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쓰기
1. 설명
영어: dictation
중국어: 听写 (Tīngxiě)
베트남어: chính tả[1]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생[2] 을 상대로 하는 국어 학습 과정의 하나. 글씨로 된 단어를 학생들에게 학습시킨 후에 빈 종이 혹은 전용 노트를 주고 선생님이 해당 단어를 읽어 주면 귀로 단어를 듣고 해당 단어를 글로 옮겨 적는 행위를 가리킨다. 처음에는 대체적으로 한 단어로 된 단어 받아쓰기를 주로 하다가 시간이 갈수록 문장 받아쓰기로 확장된다. 꼭 국어가 아니더라도 영어 받아쓰기도 있다. 영어 받아쓰기도 방식은 거의 동일.
2. 상세
대부분의 초등학생들이 입학 후 가장 처음 하는 학습 행위며, 따라서 초등학생들이 학교에서 처음으로 치르는 시험은 받아쓰기 시험인 경우가 많다. 초등학교 앞 문방구엔 받아쓰기 전용 노트를 파는 경우도 많다.
한국어나 영어와 같이 글로 쓸 때의 철자와 실제 입에서 나오는 발음에 차이가 상당한 언어의 경우, 또는 중국어에서 쓰는 글자 수가 많고 복잡하게 생긴 한자를 배우는 경우, 올바른 언어지식의 습득과 언어생활을 위하여 매우 중요시되는 행위다. 다르게 말하면, 표기 심도가 얕은(= 철자가 직관적인) 언어는 받아쓰기가 필요하지 않다. 학생들의 암기력 향상의 보조 도구로도 사용된다.
미국의 학교 등에서도 시행하며 이를 가리키는 dictation이라는 단어도 있다.[3] 영어는 발음과 철자의 괴리가 워낙 심각해서 미국에서는 단어의 발음만 듣고 그 철자를 맞히는 스펠링 비라는 대회가 있을 정도며 전국대회 결승전은 TV로 중계까지 한다. 사실 이만한 레벨까지 올라가면 어지간해서는 평생 볼 일이 없을 특이한 단어들의 향연이 펼쳐지므로 결국 누가 올바른 철자를 아느냐가 아니라 누가 희한한 단어를 많이 아느냐를 겨루는 경연장으로 변질되는 경향이 있다.
받아쓰기를 소홀히 할 경우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습 능력에 지장을 초래하며, 향후 쓰는 글에서 학력을 의심받을 만큼 맞춤법 오류로 어질러진 문장을 쓰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인터넷에서 곧잘 보이는 맞춤법 오류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 받아쓰기를 소홀히 한 영향일 수도 있다.
3. 언론에서
위의 단어에서 유래한 말로 기자들이 다른 기자(혹은 발표자)가 전한 내용을 그대로 옮겨 적는 것을 뜻한다. 다만 여기서는 '''사실관계가 잘못된 것임에도''' 이를 확인하지 않은 채 그대로 옮겨 적는 것을 비꼬는 표현이다. 기자라면 스스로 취재해서 사실을 검증하는 것이 기본인데 이런 받아쓰기는 기자로서의 기본도 안되어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언론계에선 과거부터 쓰던 일본어단어인 '우라까이'란 용어로 부르기도 한다. 혹은 '따옴표 저널리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요즘은 이 '받아쓰기'의 수준조차 옛날보다 더 떨어져서 정부 부처 1차 보도자료나 연합뉴스 1보에 기본적 사실관계 오류나 오탈자가 있으면 그 아래 받아쓰는 기사들도 우르르 다 똑같이 틀리곤 한다. 인명, 연도, 숫자 같은 인터넷 몇번만 찾아보면 알 수 있는 것들도 안 찾아본단 얘기. 이걸 보완하려고 언론사마다 기사 심사부니 팩트체크팀이니 일종의 QC(검수)가 작동하긴 하는데 머리 비우고 받아써놓고 QC에서 지적하면 되레 적반하장 화내는 몹쓸 기자도 종종 있다.
한국 언론의 받아쓰기 관행이 만연하다 보니 오보나 가짜뉴스의 폐해도 더 커지고 있다. '원본'이 오보나 가짜뉴스로 밝혀져 해당 언론사가 사과, 정정보도 등을 해도 다른 언론사들이 마구잡이로 받아쓴 같은 내용의 다른 기사들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명백한 오보까지는 아니더라도 편향적이거나 근거가 부실한 주장이 보강취재나 검증 없이 양산되는 대량의 받아쓰기 기사를 통해 삽시간에 퍼지는 경우도 많다.
4. 기타
한국이 실질적 문맹률은 매우 낮은 국가이지만, 틀리기 쉬운 맞춤법에 한해서는 박사학위급 고학력자들조차도 받아쓰기를 하면 철자를 틀리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찌개를 찌게로 쓰는 등...
[1] 베트남어로 읽으면 찡따에 가깝다.[2] 학년에서 공식(?)적으로 하는 받아쓰기는 보통 초등 2학년까지 하는 편이다.[3] 참고로 독재자가 영어로 "Dictator"다. 풀이하면 말로 뭔가를 지시하는 사람인데, 타인의 이견이나 토론을 거부하고 시키는 대로만 행동하게 하는, 즉 아래 사람들에게 명령을 시키는 것이 마치 받아쓰기를하는 것 같아서 붙여졌다.