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칼로레아

 


1. 개요
2. 과목
3. 시험의 진행
4. 비판과 문제점
5. 여담


1. 개요


Baccalauréat, 또는 간단하게 bac.
바칼로레아는 프랑스 공화국 교육 과정의 중등과정 졸업 시험이며, 1808년 나폴레옹 시대에 만들어졌다. 이름은 학사 학위를 뜻하는 라틴어 baccalaureus. 영어로 학사를 뜻하는 bachelor's degree도 같은 어원을 공유한다.
바칼로레아에서 20점 만점에 10점 이상의 점수를 받는 모든 학생들에게 일반적인 국공립 대학 입학 자격이 주어지며 절대평가다. 고등학교 3학년 말에 치는 고등학교 졸업 시험이라는 점에서는 한국의 수능과 비슷한 개념이지만, 평균 10점만 넘으면 프랑스의 모든 공립 대학에 지원 가능하다는 것이 다르다. 즉 자격 시험에 가깝다.
사실 원래는 이렇게 간단하고 쉬운 시험이 아니었다. 본래는 바칼로레아를 취득한 사람은 대학교 학사 학위를 딴 사람 취급했을 정도로 어려웠고, 난이도가 좀 내려간 뒤로도 합격률이 10%를 넘길까 말까한 난이도를 자랑했다. 그러나 68운동을 거치며 난이도가 내려가더니 2010년대에는 오히려 난이도가 너무 쉬워졌다는 비판에 부딪혔다.(#)
그래서 많은 타국의 학생들이 바칼로레아를 치지 않고 각국의 수능을 보고 대학 입학증을 받는 식으로 유학 오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2018년 프랑스가 바칼로레아에 대해서 대대적인 개편작업에 나섰다. #

2. 과목


일반 고등학교 2학년(première)부터는 각자 이과(S, Scientifique), 문과(L, Littéraire), 경제과(SES, Sciences Économiques et Sociales[1]), 실업계(STMG, Sciences et Technologies du Management et de la Gestion)를 선택할 수 있는데, 이때 과 전공 수업에 따라 바칼로레아 시험 과목과 점수 반영도(coefficient)가 달라진다. 물론 이 외에도 다른 종류의 전공과가 있다.
전공에 상관없이 모두 보는 과목은 프랑스어, 과학, 철학, 제1 외국어, 제2 외국어, 사회/지리, 체육, 선택 과목(option)[2], 전공 과목(spécialité)[3], 조별과제(TPE, Travaux Personnels Encadrés)가 있다. 언어 계열 과목은 거의 무조건 필기 시험과 면접(구술) 시험을 봐야 한다.
한국의 실업계 고등학교와 달리 프랑스의 기술과는 중학교 때부터 이미 정해진다.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의 인식은 어느 나라든 다를 바 없지만, 한국처럼 극명하게 나뉘는 구조는 아니다.
2017년 1월 15일, 주한프랑스대사관이 바칼로레아 제1/제2/제3 외국어 교과에 한국어가 공식 추가되었다고 밝혔다.

