때문.[2] 억지로 비벼보자면 '''16세기 중반 이전의 라틴어 독음 방식을 적용할 경우'''(...) 구별할 수 있긴 하다. 원래 라틴어에서 'V'는 지금의 'U'처럼 발음하는 것이었는데, 장모음과 단모음을 구별하기 위해 이 둘을 혼용하다가 1500년대 중반 이후부터 지금의 'B'와 비슷한 발음을 내기 시작했기 때문.[3] 일례로 한 때 프로토케라톱스속의 코즐로브스키종(''P. kozlowskii'')으로 분류되었다가 1990년에 브레비케라톱스(''Breviceratops'')라는 별도의 속으로 독립해나간 화석 표본들은 현재 2003년부로 플라티케라톱스(''Platyceratops'')속의 모식표본으로 지정된 화석 한 점을 제외하면 전부 바가케라톱스 아성체의 것으로 재동정되었다.[4] 단, 일각에서는 앞서 언급된 플라티케라톱스나 중국 내몽골 자치구에서 마찬가지로 두개골 일부만 발견된 마그니로스트리스(''Magnirostris'')를 바가케라톱스의 한 개체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지라 몸길이 최대치가 대략 1.5~2m 정도로 더 늘어날 가능성은 있다.[5] 지금의 북아메리카 대륙 중앙 부분을 관통하는 넓은 내해(內海) 때문에 동서로 양분된 아대륙 중 서쪽 지역을 지칭하는 명칭이다.[6] 일각에서는 미국 유타 주에서 발견된 코스모케라톱스가 이 녀석의 것과 유사한 형태의 두정골뒷돌기를 가졌다는 점에 주목하여 두 각룡류가 계통분류학상 서로 가까운 관계에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