3. 시험의 진행



바칼로레아는 고등학교 2학년과 3학년, 1년에 나눠서 본다. 고등학교 2학년 때는 조별과제와 프랑스어를 본다. 하지만 문과와 이과는 과학까지 세 과목을 본다. 고등학교 3학년 때는 나머지 과목 전체 시험을 본다. 그래서 고등학교 3학년 말의 바칼로레아는 며칠 동안 치러진다.
바칼로레아는 모두 필기(écrit) 내지는 구술 시험(oral)으로 진행된다. 과목에 따라 시험 시간이 다르지만, 필기 과목 중 짧은 것은 2시간, 긴 것은 5시간이 있다. 구술 시험 역시 평균 30분 정도로 짧은 편이다. 필기 시험은 다 같이 정해진 시간에 보지만, 구술 시험 시간은 각자 다 다른 날, 다른 시간에 본다.
시험에 떨어졌을 때 재시험(rattrapage)을 볼 수가 있다. 최대 과목 3개를 선택할 수 있으며, 재시험은 모두 1대1 시험관과의 구술로 진행된다.
2018년부터는 이 재시험이 없어진다. 고로 이제부터 바칼로레아 떨어진 학생은 내년을 기약해야 된다.
시험 채점 방식은 (모든 과목 점수x각 과목의 점수 반영도)÷과목 수.
또한 시험 점수에 따라 평점(mention)이 붙는다. 20점 만점에 10~11점은 통과(passable), 12~14점은 좋음(assez bien), 14~16점은 훌륭함(bien), 16점 이상은 매우 훌륭함(très bien). 정말로 좋은 점수를 받았을 경우에는 시험관의 찬사(félicitation du jury)를 받기도 한다. 허나 '매우 훌륭함'을 받는 학생은 한 학교에 매년 두세 명 나올까 말까. 한국의 수우미양가와 같은 개념.
채점은 현직 고등학교 교사들이 한다. 그렇기에, 공정함을 위해 학생들이 답안지에 이름이나 사인같이 본인의 인적사항을 적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그래서 채점관도 약간 운이 따라야 한다. 수학이나 과학같이 답이 완전히 정해져 있는 과목은 상관이 없지만, 불어, 사회/역사, 철학과 같은 과목은 교수마다 채점 기준이 조금씩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4. 비판과 문제점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쓰는 ‘통과 의례’로 전락했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그리고 바로 '''불공정 문제'''. 한국에선 비교적 긍정적인 부분만 보도됐기 때문에 마치 교육적 이데아를 이룬 시험이라 착각하지만, 정작 프랑스에서 이 시험으로 인해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홍역을 치른다고 한다. 실제로 바칼로레아도 점수제가 포함된 엄연한 정성평가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되기 쉽다고 한다. 즉, 한국의 수시처럼 프랑스 내에도 공정성 논란이 많은 시험이라는 것이다.
또한 시험 내용도 너무 난해한 비의(秘義) 같은 지식에 치우치면서 실용성을 잃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2006년 공무원 시험에 17세기 소설 '클레브 공작부인(La princesse de Cleves)'에 대한 문제가 출제된 것을 두고 "사디스트나 멍청이가 이런 문제를 냈을 것"이라고 비판하며, "연애 심리를 다룬 17세기 소설이 공무원 직무 능력과 무슨 상관이냐"라고 지적했을 정도다.

5. 여담


  • 바칼로레아가 한국에서는 한국의 주입식 교육과는 다르게 객관식이 존재하지 않는 걸로 유명하다. 필기 시험은 전부 논술이다. 그렇다고 암기할 필요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수업 시간에 배운 걸 알아야 뭘 쓰든가 말든가 하기 때문에...[4] 한국의 대입 논술전형이 바로 바칼로레아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 답이 없는 시험이라고는 하는데 답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대학에서 원하는 어느 정도의 정답이 엄연히 존재한다. 이 범주 내에서 자유롭게 쓰면 된다. 근데 상식적으로 무언가를 평가해야 하는데 아예 답 없는 걸 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예를 들어 과거 문제 중에 모든 사람을 존중해야 하는가라는 문제에는 누가봐도 존중해야 된다는 답을 적어야지 아니다라고 적었다가는 아마 나가리다. 특히나 인권을 강조하는 프랑스에서 아니다라고 적으면 난리난다.
  • 각 과마다 각각 가장 중요한 과목들이 있다보니, 각자 그것에 대한 부심이 있다.
  • 코로나19 때문에 프랑스 모든 학교가 무기한 휴교에 들어가면서, 2020년도 바칼로레아 시험은 취소되고 내신으로 대체하기로 결정되었다. 바칼로레아가 취소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
  • 부산광역시 교육계에서 국제 바칼로레아(IB) 도입이 이슈가 되고 있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하태경 해운대구 갑 후보,[5] 김미애 해운대구 을 후보, 정동만 기장군 후보가 공동으로 부산 IB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이후 3인은 모두 21대 총선에서 당선되었다. 그리고 진보 성향의 김석준 부산교육감도 도입에 대해 "IB의 창의성, 평가 방식의 공정성과 신뢰성은 이미 검증됐다"며 긍정적인 목소리를 낸 바 있다. #

[1] 보통 ES라고 부른다.[2] 미술, 음악, 제 3외국어, 그리스어/라틴어 등등[3] 고른 과목에 점수 반영도가 2가 추가되며 문과는 미술, 영어와 수학, 경제과는 경제와 수학, 이과는 화학/물리, 생물/지학과 수학 사이에서 한 과목을 골라야 한다. [4] 국내에서는 바칼로레아 철학 주제를 보고 '재밌겠다', '한 번 풀어보고 싶다', '이런 건 나도 당장 하겠다' 라는 반응이 자주 보이는데, 의외로 배우고 외워야 하는 게 상당히 많다. 논리정연하게 자기 생각을 쓰려면 일단 완벽하게 이해하고 암기해야 하며 글쓰기 실력도 있어야 한다.[5] 특히 하태경 후보는 IB 도입을 1호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후 하태경 후보가 부산에서 20%p가 넘는 압도적인 격차로 당선되었는데, 하태경 측에서는 IB 도입으로 미래통합당 지지율이 낮은 30~40대 학부모를 공략한 것 역시 승기를 잡는 데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이후 하 의원은 제21대 국회에서 교육위원회로 배정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